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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가정부, 독이 된 복사판 리메이크의 한계 본문

Drama

수상한 가정부, 독이 된 복사판 리메이크의 한계


딘델라 2013.09.25 12:56

최지우가 오랜만에 '수상한 가정부'로 브라운관에 컴백했습니다. '수상한 가정부'는 일본 드라마 '가정부 미타'를 리메이크한 작품이죠. '가정부 미타'는 막장 논란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시청률 40%가 넘은 히트작입니다. 일본에서 히트한 드라마를 지우히메라 불리는 한류스타 최지우가 연기한다고 하니, 방송 시작부터 화제를 뿌렸습니다. 그러나 '수상한 가정부'의 첫시작은 불안해보입니다. 시작부터 최지우의 연기력에 대해서 앞서 리메이크한 '직장의 신' 김혜수와 '여왕의 교실' 고현정과 비교해서 혹평이 쏟아졌습니다.

 

 

시청자들이 김혜수와 고현정과 비교해서 최지우의 연기력에 집중한 건 어쩌면 당연했습니다. 최지우가 선보이는 박복녀 캐릭터가 직신 미스김과 여교 마여진 캐릭터와 상당히 닮았기 때문입니다. 무표정의 속을 알 수 없는 미스테리한 여주인공! 어둡고 음침한 기운이 드는 건 마여진과 비슷하고 뭐든 척척 잘하는 건 미스김이 떠오르죠. 그래서 미스김이 직장을 나와서 학교에 취직을 했다가 가정부가 되었다는 네티즌의 우스개 유머가 공감이 될 정도였습니다. 그렇다보니 무표정 속에 감정을 속이는 폐쇄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부분에서 당연히 비교가 되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특히 김혜수는 독보적으로 미스김 캐릭터를 통해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기에, 더욱 고현정과 최지우에 이르기까지 강력한 비교군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누가 더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로봇처럼 폐쇄적인 캐릭터가 주인공인 일본 리메이크작들을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들이 연이어 선보이는 것은 왠지 참 씁쓸했습니다. 상처를 가진 그녀들이 세상과 마음의 문을 닫고 로봇같은 딱딱한 말투와 무표정을 선택하며 직장과 학교 그리고 가정이란 공간에 일침을 가하는 작품들! 처음에는 그런 여주인공들이 신선함으로 다가왔을지 모르나, 반복적으로 등장하니 오히려 일드에 대한 시청자들의 편견만 쌓게했지요. 그래서 신선해서 선택한 리메이크가 오히려 점점 식상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최지우의 '수상한 가정부'가 초반 호불호가 갈린 확실한 이유는 바로 리메이크작의 한계 때문이죠. 최지우의 부족한 연기력도 한몫했지만, 이미 선보였던 리메이크에서 비슷한 여주인공들이 반복적인 패턴으로 직장과 학교 그리고 가정이란 공간만 달라졌을 뿐, 그 안의 문제의식을 끄집어 낸다는 방식이 너무나 복사판으로 전개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올해 일드 리메이크가 이렇게 비슷한 맹락으로 전개되다 보니, 최신작임에도 불구하고 신선함으로 치면 '수상한 가정부'가 가장 떨어지는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이는 아무리 작품이 좋고 흥행했더라도 과도한 리메이크 열풍이 연달아 번지면 독이 된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 열풍은 바로 신선한 소재를 찾는데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드에도 비슷한 속성은 있습니다. 직신, 여교, 수상한 가정부까지 여주들이 폐쇄적이고 독특한 성격을 지닌 점들이 보여주듯, 주인공들이 만화적이고 오버스럽고 비현실적인 부분들이 상당하다는 것이죠. 그래서 흥행작 중에 범상치 않은 주인공들의 속성이 많습니다. 그런 비슷한 흥행작들이 한꺼번에 몰아서 리메이크가 되니, 일본 여주인공은 다 무표정에 로봇인가? 라는 편견 아닌 편견까지 생기게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 드라마들도 흥행공식이 있듯이 일본도 그런 만화적인 캐릭터들이 겹치는 경우가 많고 흥하는 아이템으로 고착화되는 경우가 있겠죠. 파견의 품격 2007년작, 여왕의 교실 2005년작, 그리고 가정부 미타 2011년작입니다. 일본 특유의 캐릭터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보니 리메이크가 많아지면서 그런 일드의 고착화된 캐릭터들까지 비슷하게 넘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신선함으로 리메이크 되었던 일드 흥행작이 한꺼번에 몰리자, 역으로 식상한 캐릭터 열전으로 역효과만 부르며 '수상한 가정부'의 최지우가 김혜수를 따라했다는 웃지못할 진풍경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나마 '직장의 신'은 김혜수의 몸사리지 않는 연기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직장이란 공감대를 이끌기 좋은 소재가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각색하기 좋았죠. 하지만 일본에서도 문제작이라고 소문났던 '여왕의 교실'은 일본특유의 정서적인 문제를 넘지 못해서 아역들의 명연기가 작품보다 더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런 일드의 한계를 이미 경험했기에, 아무리 흥행작이라 해도 반드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서에 녹아드는게 가장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수상한 가정부'도 불륜이란 막장 소재가 있지만 원작이 가지는 일본특유의 정서를 한국식으로 풀어내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초반 2회까지 '수상한 가정부'가 보여준 건, 안타깝게도 '가정부 미타'를 그대로 재연하는 일이었습니다. 둔탁한 가방과 검은 모자에 두꺼운 패팅, 심지어 가사도우미로 입는 옷스타일까지 비슷했지요. 그리고 각종 배경과 세트까지 똑 닮아서 OST빼면 일드랑 너무 닮았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특히 최지우가 '이것은 명령입니까?'라고 말하는 것도 번역한 그대로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원작을 모르는 시청자들이 많겠지만, 지나치게 세세한 부분까지 원작을 복사하는 건 리메이크의 의미가 없는 것이죠. 일본이 원작인 '그겨울 바람이 분다'만 봐도 설정과 소재를 가져왔을뿐, 극본부터 전체적인 배경까지 모두가 재탄생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리메이크를 해도 원작과 다른 맛이 어느정도 있어야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면에서 '수상한 가정부'가 '굿닥터'가 끝난 후 탄력받기 위해서는 일본 원작에서 막장 논란이 일어났던 여러 요소들을 한국식으로 각색해내는 일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수상한 가정부'의 성공여부를 떠나, 이렇게 리메이크에 몫메는 현실이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폐쇄적인 캐릭터들이 일드에 많은 건 일본인 정서에 따른 일본 사회상을 반영하는 풍자에 가깝습니다. 그건 일본 국민성을 대변해서 그런 강제적이고 극단적인 모습들로 어두워진 일본의 자화상을 비추는 것이죠. 그런면에서 왜 우리가 일본식 캐릭터로 우리의 자화상을 담아내야 하는지 아쉬울때가 많습니다. 아무리 비슷한 상황이라도 한국과 일본이 처한 환경이 다르기에 확실한 각색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때론 일본 정서가 아니면 담아낼 수 없는 부분까지 억지로 한국정서로 담아내야 하는 고충까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소재를 찾는다는 이유로 일본 리메이크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메이크가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우리가 제작한 드라마가 한류붐을 타고 인기를 얻는 것을 보면 우리식 캐릭터와 이야기들을 발굴하는데 더 매진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여튼 '수상한 가정부'가 초반의 여러 문제를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단순히 한류스타 최지우를 앞세운 수출용 드라마가 아닌, 한국정서를 잘 녹아낸 멋진 리메이크작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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