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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닥터 짜증나는 음모와 모략, 왜 박시온만 당해야 하나 본문
'굿닥터'가 시청률 전국 19% 서울 수도권 20%를 돌파하면서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굿닥터'가 시청자의 관심을 받으며 상승를 이어가는 건 박시온(주원)을 둘러싼 사건들이 흥미롭기 때문이죠. 자폐증을 앓고 있지만 천재적인 재능 또한 가진 박시온은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면이 강했습니다. 그리고 다들 박시온을 로봇이라 무시해도 그가 진심으로 환자와 소통하며 진정한 의술을 행하고 있다는 데 시청자는 감동하고 힐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잘나가는 '굿닥터'에도 약점은 있었습니다. 바로 도넘은 병원정치였습니다. 병원을 둘러싼 의사들의 권력다툼과 정치는 흔한 소재지요. 적당한 갈등을 넣기 위해서라도 의학드라마에서 의사들간의 신경전은 양념처럼 등장했습니다. '굿닥터'에서도 그런 정치모략이 자주 등장했습니다. 병원을 권세와 욕망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순수하게 환자만을 살리고자 하는 박시온과 비교되서 씁쓸한 의료현실을 비춰주는 거울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굿닥터'가 소아외과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음모와 모략이 점점 짜증을 부르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치료하는 의사가 병원정치에 빠져서 아이들까지 이용한다는 건 생각만으로도 짜증나는 일입니다. 이런 정치노름의 핵심은 바로 금융인 출신 부원장 강현태(곽도원)와 탐욕스런 소아외과 과장 고충만(조희봉) 그리고 고과장의 충직한 스파이 우일규(윤박)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지요.
이들은 박시온의 스승 최우석(천호진) 원장을 밀어내기 위해서 유치한 짓을 서슴없이 했습니다. 이들이 최원장을 밀어내기 위해서 선택한 카드가 바로 박시온이었습니다. 자폐증 박시온을 원장의 요구대로 병원에 들이고, 그가 사고를 내기만을 기다렸죠. 박시온은 편견때문에 당연히 요주의 인물이 되었고, 사람들은 그을 믿지 못했습니다. 박시온이 사고를 칠때마다 이를 빌미로 원장을 밀쳐낼 구실을 만들기 바빴습니다.
그중에서 스파이 의사 우일규의 얄미운 짓이 가장 불편했습니다. 우일규는 병원내 안좋은 일을 다 박시온에게 끌여붙여서 괴롭혔습니다. 그는 박시온의 장애를 가장 적나라하게 비하하는 인물이었죠. 박시온의 머리를 책으로 때리거나 화장실에서 구박을 주는 행동은 딱 양아치 일진과 닮아있습니다. 그는 능력이 뛰어나지 못하니 고과장에 빌붙어서 다른 힘으로 성공하고자 했습니다. 그런 우일규는 스파이 노릇을 하면서 박시온에게 불리한 일을 꾸몄습니다. 특히나 6회에서 스파이의사의 도넘은 막장짓은 정말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이날 '굿닥터'에는 늑대소녀가 나왔습니다. 아동학대를 보여준 늑대소녀 은옥이는 아역이 연기를 잘해서 그런지 귀여웠습니다. 물론 늑대소녀의 등장이 무리수라고 생각한 사람도 있겠지만, 서번트 증후군 의사의 성장동화를 보여주는 '굿닥터'의 판타지적 요소를 생각한다면 늑대소녀는 나름 재밌었습니다.
개와 생활해서 동물적인 본능에 길들여진 늑대소녀는 사람들과 소통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점이 자신과 닮아서인지 박시온의 마음을 아프게했고, 박시온을 개를 다루듯 조심스럽게 은옥이와 친해졌습니다. 그런데 꾸민일이 강현태에게 까이며 위기의식을 느낀 고과장은 박시온을 또다시 이용했습니다. 박시온을 은옥이의 주치의로 선정한 것입니다. 전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은 그의 제안에 김도한은 불안감을 느꼈지만, 과장의 지시를 무시할 수 없었죠.
결국 박시온의 은옥의 주치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병원 아이들과 은옥이가 가까워지게 하는 등 기대이상으로 소통하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훈훈한 모습도 잠시, 우일규는 박시온이 자리를 비운 사이 잠겨둔 병실문을 열어서 늑대소녀가 탈출하게 만들었습니다. 늑대소녀는 병원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병원 사람들까지 다치게 했지요. 환자 아이가 넘어져 다치는 장면은 보기 불편할 정도였습니다. 경호원들이 억지로 늑대소녀를 잡으려하자, 박시온이 이를 말리다 경호원을 치기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또다시 사람들은 박시온을 편견의 눈으로 봤습니다. 주치의 노릇을 제대로 못하고 사람까지 때렸다며 편견으로 박시온을 밀어낼게 뻔했습니다. 이런 엄청난 난장판을 태연하게 지켜보며 미소짓는 우일규가 얼마나 짜증나는지! 아무리 병원정치가 의드의 한 요소라해도 이렇게 도넘은 음모와 모략까지 필요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이처럼 '굿닥터'는 성장하는 박시온의 훈훈한 장면과 극과 극의 대비를 이루는 막장스런 정치모략 때문에 드라마를 망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병원 환자가 다치던 말던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어떤 일도 서슴치 않는 막장의사 설정은 너무했지요. 늑대소녀의 판타지보다 막장 스파이 의사의 민폐짓이 더 무리수였습니다. 훈훈하던 아름다운 소통 후에 왜 이렇게 찬물을 끼얹으며 드라마의 흐름을 막장으로 변질시키는지 안타까웠습니다. 이런 도넘은 음모와 모략이 짜증나는 건 이들이 박시온의 장애를 빌미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시온의 가장 큰 단점을 앞세워서 사람들에게 끝없이 박시온은 안된다고 주지시키고 있기에 더욱 욕나왔습니다.
박시온의 순수하고 착한 심성에 힐링받는 시청자들은 막장짓에 박시온이 상처받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게 아니죠. 가뜩이나 그의 순수한 소명을 몰라주고 능력도 봐주지 않는데, 박시온의 장애까지 이용해서 음모나 꾸미는 막장짓은 눈살 찌푸릴 뿐입니다. 그래서 왜 이렇게 박시온만 당해야하는지 답답했습니다.
주인공의 성장이 반드시 위기에서만 찾아오는 건 아니죠. 아무리 편견을 이기는게 박시온의 몫이라해도, 능력을 펼쳐보기도 전에 억지로 편견만 덧씌우는데 누가 그 성장을 달가워할까요? '굿닥터'가 인기를 얻는 건 박시온과 차윤서 그리고 김도한의 성장기입니다. 외적인 정치모략이 도가 넘을 수록 힐링과 막장이란 엄청난 간극이 드라마의 흐름을 깨지나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작가님이 잘써주시겠지만, 짠내나는 박시온 몰이는 심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괜실히 드라마 망치는 과도한 설정때문에 힐링요소마저 저해할까 우려스러웠습니다. 다음주에는 좀더 훈훈한 이야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