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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어디가 제대로 살린 허당아빠 김성주의 굴욕


딘델라 2013. 2. 4. 07:19

'아빠 어디가'가 주말 저녁 시청자를 힐링해주며 대세 예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천진한 아이들의 꾸미지 않은 귀여운 모습과 개성 강한 아빠들이 펼치는 여행 버라이어티는 초반의 우려를 날려버리며 시청자를 사로잡았습니다. 시골에서 벌어지는 아이들의 좌충우돌 적응기를 넘어서, 이번에 이들이 찾아간 곳은 꽝꽝 언 한적한 춘천호의 한가운데였지요. 겨울캠핑의 진수를 아이들과 체험하기 위해 모인 다섯가족은 저마다 캠핑 준비를 해오며 재미난 에피소드를 만들었습니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바로 김성주 가족이었습니다. 김성주와 아들 민국이는 겨울캠핑 준비 소홀로 또 위기에 봉착하지요. 3연속으로 허술한 곳에서 자는 것도 걱정인데, 텐트가 겨울용텐트가 아니라서 서러웠던 민국이는 또 울고 말았습니다. 캠핑준비는 모두 협찬없이 아빠의 몫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빠들이 얼마나 준비를 잘 해왔는지, 그 준비성이 확연히 드러났던 겨울캠핑이었습니다.

 

 

배우 이종혁씨는 가기전에 직접 텐트를 쳐보는 철저하고 꼼꼼한 면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에 반해 김성주는 원터치의 한번에 펴지는 텐트를 구했다 좋아하며 기세등등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텐트를 치고나니깐 아차하는 마음이 컸지요. 바람막이 천막도 없이 작은 텐트는 겨울에는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밖에서 밥을 지어먹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도 덩치큰 겨울용텐트 장비가 필요했습니다. 텐트는 1등으로 쳤지만, 허술한 장비로 인해서 얼굴이 굳어져간 김성주는 그때서야 이건 아님을 깨닫게 되었지요. 물론 민국이도 침대까지 완비된 스케일이 다른 텐트장비에 점점 기가 죽었습니다. 

 

이처럼 김성주는 제대로 허당아빠의 면모를 보여주며 굴욕을 당했습니다. 짓궂은 성동일은 텐트가 이게 뭐냐며 툭던지며 민국이의 심기를 건드렸지요. 이래저래 심난한 민국이는 비교되는 텐트때문에 또 울음보가 터졌습니다. 이날 민국이가 운 것은 평소와 달랐습니다. 아이들이 가장 서러운 것이 바로 이런 비교되는 상황이지요. 한눈에도 차이나는 텐트때문에 제대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민국이와 이런 아들을 바라보는 김성주는 아빠로서 착잡한 마음을 보이며 안타깝게 했습니다.

 

 

방송이 나간후 김성주의 준비소홀에 대해서 아빠로서 부족했던게 아니냐는 비판의 소리가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아빠에게 전적으로 캠핑준비를 부탁했으니 소홀한 면이 눈에 띄었죠. 겨울임을 감안하고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면 민국이도 상처받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비판의 소리보다 더 마음 아프고 자책했을 사람은 바로 김성주 본인이었을 것입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남과 비교되서 아이를 상처받게 한 것이 아빠로서 가장 마음 아픈 일이죠.

 

김성주는 셋째를 출산한 아내의 빈자리가 유독 컸습니다. 하지만 아내의 빈자리를 탓하기엔 아이옷 입히는 것부터 어딘가 익숙하지 않은 아빠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김성주의 이런 부족한 아빠의 모습이 바로 현실의 속 아버지들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자상하게 아이들을 잘 챙기는 아버지도 있겠지만, 바쁘게 일하는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아이들과 어울릴 시간이 부족한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마음처럼 완벽한 아버지가 되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우는 아들앞에서 쩔쩔 매며 다른 아빠들 틈에서 '민폐가 되서 미안하다'며, 부족한 걸 절실하게 느낀 김성주의 모습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세상 어느 아빠가 아들 기죽이고 싶고, 이런 서러운 일로 울리고 싶을까요? 가뜩이나 아들 민국이가 울보라며 너무 운다는 지적도 있는데, 그런 소리를 자신때문에 또 듣게 했다면 아들에게 더 미안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김성주의 허당스럽고 부족한 모습이 바로 '아빠 어디가'의 탄생이유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좀처럼 아이들과 시간내기 어려운 아빠들의 현실에서 그들은 완벽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이 더 많기에 아빠와 아이들의 여행은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게 당연합니다. 성동일은 이 프로를 통해서 아들과 많이 친해졌다 했지요. 그만큼 아빠들은 아이들을 대할때 고민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아빠 어디가'는 완벽한 아빠를 내세우는게 아니라, 현실 속 완벽해지고 싶지만 마음처럼 안되는 아빠들이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하면서 아빠도 아이도 함께 성장하는 프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적나라하게 드러난 허당 아빠 김성주의 모습은 한번쯤 나도 그렇지 않을까 공감의 시간이 되었을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울보 민국이와 허당 김성주의 모습을 질책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부족한 면은 '아빠 어디가'에 잘 어울리고, 방송을 리얼하게 제대로 살리는 요소라 생각합니다. 완벽한 아빠와 귀여운 아이들이 시종일관 재롱을 부리는 모습을 보려고 만든게 '아빠 어디가'가 아닐 것입니다.

 

여행을 하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좀더 알아가고 친해지고 싶은 아빠들이 아이들과 성장하는게 바로 이 방송의 묘미가 아닐까? 아이들의 귀여운 재롱도 있지만, 아빠가 아이와 교감하고 진정한 아빠로 거듭나는 것도 '아빠 어디가'의 취지일 것입니다.

 

 

그래서 완벽한 방송인이지만 아빠로서는 좀 허당인 김성주는 이 프로를 통해서 '우리 아빠가 달라졌어요'를 찍고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보면 결국 아이들의 문제는 부모의 잘못이 많습니다. 그만큼 부모로서 잘해보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는 부모들이 상당하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훈육선생이 아이들의 버릇을 고쳐주고 자신이 부족한 부모였음을 깨달으면 하나같이 눈물을 흘립니다. 잘해준다 생각했는데 그것이 부족한 걸 알았을때 느끼는 미안함, 그것이 부모의 마음입니다.

 

우는 아들 앞에서 한없이 초라해진 아빠 김성주의 모습도 바로 그랬지요. 그래서 울보 민국이도 그리고 부족한 아빠의 모습도 마냥 질책할게 아니라 응원해줘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번 일로 김성주는 좀더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멋진 아빠로 거듭날 것입니다. 그리고 김성주와 민국이의 마음을 헤아리며 똑같은 집을 만들어준 다른 아빠들의 멋진 모습도 좋았습니다. 결국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아이와 아빠도 함께 성장하는 아름다운 예능이 '아빠 어디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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