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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이방인 강소라(4회), 러브라인 뒤흔든 강렬한 존재감 본문

Drama

닥터 이방인 강소라(4회), 러브라인 뒤흔든 강렬한 존재감


딘델라 2014. 5. 14. 09:06

'닥터 이방인' 1,2회가 북한의료의 잔인한 현실을 보여줬다면, 3,4회는 남한이 처한 의료현실을 담고 있었다. 북한보다 훨씬 나은 의료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병원환경에서 때론 환자들이 외면받기도 했다. '닥터 이방인'은 이를 500원 소녀와 그의 아빠가 겪는 위급한 응급상황으로 보여주었다. 그리고 박훈(이종석)은 수술의료진이 모자른 상황에서 수술을 감행하는 모험을 하게 된다. 의사면허가 취소될 수 있었지만, 아버지의 뜻에 따라 사람을 살리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 박훈은 500원 수술비를 받아들고 기꺼히 뛰어난 의술을 선보였다.

 

 

듣도 보도 못한 사람에게 매스를 건냈지만, 그의 놀라운 수술 솜씨에 의료진들은 그저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자신의 존재를 신비하게 드러낸 박훈의 의술은 수술의사가 부족한 현실에서 탐나는 것이었다. 과장에서 밀려난 명우대학병원 문형욱(최정우)은 박훈을 스카웃하려고 5만 달러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범상치 않은 실력에도 불구하고 그가 평양의대 출신이란 사실은 또 한번 사람들을 멘붕에 빠지게 했다. 실력이 중요하지 출신이 뭐가 중요하냐! 지방대학이라도 실력만 있으면 된다고 큰소리치던 문형욱도 탈북의사란 사실에 계약취소를 외쳤다.

 

 

연인 송재희(진세연)를 위해서 5만달러가 필요했던 박훈은 높은 편견의 벽 때문에 모멸만 당했다. 망명한 후 한국에서 의사자격증을 취득했음에도 평양에서 공부했단 이유로 의사취급도 하지 않는 건 뿌리깊은 차별의식을 보여줬다. 이런 일들이 탈북자들에겐 가장 힘든 점이 아닐까 싶다. 북한에서 했던 일들을 대한민국에선 인정받지 못하고 그래서 다시 공부했지만 여전히 북한사람이란 편견이 뇌리에 박혀서 실력마저 의심하는 것들이 적응을 더 힘들게 했을 것 같았다.

 

 

차별받는 박훈의 처량함이 씁쓸했다. 그러나 높은 편견도 권력층의 한마디에 금방 고개를 숙였다. 국무총리가 박훈에게 도움을 받았단 말에 문형욱은 다시 박훈을 스카웃했다. 그의 뻔한 속내는 몰랐지만 박훈은 적응이랄게 필요 없을 만큼 어디서든 당당했다. 그래서 편견에 마냥 좌절하지 않고 능글맞은 윙크를 날리던 날라리 박훈 캐릭터는 무척 매력적이었다. 이종석은 정말 작품 보는 눈이 탁월한 것 같았다. 차별 속에서도 개구지고 밝은 박훈 캐릭터를 맛깔스럽게 연기한 이종석! 그가 아니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천재가 가진 신비함과 명석함을 자연스럽게 끄집어내서 벌써부터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게다가 케미까지 좋다보니 누구와도 좋은 연기합을 선보였다.

 

 

그리고 4회에선 이런 매력적인 박훈과 절묘한 연기합을 선보였던 강소라 캐릭터가 단연 돋보였다. 오수현(강소라)은 명인대학병원 이사장 딸이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당당해 보이는 오수현에겐 첩의 딸이란 아픈 꼬리표가 있었다. 그녀는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의사가 되었지만, 수술을 집도할 만큼 뛰어난 실력을 갖추지는 못했다. 4회에선 이런 오수현이 의사가 된 이유를 친엄마와의 관계로 더욱 명확히 보여줬다.

 

오수현의 친엄나는 딸의 미래를 위해서 어린 딸을 매정하게 포기했었다. 수현은 의사 자격증을 딴 후 아버지의 집에서 지내는 게 힘들다며 다시 엄마와 살고 싶다고 했지만, 친엄마는 더욱 모질게 돌아섰다. 이런 이유로 오수현은 친엄마를 그리워했지만 또 원망했다. 그런 오수현 앞에 병들어 죽어가는 친엄마가 나타났다. 살기를 포기한 DNR(심폐소생 포기각서) 환자란 사실에 수현은 더욱 엄마가 원망스웠다. 이런 오수현과 끊임없이 대립하고 투닥거리던 박훈은 환자를 포기할 수 없다며 심폐소생술을 했다. 수현은 그런 짓이 환자를 더 고통스럽게 한다고 화를 냈다.

 

 

그러나 겉으로는 냉정해 보였지만 엄마가 위급하다는 말에 한걸음에 달려온 수현은 애증으로 그리움을 꾹꾹 누르고 있을 뿐이었다. 결국 연명치료를 포기하기로 한 수현은 엄마의 호흡기를 직접 떼는 아픈 결정을 했다. 이런 복잡 미묘한 감정을 먹먹하게 그려낸 강소라의 연기가 뭉클하게 다가왔다. 이내 호흡기를 땐 엄마가 간신히 눈을 떠서 딸의 손을 잡을 때, 복받치는 눈물 연기를 선보인 강소라는 시청자마저 울컥하게 만들었다.

 

엄마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뒤늦게 깨달은 오수현은 당장 엄마를 살리고 싶었다. 하지만 병원과 박훈과의 경쟁을 생각하란 이사장의 말에 한재훈(박해진)은 수현의 전화를 외면했고, 그녀는 절박함에 박훈에게 기댈 수 밖에 없었다. 박훈 역시 재희의 팔찌를 가지고 있던 수현의 엄마를 살리고 싶었다. 그러나 수없이 시뮬레이션을 해도 살릴 확률이 너무 낮아서 절망했다. 그런 박훈에게 수현은 간절함을 담아 500원 동전을 수술비로 내밀었다. 그건 엄마를 반드시 살리고 싶은 딸의 안타까운 호소였다. 박훈 역시 아버지를 살리고 싶었던 절박함을 알았기에 그녀를 외면할 수 없었다. 그렇게 힘겨운 수술에 들어갔지만, 결국 수술은 실패하고 말았다. 

 

 

박훈의 수술 실패는 반전이었다. 천재란 설정에도 불구하고 인력으로 안되는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존재한다는 걸 보여준 엔딩은 인상깊었다. 그래서 오수현이 느낀 안타까운 딸의 심정도 눈물겹게 다가왔다. 왜 그랬냐고 뒤늦은 그리움을 멈춘 심장을 향해 털어놓았지만, 엄마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강소라는 훌륭한 감정연기로 오수현의 안타까움과 절박함을 애절하게 표현했다. 써니로 이름을 알렸지만 그간 작품활동이 아쉬웠는데 '닥터 이방인'을 통해서 좋은 연기를 선보이며 다시금 그녀를 재발견하게 했다. 사실 '못난이 주의보'에서도 강소라의 연기발전을 일찌감치 느낄 수 있기에, 그녀가 이번 작품으로 주목받는게 애청자로서 기뻤다.

 

강소라의 애절한 연기가 있었기에 이날 러브라인도 요동쳤다. 엄마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는 오수현을 박훈은 꼭 안아주며 위로했다. '살려내'라는 수현의 울부짖음에 그저 '미안해'라는 안타까운 위로 밖에 해줄 수 없던 박훈 또한 슬펐다. 비슷한 아픔을 공유했기에 두 사람의 관계가 급진전 되는 가슴 아픈 장면은 시청자의 큰 공감을 샀다. 너무나 슬픈 장면인 동시에 케미 또한 폭발한 장면이라 시청자를 설레게도 했다. 재희와 박훈이 워낙 단단한 사랑으로 이뤄진 커플이라서, 이 틈을 비집고 새로운 러브라인이 탄생되는 건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강소라의 아픈 연기가 시청자의 마음까지 사로잡으며 강렬한 케미를 선사했다.

 

이처럼 4회에선 러브라인을 뒤흔든 강소라의 존재감이 빛났다. 연기를 잘하니 캐릭터의 공감대를 이끌며 이종석과도 좋은 연기합을 선보였다. 앞서 진세연과 이종석이 의외로 잘 어울렸다 생각했는데, 강소라와 이종석의 케미도 만만치 않을 듯하다. 돌팔이라며 윙크를 날리는 박훈에게 시종일관 차갑게 퉁망대던 오수현의 케미는 마치 로코를 보는 듯하다. 재희와 박훈이 약간 어두운데 반해, 이와 정반대의 톡톡 튀는 분위기의 신선한 커플 합 또한 매력적이다. 앞으로 두사람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미지수지만, 이번 일로 급진전되는 관계가 미묘한 동료애로 흘러가며 극적 재미를 선사할 것 같다. 한재준과의 경쟁에서 오수현의 이런 감정변화도 큰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한재희를 닮은 한승희의 미스테리도 궁금하고, 이들을 둘러싼 러브라인도 흥미롭다. 이렇게 뻔한 듯 뻔하지 않은 '닥터 이방인'이 그려갈 성장기가 앞으로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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