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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말 한마디 김지수, 미친 몰입 만든 소름돋는 오열연기 본문

Drama

따뜻한 말 한마디 김지수, 미친 몰입 만든 소름돋는 오열연기


딘델라 2013. 12. 10. 08:18

송미경(김지수)은 남편의 외도를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 상간녀인 나은진(한혜진)과 남편 유재학(지진희)에게 사람을 붙여서 그들의 동태를 살폈다. 송미경은 그녀가 궁금했고, 그래서 협박편지는 물론 사람을 따라붙게 만들고 심지어 요리학원까지 같이 다니며 관찰했다. 나은진은 실체가 없는 존재가 자신을 압박하면서, 불륜 사실이 가족에게 알려지며 고통받게 할까봐 두려웠다. 그렇게 심리적인 압박으로 피말리는 나은진을 지켜보며, 송미경은 불륜녀의 죄책감마저 가증스러워했다.

 

 

송미경이 더 화가난 것은 불륜녀가 자신이 생각한 것과 다르게 정상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나은진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정상적인 삶을 누리는 평범한 주부요 엄마였다. 차라리 자기보다 낫거나 뻔뻔한 사람이라면 화는 덜 났을 것이다. 그러나 나은진은 송미경을 부러워할 정도로 평범하고 오히려 완벽한 자신과 비교하면 빈틈 많은 그런 여자였다. 하지만 그런 점이 더 화가났다. 평범한 사람처럼 웃고 떠들고 자신의 아이가 어떻게 될까 걱정하고, 심지어 싫다는 사람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정도로 오지랖 넓고 인간관계도 정상적인 여자가 유부남과 불륜을 저지르고도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갈 수 있는지. 오히려 그런 점이 더 가증스럽고 이해되지 않았다.

 

그래서 인생의 바닥을 보이고 있다고 펑펑 울며 자신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나은진이 자신의 팔찌를 보고 아무렇지 않게 누군가가 선물했다가 거절한 것과 똑같다고 담담하게 털어놓는 모습이 더 위선적으로 보였다. 그 팔찌는 남편이 나은진에게 선물하려 했던 팔찌다. 송미경은 일부러 그 팔찌를 차고 나왔고 그녀의 반응을 살폈다. 불륜 사실을 들킬까 그렇게 피말려하면서도 팔찌를 보며 담담하게 추억처럼 털어놓을 수 있는 그녀가 너무나 화가났다. 자신의 가족이 받을 상처를 생각하면서도, 그 분륜으로 다른 가족이 고통받을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그녀가 미웠다. ' 좋게 봐줄래도 미워할 수 밖에 없구나. 너란 년! ' 그녀의 속마음에는 그 분노가 여실히 녹아있었다.

 

 

 

불륜을 지나가는 감기라 생각하는 나은진! 반대로 그것이 죽을 수 있는 암이라 생각하는 송미경! 상간녀와 불륜으로 고통받는 사람의 시각은 판이하게 달랐다. 더욱이 나은진은 자신의 남편이 바람 피는 걸 목격한 여자다. 그렇게 불륜이 단순한 감기가 아닌 가족을 고통으로 밀어넣는 걸 잘 아는 여자다. 아무리 부부의 위기가 오고 낭만이 사라지고 소원해진다 해도, 자신이 겪은 고통을 생각하면 바람을 피면 안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혜진이 연기하는 나은진이 자신의 불륜이후 상간녀의 입장을 이해하는 듯한 장면이나, 바람폈던 남편을 그제서야 감싸는 장면은 더 위선적여 보인다. 마치 자신도 불륜을 저리르고 나니까 모두를 이해할 수 있다는 듯이, 다 내가 잘못했다고 죄책감으로 위축된 모습마저 이중적이다.

 

그러나 불륜에는 어떤 핑계도 통하지 않는다. 그저 이기적인 선택이다. 부부의 애정에 금이 갔고 그래서 다른 남자에게 설렜다고 해도, 똑같이 불륜으로 풀어서는 안된다. 애정이 식었다는 것을 불륜으로  확인하기 전에 차라리 빨리 이혼을 선택해야 했다. 그래서 나은진의 입장은 김지수의 말처럼 아무리 좋게 봐줄려 해도 이해가 안된다. 드라마에선 한혜진과 이상우의 케미가 설래여 관계회복이 기대되긴 하지만, 역시나 나은진 캐릭터의 공감대가 떨어진다. 예고에선 나은진이 남편에게 바람 고백을 하게 되는데 이들 부부가 그 난관을 헤쳐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래서 더욱더 송미경(김지수)에 감정이입 할 수 밖에 없다. 송미경은 불륜에서 철저하게 떳떳한 피해자다. 그녀는 과거까지 불륜으로 고통받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아버지가 바람을 펴서 난 동생이 지금 유일하게 남아있는 혈육이다. 남동생이라면 끔찍하게 생각하지만, 그 동생은 동시에 가슴 아픈 가족해체의 증거다. 동생도 그것을 잘 알기에 누나에게 늘 감사해 한다. 그렇게 과거의 고통으로 더욱 완벽한 가정을 이루고 살고 싶었다. 자신도 사랑해서 유재학(지진희)을 선택한 건 아니였지만, 살다보니 남편을 사랑하게 되었고 내조로서 남편의 성공까지 잘 이끌었다. 아들들을 남들이 부러워하는 학교에 유학 보낼 만큼 똑소리나는 만점 엄마였다. 그렇게 가족을 위해서 헌신했지만, 남편은 부인의 완벽함에 숨이 막히다며 바람을 폈다.

 

하지만 유재학의 불륜이유는 핑계에 불과하다. 송미경이 완벽할 수 밖에 없던 것은 바로 유재학의 부모 때문이다. 내조하기 좋을 여자를 점 찍어 송미경을 며느리감으로 선택한 돌아가신 시아버지! 집안 일을 제대로 했는지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체크하는 시어머니! 그녀의 시어머니는 먹성이 좋음에도 늘 입맛이 없다며 며느리에게 음식을 해달라 칭얼거린다. 그런 까다로운 어머니 때문에 요리사 뺨치는 음식솜씨까지 덩달아 익혔다. 세상에 우리 아들같이 완벽한 아들은 없다며 아들만 최고라 여기는 시어머니 앞에서 남편에 소홀한 모습은 용납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유재학은 부인의 노고는 전혀 돌아보지 못하고 늘 투덜대는 자신의 엄마만 챙긴다. 그런 무심한 남편에게 어떤 것도 바라지 않았다. 그저 가정에 충실해주기를 간혹 사랑한다는 말만 원했다. 그러나 남편은 완벽한 부인이 숨막히다며 숨구멍을 찾으려 했다. 송미경이 완벽할 수 밖에 없던 이유는 전혀 이해하지도 않은 채 말이다. 그래서 마음 없는 남편의 사랑을 억지로 확인하고 오열하는 그녀의 처참한 심정은 안쓰러웠다.

 

 

 

그렇기에 유재학이 불륜을 알고 자신을 감시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화를 내는 모습에 송미경이 분노를 퍼붓는 장면은 완전히 공감되었다. 불륜을 저지른 죄책감보다 부인의 행동이 더 나쁜 것처럼 무시하는 남편의 모습에 어떻게 분노하지 않을 수 있을까? " 지금 날 비난하는 거야? 날 비난했어? 비난 했냐고? " 송미경은 그간의 설움을 담아서 남편의 책상과 책장을 엎어버렸다. 유재학은 부인의 폭발에 당황하며 어머니에게 들킬까 걱정했다. 송미경은 끝까지 잘못을 모르고 자신의 행동만 탓하는 남편에게 분노하며 말했다. " 지금 이순간에도 어머니 걱정이야? 당신 마음에는 내가 있기나 한거야.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 개자식아 "

 

조신하고 자애롭고 늘 순종적이던 송미경이 욕까지 퍼부으며 다른 모습을 보이자, 유재학은 이런 면이 있는지 몰랐다며 부인을 무시했다. 송미경은 자신을 후지게 만드는 건 바로 당신이라며 돌아가신 엄마를 부르며 오열했다. 정말 김지수의 소름돋는 오열연기가 압권이었다. 가슴을 치며 엄마를 부르는 모습에 절로 감정이입이 되었다. 서럽게 털어내는 모든 감정이 그간의 한이 담긴 듯 절절한 미친 몰입을 만들었다. 김지수의 깊은 내면연기와 오열연기가 곧 남편의 불륜이유를 정면으로 비난하는 것이었다. 그녀가 오열하며 내뱉는 뼈있는 말 속에 남편 유재학의 위선이 들어있었다.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유재학은 알지 못하고 있다. 그 완벽하고 깔끔한 성공한 유재학의 완성이 모두 부인의 손길이라는 것을. 

 

이처럼 '따뜻한 말 한마디' 3회는 김지수의 미친 연기력이 시청자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첫방부터 김지수는 남편의 외도를 알고 그 아픔을 속으로 삭히는 오열연기로 시청자의 심금을 울렸었다. '태양의 여자'때부터 눈에 띈 김지수의 연기는 아주 매력적이다. 잔잔한 내면연기부터 순간의 감정을 폭발하는 연기까지, 섬세한 심리연기에 능숙한 그녀는 캐릭터를 살려내는데 탁월하다. 그래서 따말에 김지수가 캐스팅된다는 소식을 들을 때부터 그녀의 연기가 어떤 센세이션을 일으킬까 궁금했다. 역시나 김지수는 시청자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 엄청난 연기내공이 극의 활력을 불러넣으며 시청자의 몰입을 이끌었다. 이렇게 3회 엔딩에서 그녀가 폭발시킨 소름돋는 오열연기는 송미경이란 인물의 감정에 완전히 몰입하게 만들 만큼 소름돋았다.

 

이날 4회 예고편에는 강렬한 대사가 등장한다. 유재학은 완전히 달라진 부인을 보며 내 인생 최후의 보루가 무너졌다고 당황해한다. 송미경은 그에 대해서 '보루가 아닌 호구가 무너졌겠지' 란 통쾌한 대사를 날린다. 유재학은 현모양처인 부인이 어떤 순간에도 인내하고 뒤에서 눈물이나 흘리고 참는 그런 순종적인 여자라 착각한 것이다. 자신이 가정을 버리지만 않으면 그만이라고만 여겼던 오만이 제대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부인이 이렇게 나올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유재학! 부인의 희생으로 자신이 완성된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될 그의 굴욕이 기대된다. 자신을 호구로 알았던 남편에게 그 무시를 제대로 앙갚음 하는 것이 곧 송미경의 복수같았다. 이렇게 불륜 사실이 예상과 다르게 금방 탄로가 나면서 더 흥미로운 전개를 보였다. 송미경의 반격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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