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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룡이 간다 김마리 죽음? 시청자 멘붕시킨 엔딩, 속보였던 작가의 노림수 본문

Drama

오자룡이 간다 김마리 죽음? 시청자 멘붕시킨 엔딩, 속보였던 작가의 노림수


딘델라 2013. 5. 17. 09:23

역시나 '오자룡이 간다'는 끝을 남겨둔 상황까지 범상치 않았습니다. 주인공은 오자룡임에도 막판까지 뻔하고 진부한 스토리에 묶여서 존재감이 없어 보였습니다. 막장 드라마의 주요소재인 '출생의 비밀'은 잘만 사용하면 극적인 재미를 충분히 줄 수 있음에도, 지나치게 늘어진 스토리에 지친 시청자들은 자룡과 찰스왕 부자의 초스피드 재회에 큰 감동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이는 한주만에 모든 스토리를 매듭짓겠다는 작가의 욕심이 낳은 결과입니다.

 

 

오자룡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찰스왕이 자룡의 친아버지임을 알게 놀라게 됩니다. 이미 안면이 있던 이들은 서로가 이런 기막힌 인연을 가질 줄은 꿈에도 몰랐죠. 이렇게 하루 아침에 오자룡에서 왕자룡이 된 자룡은 친아버지 찰스왕과 부자 관계로 재회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감동적이어야 할 재회는 생각보다 큰 감동을 주지 못했습니다. 이미 시청자의 감정소모가 자룡이 회사를 위해서 투자를 받느냐 마냐로 질질 끌어서 지칠대로 지쳐버린 덕입니다. 작가는 오자룡과 찰스왕의 관계를 다지는 동안, 감정적으로 진한 개연성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저 친아버지가 아들을 못알아보고 반복적으로 오해하는 식으로 진부하게 전개 되었습니다. 그리고 찰스왕만 아들을 찾아야겠다는 일념이 투철했고, 자룡은 투자만 받으러 징징대는 모습만 보여줬을 뿐, 아버지를 찾아야겠다는 간절함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두 사람이  진한 부자관계를 나누는 모습이 왠지 억지스러워 보였습니다.

 

그동안 오자룡은 진용석에게 당하면서 회사를 구하겠다며 발만 동동굴렀고, 그 결과 호구라는 별명까지 생기며 맹한 캐릭터가 되어갔습니다. 이렇게 오자룡 캐릭터를 AT그룹 지킴이 정도로 소모하다보니, 정작 자신의 출생의 비밀과 부모간의 진한 애정이 등한시 되었습니다. 작가가 가족애에 초점맞춰서 좀더 감정적으로 주인공 캐릭터를 부각시켰다면, 친아버지를 만나는 장면이 지루하게 전달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드라마의 성공여부와 해피엔딩 결말과 상관없이 이장우가 맡은 오자룡 캐릭터는 주인공임에도 끝까지 조명받지 못하는 불운의 캐릭터가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지루한 자룡의 성공이 마무리되는 동안, 비참한 최후를 준비하는 진용석과 김마리가 또다시 시청자를 멘붕시켰습니다. 밀항준비를 마친 그들은 떠나는 당일에 경찰들에게 소재지를 들키고 맙니다. 드디어 새로운 호구로 등장한 형사들이 제대로 형사노릇을 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경찰들의 호구짓은 계속되었습니다.

 

진용석의 차를 긴박하게 추격했던 경찰들은 골목으로 달아난 진용석의 차를 보지 못하고 또 허탕을 쳤습니다. 어떻게 여러대의 경찰차가 달려나갔는데도 따라잡지 못하는지 참 답답했지요. 이렇게 작가는 한국경찰을 완전히 호구로 그리며 진용석의 위기탈출을 도왔습니다. 더욱이 진용석의 차는 기름마저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까지 왔습니다. 그럼에도 경찰들이 되돌아서 찾지도 않았죠. 정말 진용석의 최후를 얼마나 대단하게 그릴려고 이렇게 매번 살아나게 하는지 이해안되었습니다.

 

 

그리고 불사조 진용석의 운빨은 여기서 끝이 아니였습니다. 더이상 도망치는데 지친 김마리는 용석에게 솔이를 위해서라도 자수하고 새로 시작하자 했습니다. 진용석은 잡히면 끝이라며 최후의 발악을 하듯 분노했죠. 결국 진용석은 마리를 두고 홀로 도망치기로 결심합니다. 그런데 그때 진용석을 향해 자동차가 돌진했고, 김마리는 용석을 밀치며 차에 뛰어들었습니다. 결국 김마리는 교통사고로 죽음의 위기에 처했고, 진용석은 위기를 벗어나며 시청자들은 멘붕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진용석은 교통사고 위기마저 마리의 희생으로 넘기며 불사조의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도대체 진용석은 언제 통쾌하게 당할까? 진부한 교통사고 장면은 그 자체도 짜증나는 것이지만, 진용석이 아닌 김마리가 희생량이 되었다는 것이 더 분통터졌습니다. 김마리가 독해진 것은 진용석 때문이었습니다. 한때는 진용석의 피해자였다가 사랑한 남자와 아이때문에 악녀가 된 그녀도 불쌍한 존재죠. 물론 악행에 동참했기에 그다지 동정심은 안들지만, 그래도 솔이의 엄마인데 교통사고로 허무하게 죽음을 맞는 건 잔인한 일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마리의 죽음일까요? 진정한 권선징악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용석의 죽음이 더욱 통쾌한 일인데 말이죠. 이는 마리의 희생으로 진용석을 개과천선 시키겠다는 작가의 뻔한 노림수 같습니다. 정말 작가가 진용석 캐릭터에 대한 무한애정을 가진게 틀림없습니다.

 

 

이렇게 작가는 진용석을 끝까지 버리지 못했습니다. 뻔한 교통사고로 모든 것을 매듭지을 생각이었다면, 김마리가 아닌 진용석이 비참한 최후를 맞는게 당연했습니다. 그것이 끝없는 욕망이 보여준 통쾌한 권선징악이겠죠. 하지만 작가는 진용석에게도 반성과 용서라는 진부한 결말을 주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그때문에 김마리가 교통사고의 비극을 떠안고 비참한 죽음을 맞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원하는 결말은 진용석의 처참한 최후이지, 이렇게 다른이의 희생이 아니였죠. 어떻게 매번 진용석의 악행의 결과로 다른이들이 교통사고로 허무하게 죽게되는지 답답합니다. 아무리 막장드라마라도 교통사고가 시도때도 없이 반복되지 않지요. 그러나 오자룡에선 교통사교가 진용석의 모든 실마리였습니다. 악인이 교통사고의 덕을 보게 되는 말도 안되는 막장전개를 어떻게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요?

 

 

마리가 자신때문에 죽을 위기에 처하면 진용석도 어느정도 개과천선 할테고, 또다시 악인이 동정을 구하며 새인생을 산다는 기막힌 결말이 예상됩니다. 수많은 악행을 저리르고 쉽게 정신차린다? 인간의 본성이 쉽게 달라질 수 없음에도 드라마들은 매번 악인들을 인간적으로 용서하기 바쁩니다. 더욱이 진용석과 마리에겐 솔이까지 있으니 섣부른 동정심이 발동할 구석이 많습니다. 벌써부터 예고에서도 다친 김마리가 나진주를 만나야 한다고 말해서, 솔이를 부탁하려고 저러나 짜증나게 만들었죠. 만약 그렇게 된다면 작가는 진짜 끝까지 오자룡 사람들을 호구로 보는 것입니다.

 

게다가 김혜옥과 장백로 이기자는 절친 사이고, 이기자의 동생은 김혜옥네 며느리가 되었으니, 영원한 악연을 끊어버리기엔 이미 꼬였습니다. 물론 자신의 죄를 진정으로 반성하는게 나쁜 결말은 아니지만, 너무 많은 사람이 희생된 것을 생각한다면 그다지 통쾌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말이 과연 얼마나 시청자의 답답함을 통쾌하게 풀어줄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김마리의 교통사고는 시청자를 멘붕시키며, 뻔한 결말을 암시했습니다. 캐릭터들을 호구로 만들었던 절대악인 진용석 캐릭터는 아마 막장드라마 사상 명불허전 캐릭터로 남을 듯 합니다. 마지막까지 '오자룡이 간다'는 오자룡보다 진용석을 더 궁금하게 만드는 ' 진용석이 간다 '를 보여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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