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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암고 교감 무상급식 정당성 보여준 씁쓸했던 막말 논란


딘델라 2015. 4. 6. 19:06

서울의 사립고인 충암고등학교 교감의 급식비 막말 파문이 큰 논란이 되었다. 충암고 교감은 급식비 미납 학생들을 불러서 다른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밥을 먹지 말라고 공개 망신을 주었다고 한다. 이때문에 큰 상처를 받은 학생들의 사연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며 원성이 빗발쳤다.

 

 

언론에 따르면 논란의 사건은 다음과 같다. 충암고 교감은 식당 앞 복도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기다리는 학생들을 급식비 납부 현황을 확인하고 식당으로 들여보냈다고 한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미납한 학생들의 인권이 무시되며 신분이 그대로 노출되었고, 심지어 몇 달 치가 밀렸는지 공개하며 장기미납자들에겐 막말까지 했다고 알려졌다. " 내일부터 나오지 말아라 ", " 넌 1학년 때부터 몇 백만원을 안 냈어 밥 먹지 마라 ", " 꺼져라 너 같은 애들 때문에 전체가 피해 본다 " 이런 막말에 상처받은 한 학생은 망신당한 일이 너무 창피해서 식사 중간에 나왔다고 알렸다.

 

 

문제는 이중에 교육부로부터 급식비 지원을 받고 있는 저소득층 학생까지 있었다고 해서 큰 충격을 주었다. 피해 학생의 어머니는 아이가 망신 당한 일에 상처를 받아 극단적인 행동을 할까 눈앞이 캄캄했다고. 이 학생은 1, 2학년 때도 급식비 지원 혜택을 받았기에 이런 날벼락 같은 일을 당할거라고는 생각치 못했다고 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환경에 있는 학생을 감싸지는 못할 망정 더 큰 상처만 주는 선생님이 과연 교육자의 자질이 있는지 착잡함만 밀려왔다.

 

논란이 되자 충암교 교감은 " 급식은 먹되 급식비를 내고 먹으라고 체크해서 알려준 것이다. 담임선생님을 통해 미리 통보하기도 했다 " 며 문제가 없다는 태도만 보여주고 있어 씁쓸했다. 지원을 받는 학생까지 마구잡이로 망신을 주면서도 급식비 타령만 하는 교감의 태도가 한심스러웠다. 민감한 사춘기 학생들이 받을 상처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교육관을 가지고 교육자라 말할 수 있다니! 아무리 사립이라지만 대처방식을 두고 굳이 그런식으로 했어야 했는지 씁쓸했다.

 

 

교육부의 지원은 엄연히 어려운 학생들을 도우라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이뤄지는 일인데 당당한 갑질이라니! 이점이 가장 화가난다. 어렵게 공부하는 학생들이 급식비로 절망하지 말고 상처받지 말기를 바라며 국가가 지원하는 것까지 마치 자신들이 생색을 내고 있으니 황당할 뿐이다. 충암고의 사례가 이럴진데 당장에 무상급식을 없애겠다고 막무가내 쇼를 하고 있는 홍준표 경남도 지사의 행태가 보여줄 미래는 너무나 뻔해 보였다. 낙인효과가 없을 거라고 하더니 결국 이처럼 아이들 마음에 깊은 상처로 낙인을 찍히는 사건이 터지고 말았는데 과연 장담할 수 있을까?

 

 

이처럼 충암고 사건은 뜨거운 무상급식 폐지 논란의 어두운 이면을 그리며 무상급식의 정당성을 오히려 설파하는 듯했다. 아이들 상처도 감싸기 힘든 교육 현실 속에서 급식을 두고 아이들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애초부터 무상급식이 도용된 것도 이때문이다. 그런 현실을 무시한 채 과연 무상급식 폐지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일까? 교육에 있어서 무상급식 등 보편적인 복지가 강조되는 건 그것이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을 상대로 한 복지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꿈과 행복을 지켜주는 기본은 바로 교육에 있어서 차별을 두지 않고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교육자들과 정치인들은 교육을 장사로 여기며 정작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의 마음은 무시하기 일수다.

 

 

 

 

홍준표 지사의 유상급식 전면실시가 지탄 받은 것도 기본적으로 아이들의 상처를 직시하지 못하는 처사 때문이다. 저소득층임을 입증하는 과정도 엄청 복잡하고, 도시락조차 안 된다며 막무가내니! 충암고 교감의 행태와 무엇이 다를까?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과정이 결국 아이들의 마음을 다치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은 백년지대계란 교육을 무시하는 처사다. 마찬가지로 무상급식도 보편적 복지도 모두 지양해야 한다는 이들은 국민이 처한 현실은 보지 않은 채 무조건 희생만 하라고 강조하는 꼴이다. 아이들에게 급식 먹일 돈도 아까워하면서 과연 국민에게 아이를 더 낳으라고 닥달할 자격이 있을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게 미래 세대에 대한 투자인데 말이다.

 

매번 돈 때문에 안 된다는 말은 재정을 엉뚱한 데 써왔던 정치인들의 면피용 변명 같다. 결국 복지가 누군가의 주머니 쌈지돈이 될 수 없기에 나누기 싫다는 것 아니겠는가? 복지에 쓰는 돈은 아깝지만 눈 먼 돈으로 펑펑 쓸 때는 가차없이 수조씨 투하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공짜라는 말로 마치 국민이 쌩떼라도 쓴다는 식으로 호도한다. 하지만 세금을 내는 건 국민이다. 그런 국민에게 엉뚱하게 생색을 내고 있는 정치인들은 충암고 교감과 비슷하다. 세금으로 녹봉을 받고도 그런 생색내기나 하고 있으니 정말로 창피하지 않나? 이쯤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의 명언들이 떠오른다. " 무상은 공짜가 아니다, 시민세금으로 하는 것인데 왜 공짜냐 ", " 사자방 같은 짓만 안하면 온갖 복지 다 할수 있다 " 

 

이렇게 씁쓸한 막말 파문은 결국 우리네 현실의 자화상이었다. 교육의 일선에 있는 교육자들의 태도가 그렇게 된 것도 결국 사회시스템이 사람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자원이 없다고 오로지 사람이 다라고 하면서도 보호하고 투자하기는 커녕 방치를 넘어 상처까지 주는 데 과연 어디서든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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