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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어디가2 아이들 욕먹이는 몰래카메라 꼭 해야 되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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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어디가2 아이들 욕먹이는 몰래카메라 꼭 해야 되나


딘델라 2014. 3. 31. 08:04

아빠 어다기2 '가족캠프'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여행 온 민국이와 준이를 보는 게 정말 반가웠다. 꼬꼬마 동생들과 비교하니 정말 민국이랑 준이가 어른처럼 듬직했다. 민국이는 여전히 센스있고, 준이는 여전히 의젓하고 듬직하고! 원년멤버들의 존재감이 '가족캠프'를 더욱 빛내주었다. 특히 이번 '가족캠프'에서 '텃밭가꾸기'란 기획자체가 참 좋았다. 아이들에게 성장의 의미를 알려주는 동시에 가족 화합도 이끌 수 있었다. 가족의 개성에 따라서 천차만별 텃밭만들기를 보여줬는데, 그런 점이 소소한 재미를 줬다. 맏이 노릇 제대로 하던 민국이가 기특했고, 꼼꼼하게 밭을 가꾸는 준이가 귀여웠다! 뭐든 척척 잘하는 안정환은의 밭갈기도 재밌었다.

 

 

그 중에서 허당아빠 류진의 고생기가 빵터졌다. 은근히 허당인 류진은 안정환과 비교되어 텃밭도 제일 늦게 완성했다. 가장 먼저 적응력을 보여준 류진은 이번 회차에서 많은 분량을 뽑았다. 역시나 아어가는 아빠들이 친해져야 예능적인 재미가 살았다. 김성주랑 호흡하며 뷰티에 관심많던 모습이나, 뭘해도 모자란 듯한 허당 아빠의 빈틈이 빵터진 웃음을 주었다. 이렇게 허당 캐릭터는 예능에서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았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지아에게 돌직구 매력을 어필한 찬영이까지! 류진가족의 맹활약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가족캠프'의 좋은 기획력이 몰래카메라 때문에 가려지는 느낌이다. 이날 제작진은 또 다시 실험카메라를 준비했다. 아이들에게 양보의 미덕을 가르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제작진의 뜻과는 다르게 몰래카메라에서 보여준 아이들의 돌발행동이 네티즌에게 비난거리를 제공했다. 안타깝게도 일부 네티즌은 아이들의 행동을 두고 비교하며 악플을 달았다. 아직 어린 아이들의 행동을 두고 그것이 전부인냥 아이의 인성을 비교질하는 눈살 찌푸리는 모습들이 보였다. 

 

 

이날 몰래카메라는 아이들을 한방에 몰아넣고 아이스크림 하나와 젤리 한접시를 제공했다. 여섯 아이들이 나눠먹기 적은 양을 던져주고 아이들이 얼마나 양보를 잘하는지 살펴보는 것이었다. 그러나 양이 적다보니 적게 먹는 아이들이 있었고, 자리가 좁다고 불평도 나왔다. 그러는 사이 빈이와 민율이의 돌발행동이 나왔다. 빈이를 리환이의 젤리는 덥썩잡으려 했고, 리환이는 뺏어가려 했다고 토라져버렸다. 그리고 민율이는 규원이에게 양보할거냐는 김성주의 말이 떨어지자 자신의 젤리를 입에 털어넣었다.

 

아이들이 보여준 행동들은 어쩌면 또래들 사이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아이들이 싸우고 크는 거야 다반사가 아닌가? 중요한 건 아이들의 문제해결 방식이다. 그런데도 네티즌들은 누구의 인성이 잘못되었다며 단정하고 아이들을 욕했다. 이날 편집이 자극적으로 두 아이의 돌발행동을 강조해서 그렇지, 나름대로 빈이와 민율이의 행동들은 설명이 가능했다.

 

 

빈이가 리환이의 젤리를 잡아챈 행동은 잘못이지만, 빈이는 장난이었다고 해명했다. 그 장난으로 리환이가 상처받았지만, 그것 하나로 빈이의 인성이 잘못되었다고 야멸차게 욕할 필요는 없다. 하나의 실수로 단정짓기엔 이날 빈이가 보여준 이쁜 행동들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어린 규원이를 챙기며 남은 아이스크림을 먹여준 건 빈이였다. 자리가 좁다니까 자리배치를 제시한 것도 빈이였다.

 

민율이의 행동 역시 후의 설명이 모든 걸 말해준다. " 민율이는 아까 두개 골랐는데 보관해 둔거예요 " 민율이는 다른 아이들이 먹을 동안 아껴먹으려 했던 것이다. 민율이는 규원이 만큼 어린 고작 6살이다. 워낙 활발해서 그렇지 어린 아이가 사리판단을 어른 수준으로 하길 기대하는 건 무리다. 남들이 먹을 동안 아껴둔 걸 달라니 민율이 입장에선 억울했다고 넘어가면 그만이다.

 

누가 양보를 하지 않아서 나쁜 아이고, 누군 양보를 잘해서 좋은 아이로 곧바로 단정짓는게 올바른 게 아니다. 아이들은 실수도 하고 그런 경험치를 고쳐가며 성장하는 것이다. 진짜 중요한 건 아이들의 문제해결이다. 제작진은 양보하고 그것을 중재하는 걸 아이들만의 지혜로운 문제해결이라 강조했다. 하지만 더욱 빛난 문제해결은 친구의 실수를 감싸주고 해명해주는 동심의 사리판단이다. 어른들은 그저 넌 이런 행동을 안했으니 양보를 안한 아이가 된거라고 못박을 뿐이었다. 그건 양보를 가르치려던 제작진이나 아이들을 비난하던 네티즌이나 마찬가지였다.

 

 

아이들을 욕하기 전에 과연 이런식의 몰래카메라가 타당한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을 인위적인 상황으로 몰아넣은 몰래카메라는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바로 기발하고 감동스런 동심이다. 누군가 떨어뜨린 동전을 반드시 지키고, 양보하고 챙겨주는 따뜻한 마음들! 송아지와의 대화를 믿고 황금알 낳는 닭을 믿는 놀라운 상상력처럼! 이런 것들이 곧 정답이 되어서 원하는 행동을 보여준 아이들은 찬사받는다.

 

하지만 반대의 상황이 나오면 그때부터 아이들은 비교당하게 된다. 민국이가 몰카를 눈치챘을 때 네티즌들은 눈치빠른 민국이를 동심이 없다며 비난했었다. 송아지와의 대화를 믿지 못한 준이 역시 너무 어른스럽다며 비꼬임 당했다. 이번 돌발행동도 마찬가지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잣대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하면 앞뒤의 정황은 무시되며 나쁜 아이로 단정지었다. 다른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특별하게 잘못된게 아니다. 아이들마다 성향이 달라서 다양한 반응이 나올 뿐이다.

 

 

문제는 제작진들도 정답의 상황을 더 원한다는 데 있다. 이왕이면 동심의 위대함을 담아내는 게 더 어울린다고 말이다. 그렇다 보니 정답의 상황만 강조하게 되고, 반대의 행동을 한 아이들이 도드라져 보이게 만들고 만다. 그런 결과는 아이들의 비교질로 돌아왔다. 아이들에게 상처주지 말라는 제작진들이 아이들을 욕하고 비교하는 상황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몰카를 보고 아이들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인위적인 감동을 이끌려는 제작진도 식상한 몰카의 한계를 느낄 필요가 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서로 상처받는 아이들이 안쓰럽다. 뒤돌아서면 언제 그랬냐며 또 해맑게 뛰어노는 아이들일 뿐이다. 이런식으로 양보를 가르친다 한들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굳이 몰카가 아니여도 아이들은 충분히 서로를 아끼는 훈훈한 동심을 발휘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건 자연스럽게 터지는 동심이다. 시즌1 때부터 식상한 포맷은 지루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시즌2 들어서 몰카만 벌써 두번째고 반응도 별로였다. 장점을 부각시켜도 모자른데 단점을 부각시키는 이런 식상한 포맷이 시청률에 도움될리가 없다. 튼튼캠프와 가족캠프까지 기획은 참신했는데, 갑자기 양보를 가르친다는 것도 뜬금없어 보였다. 제작진이 좀더 다양한 포맷을 고민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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