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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동성애 편견깨준 인간 홍석천의 눈물고백


딘델라 2013. 2. 5. 09:19

커밍아웃은 여전히 보수적인 한국사회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일입니다. 홍석천은 2000년 연예인 최초의 커밍아웃을 선언했습니다. 그는 세기를 넘는 2000년이면 세상도 달라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2013년이 된 지금이나 그때나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은 나아졌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홍석천의 꾸준한 활동으로 우리는 예전보다 그들을 머리로나마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홍석천의 캐릭터는 코믹하고 다소 가볍지만, 그는 자신의 캐릭터 역시 사람들의 편견을 깨고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함이라 말하지요.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는 동성애자를 한결 편하게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그의 모든 활동이유에는 진정성이 담겨있었습니다.

 

 

홍석천은 대학때 동기와 교수앞에서 커밍아웃을 먼저했습니다. 내면에 담긴 솔직한 이야기를 커낼 수 있을때 진정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말에 눈물을 흘리며 동성애자임을 고백했지요. 학교는 다 다녔다, 그의 걱정에 먼저 교수와 동기들이 자신을 이해해주었기에 그가 방송인으로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창 인기를 얻을 당시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숨겼습니다. 선배 이경규도 어딘가 남다른 홍석천에게 일찌기 동성애자가 아니냐는 질문을 한적이 있었다 합니다. 당시는 부인했지만 단 한번이라도 진심으로 자신의 인생을 살고 싶던 그는, 2000년 부모님과 언론에 동성애자임을 털어놓았습니다.

 

사실 숨기고 살면서 인기를 얻고 쉽게 가는 길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말했지요. " 정말 행복하게 살고 싶었습니다. 성공할수록 포기하기 싫었다. 단 1초라도 솔직한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 그의 커밍아웃은 그에겐 포기할 수 없는 인간으로서 권리였습니다.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존재함에도 그가 커밍아웃을 결심한 계기는 사랑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네덜란드인였던 애인과의 사랑을 끝까지 이어갈 수 없었지만, 편견없이 동성애를 이해하고 바라보는 그들의 문화를 통해서 조금이라도 위로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그의 커밍아웃 동기 역시 사랑처럼 지극히 인간적인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커밍아웃으로 그는 쉽지 않은 인생을 가야했습니다. 부모님에겐 불효자가 되었고, 같은 동성애자에겐 왜 니가 우리의 대표냐 모함을 들었습니다. 당시 파격적인 그의 행보에 사람들은 그를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부모는 아들을 포기하지 못하고 사랑으로 감싸안았습니다. 이날 가장 감동이자 가슴아팠던 것이 바로 부모님 이야기였습니다. 남자들끼리의 사랑? 그건 우정이지. 전형적인 유교적 사고를 가진 보통의 부모는 아들의 커밍아웃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도대체 왜 우리아들이 하필. 그것은 모든 동성애자 부모라면 겪을 수 있는 당연한 반응이었습니다.

 

사회적인 통념상 동성애에 대한 개념조차 알지 못하는 노년의 부모에게 이를 이해시키는 일은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부모님은 그것이 아들인생에서 그렇게 중요한 일이라면 커밍아웃을 허락했습니다. 이날 영상메세지로 아들에 대한 사랑과 당시의 복잡한 감정을 솔직하게 전한 홍석천의 부모님! 여전히 아들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못한 모습은 안타까웠지만, 어쩌면 그것은 부모이기에 당연했습니다. 홍석천은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아들을 위해 따가운 시선마저 버텨준 부모님이 너무나 고맙고, 그래서 더 열심히 살 수 밖에 없다 전했습니다.

 

 

이처럼 홍석천에게 큰 힘이 된 것이 바로 가족이었습니다. 이혼한 누나의 아이들을 자신의 호적에 입적시킨 그는 삼촌이자 아빠였습니다. 자신의 공개적인 선택때문에 아이들이 놀림당하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실패한 사람이 아닌 부끄럽지 않은 삼촌이 되야겠다 그는 다짐했습니다. 이제는 삼촌을 이해하고 삼촌이 자랑스럽다는 조카들은 소수의 아픔을 나누는 삼촌의 인생을 존중했지요. 어떻게 보면 동성애자인 홍석천을 지금까지 오게한 것이 바로 가족이었습니다. 편견이 여전한 사회에서 누구보다 책임져야할 가족이 있었기에, 그는 더욱 모두의 편견의 깨고 끝없이 열정을 쏟아가며 커밍아웃의 책임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한 가정의 평범한 가장이 될 수 없지만, 더 큰 가정을 꾸리고 싶다며 눈물을 흘리던 아들 홍석천! 버팀목이 된 부모님과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며 눈물을 훔치는 모습에 함께 울었습니다. 하나만 모자를 뿐 다른 것은 똑같은 그도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고 삼촌이고 동생이었죠. 책임감에 더 열심히 살았다는 그의 말처럼 그는 커밍아웃에 대한 책임을 가족에게 실천해갔습니다.

 

자신의 선택으로 가족이 고통받지 않기 위해서 더 열심히 살았다는 그의 말이 참 감동이었죠. 시작은 자신을 위했지만, 그도 인간이기에 결국은 가족을 위해서 더 열심히 살았던 것이죠. 동성애자지만 보통의 아들인 그의 모습은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성적취향만 다를 뿐 가족을 위해 고민하는 그는 결국 똑같은 인간일 뿐이었죠.

 

 

한사람의 노력으로 전부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홍석천도 그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죠. 같은 동성애자 마저 오히려 너라서 더 안될 것이라 할만큼 사회적인 편견이야 말로 심각한 고질병이었습니다. 그래서 홍석천은 커밍아웃 후 방송활동도 없이 힘든 나날을 보내야 했습니다. 동성애자 홍석천을 받아들이기까지 방송계도 힘든 내적갈등을 해야했죠. 작가 김수현의 어려운 결단으로 다시 재기한 홍석천은 이를 악물로 더욱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홍석천 캐릭터에 익숙한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홍석천이 동성애자로서 허문 그 장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용기낸 많은 이들이 사회적인 편견 속에 고통받고 있다 했지요. 그에게 하루에도 수없이 찾아와서 상담을 청하는 동성애자들, 특히 그는 어린 아이들이 왕따를 당하고 폭행도 당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할때 더 가슴아프다고 하지요. 성적비관으로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을때 그는 이것이 '성性적 비관'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아직도 소수자의 고민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회에선, 나이가 어릴수록 이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곳이 부족했습니다.

 

자신에게도 늘 마약검사를 하는 경찰들이 찾아와 동성애자니까 더 의심스럽다며 편견을 쏟아낸다 합니다. 또한 민감한 종교문제마저 상처받은 그는 신에게 조차 버림받았다고 생각했을때가 가장 힘들었다 했습니다. 이처럼 남모르게 고통과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너무 가슴아팠습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말하지요. 이런 차별들이 언젠가는 포용되는 날이 올거라는 홍석천! 적어도 자신의 내민 손을 꺼리지 않으니 그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며, '내가 잘살았구나' 흘린 뜨거운 눈물에는 그가 동성애자로 걸어온 수없이 넘으려했던 13년 커밍아웃의 인생이 그대로 담겨있었습니다.

 

 

이날 힐링캠프에서 누구보다 보수적이라는 이경규와 한혜진도 인간 홍석천을 통해서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말했지요. 특히 이경규는 그의 출연을 반대했을 만큼 편견이 컸습니다. 하지만 녹화를 진행하며 그들이 가지는 고민이 남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같은 인간으로서 누리고 싶은 포기할 수 없는 권리일뿐이라는 포용의 시선으로 돌아섰습니다. 오히려 홍석천이 나오길 잘했다며 진정한 힐링캠프의 의미를 살렸다는 이경규의 말처럼, 인간 홍석천을 통해서 진정성있는 소통의 장을 만들었습니다. 시청자와 더불어 모두의 마음을 움직인 그야말로 힐링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니 아직도 힘든게 있다는 홍석천씨, 이제는 울지 않고 외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토록 동성애에 대한 깊은 담론을 이야기한 적이 공중파에서는 드문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의 용기는 그저 자신을 위해서만 존재한 것이 아니었죠. 누구보다 커밍아웃 이후에 삶을 동성애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벗기기 위해 헌신하며 살았습니다. 누구도 그에게 책임감을 짊어지라 하지 않았지만, 그는 1호 커밍아웃이라는 막중한 책임감의 무게를 스스로 받아들이며 성공해야 할 이유와 동기를 되세겼습니다. 무너지지 않고 버티고 멋지게 해낸 그가 멋졌습니다. 수많은 동성애자들에게 먼저 앞서간 사람으로서 용기를 주고자 지금도 수많은 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있는 홍석천! 이제는 한사람의 노력으로 그칠게 아니라, 사회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홍석천이 들려준 진정성이 담긴 이야기들은 우리안에 남아있던 조금의 편견도 씻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내가 누구를 사랑하는 지 그것은 선택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그렇게 태어난 것! 그리고 태어난 상태 그대로 존중해주는 사회가 절실합니다. 한사람의 인간인 홍석천은 여전한 편견 속에서 아직도 싸우고 있습니다. 적어도 이날 홍석천의 허심탄회한 눈물고백에는 손가락질 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싶습니다. 그의 진심어린 눈물은 우리가 보듬어줘야할 우리 이웃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그것을 편견없이 존중해주는 것, 그것이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로 발돋움하는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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