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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델라의 세상보기

쓰리데이즈 5회 소름돋는 현실풍자, 씁쓸했던 대통령의 실체 본문

Drama

쓰리데이즈 5회 소름돋는 현실풍자, 씁쓸했던 대통령의 실체


딘델라 2014.03.20 08:12

'쓰리데이즈' 5회는 어딘가 씁쓸했다. 분명 작가의 상상력이 만든 이야기지만, 그 상상력의 바탕은 현실에서 벌어질 것 같은 누군가들의 이야기를 풍자하는 것 같아서 보는 내내 씁쓸하게 다가왔다. 아무래도 배경이 청와대고, 그 청와대를 둘러싼 권력층이 사건의 핵심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이동휘 대통령(손현주)을 암살하려던 함봉수 경호실장(장현성)과 이를 막기 위한 한태경(박유천)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긴장감 넘쳤다. '쓰리데이즈'는 스토리도 흥미롭지만 100억 대작답게 연출 면에서 아낌없는 투자가 드러나 보는 재미가 상당했다. 기차에서 벌어지는 웅장한 액션신이나 구급차를 추격하는 실감난 장면들이 정말 영화 뺨쳤다. 게다가 중견 배우들의 비장한 연기는 극의 몰입을 크게 했고, 한태경에 점점 동화되어 가는 박유천의 처절한 연기도 한층 돋보였다.

 

이렇게 화려한 위용을 자랑하는 '쓰리데이즈'를 더욱 스케일 넘치게 하는 건, '쓰리데이즈'가 담고자 하는 내용이었다. '싸인'과 '유령'에서도 거대한 실체에 접근해가는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곤 했다. 이번에도 김은희 작가는 청와대를 둘러싸고 있는 절대권력이란 무서운 실체에 접근하는 놀라운 상상력을 발휘했다. 그 중심에는 대통령 이동휘가 있다. 특검이 밝힌 대통령의 어마어마한 비위사건은 양진리 사건이었다. 그는 미국 팔콘사의 하수인 노릇을 하며, 민간인을 희생시킨 양진리 사건을 계획한 주범이었다. 부상당한 이동휘는 ' 거짓말이야 ' 란 처절한 말을 남겼지만, 특검이 밝힌 내용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다.

 

 

(이동휘 당시 팔콘사 컨설턴트 시절) 3조원의 미국 팔콘사의 비행기를 대한민국에 팔기위해서 그는 인맥을 동원해서 정부의 국방, 국정원 요직을 불러모아 로비를 했다. 북한을 움직여 쇼를 하자는 것이다. 당시 대한민국 경제는 파탄이나 힘든 상황이었고, 팔콘사의 비행기를 사기엔 국방비를 쓸 여력이 없었다. 그러자 팔콘사는 미국정부와 IMF도 손아귀에 있고 그를 통해 한국의 원조를 도와주겠다며, 북한 무력부를 미화 1억불에 움직여 정찰대를 파견해 공포를 조성하도록 시켰던 것이다.

 

자본주의 논리! 팔면 사기만 하라! 피도 눈물도 없는 팔콘의 개를 인정한 이동휘의 과거는 충격 그자체였다. 국가보다는 기득권의 이익을 위해서 충직한 개로 산 이동휘! 그는 정부 요직들에게 '개면 개답게 살라'는 말까지 남겼다. 한태경은 아버지가 미화 1억불을 건내주기 위해 연변에 급파된 국정원 직원이란 소리에 경악했다. 믿기 힘든 이동휘의 실체는 한태경을 당황시켰다. 그러나 경호원으로서 대통령을 지켜야 하기에 그는 암살 음모를 막을 수 밖에 없었다.

 

 

이날 가장 안타까웠던 건 바로 경호실장 함봉수의 죽음이었다. 함봉수는 양진리 사건에 파견된 군인이었다. 그가 마을에 도착해 현장을 둘러봤을 땐, 많은 민간인이 무참히 죽은 후였다. 함봉수의 전우들 역시 숨어있던 정찰대에게 끔찍한 총격을 받았고, 함봉수만이 살아남았다. 대통령을 암살하려던 그의 증오심은 당연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다. 결국 그는 경호원의 본분을 망각하고 암살자가 된 것이다.

 

" 더이상 저 사람은 내 대통령이 아니야 " 그의 증오로 범벅된 말은 너무나 단호했다. 한태경은 존경하던 스승이 암살자가 되는 걸 막으려 애썼지만 실패했다. 대통령이 어떤 사람이던 목숨 바쳐 지키라고 배웠던 한태경은 스승이 가르친대로 대통령을 지키며 방아쇠를 당겼다. 결국 한태경은 자신의 손으로 스승을 죽이는 비극을 맞았다. 그 순간 가장 원망스런 사람은 대통령이었다. 모든게 사실인가? 눈물짓는 한태경을 향해 야속하게도 대통령은 " 사실입니다 " 란 씁쓸한 한마디를 남겼다.

 

 

장현성이 이렇게 빨리 죽다니. 최고의 반전은 경호실장의 죽음이었다. 각잡힌 멋진 경호실장에서 암살자로의 반전, 그리고 아픈 과거까지! 참으로 안타까운 인물을 연기한 장현성의 연기가 일품이었다. 그런데 경호실장은 더욱 안타까운 인물이었다. 양진리 사건의 진짜 배후를 모른채, 끝까지 원통함만 남기고 그들에게 이용당해 비극을 맞았던 것이다. 또 다른 반전은 바로 특검의 발표가 들려주지 않았던 진짜 배후의 실체였다.

 

이동휘가 양진리 사건에 깊이 연루된 건 맞지만, 그 역시 결국은 배후에게 이용당했다. 이동휘는 로비를 하면서 두가지를 부탁했다. '잠수함만 잠시 내려왔다 올라가는 것, 절대 인명피해는 없어야 한다', '더이상 팔콘의 개로 살기 싫다' 그런데 그의 생각과 다르게 양진리 사건은 수많은 희생을 불러왔다. 그가 몰랐던 다른 계획이 존재했던 것이다. 아마도 대한민국 자본과 권력층 역시 그들만의 생각으로 이 문제를 이용했던 게 아닌가 싶다. 이동휘는 이를 진두지휘한 진짜 배후들이 다른 계획을 가지고 있던 걸 예상하지 못했고, 결국 한태경의 아버지와 함께 진짜 배후를 밝히려다가 암살 위기에 놓인게 아닌가 싶다.

 

 

' 대통령이 죽지 않으면 자신들이 죽는다 ' 며 한나라의 대통령까지 죽이려던 절대권력의 실체가 무섭게 다가온다.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그들은 정부요직을 점령하고 암살사건까지 덮으려 했다. 한태경과 윤보원(박하선)이 조사받을 때도 기획된 시나리오대로 사건을 몰아가기 바빴다. 사건을 축소 은폐하고 모든 것을 경호실장의 단독범행으로 결론지으려 했다. 이런 순간에도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국정원장, 함참의장, 여당대표 그리고 대기업 회장 김도진(최원영)까지 불러모았지만, 그들은 모든 걸 대통령 탓으로 돌렸다.

 

" 당신이 먼저 배신했다! " 그들이 바란 건 대통령이 침묵하는 것이다. 누군가의 개가 싫어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으니 그걸로 만족하라며! 그러나 그것 역시 또 다른 개로 살라는 무언의 압박이었다. 하지만 양진리 사건이 수면에 드러난 이상 이동휘는 잃을 것도 무서울 것도 없었다. 그는 마지막 양심을 건 선전포고를 했다. 이동휘는 정의감에 불타는 인물은 아니다. 그는 어두운 과거를 숨긴 걸로도 지탄받아야 한다. 다만 그들이 저지른 일은 충실한 개조차 상상하기 힘든 참혹했던 일이었다. 그것을 밝힌다 한들 그의 과오는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동휘란 인물은 참으로 응원하기 힘든 애매모호함이 컸다. 그러나 적어도 인명까지 희생하는 최소한의 양심은 저버리지고 싶지 않았던 건 아닌지. 여러모로 생각하게 하는 인물이었다.

 

이렇게 16년전 양진리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면서, 대통령의 어두운 과거도 함께 드러났다. 그의 실체는 너무나 씁쓸했다. 엄청난 지지를 받으며 대통령이 되었지만, 모두의 기대와 다르게 놀라운 반전인물이었다. '개'로 표현된 그의 모습은 거대한 현실풍자였다. 개와 주인으로 묶인 절대권력과 그들의 먹이를 받아먹고 살아가는 이 씁쓸한 고리는 현실에도 존재한다. 대통령이란 인물을 개로 표현하며, 작가가 그리고자 한 건 바로 우리사회에 깊이 뿌리 박힌 정치권력과 자본의 어두운 고리를 담고자 하는 것 같았다.

 

 

미국 정부도 주무르는 회사의 충실한 심복이었다가, 그것을 벗어나려고 했지만 또 다시 누군가의 개로 살면서 권력의 자리에 오를 수 밖에 없었던 이동휘! 막강한 권력자가 됐지만, 절대권력은 그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비약적인 이야기지만, 그런 비약 속에는 현실의 어두운 단면이 그려져 있다. 그래서 '쓰리데이즈' 속에서 그들에게 속절없이 휘둘리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불쌍할 뿐이다. 양진리 사건의 피해자들이 그랬고, 안타까운 트라우마로 이용당해 죽어간 경호실장이 그랬다. 한태경도 마찬가지다. 그저 열심히 살아가던 개개인의 인생들이 누군가의 사리사욕 때문에 안타깝게 희생당했다. 그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바로 현실의 어두운 단면을 정곡찌른 소름돋는 풍자가 아닐까?  자본이던 정치권력이던 결국 기득권의 사리사욕은 누군가의 희생으로 만들어질 수 밖에 없다.

 

더욱 안타까운 건 '개'조차 될 수 없는 사람들이 일반 국민들이란 점이다. 개는 주인을 찾아 떠돌면 되지만, 개조차 될 수 없는 국민은 그저 휘둘리고 당하는게 현실이다. 그래서 무모한 싸움이라도 붙일 상대를 아는 이동휘보다, 누군지도 모르는 대상을 향해서 그저 대통령을 지켜내야 하는 경호관 한태경의 운명이 실로 안타까웠다. 한태경은 살아남은 군인이 또 있다는 걸 알았다. 청와대 누군가는 다시 대통령을 노릴 것이다. 과연 대통령은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까? 아니면 다시 개로 돌아갈까? 아니면 더 큰 음모가 도사리고 있을까? 한태경과 이동휘의 운명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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