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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예 임신이 무슨 죄? 걸그룹 비애보여준 씁쓸한 비난


딘델라 2013. 4. 5. 09:31

원더걸스 선예가 자신의 트위터에 깜짝 소식을 들려줘서 큰 화제입니다. 선예는 4일 트위터에 " 생명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경험한 세상모든 엄마들 존경합니다..^^ 저희에게 허니문베이비를 허락하셨어요. 이제 3개월로 접어들어서 아기소식을 알리기 적당한 안정권이라고 해요^^ 뱃속에 있는동안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기도부탁드릴게요! " 라며 임신 3개월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을 밝히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지요. 현직 아이돌의 결혼이란 파격행보로 모두를 놀래키더니, 결혼 후 임신 소식을 국내팬들에게 알리면서 신선한 충격을 줬습니다.

 

 

하지만 선예의 임신 소식에 대해서 축하보다는 비난세례가 상당해서 안타까웠습니다. 결혼 후 임신이야 너무나 당연한 수순인데도, 이를 곱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또다시 속도위반 논쟁과 원더걸스 탈퇴논란까지 벌어졌지요. 선예는 올해 1월말 결혼 소식을 알릴때부터 속도위반때문에 결혼을 일찍 하는게 아니냐는 세간의 곱지않은 시선을 받았습니다. 결국 이에 대해서 결혼당일까지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고, 결혼날까지 해명해야 하는 웃지못한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선예는 당시에 속도위반때문이 아니라며 받아넘겼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허니문베이비 소식이 들려오자 또다시 속도위반을 의심하며 그녀를 비꼬는 댓글들이 속속 올라왔습니다. 심지어 개월수와 임신주기까지 따져들며 집요하게 비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성적으로 히롱하는 악성댓글들까지 더해져서 정말 눈살 찌푸렸습니다. 개월수까지 딱딱 맞춰야 한다는 허니문 베이비에 대한 깐깐한 인식들이 정말로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혼전임신이냐 아니냐를 가리기 위해서, 언제 어떻게 임신이 되었는지까지 검열하려는 대중들의 심판대가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이런 대중의 질책에 대해서 JYP측에서 " 허니문베이비가 맞다. 혼전임신이 아니다. 임신 소식이 전해지고 선예와 통화를 했는데, '출산을 하면 모든 오해가 풀릴 거다'라며 웃어 넘겼다 " 라며 해명을 해야했습니다. 이제 3개월로 접어들었다는 말이면 허니문베이비란 그녀의 말이 맞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산하는 날까지 계산하며 그녀의 임신을 의구심으로 바라보는 네티즌들의 과도한 관심이 참 문제같았습니다. 속도위반 결혼이던 아니던 서로 사랑해서 결혼을 하겠다는데 무슨 문제가 될까요? 사실 이런것을 논하고 해명하는 자체가 참 기막힌 일입니다.

 

임신이란 축복받을 일이고, 생명을 잉태하는 것은 비난받을 일이 아니죠. 누구나 그렇게 태어났는데 그것을 성적으로 까지 조롱하는 자체가 스스로의 태생부터 비난하는 행위입니다. 이렇게 시대에 역행하는 고루한 잣대로 결혼한 선예의 임신을 검열하려는 대중을 바라보니 여자아이돌의 비애를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속도위반과 혼전임신에 대한 깐깐한 논쟁이 오고간 이유는 걸그룹 멤버이기에 더욱 가열찬 일이겠죠. 그녀가 아이돌 그룹이 아니였다면 임신주기까지 따지는 이런 진풍경이 벌어졌겠는지.

 

그렇고 보면 선예가 결혼이란 파격 선택을 할때부터 대중들은 여자 아이돌임을 강조하며 그녀의 선택을 비난하거나 아쉬워했습니다. 그래서 결혼이란 자체도 여자아이돌로서 생명이 끝난 것이고, 이제는 임신했으니 탈퇴하라며 종용받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대중들이 여자아이돌에게 가지는 환상이 너무 크고, 마치 결혼하고 임신하면 수명마저 다하는 그런 인형쯤으로 생각하는 모습이 아쉬었습니다. 시대가 지나면 아이돌의 모습도 변하겠지요. 그러나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은 여자아이돌에 대한 과한 편견입니다.

 

 

요즘 아이돌은 공개연애도 선언할 만큼 그 행보가 파격적입니다. 허나 그것이 여자 아이돌이면 여전히 편견에 쌓여서 모든 비아냥은 다 여자아이돌에게 쏟아집니다. 그나마 남자 아이돌의 경우 공개연애를 한다해도 팬들만 속이 쓰릴 뿐, 아이돌로서 수명이 다했다는 비난은 듣지 않습니다. 하물며 결혼과 임신이란 파격행보를 두고 대중들의 시선은 너무나 뻔했습니다. 원더걸스란 그룹에 대한 안위를 논하는 것도 크지만, 아마 그 핵심에는 여자 아이돌이 어쩜 저럴까란 곱지않은 편견이 더욱 클 것입니다.

 

선예의 행보는 그간 전례가 없던 일이기에 놀라운 일이 사실이지만, 그것이 비난을 들을 만큼 파격으로 비춰진다는 자체가 대중문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시대가 변해도 발전하지 않은 것을 보여주지요. 우리는 서구의 걸그룹이나 아이돌들이 결혼하고 애낳고 공개연애를 스스럼없이 하는 모습은 참 쿨하게 바라봅니다. 그들의 자유로운 모습을 쿨하게 받아들일때는 우리 역시 쿨한 헐리우드 마인드로 거듭납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이런일이 벌어지면 다들 깐깐한 선생님이 되서 엄한 잣대로 연예계마저 떠나라 등떠밀고 그룹해체를 논하며 다들 난리입니다. 계약으로 얽힌 소속사는 쿨하게 이를 축하하고, 심지어 박진영과 원더걸스 멤버들마저 축하하며 기뻐하고 있다는 소리는 안중에도 없이, 그들의 운명을 결정지으며 수명이 다했다는 엄벌을 내립니다.

 

 

 

언론에 따르면 JYP 측에선 이에 대해서 축하할 일이라 못박으며 원더걸스의 활동을 놓고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 쿨하게 답했습니다. " 선예가 출산 후에도 원더걸스의 멤버로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소속사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다. 왜 자꾸 해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아이돌그룹의 멤버로는 유례없는 일이기 때문인 것 같은데, 이 일을 기회로 아이돌 활동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어 나가고자 회의를 하고 있다.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쿨한 소속사와 박진영과 다르게 대중들과 언론들이 더 난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번일을 바라보면서 박진영측의 행보에 대해서 정말 다시 봤습니다.

 

원더걸스의 팬이라면 아쉬움이 남을 만도 하겠지만, 원더걸스라는 그룹을 놓고 심사숙고 해본다면 선예의 행보가 마냥 비난받을 일은 아니죠. 사실 원더걸스는 가장 전성기때 미국진출을 하면서 꼬이기 시작했고, 그룹의 최전성기를 미국에서 소진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때까지만해도 원걸이 다 끝난 것처럼 비난하던 대중들이 왜 이제와서 원더걸스의 운명을 걱정하며 그 책임을 선예에게 돌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타이밍을 놓치고 경쟁그룹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원더걸스의 활동이 부진하게 된 것이지, 원더걸스의 활동을 가로막은 것은 선예의 결혼이 아닙니다.

 

 

오히려 원더걸스를 걱정한다면서 걸그룹의 존폐를 결혼이나 임신으로 규결지으는 좁은 생각들이 더 문제가 아닐까요? 임신한 멤버는 이제는 걸그룹 멤버의 가치가 안되니 빼버리라는 그런 편견들은 원더걸스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소리가 아닐 것입니다. 아이돌그룹을 바라보며 노래와 실력이 더 우선이라고 따져드는 대중들이 정작 결혼과 임신을 두고 걸그룹의 수명을 판단하는 자체가 외형적인 걸그룹의 이미지에 목메고 있다는 모순을 보여줄 뿐입니다. 걸그룹 멤버의 결혼과 임신을 죄악시하며 무책임으로 등떠미는 것은 너무나 고리타분한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멤버들과 선예의 의사입니다. 그룹의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결국 그들의 의지입니다. 그들이 원더걸스를 이어가겠다면 그뿐입니다. 결혼하고 충분히 활동할 수 있고, 아이를 낳고도 충분히 활동할 수 있다면 그것을 존중하면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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