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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프로듀사 김수현 아이유, 드라마 살린 신의 한수 케미


딘델라 2015. 5. 24. 07:10

KBS 금토드라마 '프로듀사' 3, 4회는 완전히 다른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초반 1, 2회 반응은 그야말로 호불호가 갈렸다. 지루한 연출과 산만한 내용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란 기대치에 못미친 반응이었다. 김수현 공효진 차태현 아이유란 걸출한 스타들이 출연한 것치고 내용이 약하단 혹평이 많았다. 그런데 3회부터 표민수pd가 연출을 맞았으면 확실히 드라마적으로 보강된 모습이 엿보였다. 1, 2회가 나쁜 건 아니지만 배우들의 면면을 살리기 위해서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절실히 필요했다.

 

 

'프로듀사'가 아무리 예능판 미생을 추구한다 해도 원작의 힘이 바탕이 된 '미생'과는 애초부터 공감의 영역이 차이날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지나친 리얼리티 강조가 오히려 독인 느낌이 들었다. 배우들의 화려한 면면에 어울리는 적당한 볼거리도 필요한 법이다. 김수현 공효진 등을 캐스팅하고 마냥 예능국의 현실만 보여준다고 얼마나 공감을 할까? 그래서 '프로듀사'는 러브라인과 같은 드라마적인 요소가 필수같았다. 미생는 애초부터 스타캐스팅이 아니기에 원작에 충실한 재미만 뽑으면 되었지만, 프로듀사는 캐스팅이 반이다 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니 김수현 공효진을 두고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재미는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3, 4회는 연출 면에서 좀 더 박진감 넘치고, 4명의 주인공을 활용한 장면들이 많았기에 한층 재미지고 몰입도가 컸다. 넝쿨당과 별그대를 히트시킨 박지은 작가의 진가가 한층 도드라진 연출을 통해서 잘 드러나게 되었다. 다양한 카메오 출연 등 물량공세도 볼거리만 가장 재밌는 부분은 아무래도 주인공들이 부딪히는 장면이다. 초반엔 드라마 연기를 하는 건 공효진 차태현 뿐이란 느낌이었지만, 달라진 분위기는 김수현과 아이유가 연기하는 캐릭터까지 집중하게 만들며 한층 다양한 재미를 선사했다.

 

 

이처럼 3, 4회를 통해 가장 두각을 드러낸 캐릭터는 김수현이 연기한 어리버리 신입pd 백승찬과 아이유가 연기한 까칠한 톱스타 신디였다. 초반만 해도 연출의 한계 때문인지 이들의 매력이 잘 살아나지 못하고 연기도 어색한 느낌이 들었는데, 3, 4회를 통해서 배우들의 연기 뿐 아니라 캐릭터의 매력도 한층 살아났다. 김수현의 경우 어리버리 캐릭터가 전작을 잊게 할 만큼 정말 잘어울렸다. 그만큼 그의 연기 스펙스럼이 매우 넓었다.

 

사실 백승찬은 답답하고 고지식한 멋없는 캐릭터다. 그동안 젊고 섹시한 왕과 매력만점의 외계인 도민준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던 김수현이 연기한 캐릭터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한마디로 캐릭터빨은 기대하기 힘든 밋밋하고 어리버리한 이 캐릭터를 이해시키려면 배우의 연기력이 매우 중요했다. 김수현은 그런 백승찬을 기막히게 살려내며 오히려 귀엽게 다가오게 만들었다. 실수연발 어리버리해도 은근히 뚝심있는 그의 매력에 자꾸만 끌리게 된다. 특히 김수현의 진가는 여배우들과의 케미에서 발휘됐다. 어리버리한 모습 속에서도 여배우들과 붙어만 있어도 기막힌 케미가 발동하니 러브라인을 안 외칠수가 없었다.

 

 

이렇게 김수현의 섬세한 연기력으로 표현된 백승찬의 매력이 한층 도드라지면서 러브라인은 더 불붙었다. 그리고 4회는 작정한 듯 김수현과 아이유의 러브라인을 밀어주는 장면이 많았다. 사실 러브라인을 대놓고 강조하면 거부감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런데 프로듀사는 캐릭터의 매력이 강조되면서 러브라인이 터졌기에 몰입감이 컸다. 그중 하나가 바로 신디의 급부상이다. 초반만 해도 신디 캐릭터는 오리무중이었다. 아이유는 연기를 못한다는 소리까지 들었다. 그러나 3, 4회 이후 신디가 하드캐리라 느끼게 했다.

 

왕싸가지에 까칠함을 무장한 신디는 자칫 욕먹기 쉬운 캐릭터다. 그런데 신디는 허당기가 다분한 반전캐릭터라서 까칠함 이면에 담긴 신디의 반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안티카페에 가입하는 장면이 그랬다. 남들 앞에선 강해보여도 은근히 대중반응이 신경쓰여 자신의 안티카페에 몰래 가입하고, 심지어 그런 안티카페에서 연애 상담까지 하는 엉뚱함을 보여준다. 별그대 천송이와 비슷한 매력이지만 어딘가 더 귀여운 면이 있다. 아무래도 아이유의 비주얼이 한몫하는 것 같다.

 

게다가 4회에선 금사빠 매력까지 보여줬다. 하늘 높을 줄 모를 것 같은 콧대를 상상하지만 신디는 한없이 쉬웠다. 신디를 앞에 두고도 우산을 빌려준 용무만 확인하는 백승찬의 고지식함에 그녀는 은근 자존심이 상했다. 그렇게 백승찬에 관심 가진 신디는 망해가는 1박2일까지 자청해서 입성했다. 다들 꺼려서 섭외가 안되는 1박2일을 백승찬의 구구절절한 설명에 혹해서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고 카메라 앞에서만 친근한 척 가식적인 연기를 펼쳤다. 그 장면이 얼마나 웃기던지. 신디는 진정 연기천재였다.

 

 

이렇게 신디캐릭터의 골때리는 이중성은 이 드라마의 볼거리다. 철저히 방송이미지만 생각하는 그녀의 가식적인 모습은 얄밉기보다 귀엽게 느껴졌다. 확실히 아이유라서 까칠함마저 귀엽게 잘 승화시켰다. 그런데 이미지 변신을 꾀하자고 1박2일에 들어갔지만 신디의 꿍꿍이는 그것 뿐이 아니였다. 바로 백승찬에 대한 남다른 관심이다. 이상형 투표에서 0표를 받았지만 그녀의 목표는 따로 있었다. 어리버리 신입pd랑 엮이는 게 더 소탈해보이지...그녀는 백승찬이 자신을 좋아하게 만드는 걸 자신했다. 왜 그냥 백승찬이 참 쉬우니까!

 

하지만 그것은 신디의 오산이었다. 먼저 넘어간 것은 신디였다. 백승찬과 함께 낙오하게 된 신디는 가위바위보게임까지 져서 무거운 짐도 들게되었다. 예민한 신디가 카메라 때문에 꾹꾹 성격을 누르고 있다가 잠시 밧데리를 갈 타이밍에 또 까칠 본색을 드러냈다. 그렇게 백승찬에게 온갖 잔소리를 퍼부었던 신디는 비까지 내려서 더 짜증이 밀려왔는데...그때 백승찬이 손으로 내리는 비를 가려주었다. 백승찬이 다가오자 이내 얼음이 된 신디는 우산을 씌워주는 백승찬에 완전히 심쿵 넘어갔다. 김수현과 아이유의 케미가 절정을 이룬 엔딩장면은 연출부터 bgm까지 시청자를 설레게 하려고 작정한 듯 보였다. 그리고 그것은 제대로 통했다. 김수현과 아이유의 매력을 극대화시키며 극의 재미를 더한 것이다.

 

 

 

이후 에필로그까지 승찬신디의 심쿵한 러브라인이 다했다. 알고보니 차 안에서 몰래 승찬을 엿보고 있던 신디! 겉으로는 차가운 척해도 진심은 사랑이 그리운 매력만점 캐릭터였다. 이처럼 두 사람의 달달한 연기가 설레임을 한껏 전하며 시청자 반응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연기마저 매력적이었던 두 사람의 캐릭터가 프로듀사의 다가가기 어려웠던 내용적인 측면을 한층 가볍고 재밌게 이끌었다. 어쨌든 공중파에서 이런 트렌드를 시도한 자체가 매우 인상깊은 데 그것을 처음부터 무리하게 이끌기보다 배우들의 면면을 적당히 활용해서 러브라인을 통해 시청자의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한껏 고무시킨 것이 프로듀사 자체로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래서 김수현과 아이유의 절묘한 케미가 드라마를 살린 신의 한수가 된 느낌이다. 특히 아이유는 잘하면 프로듀사를 통해서 자신이 연기한 역대급 캐릭터를 얻을지도 모르겠다. 신디는 그녀가 연기한 캐릭터 중 단연코 입체적인 매력을 지녔고, 박지은 작가의 장기가 묻어나는 캐릭터다. 잘하면 연기자로서 재발견되는 계기가 될지도. 또한 김수현은 전작을 잊게 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문턱을 넘었다. 도민준의 막강한 매력이 큰 부담이었을텐데, 그와 상반대는 파격적인 캐릭터를 잘 소화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김수현의 어리버리 연기 역시 그에게는 신의 한수처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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