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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델라의 세상보기

비밀 결말, 해피엔딩이 보여준 신선했던 반전 세가지 본문

Drama

비밀 결말, 해피엔딩이 보여준 신선했던 반전 세가지


딘델라 2013.11.15 10:05

비밀이 드디어 끝났다. 15회를 보면서 혹시나 했었는데, 작가님은 최선의 해피엔딩을 만들었다. 속시원한 복수는 끝까지 없었지만, 스스로 파멸하며 만든 굴레가 자신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작가가 보여주고 싶었던 건 멜로였고, 그 사랑을 중점으로 아름다운 해피엔딩을 자연스럽게 이끌었다. 이렇게 비밀의 결말은 큰 파격은 없었지만, 뻔해보여도 뻔하지 않았던 나름의 반전 코드는 충분했다. 그래서 드라마의 정형성을 깨트린 부분에선 가장 비밀스런 명품 결말이었다.

 

 

산이 생존이 발목잡은 안도훈의 파멸!

 

산이의 생존은 강유정이 아닌 안도훈의 발목을 잡았다. 산이 카드가 뒤늦게 터진 것은 예상 밖이었지만, 작가는 산이를 통해서 무조건적인 화해와 용서를 그리지 않았다. 오히려 산이의 생존은 안도훈 가족을 파멸로 이끌었다. 몰래 산이를 입양시킨 안도훈 엄마는 그것이 아들의 미래와 유정을 위한 최선의 일이라며 죄의식조차 없었다. 강유정은 자신의 아들만 생각하는 도훈母의 이기적인 사랑에 일침을 날렸다. 결국 사문서 위조로 도훈母는 경찰에 입건되었다. 산이를 죽었다 위장하고 유정의 동의없이 입양을 시킨 것은 명백한 범죄였다.

 

 

강유정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산이를 보며 오열했다. 그녀는 도훈의 뺨을 내리치며 그가 만든 참혹한 결과를 보라며 하염없이 울었다. 산이의 죽음보다 더 큰 고통은 살아있는 아들이 엄마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을 엄마라 부르는 아들을 바라보는 유정의 마음은 비참했다. 그러나 산이를 키운 부모들은 따뜻했고, 산이를 친아들처럼 키웠기에 산이를 데려오는 일이 고통이었다. 결국 그녀는 산이를 포기했다. 자신과 떨어지며 5일 밤낮을 엄마를 찾았다는 산이! 그런 아들에게 똑같은 고통을 또 느끼게 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산이가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유정은 만족했다. 강한 모성애는 산이를 위한 힘든 결정을 하게 만들었다.

 

이 모든 것은 안도훈의 비정함이 만든 결과였다. 자신의 안위를 위한 악행이 결국은 자신의 엄마마저 비정함을 드러내게 했다. 강유정은 지울 수 없는 고통을 남긴 안도훈에게 그가 포기한 걸 똑똑히 보여주었다. 그것은 산이를 품은 행복하고도 단란한 가족이었다. 이쁘게 자란 산이와 산이를 보며 행복할 수 있었던 평범한 행복을 안도훈은 자신의 더러운 욕망과 바꾸었던 것이다. 다시는 주워담지도 욕심낼 수도 없는 행복을 그는 저버린 것이다.

 

 

안도훈은 그제서야 참회의 후회의 눈물을 펑펑 흘렸다. 배수빈의 열연이 만들어낸 안도훈의 오열장면은 인상적인 권선징악이었다. 강유정은 안도훈에게 가장 비참한 순간을 선사했다. 남탓만 하던 안도훈은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는 인간이었다. 잠깐이나마 권력을 잡으며 높은 세계로 올라갈 기회를 얻었지만, 잘못된 선택은 계속적으로 악행을 일삼게 했다. 그렇게 바닥을 다 드러내며 얻어낸 결과들은 자신에게 비수가 되었고, 그는 산이를 보면서 자신의 선택이 다른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단 걸 똑똑히 보았다. 그렇게 그가 내친 행복이 무엇인지 알려주던 장면은 개인적으로 가장 통쾌했다.

 

산이 카드는 작가에게도 많은 고민을 하게 했을 것이다. 그래서 산이를 풀어내고자 조민혁의 계모 이야기가 담긴게 아닌가 싶다. 산이가 입양간 것은 유정에겐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것은 나름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된다. 산이가 살아있다는 자체로 유정은 마음 속 상처를 지워갈 수 있을 것이고, 안도훈에겐 자신으로 인해서 모자간에 비극을 맞은 결과가 평생 마음의 짐으로 남을테니까. 결국 유정이 손을 쓰지 않아도 안도훈은 악행에 대한 후회로 스스로 법앞에 섰고 감옥에 갔다. 감옥에서 신세연이 보낸 위로의 엽서를 받아들었던 그의 쓸쓸한 미소는 인간의 비참한 말로를 담았다. 이제와서 세연의 엽서로 위로를 받아봤자, 도훈의 미래는 암울했다. 감옥을 나와서 받을 고통은 더 클 것이다. 명예도 뭣도 다 잃어버린 그에게 평범한 행복은 더이상 힘들기 때문이다.

 

모두가 서지희 죽음에 떳떳할 수 없다?

 

 

서지희 죽음에 대한 미스테리는 모두가 죽음앞에 떳떳할 수 없다는 결말로 신선하게 끝났다. 마지막회 안도훈은 서지희를 죽음에 이르게 한 운전자가 자신임을 인정했다. 회상장면에서 그는 한눈을 팔다가 빗속에서 다가오는 트럭을 뒤늦게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그렇게 미끄러진 차는 서지희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그는 피를 흘리고 쓰러진 서지희를 봤지만, 강유정에게 드럼통을 가리키며 그것을 쳤다고 말했다.

 

정황상으로 확실한 건 드럼통이 엄청나게 찌그러져 있었단 것이다. 날라든 드럼통이 서지희를 치고 연쇄적으로 벌어진 사건 같았다. 고장난 와이퍼 때문에 사람을 친 건지 드럼통을 친 건지 확실하지 않았고, 당연히 서지희를 친게 자신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죽음에 직접적으로 연결된 건 안도훈의 운전이었다. 드럼통이 쳤던 혹은 서지희를 직접 쳤던 운전대를 잡고 있던 건 안도훈이다. 그리고 서지희를 발견하고도 그냥 두고 갔기에 뺑소니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작가는 다양한 간접적인 비밀을 보여주며 끝까지 미스테리를 부각시켰다. 바로 서지희 죽음은 그녀가 사라지기를 바라는 사람들과 간접적인 모든 사건들이 연결되서 벌어졌다는 것이다. 안도훈 아버지가 비가 오지 않을거라고 안심하고 와이퍼를 고쳐놓지 않았단 사실은 그런 우연적인 선택이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유정과 도훈은 와이퍼를 고치려 잠깐 정차했었다. 와이퍼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그들은 애초에 사건 현장에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건 타이밍에 부실한 와이퍼의 차로 빗길을 달려 트럭을 피하려 했으니, 그때 그곳을 지나던 서지희를 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서지희는 자신을 찾고 있는 사람들을 피해서 도망치고 있었다. 서지희를 민혁에게 떼어놓으려 한 것은 신세연과 민혁의 아버지였다. 신세연은 서지희에게 민혁의 곁에서 영원히 죽을때까지 사라지라고 협박을 한 비밀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사건 당일 민혁의 아버지는 서지희를 찾고 있었다. 결국 모두를 피해서 도망다니던 서지희는 그렇게 사고를 당한 것이다.

 

이렇게 서지희의 죽음에서 모두들 떳떳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은 간접적이던 직접적이던 어떤 사건이 벌어지기까지 여러 최악의 요소들이 한꺼번에 연결되면 비참한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작가의 의도같다. 뺑소니 사건과 연결되서 안도훈은 현장을 외면한 게 가장 큰 죄요! 와이퍼나 부주의등 당시 간접적인 것들이 더해져서 사고가 난 원인이 되었다. 그리고 서지희를 죽음에 내몰게 한 원인은 바로 신세연의 집착과 도훈 아버지의 반대였다. 그들의 압박이 심하지 않았다며 서지희는 도망치다가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서지희가 죽은데는 사건 당시 최악의 타이밍들이 모두 섞였다. 그녀를 지켜주지 못한 민혁의 마음까지 더해져서 그녀의 죽음에는 모두가 비밀을 가지고 있던 것이다. 그래서 모든 사건이 종결되었음에도 그녀의 죽음은 영원히 비밀로 남는 것만 같았다. 이런 신인작가의 강단이 느껴지는 신선했던 미스테리가 비밀을 더 빛내주었다.

 

 

재벌2세 판타지를 뒤집은 조민혁의 현실적인 선택!

 

 

조민혁은 끝까지 무능한 캐릭터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현실에 맞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 그는 회사를 위해서 희생한 최광민 변호사에게 사장 자리를 양보했다. 언제나 자신이 모자라다 말했던 조민혁! 그는 회사의 미래를 위해서 진짜 적합한 사람은 최변이라고 아버지를 설득했다. 결국 K그룹의 후계는 최변호사였다. 그래도 민혁의 아버지는 아쉬울 것이 없었다. 최변을 좋아하는 딸이 그와 결혼을 할테니 손해는 아니다. 최변은 밑바닥에서 올라와서 자수성가로 성공한 케이스가 되었다. 비리로 얼룩졌던 K그룹을 조민혁이 물려받고 해피엔딩이 되었다면 찝찝함이 남았을 것이다. 그래서 현실에선 힘든 판타지의 주인공은 최변이었다. 그것은 안도훈의 파멸과도 대비되었다. 안도훈이 바라던 성공이 바로 그 모습이니까. 하지만 성공에도 최소한의 인간성이 필요하단 걸 바로 최변이란 인물로 보여준 게 신선했다.

 

 

그렇게 조민혁은 모두가 꺼려하는 곳에서 바닥부터 시작하겠다고 떠났다. 유정은 떠나는 민혁을 찾아왔지만, 그는 유정을 지나쳐 비행기에 올라탔다. 민혁이 떠난 건 그에게도 성장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끝까지 무능했지만 모든 것을 최적의 사람에게 넘기고 새롭게 시작한 조민혁은 절대로 어리석지는 않았다. 애초에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2세가 평범한 여자와 사랑을 이루기 힘든게 현실이다. 가진 것을 쥐고 사랑한 결과는 서지희의 비극으로 보여줬다. 평범한 사랑을 얻기 위해선 댓가가 따랐다. 이렇게 조민혁은 아픔을 겪으며 복수로 시작한 사랑이 어떤 것인지 김유정과 멋지게 재회하며 보여줬다. 사랑때문에 복수를 했지만, 그 복수에서 진정한 사랑을 얻었다. 자신이 가진 것을 포기하고, 그가 현실적인 해답을 얻으며 쟁취한 사랑이었다.

 

무능했지만 신선한 재벌남을 끝까지 그려낸 작가들은 조민혁을 역대급 캐릭터로 남겼다. 막판 판타지로 무장한 완벽남이 되어 통쾌한 복수를 선사하는 것도 좋았겠지만, 우리가 조토커를 사랑했던 건 무모하게도 사랑에만 올인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재벌로서는 무능했지만 사랑만 쫓았기에 복수에 집착할 수 있었고, 그 집착이 사랑으로 번질 수 있었다. 재벌2세의 판타지를 뒤집고 빵집을 하는 강유정을 찾아와 '사장님'에서 '민혁씨'가 된 조민혁이 존재했기에 비밀의 해피엔딩은 명품이었다. 속시원한 복수를 바랬던 시청자에겐 아쉬울 수 있지만, 그런 처절한 복수와 파멸은 이미 정형적이다. 중요한 건 유정과 민혁의 사랑이다. 모두의 비밀이 사라지고, 이들의 행복이 남았다는 깔끔한 결말만으로 비밀은 유종의 미를 거뒀다. 높은 곳만 바라보며 남탓만 하던 안도훈은 벅찬 욕심을 잡으려다가 파멸했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은 내려놓을 줄 아는 사람에게 찾아왔다.

 

집착남 조토커 캐릭터로 여심을 흔들었던 지성! 그리고 끝까지 눈물연기로 시청자를 울린 황점음! 연기만은 미워할 수 없었던 배수빈! 세련된 이미지로 연타 흥행을 이끈 이다희까지 모두 수고했다. 배우들의 멋진 연기가 있었기에 비밀이 최고였다. 그리고 신인작가의 패기를 보여주며 끝까지 좋은 작품을 쓴 작가님과 세련된 연출을 선보인 연출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모든 제작진분들 수고했습니다. 왠지 조민혁과 강유정이 어딘가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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