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팽목항, 공중파 굴욕준 jtbc 뉴스9의 진정성

세월호 침몰 사고로 주목받는 언론사가 있다. 뜻밖에도 공중파도 아닌 종편 JTBC다. 그리고 JTBC에서도 손석희가 앵커로 있는 '뉴스9'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MBC를 떠나 JTBC 보도국 사장에 손석희가 취임한다고 할 때, 많은 이들은 손석희도 변한게 아니냐며 우려를 보냈었다. 그러나 손석희는 다시 앵커로 돌아온 후 새로운 뉴스의 접근을 시도하며 변화된 JTBC 보도국을 이끌며 호평을 받았다.

 

 

그동안 공중파 뉴스들이 공정성을 상실해가며 앵무새 방송이 되었다 한탄할 때 손석희는 뉴스9을 중심으로 공중파에서 다루지 않는 다양한 사건들을 보도하며 신뢰를 하나씩 얻어갔다. 특히 공중파가 다 외면했던 삼성에 민간함 내용이 담긴 < 또 하나의 약속 > 상영관 축소 논란까지 다루며 기계적 균형의 한계까지 넘으려는 노력까지 보여주며 더욱 신뢰를 쌓았다. 어디든 진실을 보도할 수 있다면 누구든 상관없다는 자세로 새로운 다각적인 접근과 균형맞추기에 노력한 결과는 방송통신위의 징계로 이어졌다. 정부편향이 아니면 그것이 공정성과 객관성을 상실했다고 주장하며 손석희를 찍어내겠다는 방통위의 징계는 언론통제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줬다.

 

 

이처럼 변화의 노력을 보여주며 종편의 한계를 뛰어넘으려 했던 손석희 호는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를 통해서 더욱 빛을 발했다. 방송 뉴스 중에서 각종 이슈를 선점하며 대중들의 관심을 받은 건 바로 손석희의 뉴스9이었다. 뉴스9은 세월호 침몰사고에서도 자신들의 기획취재 위주로 기존 공중파 방송이 다루지 않는 정부의 미흡한 대처와 피해자 가족들의 생생한 인터뷰를 전하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그리고 이를 접근하는 방식 또한 단순한 앵무새식 기사읽기 보도가 아닌 피해자 가족들의 입장을 배려하는 자세로 진정성있게 전달하려 애썼다. 그 결과 대중들의 마음을 울리는 뉴스보도로 연일 JTBC와 뉴스9 그리고 손석희가 집중조명을 받으며, 가슴 아픈 침몰사고에 답답했던 대중들의 가슴에 단비가 되었다.

 

 

이를 이끈 건 바로 손석희였다. 손석희 10초 침묵 그리고 눈물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며 그가 울컥했던 모습이 시청자의 가슴도 울렸다. 평소 냉철하고 침착하기로 소문난 손석희도 세월호 침몰사고처럼 비통한 일에는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그의 인간미는 다양한 사건들과 인터뷰를 전하면서도 드러나며 진정성을 전달했다. 특히 팽목항에서 진행된 뉴스9에서 손석희의 진가가 더욱 돋보였다. 스튜디오를 떠나서 사고가 일어난 팽목항에 도착한 뉴스9팀은 거추장스런 세트를 완전히 배제한 채 최대한 단출한 모습으로 팽목항 취재를 이어갔다. 손석희는 회색빛 소소한 양복 한벌로 닷새간 뉴스를 전달하며 시선을 온통 팽목항에 쏟게 했다.

 

뉴스9이 팽목항을 찾은 건 그만큼 현장의 생생한 소리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 중심은 바로 희생자 가족의 애타는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딱딱한 뉴스보도의 형식을 완전히 배제하며 최대한 소소한 형식을 유지하며 오로지 정보에만 시청자가 집중하는데 신경썼다. 이런 보도 자세는 현장에 있던 이들에게 한결 편한 접근성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손석희가 팽목항을 이끄니 인터뷰를 하는 이들도 그리고 이를 보는 시청자도 더욱 신뢰하며 진정성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주목받은 JTBC '뉴스9'은 종편 뉴스의 한계를 벗어나서, 시청률에서도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30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뉴스9은 5.401%를 기록했고, 이는 뉴스9 최고 기록인 동시에 종편 뉴스 사상 최고 시청률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시간대가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지상파 뉴스와도 차이를 보이지 않는 수치다. MBC '뉴스데스크'는 5.4%, SBS '8뉴스'는 6.4%의 시청률임을 감안하면 절대 적은 시청률이 아니였다. 지상파를 위협하는 뉴스9의 이런 모습은 공중파 뉴스로선 상당한 굴욕이다. 뉴스보도 만큼은 종편에 밀리지 않는다는 공중파의 불문률도 깨질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리고 더욱 굴욕적인 건 수치상의 문제가 아닌 정보의 차이에 있다.

 

뉴스9이 빠르게 신뢰를 얻은 건 감성뉴스의 힘이 아닌 현장에 포인트 맞춘 기획취재의 힘에 있다. 뉴스9은 공중파가 주목하지 않고 최대한 배제하려는 정부의 미흡한 대처도 속시원히 보도했다. 그래서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피해자 가족과 민간잠수사의 목소리를 집중 조명했다. 이런 생생한 현장의 불만을 담아낸 건 TV 뉴스 중 '뉴스9'이 거의 유일했다. 당연히 정부의 부실한 대처를 꼬집는 소리가 클 수 밖에 없는데 뉴스9은 이를 애써 숨기려 하지 않았다. 이는 공중파가 반복적으로 정부의 언론공지만 읊조린 것과 대조된 일이었다. 그리고 터진 게 바로 이종인 다이빙벨과 민간 협력업체 언딘에 관한 내용이었다.

 

민관군 최대투입이라 말하며 여기서 뜻하는 '민'은 사실상 언딘 뿐이었다. 언딘이 주체가 되서 이뤄지는 구조는 의문점이 한둘이 아니였다. 해경이 언딘에만 의지하는 이런 기막힌 상황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정부의 말과는 달랐다. 총체적 부실이라 지적받은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에서 정부의 미흡함은 이런 현장의 엇박자가 말해준다. 뉴스9이 집요하게 이를 다뤘던 건 최선이라 밝힌 정부의 구조 의지가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감시하는게, 결국 언론의 의무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뉴스 방송다운 취재보도는 뉴스9이 유일했다 생각한다. 정부에겐 불리한 내용이라도 눈치보지 않고 다양한 정보를 전달했고, 우리가 놓칠 뻔한 이야기들도 집어주었다.

 

 

그중 하나가 일반인 희생자들이 소외받고 있다는 것이다. 합동 분향소에 위패도 없다며 같이 조문받고 위로받았음 좋겠다는 안타까운 심정을 가족의 인터뷰로 전한 뉴스9은 편중된 언론 보도로 학생들만 희생된지 안다는 질책의 소리도 가감없이 보도했다. 그만큼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이 모두에게 제대로 실천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제대로된 진상 규명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언론의 역할도 필요하다. 정부에 대한 불신이 쌓이는 건 특별함 없는 앵무새같은 뉴스보도도 한몫한다. 뉴스가 왜 존재하는지, 그 목적이 진실을 파헤치는 공정성에 잊지 못한 언론은 그저 권력의 개 밖에 더 될까? 그래서 뉴스9의 활약이 크면 클수록 변질된 공중파 뉴스의 현실에 더욱 씁쓸함이 밀려왔다.

 

세월호 침몰사고의 희생자 가족들은 최선을 했는가를 묻는다. 그리고 이런 최선을 감시하지 못하는 언론에게 불신을 전했다. 뉴스9이 주목받는 건 공중파 뉴스도 외면한 최선의 문제를 그나마 언론답게 다룰줄 아는 용기 때문이다. 이런 걸 말하는데 용기가 필요한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뉴스가 두려워 해야할 건 권력이 아닌 언론답지 못하다는 질책이다. 요즘 공중파 뉴스에는 단독 보도와 같은 기획취재는 드물다. 시사프로도 많이 사라지고 그 역할이 축소된 상황에서 유일하게 빛보는 게 '그것이 알고싶다' 뿐이다. 진정 종편보다 못한 공중파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뉴스9이 존재하는 게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진정성을 종편에서 찾아야 하는 현실이 씁쓸하기도 하다.

 

 

 

손석희 팽목항 보도는 29일으로 끝나지만 신선한 시도는 시청자에게 큰 감동으로 남았다. 사람들이 JTBC를 재평가 하는 건 곧 손석희에 대한 믿음일 것이다. 한 사람의 리더가 주는 변화의 힘이 이렇게 클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아마도 현재 국민들이 원하는 게 이런 변화를 이끌 리더의 역할이 아닌가 싶다. 손석희가 뉴스9을 시작할 때 직접 쓴 나레이션 문구가 떠오른다.

 

[ 9시 뉴스라면 당신은 JTBC를 떠올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습관은 다른 채널에 고정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이젠 9시에는 텔레비전 자체를 떠올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JTBC '뉴스9'이 힘겨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참으로 쉽지 않을 것입니다. 따가운 시선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이제 JTBC '뉴스9'이 가지려 하는 것은 진실의 힘입니다. 왜곡되거나 가려지지 않은. 그렇게 함으로써 건강한 시민사회의 편에 서겠습니다. 힘없는 사람을 두려워하고, 힘있는 사람이 두려워하는 뉴스 그렇게 가겠습니다. ] 이런 손석희의 약속이 끝가지 지켜지며 뉴스9과 JTBC도 성장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