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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대 9회 타액의 미스테리, 결말 암시하는 복선? 본문

Drama

별에서 온 그대 9회 타액의 미스테리, 결말 암시하는 복선?


딘델라 2014. 1. 16. 09:26

'별에서 온 그대' 9회는 화제의 15초 키스가 재등장해서 시청자를 설레게 했다. 그런데 똑같은 키스신을 재편집하는 제작진의 센스가 놀랍다. 이번에는 15초 키스가 아니라, 심장박동수로 두 사람의 설레는 순간을 담았다. 키스를 하는 순간 심박수는 두배가 되었다.

 

 

이날 키스신과 함께 도민준(김수현)의 강의 모습도 교차되었다. 인간의 스킨십이 사랑이란 착각을 만드는 교묘한 속임수라고 설명한 도민준! 그러나 스킨십은 사랑을 확인하는 결정적 순간이었다. 키스를 하고 나서 두 사람은 심장이 떨리며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를 키스 후 다섯시간 동안 심박수의 변화로 보여준 별그대! 그런데 천송이(전지현)는 시간이 흐르며 점점 안정을 되찾았는데, 도민준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박수가 상승했다. 온몸이 한기로 가득찼고, 심한 독감에 걸린 것처럼 아팠다.

 

 

 

도민준이 아팠던 건 바로 천송이와 키스 후 타액을 교환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심방수가 300까지 뛰며 심하게 앓이한 것은 천송이를 향한 사랑이 그만큼 뜨겁다는 걸 보여준다. 아픈 도민준에게 천송이가 스킨십을 할때마다 그의 심박수는 마구 상승했다. 심장이 터질듯이 300까지...인간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심박수 300! 심장 뛰는 것과 사랑에 빠진 건 구분해야 한다던 그가 사랑 때문에 주체못하고 심장이 뛰었다. 외계인인 그도 인간처럼 사랑이란 감정에 빠지며 자신도 억제못할 신체변화를 겪은 것이다. 그것이 타액으로 인한 심한 앓이까지 더해주었으니, 그는 몸과 마음 모두 심하게 아팠다. 상사병처럼 말이다.

 

그런데 타액이란 설정이 인상적이다. 인간의 타액이 도민준의 몸에 들어가면 그는 아팠다. 그리고 그가 아플때마다 초능력은 제 기능을 못했다. 과연 도민준에게 인간의 타액은 어떤 의미일까? 아픈 도민준을 찾아온 장변호사(김창완)는 30년전 도민준이 겪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은행원으로 근무하던 30년전 도민준을 시기한 직원이 커피에 침을 뱉어서 줬다. 그것을 먹고 그는 1주일을 몸져 누웠다고 했다. 이날 에필로그도 과거의 경험을 담았다. 그러면서 도민준의 능력과 몸상태의 상관관계를 알려줬다. 그가 가진 초능력은 한계를 모르지만, 중요한 건 바로 몸상태라고 했다. 결국 도민준의 몸상태에 타액이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인간의 타액이 들어가면 면역체계가 다른 외계인 도민준은 심하게 아픈 것 같다. 제작진은 이를 두고 알러지 반응을 일으킨다고 설명했었다. 슈퍼맨 못지 않은 그에게도 그런 약점이 존재했다. 전지전능 슈퍼맨도 크립톤나이트 앞에서 평범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그는 인간과의 겸상도 피했던 것이다. 인간과 겸상을 하는 것 만으로도 평소에는 느끼지 않았던 추위까지 느꼈다. 마치 인간의 타액이 그에게는 감기바이러스 같았다. 그런데 이는 천송이와의 사랑에는 암초나 다름이 없다. 사랑을 하면 스킨십을 나누고 키스도 하게되고, 이런 과정에서 타액을 교환하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장변호사는 이를 두고 목숨까지 건다고 표현했다. 그의 표현은 절묘했다. 어쩌면 도민준에게 인간과의 사랑은 목숨까지 걸어야 되는 것이다.

 

그런데 외계인 도민준에게 목숨까지 거는 인간과의 사랑이란 어떤 의미일까? 과연 새드일까? 해피일까? 그는 400년을 똑같은 모습으로 산 외계인이다. 지구에 떨어졌을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살아왔다. 그만큼 인간의 짧은 수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불로장생을 누렸다. 그래서 어떤 의미로는 목숨까지 거는 사랑이야 말로 도민준에게는 해피엔딩일 수 있다. 그가 인간과 거리를 둔 건 사랑에 대한 상처도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는 걸 지켜보는게 싫어서다. 그래서 천송이를 사랑하면서 그가 걱정해야 하는 건, 당장 2개월 후면 떠나는 것 외에도 혹여 지구에 남게 되는 상황이다. 불사신같은 그가 늙어 죽어가는 천송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아픔 말이다. 그래서 떠나는 것도 남는 것도 그에게 참 곤혹이다.

 

 

 

그래서 만약 두 사람이 해피엔딩을 한다면, 필자는 그 장치가 타액이란 설정같다. 타액이 주는 영향을 본다면 그는 인간화가 되어간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초능력을 점점 상실해가며 인간처럼 변할수도 있고, 초능력은 그대로라도 인간처럼 수명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것이 지구에 계속 남게되면 나타나는 부작용이 아닐까? 지구에 살면서 지구에서 나는 음식을 먹었고, 공기를 들이 마셨고 물도 마셨다. 400년간 인간의 타액을 조심했지만, 끝없이 지구의 것을 받아들이며 살았다. 그러니 언젠가는 천송이와의 사랑에 지구인의 타액에도 면역되는 날도 올 것이다. 대신 지구의 것에 익숙해진 몸이 불로불사 외계인의 몸에서 인간의 몸으로 변하지 않을까?

 

그래서 인간화의 의미는 바로 인간처럼 짧게 사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외계인인 그에겐 목숨까지 거는 사랑이란 인간처럼 유한한 삶을 살면서 사랑하는 의미도 된다. 모든 인간이 불로불사를 부러워 하지만, 사랑을 하려면 그에겐 불사신같은 몸은 거추장스럽게 된다. 그래서 때론 독같은 인간의 타액도 그에겐 유한한 삶을 주는 희망이 될 수 있다. 인간의 입장에선 불사의 몸을 포기하고 인간이 되는 것이 아깝지만, 천송이를 사랑한 그에겐 죽지 않고 외롭게 사느니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여생을 누리고 사는 것이 더 행복한 결말이다. 그래서 천송이와 사랑을 나누며 그의 몸이 더욱 인간화 되어간다면, 사랑하는 그녀와 함께하는 그 유한한 삶은 절대로 아깝지 않을 것이다.

 

장변호사 말대로 목숨건 사랑이 딱 맞는 것이다. 인간이 되는 건, 외계인 입장에서 곧 죽는다는 뜻이다. 인간의 400년은 그의 인생에선 찰나의 순간이니, 인간 만큼 살다간다는 건 곧 죽는거나 다름이 없다. 하지만 죽을 만큼 천송이를 사랑해서 선택한 유한한 삶이니 영원한 인생보다 더 행복할 것이다. 그래서 타액이란 미스테리로 그가 보여주는 몸의 변화는 단순하지 않다. 그저 천송이를 지켜줄 초능력을 잃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가 점점 인간이 되어가는 것이 어떤 의미를 말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그것이 바로 천송이와 도민준의 사랑을 암시하는 결정적인 복선이 아닌가 싶다.

 

이날 천송이는 자신의 이상형을 평생 오래오래 내 옆에 있어줄 사람이라고 했다! 2개월 후면 떠나는 도민준은 당장은 천송이의 이상형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소시오패스 이재경의 위협으로 부터 천송이를 지켜줄 사람이 도민준 뿐이다. 400년의 인연을 두고 천송이를 매번 도와준 도민준이 그녀의 진짜 인연이 아니라면 너무 슬프지 않나? 재벌남의 사랑도 이뤄지는데, 판타지 드라마에서 외계인과 인간의 사랑이 이뤄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전지전능 슈퍼맨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더 열심히 지구인을 도왔다. 도민준도 결국 그 사랑 때문에 지구에 남고 인간처럼 살지 않을까? 그런 해피엔딩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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