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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프로듀사 김수현, 짠내나는 짝사랑 캐릭터 반전 이룰까?


딘델라 2015. 6. 14. 11:19

KBS '프로듀사', 본격적인 껍데기를 까고보니 '미생'이 아닌 '응답하라'였다! 예능국을 배경으로 하는 부분은 '미생'이 떠오르지만, 러브라인으로 방향을 확 틀면서부터 커플을 예측하기 어려운 '응답하라' 예능판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러브라인을 꽈베기처럼 비틀어 버렸다는 건 누군가는 확실한 짠내 캐릭터가 될거란 예고다. 응사에서 칠봉이(유연석)가 짠내나는 짝사랑 캐릭터의 정점을 찍으면서 시청자들의 가슴 한켠을 아리게 했었는데, 프로듀사에도 그런 캐릭터가 탄생할 조짐이 보인다. 바로 김수현이 연기하는 백승찬이다.

 

 

백승찬은 짝사랑의 대상이기도 한 동시에 누군가를 또한 열렬히 짝사랑하고 있다. 톱스타 신디(아이유)가 한눈에 반한 어리버리 신입PD 백승찬! 그의 순수한 리액션에 마음 속 상처까지 꺼내보일 정도로 신디는 승찬에게 진심으로 반했다. 하지만 승찬은 신디의 진심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진심마저 연기한 게 아니냐며 우회적인 대답으로 신디의 마음을 거절한다. 그것은 신디에게 상처가 되었다.

 

 

딱 여기까지였다면 승찬이 너무 얄미웠을테지만, 승찬이 신디를 진심으로 이해하는 장면이 등장해서 참 다행이었다. 어쩌면 신입PD에게 연예인 신디는 그저 먼 존재다. 브라운관에서만 봤던 스타가 자신을 좋아한다 다가오는데 진심을 헤아리기엔 스타와 일반인의 간극이 너무 큰게 현실이다. 그런 승찬이 예고 편집을 하면서 애정을 가지고 그녀의 행동들을 관찰하다 보니 놓치고 있었던 신디의 진심이 눈에 들어왔다. 승찬만 수줍게 따라다니는 눈망울, 거울 너머로 승찬을 훔쳐보며 웃는 신디! 마냥 모든 것이 연기라고 오해했는데 자신을 향했던 마음은 진심이었다.

 

 

뮤직뱅크 1위를 하면서 왜 그토록 자신에게 고마움을 전했는지, 그녀의 마음이 와닿았다. 비록 서로가 통할 순 없었지만 자신의 진심을 이해해준 것만으로도 신디는 위로가 되었다. 짝사랑은 일방적이다. 그래서 아프다.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라도 진심만을 헤아려준다면, 그것이 배려다. 사실 신디랑 승찬이 잘 어울려서 잘되기를 바랬는데 역시나 판타지는 여기까지 같았다. 그래도 신디가 자신의 인생만은 당차게 극복해서 참 좋았다. 자신을 망치려는 변대표의 속셈에 똑부러지게 대응할 때 속시원했다. 신디에겐 어쩌면 돌파구같은 사랑보다 진정한 자신의 인생을 찾는 게 먼저 같았다. 그래서 신디의 짝사랑이 이에 그치는 것이 마냥 아쉽지는 않았다. 승찬을 통해서 진심을 꺼내보이고 자신을 이해하는 내편을 만드는 방법을 알아갔으니 말이다.

 

 

그런 신디의 짝사랑에 화답하진 못했지만, 자신의 짝사랑에 속앓이하던 승찬에게도 짠내나는 짝사랑의 결말이 남아있다. 쓰담쓰담 선배 탁예진(공효진)의 손길이 왠지 좋았고, 그런 선배의 마음을 몰라주는 라준모(차태현) 선배가 너무 미웠다. 누군가 많이 신경쓰인다는 건 마음이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이 예진에게 향한 걸 알았을 때 승찬의 눈에는 오직 예진만 들어왔다. 그래서 승찬 역시 완전히 일방적인 짠내나는 짝사랑의 열병을 앓았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었다. '우리 승찬이가'. ' 우리 똑돌이가'...예진의 입에서 친근한 칭찬이 쏟아질수록 어깨가 으쓱하며 좋았다.

 

하지만 짝사랑은 아픈 것이다. 상대가 그 마음을 몰라주면 더욱 더! 탁예진의 마음 속엔 오랜시간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낀 라준모가 있었다. 서로가 떨어져본 적이 없는 베프! 그러나 남녀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흐르기 마련이다. 너무 익숙해져 버려서 그것이 사랑인지 깨닫지 못했던 두 사람이지만, 이제는 25년 우정인지 사랑인지 확인할 시간이 되었다. 승찬의 등장으로 라준모가 위기감이 생기고 말았다. 예진이 승찬에 관심이 커지고 두 사람이 가까워질수록 준모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그런 예진에게 집을 떠나지 말라며 자신의 마음을 은근슬쩍 고백했다. 하지만 눈치없는 탁예진이 그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으니 그저 답답할 뿐이다.

 

 

그런 답답함은 승찬도 마찬가지였다. 유난히 따르는 후배의 행동에서 이상한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한 그녀! 은근슬쩍 떠보는 말에도 갑자기 나타나 꽃을 주고 사라진 승찬의 행동에도 완전히 깜깜했다. 기막힌 촉을 자화자찬하던 탁예진은 완전히 눈치제로였던 것이다. 결국 승찬이 신디를 좋아한다고 그 마음마저 멋대로 오해하고 말았다. 당연히 승찬의 마음은 더욱 타들어갔다. 성급한 마음을 들키지 않고자 조심히 예고편도 준비했는데 모든 게 도루묵이 되고 말았다. 게다가 눈치없는 가족들마저 도와주지 않았으니 이대로 예진에게 남자의 매력은 어필하기 끝난 것 같았다. 그렇게 모든 걸 포기하고 있을 때 기회는 불현듯 찾아왔다. 탁예진이 승찬의 고백이 담긴 곰인형을 발견한 것이다. 인형에서 흘러나오는 승찬의 고백...예진은 그제서야 승찬이 했던 모든 것이 자신을 좋아했던 마음이란 걸 깨닫게 된다.

 

좋은 걸까? 아니면 당황스러운 것일까? 혼란스러움에 빠진 예진은 어찌할바를 몰랐다. 후배로서 호감을 가졌는데 승찬은 다른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준모에 대한 마음을 아직 정리하진 못한 예진으로선 아무래도 승찬을 받아들일 여유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조심스런 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승찬은 예고가 되었다는 데 만족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내가 선배를 좋아하는 고백이 예고는 되었다. 그래서 더욱 용기를 낸 승찬은 있는 힘껏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로 했다. 승찬은 예진의 그네를 자신에게 당겨 깜짝 키스를 했다. 설레는 그네키스가 그렇게 완성이 되었다. 일방적인 짝사랑 고백! 김수현의 애절한 짝사랑 연기가 더욱 와닿았기에 이쁜 장면이 되었다.

 

하지만 승찬의 고백은 무모하다. 예진의 마음이 아직은 준모에게 가 있는 상황에서 그는 무작정 돌직구를 날린 것이다. 그래서 그의 고백이 완전히 성공할 것이란 확신은 없다. 예진을 흔들기 위해선 라준모란 거대한 산을 넘어야 한다. 이런 안타까운 짝사랑이 어딘가 응사의 칠봉이를 떠올린다. 칠봉이가 나정이에게 끝없는 연정을 날렸지만, 오랜시간 쌓여온 쓰레기와 나정이의 관계에서 결국 빈틈을 찾지 못했다. 남매처럼 지내온 이들의 각성은 칠봉이를 더욱 불쌍하게 할 뿐이었다. 승찬이 딱 그 순간에 놓여있다. 용기를 내서 고백을 했고 키스를 날렸지만, 그것이 짝사랑으로 멈추지 않기 위해선 예진의 마음이 너무나 중요했다.

 

 

 

예진이 준모와 친구에서 머물리기를 선택한다면 그녀가 승찬을 달리 봐줄수도 있고 마음을 받아들일 준비도 할 것이다. 그러나 예진이 불안해하는 준모를 눈치채고 둘 사이의 사랑을 진심으로 찾게된다면 승찬의 고백은 영원히 불발되는 것이다. 모든 것은 탁예진의 선택에 달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준모가 어디까지 움직이는 가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준모는 주저하는 사이 승찬보다 행동에서 밀리고 있다. 그러나 준모에겐 25년 추억과 우정이란 막강한 한방이 남아있다. 그가 있는 힘껏 용기를 낸다면 예진의 마음이 어디를 갈지는 뻔하다.

 

25년 우정을 건 도박! 과연 라준모는 행동으로 예진의 마음을 흔들 수 있을까? 예진은 눈치제로다. 그녀의 눈을 똑바로 보고 사랑한다 먼저 말하지 않은 한 그녀의 혼란스러움을 정리해줄 순 없다. 그래서 일단 행동을 먼저 한 승찬에게도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예진은 딱 우정과 사랑의 기로에서 혼란스러웠고 지쳐있었다. 그 틈을 승찬이 파고들었다. 어쩌면 칠봉이보다는 더 나은 상황에서 승찬이 결정적인 돌직구를 날렸을지도 모른다. 과연 짠내나는 짝사랑 캐릭터가 이번 만큼은 반전을 선사할 수 있을까? 승찬이 또 하나의 짠내 캐릭터로 등극할지 아니면 짝사랑 캐릭터의 반전을 이룰지는 다음 주에 결정될 것 같다.

 

사실 누가되든 상관없지만 김수현이 단순한 짝사랑 캐릭터에 그치기엔 케미가 너무 아깝긴 하다. 백승찬 캐릭터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지만, 멜로가 주특기인 김수현을 만난 덕에 제대로 살아났다. 그러다 보니 일방적인 짝사랑도 용서가 되었다. 승찬 예진을 미는 팬들이라면 그들의 케미가 짝사랑에서 머물고 마는 걸 무지 안타까워할 것 같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 드라마가 딱 12회라는 것이다. 턱없이 부족한 회차에서 이들 사이의 감정을 정리할 수 있을지. 풀어놓은 감정선은 참 많은 데 이것저것 다 담으려다 보니 러브라인만 베베 꼬여놓은 느낌이다. 좀 더 회차가 많다면 다양한 러브라인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정리할 수 있었을텐데 아쉽게 느껴진다. 하여튼 프로듀사 자체는 러브라인 없으면 안되는 지상파 드라마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기는 했으나, 그래도 화제성과 인기는 확실히 성공한 느낌이다. 현재 전국 14.6%, 수도권 15.4%의 자체 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선전 중이다. 배우들의 힘이 매우 커 보인다. 결말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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