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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1994 정우, 쓰레기의 숨겨진 속마음, 남편찾기 결정적 히든카드 본문

Drama

응답하라1994 정우, 쓰레기의 숨겨진 속마음, 남편찾기 결정적 히든카드


딘델라 2013.11.16 07:27

응사의 매직아이는 마음을 드러내는 매개체였다. 9회 칠봉이는 매직아이를 통해서 나정이를 향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런데 나정이는 끝내 아빠를 닮아 매직아이를 아예 볼 수 없었다. 그렇게 칠봉이의 매직아이 고백은 실패한다. 매직아이 그림은 사랑의 마음이 담긴 하트였고, 칠봉이가 나정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였다. 이렇게 칠봉이의 감정선은 나정이를 좋아한다고 명확하게 시청자에게 표현되었다.

 

 

그런데 칠봉이가 내기한 매직아이를 통해서 쓰레기의 감정변화도 슬며시 눈치챌 수 있다. 칠봉이처럼 대놓고 표를 내진 않았지만, 쓰레기는 매직아이 속 이미지가 하트인 걸 알고 신경쓰이는 눈치였다. 돈을 반반 나우자 하던 칠봉이가 나정이에게 끝내 매직아이 속 내용을 알려주지 않은 것은 칠봉이의 감정을 자신의 입으로 차마 들려주기 싫어서라 생각한다. 그래서 매직아이는 변화된 쓰레기의 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장치도 되었다. 이렇게 칠봉이의 사랑을 표현하는 장면들이 역으로 쓰레기를 각성시키는 장치가 되고 있다. 겉으로는 칠봉이의 고백을 담고 있지만, 쓰레기의 나정이를 향한 마음이 복잡하게 변화고 있다는 걸 은연 중에 말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을 보여준 9회는 쓰레기의 속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중요한 회였다.

 

 

그런데 시청자로서 이것이 여간 답답한 노릇이 아니다. 칠봉이와 나정이의 마음은 드러나지만, 유일하게 쓰레기는 속시원하게 속마음을 알 수 없는 인물이다. 정우의 섬세한 눈빛연기조차 없었다면 이렇게 철저하게 숨겨지고 있는 쓰레기의 속마음은 눈치챌 수도 없다. 그만큼 응사에서 쓰레기의 감정선은 불친절하게 표현되고 있다.

 

그래서 시청자들에게 나레기(나정이-쓰레기)러브라인은 감질남의 극치다. 칠봉이는 뽀뽀도 날리고 모자 속에 나정이 사진도 넣고, 결정적으로 매직아이 고백도 시도했다. 그에 반에 쓰레기는 감정을 표현할 장치가 모두 간접적으로 유추되는 것 뿐이다. 이때문에 쓰레기는 나정이를 동생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는 오해도 생긴다. 그러나 더디게 성장하고 감춰진 쓰레기의 마음이야 말로 결정적인 남편찾기의 히든카드라 말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감정은 쓰레기니까 가능한 것이다. 오랜 세월 오빠 동생으로 지냈던 쓰레기는 감정을 느리게 풀어내도 충분히 셀레임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쓰레기의 감정선은 지금이 딱 적당한 변화라고 본다.

 

 

이날 쓰레기는 나정이가 자신을 오빠가 아닌 남자로 신경쓰고 있다는 걸 제대로 느꼈다. 윤진의 취중진담으로 나정이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부터 쓰레기는 나정이의 어색한 행동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나정이는 오빠를 사랑하면서 계속 오빠에게 어색함을 표현했다. 그러나 눈치없는 쓰레기는 대놓고 사랑한다고 말해도 만우절이니까... 윤진아와 나정이를 꼭 선택해야 한다해도 장난식으로 받아들일 뿐이었다. 그랬던 쓰레기가 나정이의 감정을 알고부터 스스로도 나정이를 의식하게 된다. 9회는 이것을 쓰레기의 눈빛과 감정연기로 잘 표현했다.

 

김칫국물이 튄 걸 닦아주려고 쓰레기의 손이 가슴쪽에 닿자 당황하는 나정이! 그런 나정의 행동에 쓰레기도 당황한다. 그리고 속옷만 입은 나정이를 보자 쓰레기는 당황해서 미안하단 말을 했다. 옷갈아 입는 칠봉이를 본 야구부 매니저의 쿨한 반응과 대조적이다. 그것은 오빠 동생 사이가 남자와 여자로 진전되었다는 걸 보여준다. 발목을 다친 나정이를 업고 걸어가는 쓰레기! 평소라면 장난치고 말이 많을 쓰레기의 입이 무겁다. 그런 어색한 시간들이 늘어간다는 것은 스킨십조차 뭔가 조심스럽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나정이가 속옷이 비칠까 신경쓰는 행동을 평소라면 지나쳤을 쓰레기는 안본다며 괜실히 장난을 건다. 나정이가 자신을 남자로 느끼며 보내는 신호임을 알기에 그 어색함을 장난으로라도 넘기고 싶은 것이다. 이렇게 쓰레기는 매직아이 외에도 점점 나정이가 의식된다는 감정변화를 보여준다. 직접적인 단서는 하나 없지만, 그런 소소한 변화가 감지된다는 것만으로도 나레기 커플은 큰 진전을 보인 것이다.

 

 

이처럼 겉으로는 주요 감정들이 주변 인물들에 쏠려있지만, 감정의 성장은  나정이와 쓰레기에 초점맞추고 있다. 그것은 한식구처럼 지낸 오빠 동생 사이에 각성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쓰레기는 표내지 않아도 심각한 내적갈등 중일 거다. 오랜시간 동생으로만 지냈던 나정이가 여자로 다가오려 하니까. 쓰레기는 먼저 나정이에게 감정이 생기더라도 죽은 친구 동생이란 이유로 억지로 방어막을 쳤을 거다. 가족의 아픔을 대신 채워주며 아들 노릇을 했으니까.

 

그래서 나정이를 무조건 친동생이라 여겼다 단정지을 수 없다. 놓여진 환경자체가 스스로 장막을 치도록 만들었을 뿐이다. 그래서 칠봉이의 뽀뽀에 신경쓰는 눈빛을 보여준 건 의미심장 했다. 윤진의 돌직구 전에도 다소 미묘한 감정을 드러냈다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나정이의 감정을 알게 된 순간부터 쓰레기는 충분히 변화할 여지가 크다. 억눌렀던 빗장을 풀면서 그렇게 조금씩 각성을 시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쓰레기의 속마음이 최대한 숨겨져도 한번에 각성하면 누구보다 강할 수 밖에 없다. 이미 나정이가 쓰레기를 좋아하고 있고, 알아온 시간도 누구보다 돈독하다. 쓰레기가 나정에게 오빠라고 가드를 치면 모를까. 그랬다면 매직아이로 장난을 치며 골렸을거다. 애초에 마음 자체가 없었다면 말이다. 그러나 쓰레기는 차마 하트라고 알려주지 않고, 오히려 답답한 듯 다음 장면에 담배를 사러 나갔다. 이렇게 쓰레기의 마음은 성장 중이고 그것을 답답하게 감춰두는 이유는 한순간의 각성에도 곧바로 나정이와 쓰레기 커플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친절한 쓰레기 감정선은 의도적이라고 밖에 설명이 안된다. 알쏭달쏭한 쓰레기의 묘한 감정은 그래서 결정적인 히든카드다. 그의 각성이 한순간에 시작된다면 나레기 커플은 급진전할 수 밖에 없다. 작가는 이를 숨기고 천천히 풀어내는 것이고, 시청자들은 감질나는 나레기의 성장에 더 애가 타는 것이다. 이런 애간장 녹이는 전개야 말로 나레기에겐 딱 개연성이 맞다.

 

 

칠봉이의 사랑은 안타깝게도 아픈 짝사랑으로만 비친다. 칠봉이가 먼저 고백을 하려는 건, 쓰레기를 좋아하는 나정이를 향한 조급함의 표현같다. 칠봉이의 사랑이 이뤄지기 위해서도 쓰레기의 마음에 달렸다. 그래서 쓰레기의 속마음은 모두에게 애타는 대상이다. 그가 나정이를 여자로 눈뜨게 된다면 게임은 끝이고, 동생이란 장막을 거둬내지 않는다면 칠봉이가 유리하다. 하지만 매직아이에 담긴 쓰레기의 간접고백이 나정이에 대한 진짜 속마음이라고 믿고 싶다. 나정이의 어색함을 눈치채고 의식하는 순간부터 눈치없는 쓰레기에겐 큰 발전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쓰레기만을 위한 결정적 장면이 준비되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응사의 반전과 연관있어 보인다. 그것이 어떤 것이던 그때까지 쓰레기의 설레는 눈빛에 시청자들은 애타며 빠져들거다. 쓰레기의 감질나고 설레는 감정선을 너무나 잘 표현한 정우의 절제된 감정연기가 새삼 놀랍다. 나레기의 짠한 순간에도 불구하고 정우의 눈빛만으로도 설레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정우가 아니라면 이런 쓰레기를 누가 담았낼까 싶다.

 

 

 

Comments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blog.daum.net/moga2641 BlogIcon 모과 2013.11.16 10:06 비밀이후에 드라마 작가에 대한 존경심이 다시 생겼습니다.
    응사1997, 응사1994를 본방사수하면서 행복함까지 느낍니다.
    부산에서 27년을 살아서 경상도 사투리가 표준말처럼 착착 감겨들어오네요.
    100% 경상도가시네 , 사나이, 실제 부산에서는 쓸레기라는 말을 많이 했답니다.^^
    빙그레, 해태의 감칠맛나는 사투리가 팔도의 융화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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