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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의서 수지 노출, 식상했던 제작진의 꼼수 본문
최강치, 강렬했던 야수본능 각성, 비극적 운명을 알리다
최강치(이승기)의 반인반수 본능이 깨어났습니다. 조관웅은 백년객관을 차지하기 위해서 또다시 역모죄라는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렸습니다. 5회 엔딩에서 최강치는 조관웅(이성재)의 음모로 위기에 빠진 백년객관 식구들을 구하기 위해 나서지요. 최강치는 20살을 다 채우는 마지막날, 박무솔을 겁박하려는 조관웅 일당을 제압했습니다. 하지만 박무솔은 강치에게 날아오는 칼을 대신 맞으며, 강치를 구했습니다. 쓰러진 박무솔을 보며 최강치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버려진 강치를 아버지처럼 거둔 박무솔의 죽음은 그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결국 최강치의 분노는 무서운 돌풍을 부르며, 그의 야수본능을 깨웠습니다. 구월령의 아들! 반인반수 최강치의 강렬한 본색이 드러났습니다. 조관웅을 향해 이글거리는 파란 신수의 눈빛을 보낸 최강치는 " 죽여버리겠다 " 는 복수의 말로 그의 비극적인 운명을 알렸습니다. 이승기는 애절한 연기로 강치의 깊은 슬픔을 전했습니다. 확실히 이승기는 다크하고 침울한 연기가 더 소질있어 보입니다. 밝은 연기는 붕떠보일때도 있는데, 절절한 눈물과 강렬한 분노연기는 몰입을 크게 합니다. 그래서 비극적인 엔딩을 더 슬프게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깨어난 야수본능처럼 앞으로 강치의 운명 또한 급박하게 비극으로 치닫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무고한 백성을 협박하는 조관웅의 치떨리는 악행이 정말 짜증났습니다. 구월령과 최강치로 이어진 대를 잇는 악연은 참 질겼습니다. 조관웅 캐릭터는 근래 보기드문 최악의 악역이 아닌가 싶습니다. 윤서화(이연희) 탐했던 그 욕망처럼 청조(이유비)마저 탐하려는 모습이 정말 욕나왔습니다. 윤서화(이연희)의 아버지에게 했던 짓처럼, 박무솔을 겁박하며 " 니 딸은 내가 관비로 만들어 두고 두고 품어주겠다 " 는 욕나오는 대사를 날렸지요. 서화에게 했던 그대로 청조에게도 변태스런 욕망을 드러낸 조관웅! 이성재가 너무 실감나게 연기해서 더 얄밉더군요.
이렇게 최악의 악역과 함께 5회 강렬한 등장인물 이순신(유동근) 역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판타지 사극에 역사적인 인물이 나온다는 것이 신기했고, 왜구의 침략에 대비해서 거북선을 만들려고 박무솔과 힘을 모으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죠. 이순신이 앞으로 반인반수 최강치의 멘토가 된다고 하니, 그의 활약 또한 기대됩니다. 이로서 '구가의 서'는 단순한 판타지 멜로가 아님을 보여줬습니다. 탐관오리 조관웅이 절대 악역이란 점, 그리고 천방지축이지만 억울한 백성의 일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영웅적인 모습을 보이는 최강치! 임진왜란 전 조선의 혼란스런 역사를 바탕으로 반인반수 최강치의 활약을 그리는 것은 일종의 풍자성도 강해보였습니다.
수지 노출, 식상했던 제작진의 꼼수
그런데 이렇게 강렬한 엔딩신에 비해서 '구가의 서' 5회 초반은 좀 지루했습니다. 최강치와 담여울의 운명적인 만남을 그리는 장면이 작위적이고 의도적이라서 그다지 흥미를 끌지 못했지요. 이날 최강치와 담여울은 환영들과 치열한 싸움을 벌였습니다. 예상보다 액션을 잘 소화한 이승기와 수지의 놀라운 액션신은 멋졌지만, 어린시절을 떠올리는 회상장면이 불쑥 나와서 흐름을 깼습니다. 지난주부터 나왔던 어린시절 회상 장면은 '구가의 서'의 옥에 티 같았습니다. 아역들의 연기도 그다지 좋지 못하고, 어릴적부터 운명적인 만남을 이어왔다는 스토리 자체가 참 뻔한 것이었죠. 이렇게 지루한 아역스토리는 그 후에도 오랫동안 왕거미 사건까지 이어지며, '구가의 서'의 흐름을 망치는 듯 했습니다.
게다가 부상당한 담여울의 뜬금없는 노출신 역시 너무나 의도가 보이는 식상한 장면이었습니다. 팔에 부상을 당한 여울이 역시 다친 최강치에게 약을 보내는 장면에서, 강치는 여울의 호위무사 곤(성준)의 시기질투를 받았습니다. 그렇게 강치에게 약을 전해준 곤이 방에 들어와서 화들짝 놀라지요. 담여울이 상체를 노출하고 약을 바르고 있었습니다. 여울은 아무렇지 않은 듯 강치에게 자신의 고마움을 전했느냐 물었고, 곤은 강치에게 은근한 질투심을 느끼며 거짓을 고했습니다. 대범하고 선머슴같은 여울의 모습과 다르게, 청순하게 긴 생머리를 늘어트린 여울의 모습은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굳이 상체를 드러낼 필요가 없는 장면까지 의도적인 노출을 선보인 것은 그야말로 청순한 수지를 활용하기 위한 장면이었습니다.
팔을 걷어 올리거나 한쪽 어깨만 살짝 드러내고 치료해도 될 부분을, 어깨 전체를 보이며 고운 자태로 약을 바른 이유는 너무나 뻔했습니다. 여자 배우라면 한번쯤 나온다는 식상한 노출전략을 수지 역시 피해갈 수 없던 것입니다. 차라리 무사 곤이 들어올때 화들짝 놀라 옷을 걸쳐 입었다면, 선머슴이지만 어쩔 수 없는 여자라는 여울의 캐릭터라도 살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노출을 위한 노출신이기에 수지의 아름다운만 강조할 뿐, 내용의 흐름과는 어울리지 않는 참 쌩뚱맞는 장면이었죠. 대사 내내 상체를 클로즈업하는 것은 수지의 노출을 노렸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보통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이런 식상한 노림수는 잘만든 '구가의 서'를 뻔하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내용상 불필요해 보였기에 흐름에 도움도 안되고 민망했습니다.
어깨 노출은 윤서화로 열연한 이연희도 했던 일입니다. 하지만 이연희의 경우 관기가 될 운명 속에서 처절함을 더했기에 노출이 거슬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수지의 노출은 캐릭터를 위한 것이 아닌, 그저 비주얼 활용에 지나지 않았기에 식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장면은 담여울 캐릭터를 위해서도 하등 도움이 되지 않아 보였습니다.
격한 액션신 후 머리 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무사 담여울의 청순미 과시라니. 수지의 청순미를 강조할 뿐, 담여울의 매력을 빛내는 장치는 아니였습니다. 남자와 싸워도 끄덕없는 교관출신 담여울의 호기어린 캐릭터와는 멀어보입니다. 수지의 연기변신을 위해서도 자신의 이미지를 넘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제작진들은 담여울의 매력을 살려내는 일보다, 수지의 비주얼만 활용하는 느낌입니다. 모자가 벗겨져서 흩날리는 생머리를 강조한다던지, 수련 중에도 언제나 수지의 얼굴 클로즈업이 먼저입니다. 어깨노출까지 합해서 모두가 수지의 청순한 매력에만 기대는 느낌입니다.
중요한 것은 여주의 비주얼 강조가 아니라, 캐릭터의 뚜렷한 매력을 살리는 일입니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담여울 캐릭터는 윤서화를 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이연희가 연기한 서화는 비주얼을 넘어 캐릭터의 입체적인 매력이 돋보였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서화의 그림자는 커보입니다. 그에 반해 담여울은 등장 3회가 지났지만, 여전히 수지의 비주얼빼곤 아직 감정적으로 와 닿는게 없습니다. 어릴적부터 강치와 운명적으로 연결되었다는 스토리는 너무 식상했고, 끌림으로 외사랑을 시작하는 것이 큰 매력이 없습니다. 이렇게 여주캐릭터가 식상한 전개에 묶여 별다른 매력발산을 못할때, 박무솔의 여식 청조의 캐릭터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청조가 강치와의 사랑을 놓고 인간적인 갈등과 고뇌를 보이는 것이 더 감정적으로 와 닿았습니다.
그래서 제작진들은 수지의 비주얼만 활용하는 식상한 꼼수를 부릴게 아니라, 담여울 캐릭터를 좀더 여주답게 살려낼 필요가 있어 보였습니다. 운명과 비주얼을 강조하는 것도 초반에나 먹힐 뿐, 반복되다 보면 식상해질 위험이 있습니다. 이런 여주의 무미건조함이 계속된다면, 담여울이 윤서화 만큼 강렬함을 전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