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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닥터 문채원, 지루함 반전시킨 빵터진 찰진 욕설연기 본문

Drama

굿닥터 문채원, 지루함 반전시킨 빵터진 찰진 욕설연기


딘델라 2013.08.27 13:52

박시온(주원)은 늑대소녀 은옥이의 일로 병원을 떠나야 했습니다. 박시온과 최원장(천호진)을 위기에 빠트리기 위한 고과장의 계획이 먹혀들었죠. 박시온은 병실문을 제대로 잠갔다 항변했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자폐증이란 편견의 눈으로 바라봤던 사람들은 터질게 터진거라며 박시온을 몰아붙였습니다. 결국 고과장 측근들은 최원장에게 책임을 물으며 박시온과 함께 병원을 떠나달라 했지요.

 

 

이런 치졸한 자리 다툼 모략 때문에 박시온이 병원을 떠나는 상황은 참 짜증나는 부분입니다. 주인공의 성장을 위해서 위기가 찾아온다 하여도 어느샌가 모두의 민폐처럼 그려지는 것은 아쉬운 전개죠. 박시온은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모두들 박시온을 무시하기 바빴고, 일말의 의구심조차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박시온의 말을 막아섰지요. 그저 입닫고 아무것도 하지말고 가만히 있으라며 박시온을 몰아붙이기만 하는 건 시청자 입장에선 답답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김도한 마저 떠나는 박시온에게 인사조차 하지 못하게 막아서는 모습은 매정하고 과해보였지요. " ..앞으로 어디를 가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 하지마. 혼자서 뭘 할 수 있다는 생각 절대 하지 말고. 너에게 걸맞는 인생을 살아..." 김도한은 시온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충고했습니다. 그는 이번 일이 그의 한계를 제대로 보여줬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더 매몰차게 박시온을 몰아세웠습니다. 그것이 트라우마를 가진 김도한 입장에서 상처 받을까 걱정해서 해주는 충고지만, 숨어서 지내라는 건 어렵게 재능을 깨워서 세상에 나온 박시온에 겐 사형 선고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분명 김도한은 이번 일로 뒤에서 웃을 사람들이 누군지 똑똑히 알았습니다. 선배들의 자리 다툼으로 사단이 난 게 분명함에도 그는 무력하게 아무것도 할 수 없었죠. 그렇게 김도한이나 차윤서까지 모두들 박시온이 병원을 나가는 게 낫다며 무력한 모습만 보여줬습니다. 심지어 차원장까지 박시온을 믿으면서도 내가 하지 않은 일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박시온을 혼란에 빠트렸습니다. 자기가 안 했는데 왜 책임을 져야 하죠? 불합리한 모순을 이해하지 못한 박시온이 병원을 떠나서 자신의 말을 가만히 들어주는 로봇을 바라보는 장면은 너무나 측은했습니다.

 

이처럼 7회는 장애에 대한 편견과 치졸한 모략까지 더해져서 박시온을 더욱 짠하게 만들었습니다. 주인공의 활약을 바라는 시청자들은 천재 자폐 의사가 모두에게 민폐 의사로 비춰지는 상황에서 극적인 재미보다는 지루함을 느껴야 했습니다. 그래서 늑대소녀 에피소드는 아역 연기와 박시온과 은옥의 소통이 참 좋았지만, 오버스런 설정과 유치한 모략질이 박시온을 내쫓는 과정의 개연성을 떨어뜨려서 지루함을 더했습니다.

 

 

이렇게 '굿닥터'는 박시온의 활약 여부와 함께 극의 몰입감이 확연히 차이가 났습니다. 편집의 문제인지 아니면 오버스런 병원정치와 에피소드의 문제인지, 현재처럼 박시온이 당하기만 하는 짠한 순간에선 시청자들이 극적 재미를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병원 정치를 두고 시청자들 사이에서 식상하다는 반응이 터져 나왔기에, 그 비중을 적당히 줄이며 박시온의 성장을 확실히 그려줄 필요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문채원이 연기하는 차윤서 캐릭터가 정말 중요했습니다. 유일하게 박시온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차윤서가 있어서 그나마 극에 숨통을 불어넣었습니다. 김도한은 비슷한 장애를 가진 동생의 죽음 때문에 트라우마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최원장은 박시온을 병원에 들인 일이 최선이었습니다. 그래서 차윤서는 병원의 일원으로 처음 박시온에 호기심을 보낸 인물이기에 더없이 든든한 박시온의 편이었습니다.

 

이날도 떠나는 박시온을 안타까워하며 눈물까지 흘린 차윤서였습니다. 차윤서도 박시온의 한계를 인정했지만, 좀더 그를 이해하면서 그의 한계를 받아들였죠. 차윤서는 최원장에게 박시온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해서 들었습니다. 박시온은 거짓말을 못한다! 자폐극복 프로그램 중에 사회성 향상을 위해서 일부러 거짓말을 가르쳐주는 경우가 있는데, 박시온은 끝까지 실패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만큼 박시온은 순수하게 세상을 받아들이는 존재였습니다. 그럼에도 박시온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던 건 바로 뛰어난 암기력이었습니다. " 선과 악의 개념, 세상의 원,리 세상에 사는데 필요한 모든 걸 외워버렸지. 세상 전체를 통째로 암기해버렸지. 그러나 불합리한 거나 부조리한 거나 전혀 이해하지 못했어. "

 

두 사람의 대화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지요. 사회성이란 때론 거짓말도 할 줄 알고, 세상의 불합리도 이해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이를 사회성이라고 불러야 하는 건 우리 시대의 어두운 자화상이었습니다. 형과의 좋았던 기억만 남기고 평생을 피터팬처럼 어린 인성에 가둬온 박시온은 순수한 로봇이었습니다. 그런 맑은 존재에게 우린 다가서지 못하고 우리처럼 생각하고 적응하라고 강요하고 있었습니다. 과연 그것이 올바른 사회성일까? 두 사람의 대화는 왠지 씁쓸했습니다.

 

 

그래서 사회성이 부족한 박시온에게 처세술을 가르쳐준 차윤서의 극약 처방은 지루했던 전개를 반전 시켰습니다. 인사 차 들른 차윤서는 박시온을 술집에 데리고 갔습니다. 박시온은 술을 한번도 못먹어 봤다며 냄새가 너무 싫다고 했지요. 그러자 차윤서는 내가 따라주면 마시라며 술을 권했고, 박시온은 사약을 받아먹듯 오만상을 찌푸리며 억지로 마셨습니다. 차윤서는 의사가 되겠다는 고집을 꺽을 수 없는 박시온을 보면서, 차라리 여기 술 다 마시고 술로 푸는 법도 배우라며 사회생활의 처세술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술에 뻗은 건 박시온이 아니라 차윤서였습니다. 술을 마실수록 샘물 같았다는 박시온은 전혀 취하지 않았고, 차윤서는 박시온에게 완전 꾼이라며 등에 업혀서 비몽사몽이 되었습니다. 술에 취한 차윤서는 사람들한테 욕하고 싶지 않냐며 " 이런 18층에 사는 시베리안허스키 같은 새끼야 " 라며 18층 건물 사람과 찰진 욕을 주고받으며 진상까지 떨었습니다. 문채원의 빵터지는 욕설이 어찌나 반갑던지, 실감나는 연기가 극의 재미까지 더했습니다. 이런 장면마저 없었다면 전체적으로 당하기만 하는 박시온이 더욱 불쌍해서 답답할 뻔했습니다. 문채원이 망가짐도 각오한 리얼한 욕설로 지루함을 반전 시키며, 박시온과 차윤서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계기를 실감나게 살려냈습니다.

 

이렇게 박시온을 세상과 소통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선택한 문채원을 본다면 연기변신을 잘하면서도 자신에게 득이 되는 배역을 잘 고르는 똑똑한 배우라는 게 느껴집니다. 그녀는 바람의 화원, 공주의 남자, 착한 남자 그리고 굿닥터까지 겹치지 않은 캐릭터로 매번 연기변신을 이끌 수 있는 매력적인 역할만 똑부러지게 골라서 연기했지요. 이번 차윤서 역할도 후배들에게 거침없이 욕도 날릴 수 있는 깡 있는 역할을 맡으면서 시청률 견인에 힘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원의 연기 만큼이나 상대의 변화를 이해하고 이끌어낼 수 있는 문채원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두 사람이 나오는 장면이 가장 '굿닥터'의 주제에 부합하는 전개 같아서 몰입이 컸습니다.

 

 

 

이처럼 세상의 처세술이라며 술 마시는 법과 욕하는 법을 가르쳐준 차윤서의 엉뚱한 모습이 지루한 전개에 날개가 되었습니다. 어딘가 더욱 모순적여 보이는 우리의 사회성을 술과 욕으로 대변해주는 장면 같아서 더 웃겼죠. 어쩌면 이 모순 덩어리 세상에 박시온이 적응해간다는 자체가 불가능할 지 모릅니다. 그러나 적어도 모순이 모순임을 알고 적당히 술과 욕도 쓸 줄 아는 사회성을 적당히 가진 차윤서가 박시온 곁에 있다면, 힘든 적응기도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엉뚱하게 나마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알려주고 도와주려 한 차윤서의 존재가 더없이 사랑스러웠습니다. 박시온도 차윤서가 끝까지 자신을 위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만취해 잠에 든 차윤서의 머리를 쓰담 쓰담하는 장면에서 아이가 아닌 남자로의 감정변화가 느껴졌습니다. 이날 피터팬 이야기가 나오는데, 박시온이 네버랜드를 벗어나지 못하는 피터팬이라면 차윤서는 세상과 끈이 되어주는 웬디 같은 존재 같았습니다. 두 사람의 소통은 이제 시작이죠. 서로를 이해하는 순간부터 소통하게 된 두 사람이 앞으로 험난한 병원생활을 어떻게 이겨낼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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