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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아이 곽정은, 장기하 향한 19금 발언이 불쾌했던 이유


딘델라 2014. 11. 5. 19:56

요즘 종편과 케이블 방송은 일부러 수위조절을 안하고 도발적인 토크를 이어가는 게 트렌드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마녀사냥'이다. 신동엽을 메인 MC로 뽑을 때부터 '마녀사냥'은 19금 토크란 확실한 색깔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녀사냥'이 뜨면서 급부상 한 이들이 바로 허지웅과 곽정은이다. 거침없고 솔직한 발언으로 이들은 뇌섹남과 대표적 쿨녀 이미지를 얻으며 주가가 급상승했다.

 

 

하지만 때론 그러한 도발적인 이미지가 독이 되곤 한다. 아무리 수위를 넘나드는 솔직한 발언으로 그들이 떴지만, 그런 발언들도 때와 장소에 따라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게 된다. 그래서 칼럼리스트 곽정은이 '매직아이'에 출연해서 남자 게스트들에게 했던 19금 발언들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곽정은은 함께 출연한 장기하와 로이킴의 인상에 대해서 거침없는 발언을 했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장기하를 향한 발언은 수위가 상당히 높다. 그녀는 " (장기하가) 처음엔 다가가기 힘들 것 같은 이미지였는데 몇 번 라디오를 하다가 느낌이 왔다. 이 남자는 '먼저 다가가기 적절한 남자일 것 같다. 이렇게 보면 가만히 앉아 있을 때 말수가 적어 보이는데, 노래할 때 폭발적인 모습을 보면 '이 남자는 침대에서 어떨까'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 고 말해서 논란이 되었다. 또한 로이킴에겐 " 로이킴씨는 아직도 어리고 순수함이 남아 있는 남자 인 것 같다. 키스 실력이 궁금한 남자 " 라고 밝혔다.  

 

 

 

'마녀사냥'에 익숙한 이들에겐 이 발언이 무슨 문제냐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출연한 '매직아이(15세 이상)'는 '마녀사냥'과 달리 대놓고 19금을 추구하기엔 무리가 있는 공중파 방송이었다. 청소년들도 충분히 볼 수 있는 공중파에서 이러한 19금 발언을 그대로 내보낸다는 건 충분히 불쾌한 일이었다. 그래서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은 곽정은의 발언에 대해서 성토하는 시청자의 불만이 쏟아졌다.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트렌드가 바뀌었다고 해도 엄연히 공중파엔 수위범위가 적용될 수 밖에 없다. 케이블 방송에선 이런 발언들이 농담처럼 지나갈 수 있다 해도, 그것을 불쾌했다 문제삼으면 얼마든지 케이블에서도 논란의 여지가 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

 

무엇보다 이날 발언이 더욱 불쾌했던 건 그것이 바로 성희롱 발언이기 때문이다. 발언자가 여성이라 해서 그것이 쿨하고 멋진 모습이 될 수 없었다. 얼마전 논란이 된 이병헌이 왜 결정적으로 이미지 추락을 피할 수 없었을까? 그것은 20대 여성을 상대로 음담패설을 했기 때문이다. 남자와 여자가 그러한 말을 했을 때 그것이 다르게 보일 순 없다. 여자가 하면 쿨하고 남자가 하면 음담패설이 되는 게 아니다. 역지사지로 곽정은의 발언들을 남자연예인이 쏟아냈다고 치자. 남자게스트가 여자게스트를 향해 침대와 키스 발언을 했다면 아마도 지금쯤 넷상은 초토화되었을 것이다. 발언한 남자게스트는 완전히 변태 취급을 받으며 엄청난 비난에 직면하고 이미지 실추도 컸을 것이다.

 

로이킴의 경우를 빗대서 생각해 보면 더욱 왜 문제인지 느낄 수 있다. 로이킴의 나이 이제 만 21세(93년생)다. 그런데 만약 93년생 여자 아이돌에게 곽정은(만 35세) 또래의 남자게스트가 키스 발언을 했다고 하면? 아마도 인터넷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을 것이다. 우린 19금 발언도 남자가 하느냐 여자가 하느냐에 따라서 대조적인 반응을 보낸다. 하지만 남자나 여자나 성희롱성 발언을 한다고 그 늬앙스가 달리 들릴 수 없다. 어찌보면 남자들이 성희롱을 받는 것에는 너무나 안일하게 생각하는 풍토가 있다. 똑같은 발언이 남자 여자에 따라서 다른 온도로 느껴져야 한다면 이는 또 다른 차별이다.

 

 

 

이처럼 곽정은의 발언은 시청자 입장에선 충분히 불쾌하게 들릴 수 있었다. 그녀가 최근 솔직한 이미지를 통해 쿨녀캐릭터로 각광받고 있지만, 그런 이미지도 때론 때와 장소에 따라서 적절히 완급조절을 해야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매직아이를 마녀사냥으로 만든 곽정은의 도넘은 토크는 매우 경솔해 보였다.

 

사실 공중파에서의 19금 발언은 상당한 재치가 필요한 부분이다. 불쾌함 없이 이를 재치있게 표출할 수 있는 것도 신동엽 정도다. 완급조절이 필요한 공중파의 19금 발언은 그래서 때론 아니한만 못할 때가 많다. 곽정은 스타일의 19금 토크는 케이블에선 통용될지 모르나, 공중파에선 아직은 시기상조가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이번처럼 성희롱에 가까운 발언이라면 어디서든 논란거리가 될 수 있었다. 그래서 케이블과 종편에서 수위조절 없이 활동했던 이들은 공중파로 활동영역을 넓힐 경우 기존 캐릭터를 공중파에 맞게 순화하는 법을 연구해야 할 듯 싶었다.

 

안타깝게도 이번 발언 논란은 폐지를 앞둔 매직아이에게 더욱 불명예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가 곽정은의 발언에 대해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언론이 전하기까지 했다. 그만큼 논란이 꽤 컸다는 것이다. 이런게 노이즈 마케팅이라도 되야하는데, 저조한 시청률을 이어갔던 매직아이에겐 득이 안되는 논란일 뿐이었다. 그런데 이런 내용을 편집도 하지 않고 내보낸 제작진들도 정말 생각이 부족해 보였다. 곽정은이 해명한 내용대로 그녀가 특정부분의 칼럼리스트란 명칭을 달고 있기에 출연 때부터 제작진도 도발적이고 솔직한 발언을 어느정도 요구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수위조절은 제작진이 편집을 하면서 신경써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제작진들이 프로의 색을 찾으려 노력해야 하는데 이랬다 저랬다 확실한 색깔을 찾지도 못하고 조저한 시청률과 논란만 만든 꼴이다. 이처럼 매직아이는 폐지를 앞둔 순간까지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이효리의 토크쇼란 기대 속에 출발한 매직아이에겐 이래저래 굴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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