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녀 뷰티플 스토리
- 내가너의밥이다
- 초록누리의 방♡Pursuit of Happiness
- 불닭의 사진세상~
- 제 3의 시각으로 문화연예 전반을 분석하는 블로그
- 햇살 가득한 날의 TV review
- Rainy Dance
- 혼자 즐기는 블로그
- 벨제뷰트홀릭
- 아주 작은, 동네 이야기
- ▷Read & Lead◁
- Treasure Vessel (TV)
- HAPPYNORI
- 흐르는 강물처럼..
- KEN'S Ultimatum
- 사람 냄새나는 블로그...
- 행복한 블로그
- 개중구의 맛있는세상
- ♪Dream Your Dream♬
- 바보온달:D 의 장군 되기 프로젝트-_-v
- 에이치더블루
- 여강여호의 책이 있는 풍경
- 세상에 눈뜨기
- 너돌양의 세상전망대
- 나의 네델란드이야기
- 아빠소의 일기장
- 나만의 판타지
- Fly in the Sky : Part2. 피의 진혼곡
- 엔돌핀 TV
- 웅크린 감자의 리뷰
- Angel Maker 의 B급 문화 Holic
- *: 심심할땐? 뽀랑놀자! :*
- 시본연의 연학가 소식
- 늘 내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 타라의 온라인 세상 - 이야기 풍경
- 원래버핏
- Symphony of Life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 DUAI의 연예토픽
- 블로그 길라잡이
- DIET STORY
- 경제학으로 분석하는 시사뉴스
- freelancer PlanB
- :::Cat On A Baobab Tree:::
- Idea Factory
- 쿵이의 즐거운 세상~
- 노래바치의 도마소리 ~ ♪.
- 탐진강의 함께 사는 세상 이야기
- 맥컬리의 잡학다식
- 펜펜의 나홀로 여정
- 페르소나 persona
- 안느의 나누는 기쁨
- ★입질의 추억★
- 와플과이녹의 컨닝페이퍼
- 일본찍고 쿤과 다다다
- 작은 공간 속에 담는 수다 블로핑 스토리
- 영어공부가 쉬워졌어요
- 뜨락의햇살
- 컴맹의 IT 세상
- 티런생활백서
- 리비가락구(歌樂區)
- 지식이 물 흐르듯이
- 아이엠피터의 소시어컬쳐
딘델라의 세상보기
응답하라1994 정우, 쓰레기의 돌직구 선전포고에 담긴 의미 본문
쓰레기의 답답했던 속마음이 드디어 그의 입을 통해서 완전히 드러났다. 칠봉이의 돌직구 키스가 있던 순간에도 여전히 알 수 없이 어긋나기만 했던 쓰레기였다. 그러나 쓰레기의 감정은 성장 중이었다. 나정이와 본 영화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는 건, 그의 머리도 나정이로 복잡했다는 증거였다. 이렇게 천천히 불친절하게 풀어가던 쓰레기의 감정선은 당연한 것이었다. 복잡한 생각들이 쓰레기의 머리에 꽉 채워지게 만드는 나정이는 그에게 단순한 존재가 아니였다.
'묵묵히 뒤에서 지켜주는 사람, 나를 말없이 지켜주는 사람! 딱 이상형이다!' 나정이의 이상형을 듣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바로 쓰레기다. 오랜 시간 나정이와 함께하며 그녀를 지켜준 사람은 친오빠를 대신했던 쓰레기다. 성동일은 그 이상형인 모래시계 속 이정재가 짝사랑만 하는 바보라고 했다. 고백도 안해본 그가 가장 불쌍하다고 했다. 짝사랑이라면 당연히 나정이와 칠봉이를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그 짝사랑이 그들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날 쓰레기의 속마음을 듣는 순간, 어쩌면 쓰레기에게 나정이는 짝사랑이자 첫사랑이 아니였을까 싶었다. 그만큼 그가 처한 환경은 나정이를 좋아해도 스스로 장막을 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쓰레기의 짠한 상황을 절실히 느끼게 한 장면이 나온다. 윤진이와 삼천포가 신촌하숙의 1호 커플을 알리던 순간이었다. 으르렁대던 두 사람이 커플이 되다니 모두 충격을 받았다. 어이없어 하던 해태는 나정이가 1호 커플이 될줄 알았다며 입방정을 떨었고, 성동일부부는 이상한 눈빛을 보내며 사윗감 후보를 점 찍었다. 칠봉이와 빙그레...이들이 각자 마음에 든 후보감은 두 사람이었다. 그러나 쓰레기는 언급조차 없었다. 그런 모습을 물꾸러미 바라보던 쓰레기의 표정이 어쩐지 짠하다.
쓰레기는 이들 부부에게 아들같은 존재일 뿐이었다. 그는 친구의 아들이자, 죽은 아들을 대신하는 익숙한 존재였다. 그런 쓰레기를 사윗감으로 생각하는 건 이들에게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쓰레기의 짠한 표정은 서운함이라 생각한다. 아들 밖에 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잘 알기에, 그들의 모습에서 그런 현실을 절감했을 것이다. 하지만 쓰레기의 시선은 동시에 윤진이 커플을 부러움으로 바라봤다. 장막들이 가로막고 있지만, 쓰레기도 누구들처럼 사랑을 하고 싶다는 뜻을 넌지시 부러움으로 대변한 것이다. 이처럼 쓰레기의 속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장면은 직접적인 고백보다 더 명쾌한 쓰레기의 심정을 대변했다.
이날 쓰레기는 제대한 형 때문에 하숙집을 떠난다고 고백했다. 나정이는 쓰레기가 갑자기 이사를 한다니, 그것이 자신 때문이냐고 걱정했다. 자신의 고백으로 오빠가 부담스러워 떠나는 건 아닌지. 그러나 나정이의 예상은 틀렸다. 쓰레기는 오히려 나정이가 오해할까 걱정했다. '형은 나보다 더 쓰레기다. 그래서 내가 필요해! 원래도 1년만 하숙하기로 했었어.' 오해를 풀어내기 위해서 차분히 설명하는 쓰레기는 " 진짜 아니다...니 때문이 아니다. " 몇번을 나정이 때문이 아니라고 확실히 하고 싶어했다. 절대 아니라고 나정이를 안아주던 쓰레기! 나정이가 오해를 하지 않기를 바라던 그의 간절함이야 말로 사랑이었다.
그런 간절함 속에서 윤진의 취중진담이 쓰레기의 속마음을 드러내게 한 도화선이 되었다. '좋다 싫다 딱 잘라 말해라!' 쓰레기의 눈빛은 흔들리고 있었다. 그는 답답한 속에 술을 찾았다. 그리고 이어진 해태의 질문에 깊이 감춰둔 속내를 꺼내보였다. '나정이가 싫어요 별로예요..? 도저히 여자로는 안보여요?' 쓰레기는 나정이가 편한 친구거나 그냥 학교 후배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정이는 형제보다 친한 아버지들 사이에서 만난 소중한 동생이었다. 세상 둘도 없는 친구 사이인 아버지를 둔 건, 처음부터 무겁게 나정이를 대하게 만들었다. 내가 좋다고 덜컥 연애를 하면 안될 것 같았다. 남들처럼 연애하고 헤어질 수도 있는 그런 과정들이 쓰레기에겐 단순하지 않았다. 그런 자신의 섣부른 행동은 아버지들의 관계마저도 뒤흔드는 일이었다.
그래서 나정이가 이만큼 다가올때마다 너무나 복잡했다. 그 마음을 받아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받아 줄 수도 없고! 그런데 그렇게 복잡하다는 자체가 나정이를 향한 마음이 있다는 표현이었다. 나정이가 좋다! 나정이가 좋기에 그렇게 동생이라 생각한 그녀에게 휘둘리며 복잡할 수 있던 것이다. 그래서 쓰레기는 말했다. " 만약에 그냥 친구사이로 만났으면 내가 먼저 고백했다. " 나정이랑 그렇게 엮이지만 않았다면 자신이 먼저 고백했을 거라던 말이 답답했던 쓰레기의 진심을 잘 보여줬다. 나정이가 동생이었지만, 그렇다고 영원히 동생은 아니였던 것이다. 자신을 좋아한다고 부끄럽게 고백하던 그 모습에 그 역시 떨렸고 마음이 흔들렸던 것이다. 쓰레기의 짠한 각성의 순간을 보니, 주제가 '나에게'는 쓰레기의 시점이 맞았다.
그래서 남자로 주저없이 다가가고 싶은 쓰레기의 행동이 표출 된 장면은 짠했다. 수업도 제끼고 나정이와의 약속을 지키려 달려간 쓰레기! 칠봉이가 삼천포로 나정이를 만나러 달려갔듯이, 쓰레기는 수업을 빼먹고 나정이를 만나러 황급히 달려갔다. 나정이가 없자 한없이 낙담하는 쓰레기! 혹여 또 이렇게 나정이와 엇갈리는 건 아닌지 그의 조급함이 간절하게 비쳤다. 그것은 오빠가 아닌 남자로서의 조급함이었다. 그런데 그런 조급함에 칠봉이가 제대로 돌을 던졌다. 나정이를 좋아한다고 고백했다는 것이다. 형이라 따르던 칠봉이가 선배라는 선을 긋고, 그렇게 쓰레기의 마음을 확인하고자 했다. 나정이 혼자 짝사랑하는 건지, 선배는 아무 감정이 없는건지. 칠봉이는 쓰레기가 그렇지 않을거라고 직구를 던졌다. '선배님 나정이 지금 짝사랑하고 있는거 아니죠. 제 생각이 맞죠? ' 그제서야 쓰레기는 완전한 각성을 했다. " 맞으면 어떡할래! " 돌아가는 것 없이 끝없이 직구만 던지던 칠봉이는 그의 연적을 깨어나게 했다.
" 나는 내가 나정이 만나면 안돼는줄 알았다....그래서 힘든데도 그냥 무시했다....근데 애 혼자 발 동동거리는거 보고 있자니 내 가슴이 너무 아프다. 나정이 가슴 아픈게 나 한테도 가슴 아픈 일이면 그거 좋아하는거 맞지? 맞다. 나정이 혼자 짝사랑 하는거 아니다. 나도 나정이 좋아한다. 니 때문에 정신이 번쩍 드네. 나정이 마음 받을거고 내 마음도 애기할려고. 병신같이 고민만 하다가 좋아하는 여자 빼앗기면 어쩌노 " 쓰레기의 선전포고였다. 오랫동안 굳게 닫혀있던 오빠라는 굴레의 장막이 완전히 거두는 순간이었다. 칠봉이 역시 만만치 않았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직구를 던지겠다고 했다. 병신같이 빼앗기는 경우도 있다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던 칠봉이를 통해서, 이제부터 누군가는 차이고 누군가는 나정이의 남편이 되는 짠내나는 삼각관계의 시작을 알렸다.
꽁꽁 싸맸던 속마음을 드디어 터트린 쓰레기! 칠봉이의 짠한 직구 만큼, 20년을 돌아서 드디어 커브라도 던질 용기를 낸 쓰레기의 모습도 만만치 않게 짠했다. 그가 그렇게 더디게 마음을 드러낼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공감이 갔기에 너무나 짠했다. 나정이 가족에게 아들이었고, 오빠였던 쓰레기는 자신이 먼저 좋아해도 티조차 낼 수가 없었다. 나정이는 단순한 사랑으로 넘길 수 있는 존재가 아니였다. 나정이를 좋아한다는 건 확실한 진심이 없어서는 안되었다. 20년을 바라본 나정이는 가족이었고, 그래서 풋사랑으로 넘길 수 없이 한없이 소중하고 지켜줘야 하는 대상이었다. 그런 나정이를 사랑한다는 건 누구보다 용기를 내야하는 확고한 사랑의 진심이 있어야 했다. 쓰레기도 남자인데 이쁘고 귀여운 나정이가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까? 아마도 쓰레기는 남자로서의 가벼운 마음조차 용납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에서야 이렇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건 확신이 들어서일거다. 나정이를 향한 마음이 명확해졌다는 뜻이다.
그래서 쓰레기의 돌직구 선전포고는 심상치 않았다. 쓰레기가 처한 상황을 보여주며 한없이 나정이란 존재가 허투루 보낼 상대가 아니란 걸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남자로서 다가가는 순간이 곧 그녀의 영원한 보디가드가 되겠다는 말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래서 쓰레기의 선전포고는 어느때보다 무겁게 다가온다. 20년을 담아온 마음을 풀어내는 것이기에, 완전히 책임지지 않으려면 시작도 할 수 없는게 쓰레기가 생각하는 나정이와의 사랑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 쓰레기는 나정이에게 고백하기 전에 이렇게 긴 각성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 무거운 책임감마저 감수할 수 있다고 확신이 들어서야 이렇게 속마음을 털어놓은 것이다. 더디게 성장하고 드러내지만 그만큼 나정이를 향한 사랑은 누구보다 애틋하게 싹텄을 것이다. 그런 고심끝에 내린 진심이 어느때보다 강했기에, 이날 쓰레기가 던진 돌직구는 한없이 짠했고 나레기 커플을 더 응원하게 만들었다.
물론 칠봉이의 직구도 한없이 설레였다.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워 보이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결국은 나정이의 곁에 먼저 다가갔다. 쓰레기가 나간 하숙집에 입성한 칠봉이는 더욱 적극적으로 나정이를 흔들려 할 것이다. 어쩌면 그런 칠봉이의 강한 대시에 나정이가 흔들리고, 쓰레기는 고백할 기회를 놓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도 쓰레기에겐 또 한번 각성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얼마나 절실하게 나정이를 사랑하고 있던 건지, 그것이 얼마나 간절한 건지! 그래서 이제부터 쓰레기의 짠내나는 사랑이 그려지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쑥쑥이가 태어나면 쓰레기가 짊어졌던 마음의 짐도 한꺼풀 가벼워질 것이다. 나정이를 사랑함에 있어서 아들이 아닌 남자로 다가갈 핑계도 생긴 것이다. 언제나 아들이라 생각했던 이들 가족에게 쓰레기가 사위로 다가갈 여지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쓰레기가 20년간 묵어낸 감정을 사랑으로 완성하기를 응원해본다. 이날 주제가 짝사랑이었고, 20년간 참아낸 감정을 따지면 짝사랑은 쓰레기에게도 충분히 해당된다. 짝사랑을 한번에 끝내는 법! 나정이를 향한 쓰레기의 진짜 고백이 남았다. 나정이는 오빠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말을 믿지 않지만, 그것은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