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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황금락카 루나& 땡벌 육성재, 뒤늦게 빛본 아이돌 현실 씁쓸한 이유


딘델라 2015. 5. 10. 23:14

MBC '복면가왕'이 또 한번 아이돌 파워를 입증했다. 이날 모두가 궁금해했던 '황금락카두통썼네'의 정체는 바로 f(x)의 루나였다. 네티즌들의 기막힌 촉이 정확히 들어 맞았다. 루나는 3대 복면가왕에 도전하며 '슬픈인연'을 열창했지만, 새로운 다크호스 '딸랑딸랑 종달새'에 아쉽게 져서 우승을 놓쳤다. 하지만 1, 2대 복면가왕에 오르며 엄청난 관심을 받았던 루나에겐 전혀 아쉬운 결과가 아니였다. 이미 충분히 그녀의 놀라운 노래실력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며 가수로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등장부터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며 당당히 복면가왕에 등극한 황금락카! 엄청난 실력자의 등장은 그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고, 그런 황금락카의 정체를 둘러싸고 벌어진 추리는 '복면가왕'의 흥행과 화제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렇게 가면을 쓰고 6주 동안 시청자들에게 멋진 무대를 선사한 루나에게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두번의 복면가왕에 등극할 정도로 그녀의 가창력은 감동이었다. 파워와 감성이 절절한 조화를 이루는 능숙한 노래솜씨는 아이돌이란 틀에만 넣고 평가받기엔 너무나 뛰어난 실력이었다.

 

 

그녀는 엄청난 재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독특한 그룹색을 표현해야 했기에 본실력을 감추며 활동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복면가왕 출연은 '루나가 이렇게 노래를 잘했구나' 새삼 재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날 벅찬감동이 밀려오는 듯 눈물을 글썽이는 루나의 모습이 인상깊었다. 자신의 목소리를 대중에게 인정받는 기분은 너무 벅찰 것이다.

 

 

특히 아이돌들은 큰 편견과 맞써야 하기 때문에 인정받는다는 것이 더 의미있고 남다른 경험일 것이다. 모든 것이 가면의 힘이었다. 출신이나 배경 등 어떤 편견도 가면 앞에선 무용지물이 되었다. 그저 목소리 하나만이 대중들의 귀를 사로잡을 수 있는 유일한 무기다. 그래서 가면을 쓰고 당당히 자신의 노래실력을 검증받았다는 것이 그들에겐 더 의미가 있다. 아이돌들의 감춰둔 실력을 제대로 보려하지도 않고 그동안 아이돌이란 이유만으로 너무나 평가절하했던 것은 아니였는지 다시금 반성하게 되었다.

 

 

또한 이날 루나 만큼 놀라운 실력을 드러냈던 비투비(BTOB)의 육성재도 아이돌 편견을 벗기는 데 한몫했다. '난 이제 지쳤어요 땡벌'로 출연했던 육성재는 김동률 뺨치는 깊은 감성 보이스로 여심을 완전히 녹이며 3라운드까지 진출하며 맹활약했다. 정말 육성재의 정체와 실력도 매우 반전이었다. 어린 나이와 어울리지 않은 깊은 울림을 가진 매력적인 보이스는 리틀 김동률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특히 '감사'를 부를 때는 중저음부터 고음까지 완벽한 실력에 감동받아서 방송이 끝난 후에도 여러번 다시 찾아 들었다. 진짜 잘생긴 보이스란 표현이 절묘하게 어울렸다. 흐믓함이 밀려오는 멋진 보이스였다.

 

그래서 그가 가면을 벗을 때 많이 놀랐다. 설마했는데 잘생긴 아이돌이 그 주인공일 줄이야. 육성재는 그동안 드라마와 예능출연으로 얼굴을 비친 대표적인 아이돌 그룹의 비주얼 멤버였다. 흠잡을 데 없는 미남형 얼굴 때문에 많은 이들이 그를 얼굴마담 쯤으로 기억할 것이다. 게다가 비투비가 아직 확실하게 떳다고 할 수 없으니 육재성는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한창 여기저기 얼굴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KBS 드라마 '후아유'에서 좋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그렇게 비주얼 멤버로 기억되던 그가 반전의 노래실력을 가지고 있었으니 놀랄 수 밖에! 보통 비주얼이 좋은 아이돌 멤버는 더 큰 편견에 직면한다. 대중들은 비주얼에 가려 노래를 못할거라 예상하기에 가수라는 인식을 잘 안한다. 육성재는 그런 대중들의 편견을 뒤엎는 반전실력으로 자신을 향한 편견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벗었다. 얼굴도 잘생겼지만 그 역시 만만치 않는 실력을 가진 가수였다. 어쩌면 비주얼 때문에 노래실력이 가려지는 안타까운 경우다. 사실 노래를 알릴 기회도 적을 뿐더러 활동 조차 전형적인 비주얼 멤버의 길을 가면서 연기 쪽에 집중되고 있으니 더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복면가면으로 아이돌이 단순한 비주얼만 앞서는 이들이 아니라 실력 역시 겸비한 가수라는 걸 그를 통해 다시 한번 느끼게 했다.

 

 

이처럼 복면가왕을 통해 아이돌들은 이번에도 그 편견을 보기 좋게 깨주는 멋진 활약을 선보였다. 하지만 뒤늦게 빛본 아이돌들의 현실이 어딘가 씁쓸함이 밀려왔다. 그들의 실력이 어느 순간 가면을 썼다고 갑자기 급상승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들은 단지 숨겨진 보석이었다. 가수의 꿈을 품고 연습생 때부터 꾸준히 실력을 갈고 닦으며 언젠간 대중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그런 가수였다. 단지 그 가치를 편견에 둘러싸여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복면가왕은 가수로서의 존재감을 폄하받았던 아이돌들의 한풀이 무대가 되고 있다. 그들에겐 어떤 편견도 없는 복면가왕은 구세주 같은 프로였다.

 

복면가왕을 통해 빛본 아이돌들은 말한다. 다들 가수의 꿈을 가지고 얼마나 이런 무대를 목말라했는지 말이다. 가면을 쓰고 그들은 자신들의 실력을 당당히 보여줄 수 있는 무대를 열정으로 풀어냈다. 많은 이들이 아이돌들의 실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고, 그들의 편견을 하나씩 벗었다. 그런데 그 모습들이 어딘가 짠하다. 이렇게 멋진 실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동안 왜 풀어낼 수 없었는지. 그들이 처한 현실이 어딘가 씁쓸하다.

 

아이돌은 상업적인 기획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대부분 중독성 강한 후크송을 무기로 한다. 파트가 쪼개진 곡들을 대부분 소화하고 단체후렴이 주를 이루며 댄스에 집중된 곡을 부르다 보면 그들의 실력은 당연히 드러날 수가 없다. 이날 루나의 정체가 밝혀지고 많은 네티즌들은 한탄성 글들을 남겼다. 루나의 실력이 이럴진데 일렉트릭쇽이나 누예삐오 같은 노래만 부른다며 말이다. 개인적으로 f(x)의 독특한 노래를 참 좋아하지만 그런류의 노래로는 루나의 실력을 담기엔 한계가 있다. 그만큼 아이돌 노래들은 노래를 잘하는 멤버일수록 손해가 되기 쉬운 구조다. 그러다 보니 메인보컬도 그리고 서브보컬은 더 더욱 그 실력을 알릴 수가 없다. 육성재가 서브보컬임에도 저리 실력이 좋은 데 쓱 지나가는 노래로는 알 길이 없다. 그것이 아이돌이 처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오디오보다 비주얼이 강조되는 아이돌들은 보여주는 무대를 위해서 자신들의 실력을 온전히 드러낼 수 없는 한계적인 무대를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그 무대만으로 실력을 평가받기에 편견만 쌓이고 가수로 인정받지 못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하지만 어찌 그들이라고 처음부터 가수의 꿈 없이 도전을 했을까 싶다. 다만 기획사들이 상업적으로 유리하다 판단해서 다양한 연습생들을 묶어 아이돌로 데뷔를 많이 시키는 게 요즘 현실이고. 그러다 보니 누군 노래멤버 누군 비주얼멤버라며 활용가치까지 정해진 틀에서 성장시키니 더 안타까울 수 밖에. 아무래도 노래보다는 방송에 나가서 활동을 하는 게 인지도를 쌓기가 유리하니 점점 더 가수보다는 엔터테이너로 인지받게 되는 게 아닐지. 그러다 보니 루나처럼 노래를 잘하는 멤버들은 더 기회를 잃게 된다. 노래를 잘해도 기회가 적어 목소리조차 알리지 못하는 그들의 사정이 딱하다. 팬들이 아니고서야 그들의 실력을 누구도 보려하지 않는다. 정말 기획사들이 좀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노래를 알릴 기회를 더 많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노래 잘하는 건 당연히 아이돌에게 유리하다. 육성재만 봐도 이번 무대로 못하는 게 없다는 매력어필을 톡톡히 했으니 아이돌도 확장된 이미지가 더 이득임은 당연하다. 그러니 기획사부터가 편견없이 다재다능한 그들의 재능을 충분히 어필할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반전실력을 더 많이 어필할수록 그렇게 쌓은 인지도가 모두에게 윈윈이 될 건 자명하다. 하여튼 복면가왕으로 아이돌들이 날개를 달 수 있어서 참 흐믓하다. 알고보면 재능 많은 우리나라 아이돌들! 괜히 수많은 팬덤을 이끄는 게 아니구나 싶다. 대중들도 무작정 아이돌이란 편견을 가지기보다 그들의 도전에 좀 더 열린 시선으로 응원을 보내야 하지 않나 싶다. 지금도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끼를 인정받을 수 있는 무대를 기다리고 있다. 아이돌의 재발견을 이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는 것도 다 가면의 힘이 아닐지. 다음 복면가왕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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