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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대 6회 김수현, 해품달 떠올린 안타까운 사랑 본문
'별에서 온 그대'의 추세가 심상치 않다. 연일 시청률 상승을 보이고 있는 별그대의 시청률 표를 보고 있으면 '해를 품은 달'이 떠오른다. 20%를 넘는 미니시리즈가 종종 있었지만, 해품달 이후로 초반부터 상승 수치가 눈에 띄게 점프하는 것은 오랜만인 것 같다. 이렇게 시청률 추세 뿐 아니라, 별그대는 김수현이 출연해서 그런지 더욱 해품달이 떠오른다. 해품달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이훤의 애절한 사랑을 명연기로 전달한 김수현이다. 한가인의 연기력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수현이 중심을 제대로 잡고 이훤을 완벽히 연기했기에 여심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그런 김수현의 진가를 다시 느끼게한 애틋한 연기장면이 별그대에서도 터져나왔다. 바로 400년전 서이화와의 안타까운 사랑이다. 15살 어린 과부소녀를 지켜주고 싶었던 도민준(김수현)! 그러나 지구의 각박한 인심은 그 사랑을 갈라놓았다. 흉흉한 인심을 달래기 위해서 이화의 집안은 쑥대밭이 되었고, 간신히 도민준과 도망친 이화는 안타깝게도 죽음을 맞았다. 이화는 더이상 도망칠 곳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절절한 마지막 인사를 마친 이화는 도민준에게 자신의 비녀를 선물하고, 그렇게 도민준 대신 화살을 맞고 죽었다.
초능력으로 위기에서 그녀를 두번이나 구해주었으나, 결국은 그녀를 끝까지 지켜내지 못했다. 아무리 외계인이라 해도 모든걸 완벽히 이겨낼 수 없었다. 처음으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자신에게 커서 이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한 이화! 그렇게 애틋한 사랑을 전한 이화를 도민준은 어느새 사랑하게 되었던 것이다. 자신의 품에 안겨서 안타깝게 죽어가던 이화를 얼싸안고 목놓아 울던 도민준! 그는 지구에서 안타까운 사랑의 아픔을 겪었다. 김수현은 애절한 아픔을 절절한 오열연기로 전했다. 마치 해품달의 이훤이 연우를 떠올리며 가슴 아픈 눈물을 흘리던 그때처럼 또다시 시청자의 심금을 울린 것이다.
이렇게 6회 최고의 명장면은 전생의 아픈 인연을 설명하던 애절한 눈물장면이었다. 짧은 장면이었지만 김수현의 탁월한 감정연기는 시청자의 눈시울을 적실 만큼 강렬했다. 그런 뛰어난 명품연기가 있었기에 도민준이 400년간 지구에 남으며, 외롭게 살아간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인간에게 호기심을 가지고 도움의 손길을 내주었으나, 그 결과는 비참했다. 운명이란 쉽게 바꿀 수 없는 것일까? 서이화를 구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안타까운 운명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어차피 자신이 바꿀 수 없는 그들의 운명이라면, 자신이 도울 이유도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도민준은 인간세계를 관찰할 뿐이었다. 지구를 떠날 그날만을 기다리면서 말이다.
도민준의 이런 아픔은 어딘가 이훤과 닮아 있었다. 첫사랑 연우를 안타깝게 잃고, 그 사랑을 잊지 못해서 마음의 문을 열지 못했던 이훤! 도민준이 아픔으로 인해서 인간과 거리를 두고 살아온 것과 비슷했다. 그렇게 아픈 기억을 간직한 채 살아오다, 천송이가 나타났다. 연우가 액받이 무녀 월로 나타난 것처럼! 해품달을 애청했던 시청자라서 김수현이 또다시 애절한 사랑을 보여주게 되서 반가웠다. 우연처럼 김수현은 얼굴은 닮았으나 다른 사람인 첫사랑의 그림자 앞에 서는 도민준으로 또다시 변신했다. 아마도 김수현의 탁월한 감정연기가 이번에도 제대로 여심을 사로잡을 듯하다.
6회가 김수현의 해품달을 더욱 떠올린 것은 카메오 정은표의 등장도 한몫했다. 제작진의 센스라면 정말 기발하다. 재벌 만큼 어마어마한 재산을 모은 도민준의 재테크 비법을 설명하던 장면에서 정은표는 부동산 업자로 등장했다. 조선시대 땅투자로 재벌수준의 돈을 모았다는 작가의 위트가 재밌다. 넝쿨당에서도 박지은 작가는 시트콤처럼 깨알같은 장면들로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별그대에서도 그녀의 장기는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김수현에게는 해품달, 그리고 전지현에게는 엽기적인 그녀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을 넣으면서, 배우들의 흥행작 패러디까지 기막히게 써먹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단순한 패러디가 아닌 캐릭터의 성격을 극대화하는 장치로 들어가 있다.
도민준의 애절한 사랑을 해품달에 비교하며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고, 천송이의 튀는 매력을 엽기녀라는 설정으로 더욱 친근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김수현이 나오면 어딘가 가슴이 절절하고, 전지현이 나오면 웃픈(웃기고 아픈) 상황도 빵터지게 된다. 김수현과 전지현을 지금의 자리에 있게 만든 작품을 별그대에 녹아내면서 두 배우의 매력을 몇배로 상승시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별그대의 흡입력이 어마어마하다. 한시도 눈을 땔 수 없게 만들며, 어느새 11시가 다가와서 마음이 조급해진다.
별그대의 메인 주제가는 린이 부른 'my destiny'다. 제목처럼 별그대 안에는 도민준과 천송이의 운명같은 사랑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400년 세월이 만든 운명이기에 더없이 애절하다. 과연 천송이는 서이화의 환생일까? 6회에선 복선이 등장하며 더욱 궁금증을 낳았다. 천송이는 도민준이 서이화에게서 받은 비녀를 보고 눈시울을 적신다. " 나 기분이 왜 이러지. 이걸 보는데 왜 자꾸 슬픈 기분이 들지. " 도민준은 더욱 천송이에게서 이화의 그림자를 느끼게 된다. 그렇게 송이가 이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깊어질수록 또다시 찾아온 사랑은 애달퍼갔다.
이제 지구에서 남은 시간은 3개월! 그런데 천송이는 이화처럼 위기에 휩싸였고, 혹여 목숨까지 위태롭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을 직감하면서 불안함으로 또다시 그녀를 지켜주고 싶게 된 도민준! 그런데 이번에는 연적까지 나타났다. 이휘경(박해진)이 천송이를 지켜주겠다 하니, 자신도 모르게 질투심까지 들었다. 영원히 멈추고 싶은 순간이 있다! 과거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닥친 죽음의 순간이었고, 지금은 이휘경의 사랑에 답할 천송이의 한마디가 나오는 순간이다. 그렇게 천송이는 어느새 도민준의 마음에 훅하고 들어와 버렸다. 인간의 운명이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걸 안다. 도민준은 이번에도 쉽지 않은 운명과 싸워야 할 것이다. 천송이를 지켜내도 어쩌면 사랑이 쉽사리 이뤄지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모한게 사랑이라고 했다. 남은 3개월간 그가 천송이를 위해서 쏟아낼 사랑이 벌써부터 먹먹하게 다가온다. 과연 400년전 못다이룬 사랑을 이벤에는 지켜낼 수 있을까? 다음주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