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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주의보, 힐링커플다웠던 아름다운 화해법 본문
고통은 당하는 순간은 아프지만 지나고 나면 성장해 있다! 모든 진실을 알게된 나회장(이순재)은 자신의 눈이 틀리지 않았다며 안도했다. 그는 공현석(최태준)의 상처 역시 곧 아물게 될 거라 말했다. 곪은 상처가 덧나는 건 싸맨 상처의 고름을 제대로 짜내지 않아서라며, 그는 현석의 방황도 고름짜기의 과정이라고 했다. 그렇게 공현석은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검사직을 내려놓았다.
법은 현석을 심판할 수 없다고 판명이 났음에도 그는 마음의 짐을 완전히 떨칠 수 없었다. 형의 희생이 물거품이 되는 건, 진정한 검사가 되지 못할 경우라며 긴 방황을 선택했다. 현석은 준수가 그랬듯이 동대문 짐꾼이 되기도 하고, 힘든 막노동꾼이 되기도 했다. 생전 해보지 않았던 험한 일을 했지만, 그는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형이 자신을 희생하며 걸어온 발자취를 느끼며 현석은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마음껏 땀 흘리며 모든 것을 비워내고 싶었다. 하지만 힘든 고름짜기는 외롭지 않았다. 그에겐 자신을 걱정하며 지켜주던 형이 있었고, 밀어내도 포기하지 않는 신주영(신소율)이 있었다.
이처럼 '못난이 주의보'는 갈등을 풀어내는 과정도 그리고 아픔을 이기는 과정도 너무나 담담했지만 아름답게 그려냈다. 동생을 대신해서 살인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준수의 진실이 벗겨지면서 이들의 오랜 방황은 마무리되었다. 현석은 형의 인생을 찾아주는 선택을 하며, 아프지만 그렇다고 피할 수 없는 자신의 방황을 묵묵히 받아들였다. 검사직을 포기했지만 그것이 결코 불행한 선택은 아니였다. 형이 준 기회가 있었기에 지금의 현석은 뒤늦은 방황도 한결 마음 편히 이겨낼 수 있었다. 오히려 현석은 형에게 고마웠을 것이다. 지금의 단단한 자신을 만들어준 건 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현석은 고된 노동을 느끼면서도 어느때보다 행복했다.
다만 사랑앞에서 당당할 수 없는 무거운 마음은 신주영이 풀어줄 안타까운 부분이다. 그러나 준수와 도희가 살인의 힘겨운 무게를 견디고 사랑했듯이, 밀어내기만 하는 현석의 마음을 주영 역시 열 것이다. 이제 더이상 모두가 숨길 것도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어졌으니까. 이제 남은 것은 사랑 앞에 놓인 두려운 장막을 거두는 일이고, 그것은 시간만이 해결해줄 문제였다.
도희와 준수의 사랑도 마찬가지다. 준수가 거짓말을 해왔다는 사실에 도희는 자신이 해온 사랑이 무엇이었나 깊은 배신감을 느꼈다. 살인자가 아니라고 고백하지 않은 건, 자신을 믿지 못해서가 아닐까? 준수의 어쩔 수 없는 거짓말을 이해할 수 없었던 도희를 두고 답답함이 밀려왔다. 하지만 그녀의 이별선언은 연장으로 인한 말장난만은 아니였다. 두 사람이 다시 화해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그려지며 그 말장난이 결국은 준수와 도희의 새로운 시작을 완성하는 장치임을 '못난이 주의보'는 아름답게 보여줬다.
도희를 돌아오게 만든 것은 이제는 잘못된 길을 가지 않겠다는 준수의 끈질긴 노력 때문이다. 그동안 매번 준수를 잡은 것은 도희였다. 준수는 모든 것을 감수하고 자신을 잡아준 도희가 있었기에 사랑하겠단 용기를 낼 수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준수가 도희를 포기하지 않고 그 마음의 문이 열릴때까지 두드리고 또 두드리겠다 다짐했다. 그는 죽은 이경태 아버지 앞에서 목숨으로 속죄하려 했던 순간을 고백한하며 도희가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들려줬다. 죽으려 했지만 뛰어내릴 수 없던 것은 바로 도희 때문이었다. 그녀의 존재가 자신을 다시 살고싶게 만들었다. 그렇게 준수에게 도희는 목숨이 되었고, 다시는 뿌리칠 수 없는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그런 도희를 준수는 다시는 포기하지 않으려, 그녀에게 다시 사랑해달라고 간청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입사지원서를 내는 일이었다. 준수는 열심히 이겨내는 동생 현석을 보면서 자신이 할 일은 돌려준 인생을 멋지게 사는 것임을 알았다. 그래서 다시 BY에 입사지원서를 내민 준수는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도희 곁에서 그렇게 살아가겠단 의지를 보였다. '길을 잃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길을 찾아 나서려 합니다.' 준수가 남긴 지원서의 글은 도희를 향한 말이었다. 돌고 돌아 준수가 가야할 길은 도희였다. 희생은 물거품이 된 게 아니라, 도희라는 선물을 준 것이다. 그 희생이 없었다면 준수는 도희를 만날 수 없었다. 평생을 살인자로 살겠다 했던 준수를 깨운 건 도희였다. 그녀를 사랑하면서 처음으로 자신의 선택이 후회되었고 욕심도 생겼다. 그렇게 오랜 방황에서 이제서야 진정한 길을 찾아낸 준수는 그녀의 곁에 꼭 붙어있는 선택을 했다.
그런 마음은 결국 도희에게 통했다. 목숨이 위태로워도 도희가 준 팔찌를 지키려 했던 준수! 바보 같은 공준수의 행동은 도희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리고 몰래 준수를 보러갔던 도희는 자신을 알아보고 달려오는 공준수를 보면서 추억을 떠올렸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났던 그때처럼 공준수는 도희의 차를 쫓아갔고, 도희는 백미러 속 공준수를 보았다. 도희는 새롭게 시작하는 방법을 모르겠다는 준수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 난 나도희예요. " 준수는 답했다. " 공준수입니다. " 아무말이 필요없었던 엔딩 장면은 두 사람의 아름다운 시작을 담고 있었다.
이렇게 다시 시작하는 연인의 모습을 담담하지만 아름다운 화해로 담아내며, 못난이는 끝까지 힐링드라마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못난이는 연장을 하면서 산으로 갔었지만,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과 이날의 재결합 장면만으로도 이미 유종의 미는 그려졌다 생각한다. 힐링커플로 불리던 도희 준수커플! 가슴 속 아픔을 가진한 채 서로를 보듬었던 그들이 선택한 화해법 역시 그들다웠다. 단순하게 건낸 소개의 말이었지만, 그것은 많은 의미를 담고있다. 더이상 숨길 것 없는 완벽한 시작! 그래서 더이상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었다. 준수가 평범하게 꿈꾸는 던 그런 사랑의 순간이었다. 과거 회상씬과 교차되었던 편집도 좋았고, 그래서 더 감동이 컸다. 일일 드라마답지 않게 갈등을 푸는 방법이 언제나 새로웠던 못난이 주의보는 이번에도 짧고 굵은 두 마디 말로 모든 것을 정리했다. 단순했지만 오히려 그 여운은 진하게 남는 명장면이었다.
이처럼 '못난이 주의보'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있게 그려냈다. 진실이 밝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에 어떻게 새로운 인생을 찾아가는 지를 더 아름답게 표현했다. 그래서 검사를 포기한 현석도 그리고 자신의 꿈을 찾는 준수도 모두 행복했다. 아픔을 이기고 성장한 이들은 뒤돌아 보지 않고 다음 인생을 설계했다. 과정은 힘들었지만 이들은 힘든 과정 속에서 진정한 가족애와 사랑을 얻었다. 희생에 대해서 많은 생각이 들게 했던 못난이! 가족이 짊어질 짐은 어떤 상황이 와도 함께 해결해야 풀릴 수 있다는 걸 제대로 보여주었다. 감성적인 대사로 녹아낸 장면들이 많아서 기억에 남는 일일 드라마로 기억될 것 같다. 과연 준수와 도희의 결말은 어떤식으로 그려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