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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이방인 9회 지루한 재희찾기, 드라마 망치는 옥에티 본문

Drama

닥터이방인 9회 지루한 재희찾기, 드라마 망치는 옥에티


딘델라 2014. 6. 3. 09:06

닥터이방인 9회는 또 다시 재희(진세연)찾기로 변질된 박훈(이종석) 캐릭터의 실종을 본 느낌입니다. 지난주까지 흥미로운 쌍둥이 심장수술에 대한 기대감을 업시켜놓고 시작부터 재희찾기에 몰두한 박훈은 중대한 수술을 앞두고 갑자기 책임감 없는 의사처럼 수술실을 박차고 나갔죠. 아무리 박훈이 재희에 대한 애절한 사랑을 담고 있는 캐릭터라지만, 아기 목숨 구하겠다고 그렇게 노력한 박훈을 하필 수술을 앞두고 여자 때문에 정신을 놓게 만드는지 작가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오수현(강소라)에 간신히 설득당해 수술에 임한 박훈은 한승희가 무사히 돌아오자 안도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쌍둥이 심장수술 역시 박훈이 천재적인 의술을 뽐내며 한재준과 팽팽한 대결을 펼칠거란 기대와 달리, 부수적인 이야기에 더욱 집중해서 아쉽고 산만하기만 했지요.

 

 

가장 황당한 건 간첩 차진수(박해준)가 떡하니 수술실에 들어와서 설치던 장면이었습니다. 의사가운만 입으면 만사 OK인지, 매번 차진수가 쑤시고 다녀도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게 황당했죠. 오수현이 문합하는 장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수현의 의사로서의 성장기를 담는 것은 좋으나, 아기 목숨이 달린 상황에서 못하겠다며 시간만 빼고 있어서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이처럼 이날 닥터이방인은 '왜 하필'이란 생각이 수시로 들게 했습니다. 목숨을 담보로 하는 수술이기에 의사로서의 도리는 어느때보다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닥터이방인 속 의사 캐릭터는 적당히를 몰랐습니다. 수시로 애정행각을 보이는 의사라던가, 승패가 더 중요하다고 만세 삼창을 부르는 의사의 모습은 기막히기만 했습니다. 조연들의 감초연기가 좋았었는데, 하필 중요한 수술까지 애정행각과 경솔하게 이겼다고 좋아하니 다들 민폐처럼 보였습니다. 이런 쓸데없는 장면들은 집중이 되고, 정작 주인공 박훈은 재희만 찾다가 끝이 나서 짜증났지요.

 

 

박훈은 오수현의 실수로 시간이 늘어져 경합에서 졌습니다. 중요한 건 아기를 살리는 일이니, 지고 이기고는 중요한게 아니였습니다. 하지만 박훈은 수술이 끝나자마자 아기를 살피기는 커녕 곧바로 한승희와 숨바꼭질 모드에 돌입했죠. 한승희가 재희라 확신한 박훈은 병원에서 지척에 둔 한승희를 두고 사방팔방 뛰어다녔습니다. 이종석이 한 일이라곤 뜀박질이 다였다 할 만큼 지루한 장면들이 반복되었지요.

 

그렇게 시작한 '재희찾기'는 한승희가 차진수에게서 박훈을 구하기 전까지 장장 10여분간 계속 되었습니다. 간첩 차진수가 총질까지 헤대는데 병원은 평화롭기 그지없었죠. 아무리 첩로/멜로/메디컬 드라마라 해도 이런 개연성 없는 허무맹랑함은 너무했습니다. 박훈은 한승희가 자신의 목숨까지 구하니 더욱 재희임을 확신했습니다. 그런데 위기의 상황에서 두사람의 재회는 또 다시 코드블루 상황이 터지며 미뤄졌습니다. 한재준이 수술한 아기가 재수술을 해야 되는 상황이 오면서 박훈이 최종 승리를 하게 되었죠.

 

한재준의 재수술이 이어졌기에 박훈은 여기서도 별다른 활약을 못했습니다. 그저 박훈이 이긴 상황이 모두에게 변수가 되서 문과장은 이겼다고 좋아하기 바빴고, 장석주(천호진)는 무슨 꿍꿍인지 박훈카드 한재훈카드 들먹이며 의문스런 모습만 보였고, 차진수는 그놈의 대업 타령만 반복했습니다.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이렇게 각자의 사리사욕만 생각하는 캐릭터들 뿐이니 짜증이 밀려왔습니다. 이렇게 9회에서는 캐릭터들이 서로 멘붕경쟁을 하는 것처럼 산을 타기 바빴습니다.

 

??

 

그런 와중에도 여전히 박훈은 재희찾기에만 몰두했습니다. 이름만 불러도 다 알아들을 거리에서 자꾸만 한승희를 놓치는 걸 반복했지요. 이런 재희찾기는 재희와 박훈의 만남이 이뤄졌던 상황까지 이어졌습니다. 갑자기 가리봉병원에 나타난 한승희는 자신이 재희라고 고백하며 박훈과 절절한 키스를 선보였습니다. 그런데 애절해야할 부분이 뜬금포같은 PPL 때문에 별다른 감흥을 이끌지 못해서 아쉬웠죠.

 

다음날 행복한 아침을 맞은 두 사람이 일어나서 한 일은 즉석 카레먹기! 친절히 즉석요리를 해먹는 장면은 너무 세세히 그려져서 PPL티가 팍팍났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모든 게 꿈처럼 표현된 황당한 전개였습니다. 갑자기 눈을 뜬 박훈은 자신의 옆에 재희가 없는 걸 알고 놀라서 뛰쳐나왔습니다. 또 다시 반복된 재희야! 재희야! 언제까지 박훈은 재희만 찾아야 할까요? 이렇게 억지스런 PPL장면은 주인공들의 감정선만 어수선하게 만들었습니다. 절절한 만남이 고작 PPL로 허무하게 끝이 나고, 재희찾기만 반복한 엔딩으로 허무함만 남겼습니다. 드라마 제작을 위해서 협찬은 어쩔 수 없는 일지만, 내용전개에 피해를 주는 무리한 PPL은 오히려 독이 되겠죠.  

 

 

이처럼 지루한 재희찾기는 드라마를 망치는 옥에티였습니다. 박훈의 의사역할을 실종시키고, 뜬금없는 전개까지 끼워넣으며 지루하게 재희찾기만 반복되다 보니 몰입을 떨어뜨렸죠. 분명 박훈에게 재희는 중요한 사람이고 그래서 재희찾기는 중요한 일이지만, 그것도 캐릭터와 극전개를 분명하게 살리는 속에서 이뤄져야 재미를 더할 것입니다. 주변 캐릭터들의 짜증나는 장면이나,  PPL같은 엉뚱한 장면들을 끼워넣는 것보다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더 확실히 하면서 첩보건 멜로건 메디컬이건 분명히 살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무작정 재희만 찾는 주인공의 모습만 그려가니 닥터이방인이 무엇을 위한 드라마인지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런 상황들은 부족한 연출과 대본들이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무언가 엄청난 걸 그려가는 것 같지만 무엇을 그리는 것인지 미스테리만 반복하니 시청자들은 답답합니다. 한승희가 재희인가에 대한 미스테리나 대업이라 표현되는 북한의 첩보전이나 여러모로 아리송하기만 합니다. 그것이 반전카드라서 작가가 끝까지 미스테리를 고수하는 것 같은데, 재미라도 있으면 모를까 그저 반복만되다 보니 슬슬 짜증이 나는 것이죠. 회차가 20회나 되는 데 굳이 한 회에 모든 걸 담아내려는 욕심을 부릴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9회만이라도 쌍둥이 수술에 집중해서 엉뚱한 가지치기를 줄였다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예고를 보니 박훈이 북한에 가는데, 어디로 튈지 예상할 수 없는 전개네요. 연기자들의 좋은 연기만큼 제발 남은 회차에선 좀더 밀도있는 전개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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