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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런던올림픽 국민대축제, 안쓰러웠던 민망 방송 본문
올림픽의 환희가 끝이 났습니다. 열심히 해준 선수들이 전해준 감동은 오랫동안 국민들 마음에 남을 것입니다. 영웅이 된 선수들은 여기 저기 언론들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올림픽에서 돌아온 선수들은 영웅이 되었고 인기스타가 되었습니다. 비록 메달의 색으로 정해진 스포트라이트지만 많은 국민들은 선수들의 메달의 색보다 그들이 흘린 땀방울을 더 기억할 것입니다.
그런데 런던에서 돌아온 선수들은 이제부터가 더 바쁘고 힘든 나날이 될 지 모릅니다. 인기가 많아진 만큼 찾는 곳도 많고 부르는 곳도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그 첫시작은 매번 돌아온 선수들을 모아놓고 시민들과 광장에서 함께하는 자리일 것입니다. 언제나 선수들을 모아놓고 축하하고 환영한다는 명분아래 진행되는 환영행사 '국민대축제'가 이번에도 KBS '2012 런던올림픽 선수단 환영 국민대축제'라는 이름으로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과 함께했습니다.
이날은 가뜩이나 비까지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 진행되어서 다들 고생이 심해보였습니다. 이렇게 진행된 환경도 최악인데다 환영행사 자체도 그저 일반 음악방송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날 행사의 대부분은 아이돌들의 무대로 꾸며졌습니다. 선수들은 마치 아이돌 공연에 온 게스트와 같았습니다. 게다가 비까지 뿌리니 공연하는 아이돌도 미끄러울까 걱정되고, 선수들도 피곤한 상태에서 이렇게 돌아오자 마자 소집되어 축제라고 할 수 없는 행사에 동원된 모습들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렇다고 선수들 환영식이 준비가 잘 된 행사도 아니였습니다. 준비가 안된 무대에서 비 홀딱 맞고 공연한 가수들도 비속에서 행사하느라 고생한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특히나 더욱 안타까웠던 것은 선수들을 중간 중간 끌어올려서 준비도 덜 된 상황에서 민망하고 어색한 인터뷰와 민망한 무대가 이어졌던 상황이였습니다. 물론 선수들의 목소리도 듣고 얼굴도 보고 좋긴했지만, 연예인도 아닌 그들이 뻘쭘하게 질문받고 짓궂은 요구에도 응해야 하는 것은 보는 사람도 참 민망했습니다. 집에 가고싶다는 반복된 대답이 진심 선수들의 현재 심정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선수들을 모아놓고 '태릉스타일'이라는 뮤비형식으로 찍은 영상을 보여줬지요. 선수들의 어색한 모습들이 귀엽다고 생각되기보다 오글거리는 이런 영상하나 찍자고 피곤한 선수들 불러다가 고생시킨 방송사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중 가장 하이라이트는 아마 양궁의 기보배와 김법민이 꾸민 잔소리 무대였을 것입니다. 이날 잘하진 못하지만 빵터진 웃음을 만들어준 기보배와 김법민 선수!! 하지만 마냥 웃음만 나오진 않았습니다. 전문가수가 아니기에 덩그라니 그 커다란 무대에서 뻘쭘하게 가사도 틀리고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는 당황한 모습이 참 안쓰러웠습니다. 특히 기보배 선수는 가사도 틀리고 2절까지 이어진 무대가 당황스러운지 '뭐야'라며 마이크에 크게 말하는 실수까지 보여줬습니다.
노래 내내 두리번 거리며 어색함에 눈을 굴리고 고개를 돌리고 손을 올리며 진땀빼는 모습이 귀여운 한편, 노래가 끝나자 마자 안도하며 부리나케 급마무리하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비를 다 맞으며 민망함 속에서도 노래를 끝내며 고생한 선수들을 보니 도대체 이런 행사가 누굴 위한 행사일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노래 구절 중 '그만하자'는 가사가 제대로 와닿았습니다. 진짜 그만하고 피곤한 선수들을 다 돌려보내고 싶었으니까요.
항상 이런 행사를 볼때마다 연예인도 아닌 이들이 왜 이런 재롱을 부려야 하는지도 도통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쉽게 볼 수 없던 아이돌들을 가까이서 직접보며 좋아하고 신기해한 선수들의 천진한 모습만 기억에 남습니다. 좋아하는 가수를 가까이서 보며 사진도 찍는 기회가 선수들에게는 고생한 선물 같았습니다. 이렇듯 애초에 배려조차 없을려면 왜 선수들만 고생시키는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선수들도 주목받으며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추억이 되겠지만, 그것도 다 배려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대축제라고 말하고 있지만, 결국 시차적응도 안된 선수들 고생시키면서 국가홍보에 열올리는 구시대적인 홍보축제에 지나지 않습니다. 일종의 과시성 행사에 피곤한 선수들을 대동하는 모습의 눈살찌푸린 행사라는 오명을 벗어나려면, 진정한 즐기는 축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진정한 축제를 원한다면 적어도 이런 어설픈 행사가 아닌, 다 함께 즐기는 편안하고 준비된 무대를 선수들을 배려하는 상황에서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