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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델라의 세상보기

응답하라1994, 캐릭터 망치는 독이 된 남편찾기 본문

Drama

응답하라1994, 캐릭터 망치는 독이 된 남편찾기


딘델라 2013.12.07 11:53

응답하라 시리즈의 남편찾기는 드라마의 큰 재미다. 하지만 애매모호한 낚시는 때론 시청자를 피곤하게 만든다. 14회에도 칠봉이의 야구공이 복선으로 등장했다. 현대와 과거에 연이어 등장한 칠봉이의 야구공! 그것이 새로 이사한 나정이 집에 떡하니 존재한다는 것은 의미심장했다. 그런데 이 야구공도 해석하기 나름대로 칠봉이가 남편이라 말할 수 있고, 쓰레기가 남편임을 말할 수 있었다.

 

 

"  만약에 몇년뒤에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그리고 그때 니 옆에 아무도 없다면, 그땐 나랑 연애하자. " 칠봉이는 일본에 가기전 나정이에게 또한번 애절한 고백을 했다. 윤진이의 폭탄고백으로 나정이가 쓰레기와 사귄다는 것을 짐작했지만, 그는 끝까지 훗날을 기약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나정이는 키스후 쓰레기와 설레는 연인관계를 시작했다. 애타게 한 쓰레기에 기대여 울컥 눈물을 보일 만큼 나정이는 쓰레기만 바라봤다. 쓰레기와 나정이의 달달함이 쌓여갈수록 칠봉이의 짝사랑은 몇배의 짠내가 쌓였다. 그런 칠봉이는 일본에 가기전 야구공을 누군가에게 주고 갈 것이라 빙그레에게 고백했다. 애절한 표정만 봐도 그 주인공은 나정이라 짐작할 수 있었다.

 

 

이렇게 애절한 짝사랑을 보여준 칠봉이는 엔딩까지 의미심장한 야구공을 손에 쥐고 있었다. 나정이만 생각하며 그녀에게 주고 싶던 선물이었기에, 그런 소중한 칠봉이의 야구공이 나정이 집에 있다는 것은 남편이란 복선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2013년 현재 삼천포가 야구공을 지목할때 모두가 입단속을 하고 역정을 내며 사연있는 야구공이라 말했다. 칠봉이는 씁쓸하게 자리에서 일어나서 야구공을 의미심장하게 쳐다봤다. 나정이의 남편으로서 사랑의 징표가 된 야구공이라 단정할 수 없던 건, 그의 아련한 표정때문이다. 어딘지 모르게 씁쓸하고 슬퍼보이는 칠봉의 표정, 사연이 좋은 기억이 아니란 추측을 낳게 했다. 

 

 

그래서 그런 칠봉의 모습에 오히려 야구공이 곧 칠봉이 남편이 아니란 확실한 증거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했다. 공도 공이지만, 공 주변의 책도 의미심장했다. 하필 칠봉이의 공 주변에는 의학책들이 놓여져 있었다. 당연히 의대생인 쓰레기를 남편이라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칠봉이의 공 하나에도 해석은 다양했고, 답답한 남편찾기엔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그저 커플전쟁의 불씨만 덩그러미 남길 뿐이었다.

 

그래도 칠봉이 공은 해석하는 재미라도 있지! 최악의 떡밥은 카메오 김슬기가 던진 개연성은 없으면서 대놓고 낚이라고 던지는 복선이다. 쓰레기의 사촌동생으로 나온 김슬기는 신기가 있는 학생으로 등장했다. 그녀는 가요프로의 1위도 맞추고, 신빙성을 더하려는 듯 서태지에게 불길한 일이 일어난다는 멘트를 남겼다. 그런 김슬기는 쓰레기가 현재의 여친과 헤어지고 다른 사람에게 애인을 뺏긴다는 말을 했다. 대놓고 나레기 커플은 안된다고 선언하는 거나 다름이 없었다. 그녀의 신기가 맞다면 당연히 칠봉이가 남편이 되고, 앞으로 나정과 쓰레기가 헤어진다는 복선이다. 그러나 노골적인 떡밥은 미심쩍기만 하고 시청자에게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이런 단순한 낚시는 상황을 더 복잡하게 하는 떡밥추가에 불과했다.

 

 

이렇게 시청자의 애간장을 녹이는 애매모호하고 다양한 복선들은 제대로 주워담지 못하고 끝없이 쌓여가고 있다. 도대체 누구의 말이 맞는가? 시청하는 재미를 주지만, 지나치게 남편찾기에 신경쓴 나머지 때론 짜증나기도 한다. 복선의 과도한 남발이 우려스러운 이유는 지나친 낚시로 캐릭터들이 붕괴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특히 유력한 남편 후보인 칠봉이와 쓰레기가 더욱 그렇다. 남편찾기 복선은 쓰레기와 칠봉이 모두 팽팽했고, 누가 남편이 되어도 참 애매한 현재의 상황까지 추가되었다. 그래서 2013년 현재신은 갈수록 어색함을 지울 수 없다. 현재신만 보면 칠봉이와 쓰레기는 서로를 불편해하던 연적이 맞을까 싶을 만큼 아무런 거리낌조차 없다.

 

만약에 쓰레기가 남편이라면 칠봉이는 진짜 마음이 착해서 탈이다. 아픈 짝사랑녀의 집에서 아무렇지 않게 호구처럼 드나들고 말이다. 그리고 칠봉이가 남편이라면 가족간 얽혀서 나정이와 쉽사리 만나자 못했던 진중했던 쓰레기는 참 속도 좋다. 다시 오빠와 동생사이로 돌아가는게 쉬웠다면 나정이 속을 왜 그렇게 애태웠을까? 이렇게 두 캐릭터 모두 현재에서 모든 감정을 정리하고 아무렇지 않게 만나는 묘한 상황이다. 뭐 그럴수도 있지만, 그런 억지같은 상황은  분명 캐릭터에 대한 몰이해도 만들고, 막장이나 다름이 없다는 비난도 따르게 한다.

 

 

모두가 질질 끈 남편찾기가 캐릭터를 망치고 독이된 결과다. 그런 폐해는 과거 캐릭터가 시청자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욕먹는 부분에서도 볼 수 있다. 칠봉이가 쓰레기랑 사귀는 나정이에게 훗날 연애하자는 여지를 남기는 장면으로 괜실히 집착남이란 소리까지 터져나오고, 심지어 나정이까지 어장관리녀라 오해받는 상황이 그렇다. 스토리가 늘어지면 개연성은 약해지고, 이렇게 캐릭터에 대한 오해만 쌓이는 것이다. 

 

이처럼 지켜보는 사람이 힘들기만한 애매모호한 삼각관계는 캐릭터의 붕괴를 걱정하며 시청자를 지치게 한다. 시청자들이 바라는 건 어떤 상황이 와도 캐릭터의 매력이 끝까지 유지되는 것이다. 그래야만 진짜 러브라인도 박수받을 수 있다. 이런 응사의 폐해를 생각하면 차라리 상속자들의 삼각관계가 시청자나 배우들에겐 더 속편한 것 같다. 때론 방향성이 보이는 삼각관계가 더 애절한 법이다. 캐릭터의 감정에 충실하고 지켜보기만 하면 그뿐이니까. 그렇다면 칠봉이가 개연성에 희생된 짠내나는 짝사랑으로 전락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쓰레기의 감정선이 어긋나서 이상한 캐릭터로 붕괴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두 캐릭터 모두를 끝까지 멋지게 가져가는 방법은 지금으로선 적당한 선긋기 뿐이다.

 

제작진이 응답하라의 가장 큰 인기요인이 남편찾기가 아닌, 90년대의 추억에서 공감대를 이끌어낸 스토리에 있다는 걸 잊지 않기를 바란다. 남편찾기에 불만이 쏟아진 것은 외적인 에피소드가 별 재미를 주지 못한 탓도 크다. 스토리의 매력을 살려내기 위해서라도 남편찾기로 질질 끌기만 하는 건 독이다. 이제는 어느정도 다른 캐릭터들의 궁금증도 풀어줘야 한다. 남편후보에서 멀어진 해태의 이름이나 결혼유무도 궁금하고, 빙그레가 쓰레기에게 느끼는 감정의 정체도 궁금하다. 그렇게 주변부의 궁금증도 풀어내며, 그동안 뿌려놓았던 떡밥들을 회수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남편찾기의 공감은 복선보다 이런 스토리 전개와 캐릭터의 감정선에 있는 것이 아닐까? 남은 회차동안 답답한 전개를 풀어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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