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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델라의 세상보기
쓰레기의 답답했던 속마음이 드디어 그의 입을 통해서 완전히 드러났다. 칠봉이의 돌직구 키스가 있던 순간에도 여전히 알 수 없이 어긋나기만 했던 쓰레기였다. 그러나 쓰레기의 감정은 성장 중이었다. 나정이와 본 영화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는 건, 그의 머리도 나정이로 복잡했다는 증거였다. 이렇게 천천히 불친절하게 풀어가던 쓰레기의 감정선은 당연한 것이었다. 복잡한 생각들이 쓰레기의 머리에 꽉 채워지게 만드는 나정이는 그에게 단순한 존재가 아니였다. '묵묵히 뒤에서 지켜주는 사람, 나를 말없이 지켜주는 사람! 딱 이상형이다!' 나정이의 이상형을 듣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바로 쓰레기다. 오랜 시간 나정이와 함께하며 그녀를 지켜준 사람은 친오빠를 대신했던 쓰레기다. 성동일은 그 이상형인 모래시계 ..
'아빠 어디가' 서당 편은 의외의 수확이었다. 예와 효를 배우는 아이들의 모습은 기특했다. 어려운 사자소학을 어떻게 외울까 싶었지만, 아이들은 아빠와 공부한 걸 열심히 떠올렸다. 사실 사자소학을 외운다고 효와 예를 곧바로 배우고 실천하는 건 아니다. 그저 그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이 조금은 진지하고 엄숙한 예에 대해서 체험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에는 느껴보지 못한 서당이란 공간에서 옛 선인들처럼 옷도 입고 말도 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진중함을 배우고 의젓하려고 노력한다. 그만큼 환경이란 참 아이들에게 많은 변화를 준다. 요즘은 자율을 강조하는 시대다. 그래서 규율과 예의는 등한시되기도 한다. 때론 아이들에게 이런 이색적인 경험으로 규율의 중요함을 느끼게 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단지 환경이 바뀌..
관상특집은 그야말로 풍자성이 돋보인 레전드 추격전이었다. 지난 주 멤버들의 관상을 통해서 신분 계급을 나누는 장면이 방송되었다. 서로 왕이 되겠다고 다투는 멤버들과 천민 중의 천민 망나니가 결정되는 희비가 엇갈는 장면으로 빵터지는 웃음을 남겼다. 그렇게 미완성의 궁금함만 남겼던 관상특집의 실체는 타입슬립 추격전이었다. 그러나 관상의 이면에는 강한 풍자성이 짙게 깔려있었다. 왕, 양반, 상인, 광대와 기생 그리고 망나니까지! 신분사회의 조선시대를 콩트로 그려낸 이들은 민심을 들으라 직언하는 충신 유재석을 역적으로 몰아 천민으로 강등시킨, 귀 닫은 왕 돈조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폭군이 된 정형돈은 정무를 멀리하고 유희에 빠져지냈다. 그리고 바른말을 하는 충신을 내치고 간신배에 둘러싸여, 자신의 비위를 맞춘 ..
응사의 매직아이는 마음을 드러내는 매개체였다. 9회 칠봉이는 매직아이를 통해서 나정이를 향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런데 나정이는 끝내 아빠를 닮아 매직아이를 아예 볼 수 없었다. 그렇게 칠봉이의 매직아이 고백은 실패한다. 매직아이 그림은 사랑의 마음이 담긴 하트였고, 칠봉이가 나정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였다. 이렇게 칠봉이의 감정선은 나정이를 좋아한다고 명확하게 시청자에게 표현되었다. 그런데 칠봉이가 내기한 매직아이를 통해서 쓰레기의 감정변화도 슬며시 눈치챌 수 있다. 칠봉이처럼 대놓고 표를 내진 않았지만, 쓰레기는 매직아이 속 이미지가 하트인 걸 알고 신경쓰이는 눈치였다. 돈을 반반 나우자 하던 칠봉이가 나정이에게 끝내 매직아이 속 내용을 알려주지 않은 것은 칠봉이의 감정을 자신의 입으로 차마..
비밀이 드디어 끝났다. 15회를 보면서 혹시나 했었는데, 작가님은 최선의 해피엔딩을 만들었다. 속시원한 복수는 끝까지 없었지만, 스스로 파멸하며 만든 굴레가 자신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작가가 보여주고 싶었던 건 멜로였고, 그 사랑을 중점으로 아름다운 해피엔딩을 자연스럽게 이끌었다. 이렇게 비밀의 결말은 큰 파격은 없었지만, 뻔해보여도 뻔하지 않았던 나름의 반전 코드는 충분했다. 그래서 드라마의 정형성을 깨트린 부분에선 가장 비밀스런 명품 결말이었다. 산이 생존이 발목잡은 안도훈의 파멸! 산이의 생존은 강유정이 아닌 안도훈의 발목을 잡았다. 산이 카드가 뒤늦게 터진 것은 예상 밖이었지만, 작가는 산이를 통해서 무조건적인 화해와 용서를 그리지 않았다. 오히려 산이의 생존은 안도훈 가족을 파멸로 이끌었다. ..
결말을 앞둔 '비밀'이 안타깝게도 지지부진한 전개로 다소 지루함을 남겼다. 15회는 지금까지 전개 중에서 가장 루즈하고 답답했다. 마지막 발악을 하는 세연과 도훈의 카드에 결국 유정과 민혁이 흔들리며, 결말을 앞두고서도 여전히 속시원한 복수없이 주인공이 끝까지 당하기만 했다. 악행의 연속인 도훈과 세연의 짜증나는 행동을 언제까지 두고봐야 하는지 모르겠다. 시청자들은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하는 면이 크기 때문에, 당연히 무능하게 당하는 주인공을 지켜보는게 힘들 수 밖에 없다. 더욱이 비밀이 풀어놓은 떡밥들이 많기 때문에, 과연 남은 한회만에 풀어낼 수 있을지 우려가 되었다. 한회에 모든 것을 몰아치려 한다? 작품의 완성도를 생각하면 차라리 연장을 했음 싶었다. 시청자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어떤 것도 해결되지 ..
고통은 당하는 순간은 아프지만 지나고 나면 성장해 있다! 모든 진실을 알게된 나회장(이순재)은 자신의 눈이 틀리지 않았다며 안도했다. 그는 공현석(최태준)의 상처 역시 곧 아물게 될 거라 말했다. 곪은 상처가 덧나는 건 싸맨 상처의 고름을 제대로 짜내지 않아서라며, 그는 현석의 방황도 고름짜기의 과정이라고 했다. 그렇게 공현석은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검사직을 내려놓았다. 법은 현석을 심판할 수 없다고 판명이 났음에도 그는 마음의 짐을 완전히 떨칠 수 없었다. 형의 희생이 물거품이 되는 건, 진정한 검사가 되지 못할 경우라며 긴 방황을 선택했다. 현석은 준수가 그랬듯이 동대문 짐꾼이 되기도 하고, 힘든 막노동꾼이 되기도 했다. 생전 해보지 않았던 험한 일을 했지만, 그는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형이 자..
이번 '아빠 어디가'는 충남 공주의 한 서당을 찾았다. 아이들은 서당에서 엄격한 예절 교육을 받았다. 훌쩍 성장한 만큼 아이들에게도 예절 교육이 절실했던 시점이었다. 제작진이 센스있게도 이점을 잘 집어냈다. 아어가를 재밌게 시청하지만 가끔씩 존대하기가 부족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존댓말에 익숙해질 계기가 된 것 같아서 취지가 좋았다. 이렇게 서당에선 예의를 갖춰 인사하는 법과 존댓말 쓰기에 신경써서 교육했다. 그런 면에서 서당 편은 준수의 난이었다. 존댓말에 익숙치 않은 준수가 훈장님의 지적에 어쩔줄 몰라하며 연신 당황했다. 그래도 준수가 갈수록 존댓말을 쓰는 모습이 기특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인사 예절에선 제일 열심히 했다. 말은 어린티를 벗어나지 않았지만, 준수도 학교에 들어가고 성장하면 더 ..
'응답하라1994'를 뒤흔든 또 한번의 반전이 나왔습니다. 바로 서브커플로 급부상한 흥미로운 각 러브라인, 윤진-해태-삼천포의 남편찾기가 그것입니다. 이번 응사가 더욱 흥미로웠던 건 고아라, 정우, 유연석 뿐 아니라, 조연들의 활약이 컸다는 것이죠. 특히 영화에서 악역으로 주로 나왔던 김성균은 삼천포를 연기하면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며 대중적인 인기도 얻었습니다. 경상도 출신 삼천포는 액면가는 40대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나이는 반전으로 꽃다운 낭랑 18세임이 밝혀지며 충격을 줬습니다. 지나치게 깔끔 떨고 때론 쪼잔해 보이기도 하지만, 본성은 착한 삼천포는 어리숙해 보이는 매력을 잘 살려내서 인기 캐릭터로 등극했습니다. 또한 전라도 출신 해태를 연기한 손호준은 훈훈한 외모와 맛깔난 사투리 연기로 주목받았..
14회는 여전히 속시원한 복수가 펼쳐지지 않았기에 강유정(황정음)과 조민혁(지성)이 불안한 행복을 누리고 있는 모습이 더욱 짠했습니다. 많은 것을 잃고 나서야 진정한 사랑으로 함께하게 된 유정과 민혁! 서로 손을 맞잡고 현재의 행복을 누리던 달달한 모습이 좋았지만, 여전히 안도훈(배수빈)과 신세연(이다희)이 이들의 행복을 언제든지 깨놓으려 했기에 마냥 좋아할 수 없었죠. 그러나 겉으로는 복수가 지리멸렬하게 그려졌지만, 14회에선 진짜 파멸로 치닫고 있는게 누구인지 명확히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아픔으로 단단해진 유정과 민혁이 아니라, 집착으로 자신들의 욕망을 포기하지 못하는 신세연과 안도훈이었습니다. 이날 안도훈과 신세연은 집착의 끝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야망을 손에 쥐고 그것을 놓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