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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1994 쓰레기 남편확정? 시청자 울린 감동 프로포즈 본문
'응답하라 1994'의 남편은 쓰레기(정우)로 확정이 난 듯하다. 쓰레기가 나정이(고아라)에게 프로포즈를 할 줄이야. 쓰레기는 불안함을 떨치기 위해서 정이에게 프로포즈를 했다. 예상 못한 프로포즈는 쓰레기가 남편임을 거의 확정짓는 거나 다름이 없었다. 이날 17회 주제는 사랑, 두려움이다. 사랑에는 늘 두려움이 따라다녔고, 그리고 그 불안함을 극복하는 것도 결국은 사랑이었다.
부산 로컬 근무로 나정이와 떨어져 있으면서 나정이 만큼 쓰레기도 불안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 아마 모든 연인들이 어쩔 수 없이 떨어져야 하는 그 물리적 거리를 가장 힘들게 생각할 것이다. 두 사람에겐 쓰레기가 의사라는 설정이 불안요소가 되었다. 서울과 부산으로 갈라지며 만나는 시간이 적어지면서, 정이는 정이대로 불안했고 쓰레기는 쓰레기 나름대로 불안했다. 사랑은 하루에도 곁에서 수십번 확인해도 모자르다. 윤진과 삼천포가 그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하루에도 열댓번 으르렁대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런 소소한 사랑마저 나눌 수 없게 만든 물리적 거리는 나정과 쓰레기를 더욱 애타게 했다.
자신의 생일을 함께하기 위해서 부산까지 내려온 나정이! 오랜만에 만난 쓰레기는 팔과 목을 다쳐서 깁스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확인하는 나정이는 열불이 난다. 미련하게도 나정이가 걱정할까봐 괜찮다 괜찬다만 반복하는 오빠가 더 미웠다. 그리고 너저분한 쓰레기 방을 보는 순간 더 화가났다. 인간구실하기엔 너무 먼 오빠. 곁에 있어서 자신이 챙겨줘도 모자른 이 오빠를 두고 또 헤어질걸 생각하니 그게 더 화가났다. 그렇게 생일파티를 하려고 오븟한 시간을 준비했는데, 또 삐삐가 울렸다. 좀처럼 시간을 낼 수 없는 의사란 직업! 그래도 나정이는 오빠를 이해하고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나정이를 생각하며 더 편치 않은게 쓰레기였다. 뒤늦게 돌아와서 나정이가 없는 걸 보니 더욱 미안함이 밀려왔다. 그런데 서울로 올라간 줄 알았던 나정이가 엄마와 나타났다. 목욕갔다 왔다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어머니를 모시는 나정이! 아마 쓰레기가 결혼을 결심한게 그 순간일 것이다. 자신을 기다리느라 한숨도 안잤으면서 늘 웃어주는 나정이를 꼭 행복하게 해주고 싶지 않았을까? 쓰레기가 잠깐의 시간을 내서 나정이와 잠을 청하는 장면은 그런 미안함을 대변한다. 그리고 쓰레기는 깨어난 나정이에게 청혼을 했다. 자신과 함께하는 건 오늘처럼 힘들거라고! 그런 순간이 스스로 괜찮지 않다고! 불안함 그것은 사랑에 대한 미안함이었고, 그 불안함을 지켜내는 건 결국 사랑을 완성하는 것이었다.
" 우리 정이 오빠한테 시집올래?.....오빠랑 결혼해주세요. 오빠가 억수로 잘해줄게 라는 말 못하는데... 같이 살면 지금처럼 오빠...불안하진 않을 것 같다 " 나정이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오빠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였다. 나정이도 울고 쓰레기도 울고 시청자도 울었다. 이렇게 아름답고 감동적인 프로포즈가 또 있을까? 나정이 인생 최고의 생일선물이었다. 오빠의 갑작스런 프로포즈에 놀랐지만, 그 마음을 알기에 정이는 감동할 수 밖에 없었다.
정이 역시 쓰레기 만큼 불안했고 매일 곁에서 오빠를 챙겨주고 싶었다. 나만의 불안이 아니라, 그 역시 마찬가지란 것을 알게되면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었다. 눈치없다는 쓰레기가 불안함에 깜짝 프로포즈를 했지만, 아마도 인생 최고의 센스를 발휘한 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정이의 마음과 완전히 통했으니까. 정우와 고아라는 연기에 완전 몰입하며 세세한 감정연기로 시청자를 울렸다. 두 사람은 역할에 완전히 빙의했고, 그 감동을 시청자에게 눈물 키스로 전달했다. 역대급 프로포즈에 이은 역대급 키스였다!
이날 프로포즈가 더욱 감동인 이유는 바로 2회장면의 오버랩 때문이다. 쓰레기가 나정이와 한 침대에서 누웠던 장면은 2회 친오빠가 아니라는 반전을 선사한 부분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때 나정이는 오빠와 결혼하는 게 소원이라는 말을 했었다. 그 소원이 최고의 생일선물로 전달되었으니, 쓰레기가 남편확정이라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그런 소중한 순간을 만들어준 카메오가 의미심장하다. 바로 응칠의 성시원(정은지)이다. 프로포즈 반지를 골라준 이가 성시원이었다. 센스없는 쓰레기가 이상한 반지를 고르려하자, 지나가던 고딩 성시원이 참견을 하며 심플한 반지를 골라줬다. 쓰레기는 고마워하다가 그 아이가 자신의 팔을 부러뜨린 버스 도다리임을 기억했다.
또한 현대장면에서 기막힌 레전드 장면이 우연을 보여준다. 층간소음을 제공한 나정이 윗집이 바로 시원과 윤제네 집이었다. 그리고 성동일V성동일 빵터지는 1인2역이 시청자의 배꼽을 잡았다. 그런데 성시원의 활약은 더 있었다. 바로 남편의 결정적 힌트를 준 것이다. 시원이 남편을 알아본 것이다. 유명한 사람이라는 말이 헷갈리게 등장했지만, 시원과 쓰레기가 연이어 인연을 가졌기에 결국 시원의 확인사살이 남편을 제대로 알려줬다 생각한다. 응칠과 응사의 기막힌 접점을 통해서 나정이와 쓰레기를 엮어준 것은 보통의 인연을 의미하지 않는다. 응칠의 주인공 성시원이 큐피트가 되어준 것은 완벽한 남편확정일 것이다. 제작진의 미친 센스가 놀라웠다.
이렇게 17회는 사랑 확인의 순간이었다. 쓰레기와 나정이의 사랑이 완벽하게 결합했고, 빙그레(바로)가 윤진이를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완전히 확인했다. 빙그레의 확인 키스도 청혼 키스 만큼 설레였다. '확인' 아마 이 말을 하기 위해서 빙그레도 쓰레기도 그렇게 돌아온게 아닐까? 오랫동안 오빠라는 정체성으로 나정이를 동생으로만 여겨야 했던 쓰레기! 그리고 쓰레기에게 받는 느낌이 동경인지 사랑인지 혼란스러웠던 빙그레! 이런 두 사람이 긴 방황 속에서 이제서야 완벽한 답안지를 작성했다. 그렇게 사랑이란 마침표를 통해서 혼돈의 시간을 끝내고 성장했다.
물론 아직 나레기 커플에겐 힘든 시간이 남아있다. IMF가 그것이다. 엉뚱한 주식투자로 위기에 몰린 성동일 가족! 나정이가 프로포즈를 받았지만 결혼을 2002년에 하게 된 이유가 나왔다. 성동일 가족의 위기가 두 사람에겐 고통의 시간이 될 것 같다. 그래도 씩씩한 나정이니까 잘 견뎌낼 것이다. 일편단심 그 마음이 이정도로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17회는 여로모로 레전드였다. 다음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