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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어디가 뉴질랜드까지 가서 장보기 미션 꼭 했어야 했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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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어디가 뉴질랜드까지 가서 장보기 미션 꼭 했어야 했나


딘델라 2013. 12. 23. 08:51

'아빠 어디가' 대표 미션은 바로 장보기 미션이다. 아이들의 자립심을 키워주기 위해 마련된 장보기 미션은 낯선 환경에서도 씩씩하게 거듭나는 아이들을 볼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장보기 미션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 차도를 아슬하게 건너는 아이들, 미션수행이 늦어져 혹사되는 모습이 노출되며 시청자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만큼 아직은 어린 아이들이기에 아무리 제작진이 따라붙는다 해도 불안한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런 장보기 미션은 뉴질랜드에서도 이어졌다. 마지막 여행 최종미션이라며 제작진들은 아이들끼리 뉴질랜드에서 장을 보게 했다. 한국에서도 무리수가 간혹 보였던 장보기 미션을 말도 안통하는 뉴질랜드까지 하다니! 지켜보는 내내 불안하게 보였다. 그곳은 낯선 뉴질랜드가 아닌가? 아빠들도 장을 보면서 영어가 안되서 낭패를 보던 곳이다. 그런데 제작진들은 무슨 배짱으로 아이들끼리 장을 보게 했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10살도 안된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모습! 한국에서도 그점이 가장 불안했었다. 하물며 외국에서 아이들이 그렇게 돌아다니니 더욱 불안할 수 밖에. 물론 제작진들이 마트나 가게에 양해를 구하고, 카메라들이 따라붙어서 촬영했겠지만, 그렇다 해도 그들은 관찰자 시점에 불과하다. 한국 촬영에서도 제작진들은 그저 아이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지켜볼 뿐, 보호자란 느낌을 준 적은 없었다. 이번 뉴질랜드 카트타기에서도 준수가 무섭다고 하자, 그것을 묵묵히 지켜보며 카메라에 담기 급급했던 것처럼 말이다.

 

가뜩이나 영어로 자유롭게 소통이 가능한 아이는 민국이 빼고 없었다. 그런 의젓한 민국이 조차 막상 장을 보니 어린아이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줬다. 민국이 팀은 300달러가 훌쩍 넘는 장보기로 주어진 돈을 초과해서 장을 봤다. 그만큼 아이들은 계산없이 무작정 카트를 채우는데 급급했다. 고기를 사는데도 보이는 대로 쓸어담을 뿐, 그것으로 무엇을 해야하는지 생각하지 않았다. 역시나 아이들은 아이들일 뿐이었다. 갑자기 큰 돈으로 장을 보라고 하니, 무조건 많이 살 수 있다고만 생각한 것이다.

 

여지껏 한국에서 아이들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본적이 있던가? 아이들이 다녔던 곳은 시골장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큰 돈을 써본적도 없는 아이들에게 낯선 외국에서 무턱대고 많은 돈을 주고 장을 보라니! 정말 제작진들의 생각이 짧았다. 결국 아이들은 계산을 하고 나서야 뭔가 잘못되었다며 초과된 물건들을 빼내느라 진땀을 뺐다.

 

 

장보기에서 아이들은 술을 사는 장면도 보여주었다. 아빠들을 위한 와인을 거리낌없이 사는 장면은 그만큼 아이들이 어리다는 걸 제대로 보여주었다. 맏형 민국이도 그것이 안되는 행동이라는 걸 몰랐다. 결국 마트 직원은 아이들에게 18세 이상은 술을 살 수 없다고 영어로 설명했고, 민국이가 한참후에 영어를 알아듣고 술병을 돌려주었다. 와인병이 커서 혹시나 깨지면 어쩌나 불안한데, 그런 행동을 하는 동안 제재하는 제작진은 없었다.

 

또한 준수가 종이컵을 꺼내는 장면도 아슬했다. 너무 높은 곳에 종이컵이 진열되어 있어서, 한참을 폴짝거리다가 가방으로 겨우 물건을 꺼냈다. 그것이 제작진들 눈에는 귀엽게 보였겠지만, 아이 혼자 그러는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지 지켜보는 시청자로서 불안했다. 혹시라도 다른 물건들이 상하면 괜히 민폐처럼 보일 수 있었다. 윤후네도 10만원 안쪽으로 무사히 미션을 완수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민율이가 과일을 몰래 먹어본 행동이라던지, 계산만 하고 짐은 놓고 갈뻔한 상황이라던지, 역시나 아이들에겐 대형마트는 버거워보였다.

 

이처럼 제작진들은 관찰하는데 급급할 뿐, 아이들의 행동을 말리거나 안된다고 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외국이란 낯선 곳에서 더욱 보호자가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을 방관하며 민폐처럼 만들어 버렸다. 그래서 애초부터 뉴질랜드까지 가서 장보기 미션을 한 것은 더욱 무리수였다. 장보기 미션도 때와 장소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낯선 환경에서 거금으로 장을 보라니, 분별력이 약한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과한 욕심만 들이댄 꼴이다.

 

 

 

그리고 이런 제작진들의 판단착오는 이후 홈스테이 가족들을 불러온 장면에서 그대로 반영되었다. 앞서 장보기 미션을 설명하면서 제작진들은 홈스테이 가족을 초대했다며, 다같이 먹을 수 있게 저녁은 넉넉히 준비하자고 했다. 그래서 장보기 미션도 돈을 넉넉히 준 것이다. 그런데 초대된 아이들에게 한식을 선물하고 싶었던 아빠들! 그러나 재료가 없어서 김과 계란말이로 부실한 저녁을 먹였다. 그 장면을 보면서 든 생각은 '도대체 아이들에게 왜 장보기를 시켰나?' 였다. 아이들이 한가득 장을 봤지만, 결국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한식을 손님들에게 줄거였다면, 애초부터 어른들이 준비성을 보였어야 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장을 보게 만들고, 정작 재료가 없어서 제작진들이 한국에서 준비해온 인스턴트 재료를 쓰는 장면은 왠지 아이러니했다. 결국 예능적인 재미를 위해서 준비도 안된 장보기를 억지로 끼워넣는 바람에 홈스테이 가족들에게 제대로된 손님대접도 못한 셈이다. 이렇게 뉴질랜드까지 장보기 미션에 목매는 제작진을 보면서 아어가의 부실한 소재의 한계를 봤다. 어설픈 예능미션을 넣으니, 차라리 준비된 손님맞이를 기획했다면 더욱 유익했을 것이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던 뉴질랜드 편이 제작진의 욕심으로 아쉽게 마무리되서 아쉬웠다. 아어가가 인기를 얻은 것은 동심 그자체다. 시즌2에선 제발 이런 식상한 예능미션보다 신선한 기획이 많아졌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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