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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다 이순신 위인비하? 한숨나왔던 작가의 역사의식 부재 본문

Drama

최고다 이순신 위인비하? 한숨나왔던 작가의 역사의식 부재


딘델라 2013. 3. 11. 07:35

아이유가 출연한 '최고다 이순신'이 첫방부터 20%를 넘기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습니다. 국민드라마로 등극한 내딸 서영이 후속이기에 최고다 이순신은 많은 부담을 안고 시작했죠. 무엇보다 아이유의 출연은 시작부터 우려반 기대반이었습니다. 가수인 아이유가 이보영의 명품연기만큼 시청자를 몰입시킬 수 있는지 단연 관심이었습니다. 첫방 무난한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던 것도 이런 아이유에 대한 관심이 쏠린 탓이겠죠. 그러나 전작들이 연타로 홈런을 터트리며 눈이 높아진 시청자들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아이유가 아닌 작품 자체로 시청자를 만족시킬 필요가 느껴졌습니다.

 

 

1,2회를 본 소감은' 아이유의 연기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 입니다. 아이유는 자연스런 연기를 선보였지요. 많은 관심이 부담이 될 수 있었을텐데, 몰입을 방해하지 않는 연기력으로 발연기등의 연기력 논란은 비껴갈 수 있었습니다. 1회가 무난하네란 소리가 나왔다면 2회는 잘한다란 말이 나올정도로 아이유는 우려보다는 기대감을 심어줬습니다. 특히 감정연기가 더욱 필요했던 2회, 사기꾼에 속아서 서러운 감정을 토하는 장면에선 아이유의 자연스런 감정폭발이 좋았습니다.

 


업둥이 막내로 가족들 사이에서 미운 오리 새끼로 지낸 이순신은 연기자로 키워주겠다는 사기꾼에게 덜컥 계약을 했지요. 개인정보를 알려주는 바람에 대출 사기를 맞았며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매번 구박덩이였던 이순신은 이번만은 모두를 놀래키고 부모님 걱정을 덜어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또다시 사고만 치고 말았습니다. 조정석이 연기하는 신준호의 기획사 앞에서 사기꾼을 잡으려 했던 이순신은 그만 신준호의 차가 튀어나오는 바람에 사기꾼을 놓치게 되었습니다. 너무 서러워서 무작정 신준호에게 화풀이를 하며 오열하던 아이유의 연기가 이날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을 만큼 인상적이었습니다.


드림하이 이후 첫 연기임에도 불구하고  많이 준비한 티가 났습니다. 무엇보다 자연스런 연기가 제일 장점 같았습니다. 캐릭터 자체가 스타로 성장하는 설정도 그렇고 아이유가 첫주연을 하기엔 더없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경험없는 아이돌이 척척 주연을 하는 것은 반대하지만, 연기만 따라준다면 그런 거부감은 없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아이유처럼 준비를 철저하게 해서 나온다면야 누가 비난을 하겠는지! 다시한번 연기력이 중요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유와 조정석의 커플 궁합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조정석과 아이유는 나이차이가 꽤 나지요. 그래서 과연 두 사람이 러브라인으로 간다면 잘 어울릴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이유와 조정석은 비주얼부터 신선하게 어울렸습니다. 조정석은 까칠하고 어딘가 허당스런 귀여운 신준호 캐릭터를 참 잘 소화했습니다. 건축학개론과 더킹으로 주목받으며 첫 주연의 자리에 오른 조정석에게 이번 드라마는 참 부담스러운 면이 많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뮤지컬서부터 연기력을 인정받은 조정석은 납득이와 은시경을 적절히 섞은 듯한 신준호 캐릭터를 그만의 개성으로 귀엽게 연기했습니다.


특히 자존감이 쎄서 완벽해 보이려는 모습과 반대로 매번 엉뚱하게 당하는 모습은 참 웃겼지요. 과거 연인이자 톱스타가 된 최연아에게 자신이 성공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이순신과의 악연으로 망신을 당한다거나 최연아의 기사에 악플을 다는 쪼잔한 모습등은 빵터지는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무게잡는 캐릭터가 아닌 허당기 많은 캐릭터에 살을 쪽빼고 더 어려보이는 비주얼까지 더해져서 여심을 사로잡을 듯 합니다. 그동안 KBS 주말드라마는 남주를 맡은 주인공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었죠. 주원과 유준상, 그리고 이상윤까지 다들 주말드라마로 급부상했습니다. 조정석 역시 이들처럼 신선한 남자주인공으로 주목받으며 더 비상할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이처럼 아이유와 조정석은 첫주연임에도 연기와 비주얼까지 기대이상의 만족을 선사했습니다. 진부한 전개가 제일 걱정이라 할 정도로 신선한 조합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런데 논란은 배우들의 연기가 아닌 엉뚱한데서 터졌지요. 바로 타이틀명 '최고다 이순신'처럼 위인의 이름을 다루는 작가의 심각한 역사의식 부재에서 터졌습니다.


첫방부터 제일 거슬렸던 것은 연기력이 아닌 이순신이란 이름을 다루는 작가의 표현력에 있었습니다. 이순신이 면접을 보는데 스펙이 딸리는 그녀를 비꼬던 면접관이 " 이름이 본명이예요 이순신씨? 우리회사 말고 해경에 지원해서 독도나 지키는게 어때요? " 라며 놀리는 장면은 주인공 순신이와 해경과 독도 그리고 이순신장군까지 세트로 비하하는 참 어이없는 발언이었죠. 이순신이란 이름이 그렇게 놀림감이 되는 이름인지 의아스럽고, 해경에 지원해서 독도나? 라니 해경은 뭔 잘못이고 바다를 지키는 일이 그저 독도나라고 표현될 정도로 별거아닌 듯 그렇게 웃고 떠들일인지 불쾌감만 선사했습니다. 


이렇게 최고다 이순신은 시작부터 순신의 이름 이순신을 비하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순신이란 이름을 쓰면 그것이 ' 아 이순신이래 ㅋㅋ'로 통용 되듯이 사람들의 놀림감이 된다고 일반화시켰습니다. 뭐하나 잘하는 것 없는 이순신이 이름때문에 더욱 곤욕을 치룬다는 설정이 참 기막혔지요. 이순신은 이름때문에 더욱 놀림을 당하자 광화문 이순신 동상을 처보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 장면도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2회에서도 역시 이순신이란 이름을 놀리는 논란 장면이 나왔습니다. 이순신과 신준호가 또 악연으로 만나는 장면에서 " 어이 백원짜리? 너 스토커냐? " " 이순신이 백원짜리지 그럼 천원짜리냐? " 라며 순신의 이름을 비하했지요. 그것이 주인공을 놀리는 짓이지만, 결국 위인 이순신의 이름을 닮았다고 해서 백원짜리라 깎아내리는 장면이었습니다.

 

동전 백원에 이순신 장군이 들어간 일이 그렇게 백원짜리로 비하되는 장면이 정말 불쾌했습니다. 작가는 이순신의 입을 빌어 구국의 영웅 이순신을 강조하며 역사교육도 안받았느냐 따져 물었지만, 오히려 그 장면이 그렇게 영웅인데 왜 하나같이 이순신이라 하면 놀리는지 더 이상하게 만들었습니다. 바로 이런점이 작가의 역사의식 부재를 드러내며 시청자를 불쾌하게 만들었습니다.


세종대왕과 더불어 우리나라 최고의 성웅이라 불리는 이순신 장군! 왜구를 물리치며 지금의 근간을 마련해준 이순신 장군의 이름 앞에서 너나 없이 놀림감이 된다는 설정이 참 짜증났습니다. 한류다 뭐다 해서 드라마가 수출될텐데 과연 이를 본 외국인들이 이를 어찌 생각할까요? 드라마는 마치 이순신과 그의 어머니빼곤 이순신이란 이름에 자부심이 없이 그려놨습니다. 이순신이란 위인의 이름을 쓰면 사람들의 반응이 하나같이 비웃음과 놀림으로 일관되게 돌아왔습니다. 과연 그것을 본 외국인들이 영웅이라 느낄지 의아스러웠습니다.

 

심지어는 가족인 할머니조차 순신의 이름은 이름값이 아니라 그저 남자동생 낳으라고 지었다며 못마땅했습니다. 이렇게 반복적으로 이름을 걸고 돌아오는 반응이 주인공을 비하는데 원주인인 이순신 장군을 비하시키는 것과 똑같은 짓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이름으로 놀리는게 가장 매너없고 유치한 짓입니다. 그런데 그런 놀림이 이순신 장군의 이름때문이라면 더 황당합니다. 이렇게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들은 " 드라마의 초기 설정을 위해 불가피했다 "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해명이 더욱 기분이 나빴습니다. " 처음 내부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말이 있었다.

 

그러나 50부작 드라마에서 주인공 이순신이 주변의 냉대에도 극복하고 성공하는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기 위한 설정 차원에서 나온 것, '100원 짜리'에 대해서는 이순신 장군님을 비하하는 것이 아닌 극중 주인공 이순신을 향한 것이다. 또한 독도 발언은 최근 독도가 화제가 되기도 했고 단순히 면접 상황에서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한 것이지 비하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이 드라마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이순신 장군에 대해 다시 한 번 각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냉대를 극복하는 설정이 왜 이름을 비하하는 짓인지, 도통 이해되지 않는 해명이었습니다. 시청자들은 주인공 이순신을 향한 비난이 이름으로 놀림당하는 설정자체가 기분이 나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시청자의 불쾌감을 인지하지 못한 해명은 제작진과 작가의 심각한 역사의식 부재만 보여주며 한숨나오게 했습니다. 이를 단순히 노이즈 마케팅으로 이용하려 했다면 그것은 제작진의 완전한 무리수고 실수였습니다. 드라마 한편으로 위인의 명예를 실컷 조롱해놓고 주인공이 성공한다고 이순신 장군이 각인되다니!! 이미 성웅 이순신은 새롭게 각인될 분도 아닐뿐더러, 오히려 한국 젊은이들은 위인 대하기를 뭣같이 섬긴다는 인식만 일반화시킨 꼴입니다.

 


위인비하 논란을 보면서 애초에 이런식으로 다룰거라면 왜 주인공 이름을 이순신으로 썼는지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이름을 한순간에 촌스런 이름들과 동급으로 만들어 버린 작가의 무리수가 놀라울 뿐입니다. 이름이 링컨이라고 링컨이 뭐냐고 놀리는 장면을 본적있나요? 각인되기 쉬워서 한번 더 돌아본다는 설정만 갔어도 참 좋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계속 이름 비하장면으로 부각시킨다면 엉뚱한 노림수때문에 배우들의 연기마저 다 헛수고를 만들 것입니다.


드라마를 잘 보고도 찝찝하게 만드는 작가의 무리수처럼 현재 최고다 이순신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극본이라고 봅니다. 진부한 막장주말드라로의 회귀가 될 것인지, 첫회부터 출생의 비밀을 보여줬지요. 논란이 되는 이름비하는 더이상 안봤으면 좋겠습니다. 괜한 억지 설정으로 시청자의 불쾌지수만 높일 뿐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드라마의 주제일 것입니다. 시월드와 부성애란 키워드로 성공한 전작들처럼 확실한 주제의식이 있어야 성공을 이어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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