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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군의 태양, 해피엔딩 암시한 결정적 복선 본문

Drama

주군의 태양, 해피엔딩 암시한 결정적 복선


딘델라 2013. 9. 20. 10:25

지난주 주군의 영혼이 빠져나온 건 역시나 혼수상태에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수술중 심장마비가 와서 잠시 영혼이 나타났던 것이죠. 그런데 주중원은 자신이 죽은 줄 알았기에 수술에 성공했음에도 쉽게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결국 태공실은 주군의 영혼을 불러오기 위해서 영매 고여사의 거래에 응해야 했습니다.

 

 

고여사는 공실의 능력을 원했습니다. 영혼을 다룰줄 알지만 보지 못하는 고여사는 공실이 제물이 되기를 원했죠. 그렇게 되면 공실은 자신의 뜻대로 살 수 없게 됩니다. 한마디로 영혼을 파는 거나 마찬가지였죠. 게다가 영혼을 불러온다 해도 주군의 기억에서 태공실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주군을 살려야 했기에 태양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결국 태공실은 자신을 희생하기로 마음먹고 주군을 깨우는데 성공했습니다.

 

 

주군은 태양의 존재를 알지도 못했고, 폭풍우 치던 그 날밤으로 모든 기억은 멈춰있었습니다. 깨어난 주군 곁엔 희주의 쌍둥이가 있었고, 그 모습은 마치 왕자가 깨어나 다른 이를 은인이라 알아본 '인어공주'를 연상시켰습니다. 마녀와 거래를 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준 '인어공주'처럼 태공실은 고여사에게 자신의 영혼을 팔았습니다. 이렇게 '주군의 태양' 13회는 동화를 모티브한 전개가 흥미로웠습니다. 늑대와 염소의 우정을 다룬 '폭풍우 치는 밤에' 처럼, 결국 주군은 기억상실에 빠졌습니다. 주군이 죽지 않고 기억상실에 빠지면서 주군이 태양과 다시 이어질거란 해피엔딩을 기대하게 했지요. '폭풍우 치는 밤에'의 두가지 결말 중 해피엔딩 결말에선 기억상실에 빠진 늑대가 다시 염소를 알아보며 해피엔딩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마냥 마음 놓을 수 없었습니다. '인어공주' 스토리가 더해지면서 영매의 제물이 되는 결과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켰습니다. '인어공주'의 결말은 새드죠. 거품처럼 사라진 인어공주는 결국 자신을 희생하며 왕자의 행복을 지켰습니다. 왕자를 구했다는 진실을 알리지 못하고 그렇게 허망하게 사라졌습니다. 그렇다면 태공실이 인어공주처럼 평생 희생하는 대가로 주군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지워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주군은 왕자와 달랐습니다. 폭풍우 치는 밤 이래로 두 사람이 쌓은 추억은 너무나 많은 증거를 남겨두었습니다. 기억은 잊어버렸지만, 태양과 함께했던 흔적들이 고스란히 주군의 인생을 덮고 있었죠. 유괴된 아이의 시신을 발견했고, 누군가를 위해서 흉기에 찔렸습니다. 그리고 탈영병을 잡은 공으로 표창까지 받게 생겼습니다. 학대받는 아이를 위한 재단까지 설립한다는 말에 주중원은 도대체 자신에게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 의심하게 되었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자신의 손에 늘 이상함이 느껴졌습니다. 누군가가 있었다가 확 사라진 느낌! 늘 태공실의 방공호로 내주었던 그 손에서 공실의 따뜻한 자취가 여전히 감돌고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중원은 본능적으로 쌍둥이 공범이 접근해도 철벽방어를 했습니다. 그저 태공실의 흔적만 찾고 의문을 가질 뿐, 절대로 눈돌리지 않는다는 설정이 답답한 상황을 숨통트이게 했지요. 그도 그럴것이 쌍둥이 에피소드는 본질적으로 '인어공주'와 달랐습니다. 공소시효를 기다려 15년만에 의도적으로 접근한 스토커였고,  드러난 진실이 보여준 반전자체가 주군의 인생에 민폐만 끼친 꼴이었죠. 바로 '왕자와 거지'처럼 진짜 차희주와 다른 쌍둥이 한나가 뒤바뀐 것입니다. 죽은 차희주가 알고보니 영국으로 입양가서 부유한 집안에서 곱게 자란 마음 착한 한나였고, 주군을 스토처처럼 따라다닌 한나가 진짜 차희주였습니다. 그래서 회상장면에서 차희주의 성격이 종잡을 수 없던 것이죠.

 

아마도 쌍둥이 동생을 찾으러 간 한나가 고아원에서 불쌍하게 자란 희주를 만나서, 동생의 부탁에 못이겨 신분을 바꿔주었고, 그렇게 희주 행세를 하다가 중원을 만나서 사랑하게 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100억 납치사건은 한나를 죽이기 위한 희주의 단독범행이 아닐까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한나의 삶이 탐났던 진짜 희주가 한나를 죽음으로 몰기 위해서 납치사건을 꾸몄고, 한나가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것이죠. 한나의 모든 것을 가지고 싶었다면, 주중원까지 손에 넣고 싶은 건 당연했습니다. 그래서 스토커처럼 주군을 따라다니며 공소시효가 끝나기만 기다려 접근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왕자와 거지'처럼 신분이 바뀌었고, 거기에 희주의 욕망이 더해진 쌍둥이 자매의 진실이 소름돋았습니다.

 

 

그런데 쌍둥이 자매가 해피엔딩을 위태롭게 하는 최후의 복병일까? 영매인 고여사가 빙의에 대한 찝찝한 말을 했기에, 죽은 한나가 공범을 찾겠다며 태공실에게 몸을 빌려달라고 한 말이 어딘가 믿음이 가지는 않지요. 한나가 태양의 몸을 뺏어서 주군의 곁에 살려는게 아닐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간 '주군의 태양'에서 보여준 귀신들은 대부분은 안타까운 사연이 주를 이뤘고, 오히려 인간이 더 무섭다는 걸 강조했지요. 귀신보다 인간이 더 무섭다는 건 쌍둥이 언니를 죽이고 그 인생을 훔친 차희주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왕자와 거지'를 모티브한 쌍둥이 이야기는 오히려 해피엔딩을 더 명확히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동화 속 옥쇄처럼 증거가 될 자료를 들이밀고 희주의 소름돋는 정체를 밝혀낼 사람은 죽은 한나뿐이겠죠. 게다가 한나가 주군을 욕심 낼 수 없는 건, 주군의 방공호 능력때문에 더욱 희박해보였습니다. 주군의 기억은 사라졌지만, 태양을 위한 방공호는 여전히 유효했습니다. 이날 기억을 잃은 주군은 자이언트몰의 고급정보를 알려주겠다는 태이령에게 속아서 어쩌다가 태공실을 만났습니다. 익숙하게 끌리는 뒷모습과 자신이 가진 동화책까지 들고 있는 여자가 궁금해서 다가갔는데, 귀신을 보고 움찔한 공실의 어깨를 잡자 귀신이 사라졌습니다. 주군은 태양에게 " 방금 잡았을때 찌릿하지 않았나요? 아주 쎄게"라고 물었고, 태양은 아니라고 거짓말 했지요. 그리고 태양은 " 기억은 사라져도 당신은 아직도 내 방공호네요" 라고 중얼거렸습니다.

 

이처럼 기억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태양의 특별한 방공호는 주군 뿐이라는 결정적인 운명의 복선들이 해피엔딩을 암시했습니다. 주군은 태양을 터치하자 강하게 찌릿한 느낌을 받았죠. 그건 기억이 지울 수 없는 태양과의 강한 운명을 말했습니다. 처음 두 사람이 폭풍우 치는 밤에 만났을때 태양은 주군과의 터치에서 짜릿한 전율을 느꼈습니다. 태양을 미친여자 취급했지만, 분명 번개가 번쩍하듯 짜릿한 전율을 주군도 받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주군이 깨어났을때 그의 손에서 무언가 번쩍하고 사라진 느낌이 바로 그 전율을 의미하겠죠. 이렇게 주군은 언제 어디서든 태양을 만나면 짜릿한 운명을 느끼고 다시 방공호가 될 수 밖에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빙의가 된다 한들 주군의 벗어날 수 없는 방공호 앞에서 한나의 영혼도 곧 사라질 수 밖에 없겠죠.

 

 

 

무엇보다 주군은 이미 변해있었습니다. 난독증으로 대변되었던 주군의 첫사랑 트라우마는 태공실을 구하면서 없어졌습니다. 그건 주군의 상처가 이미 태양에 의해서 치유되었다는 반증이겠죠.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서 이제는 글까지 읽게 되었다는 건 사람들이 말한 첫사랑의 저주에서 완전히 풀려났다는 뜻이자, 주군의 진정한 운명의 상대가 태양이었다는 확실한 답입니다. 다만 기억을 잊었기에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왔을 뿐, 두 사람의 운명이 이로서 끝이라는 말이 아니죠. 오히려 기억을 잊어도 또다시 태양을 찾아와서 " 폭풍우치는 밤에....둘이 서로 알아보는 암호야 니가 태양이야? " 라고 본능처럼 물어보는 주군은 벗어날 수 없는 영원한 태양의 방공호였습니다.

 

어쩌면 겉으로 보여지는 쌍둥이 사건보다 제물이 되서 진짜 영혼이라도 저당잡히게 될지 모르는 영매사의 덫이 더 무서운 시련일지 모릅니다.  하여튼 기억상실이란 불안한 순간에도 주군은 운명처럼 태양을 향했습니다. 두 사람이 운명의 상대란 복선은 어떤 힘든 상황도 헤쳐갈 수 있는 강력한 힘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시련들은 완벽한 해피엔딩을 위한 양념쯤으로 여겨도 되겠지요. 여러 동화들이 모티브가 되었지만, 결말의 핵심은 염소와 늑대의 행복한 결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늑대가 염소를 알아보고 영원히 지켜주며 행복하게 살거라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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