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딘델라의 세상보기

TMZ EXID 인종차별 논란, 씁쓸했던 네티즌들의 언플 비난 본문

토픽

TMZ EXID 인종차별 논란, 씁쓸했던 네티즌들의 언플 비난


딘델라 2015. 5. 6. 07:09

미국 연예매체 TMZ가 걸그룹 EXID 멤버 정화의 영어 발음을 조롱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인종차별 논란이 벌어졌다. TMZ 출연진들은 미국 공연을 위해 LA 공항을 방문한 EXID의 소식을 전하다가 카메라를 향해 어설픈 영어로 '아임 소 해피(I'm so happy)'라고 소감을 전했던 정화의 영어 억양을 따라하며 비꼬는 반응을 보냈다.

 

 

문제의 동영상들이 유투브 등에 올라와 있고, 그 해석본을 본다면 충분히 기분 나쁜 일이었다. 그들의 입장에선  그래도 미국을 방문한 손님일텐데, 인터뷰까지 한 당사자를 향해서 자기들끼리 웃고 떠드는 것은 매우 무례한 일이었다. TMZ란 방송이 유명하든 아니든 간에 또한 원래 그런 가십과 유머를 많이 다루는 방송이라고 하더라도 비하와 조롱이 웃음코드로 작용하는 건 어디서든 분명 잘못된 일이다. 그래서 이런 미국 매체의 씁쓸한 조롱에 대해서 스타들이 불쾌하다는 반응을 SNS에 표현하면서 EXID 인종차별 논란이 뜨겁게 급부상했다. 대표적인 게 바로 f(x) 엠버의 글이다.

 

 

엠버는 자신의 SNS에 영어로 " 가만히 있으려고 했지만 안되겠다. TMZ 너네는 쿨하지 못하다. 너희들의 철없고 예의없는 행동에 모든 미국인들이 부끄러워한다 " 라는 뜻의 소신을 밝혔다. 엠버 스스로도 외국인 멤버라서 어눌한 한국말로 고생을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녀의 발언이 더 뼈있게 다가왔다. 알다시피 엠버는 대만계 미국인이다. 그래서 그들의 발언 요지가 무엇을 가르키는지 더 명확히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원어민이 아닌 정화가 어눌한 말을 할 수도 있는 데 그런 상대의 상황을 배려하지 않고 조롱하고 있으니 얼마나 예의없게 느껴졌겠는가?

 

 

옥택연 역시 SNS에 이를 지적하며 소신을 밝혔다. " 한사람이 이상한 억양을 가지고 있다고 놀릴 때 그 사람은 아예 다른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다는 걸 모르는 건가? 미국 갔더니 많은 팬들이 와줘서 영어로 답해준걸 놀린다는 멘탈이 그냥 와우... " 그의 표현대로 조롱했던 이들은 한국말은 못할 것이다. 역지사지로 생각하면 충분히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데 굳이 발음을 지적했다는 것은 그만큼 알게 모르게 우월감이 있다는 뜻이고 인종차별적 시각이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그 멘탈이란 한없이 가볍게 느껴졌을 것이다.

 

god 박준형도 이에 동의하며 트위터에 구구절절 옳은 말을 남겼다. " @tmz_tv 가 Exid 한태 한 행동은 말두안돼구 완전 부끄러울행동을햇내... 어느사람이 따른 나라와서 방갑다구 그나라말루 노력해서 한말을 놀리는거는 자기자신과 자기나라얼굴애 침뱉는짓인것이나 마찬가진대 그걸모르내... 입장을 한번 바꿔보구생각하지두안쿠... 이건 인종차별떠나서 그냥 못배워먹은 바보짓이엿내... tmz 공개사과를 해야됄뜻 " 정말 타인의 노력한 말을 비웃는 건 자기 얼굴에 침 뱉는 일이었다.

 

 

이처럼 스타들은 한결같이 TMZ의 무례함을 비난했다. 모두 미국에서 생활했던 스타들이라서 그들이 전한 불쾌함은 더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해외파들이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농담처럼 전해지는 인종차별적 유형들이 어떤 것인지는 더 잘알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 다들 자신의 일처럼 불쾌함을 드러낸 게 아닌가 싶다. 애초부터 비영어권 사람에게 완벽한 발음을 기대할 수 없을텐데도 그들은 굳이 따라하면서 조롱섞인 농담을 이어갔다. 그것을 재밌다고 웃고 떠들었지만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유머란 불쾌할 뿐이다.

 

그런데 이번 논란을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엉뚱하게도 EXID 측을 비난하는 모습을 보여서 씁쓸했다. EXID측이 TMZ 방송 내용에 유감스럽다며 해당매체에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강하게 불쾌함을 드러내니 이를 두고 언플한다며 도리어 EXID를 향해 비난을 퍼부은 것이다. 비난의 방향이 왜 EXID를 향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 일을 당했다면 화가 나는 건 당연한 일인데 소속사가 이를 두고 입장을 전했다고 해서 그것이 어째서 언플이라고 해석돼야 할까? 확실하지도 않은 네티즌들의 엄한 추측이 더 큰 상처만 보내는 것 같아서 씁쓸했다. 소속사가 자신들의 연예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 곡해는 논란의 본질을 완전히 비껴가는 것이었다. 

 

뭐 고소까지 가는 건 오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사건을 바라보는 입장이야 다양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EXID측은 정확히 공식입장에서 유감을 표명했지만 고소는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EXID가 혹여 사과를 요구했다고 해도 이번 사건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당사자가 불쾌함을 느꼈다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던지 그것은 그들의 자유다. 그런데 이를 두고 과민반응이라며 오히려 피해자인 EXID에게 비난을 하면서 눈치보게 만들었다. 논란을 만든 가해자를 놔두고 피해자를 비난하며 스스로 몸을 낯추게 했으니 이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는 일인지. TMZ의 무례한 행동 만큼 언플이란 네티즌들의 억측과 비난도 비상식적인 일이었다.

 

 

 

처음부터 이 사건이 급부상한 건 해외파 스타들의 SNS 반응 때문이었다. 그들이 TMZ 방송 내용에 반응한 건 그만큼 문제제기 요소가 있다는 뜻이다. 같은 문화권을 공유했던 사람이니까 말이다. 그런 스타들의 자발적인 행동이 이번 사건을 더 알리게 된 것인데 그렇다면 그들의 행동도 과민반응이고 언플이겠는가? 전혀 아니란 걸 잘 알지 않는가? 그런 스타들의 일침이 개념 넘치다는 말을 들었는데, 정작 왜 EXID가 그에 반응을 하면 오버가 되고 언플이 되야 하는지. 그런 곡해는 EXID에 대한 편견의 시선이 작용한 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잘못된 일을 잘못이라고 표현하는 데 자격이 있는 게 아니다. 제3자가 기분이 나빴다면 당사자는 더 기분이 나빴을 것이다. 그런데도 당사자에게 오버하지 말라고 따지는 건 참으로 너무한 일이다. 그런 모습 속에서 가해자가 활개치고 피해자가 더 몸사리는 우리의 씁쓸한 단면을 엿봤다.

 

그런 언플비난을 퍼붓는 네티즌들이 근거를 두고 하는 말이 바로 우리들 주변에서 흔하게 이뤄지는 외국인들을 상대로 하는 조롱이나 희화였다. 우리도 방송이나 실생활에서 외국인들이 나오면 그들의 어눌한 말투에 웃고 떠들고 하는 데 무슨 오버냐는 것이다. 우리의 인종차별을 비아냥거리는 말이 틀리진 않았다. 우리 역시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외국인들의 어눌한 말투를 희화하고 인종차별을 현실에서 심하게 하고 있다. 똑같은 인종차별을 겪는 외국인들은 큰 상처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반드시 고쳐야 할 문제이지 오버떨지 말라의 구실은 될 수 없다.

 

우리도 그러니까 저들을 비난할 필요는 없다고 하는 건 쿨한 게 아니라 방관이다. 어느 나라나 비상적인 일은 벌어진다. 그리고 그것은 모두 잘못되고 바로잡아야 할 일이다. 그런 잘못된 일에 분노하는 건 때와 장소가 따로없다. 그러니 굳이 이중성을 드러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우리도 똑같다는 식으로 넘어가는 일은 방관에 대한 좋은 핑계이자 구실이다. 따라서 우리네 인종차별의 심각성을 진심으로 타파하고 싶다면 우리 내부의 문제건 외부의 문제건 똑같은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러니 이번 논란을 두고 우리안의 인종차별 문제를 꺼내고 싶다면 엉뚱하게 EXID를 비난할 게 아니라 반성의 거울로 삼자가 맞을 것이다. 당해보니 기분이 나쁘니까 우리도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인종차별의 문제를 관심가지고 돌아보자고 말이다. 이처럼 이번 사건이 시사하는 바는 바로 그것이다. EXID 사건으로 비하와 조롱이 얼마나 예의없는 지 알았고 우리도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공유하기 링크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