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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딸서영이 이상윤, 여심 사로잡은 이 남자의 사랑법 본문

Drama

내딸서영이 이상윤, 여심 사로잡은 이 남자의 사랑법


딘델라 2012. 10. 1. 14:28

49일, 검사프린세스, 찬란한 유산 등 소현경 작가의 전작엔, 언제나 가족이란 키워드가 큰 비중이었습니다. 이번 '내 딸 서영이'도 가장으로서 아버지들을 부각시키며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IMF로 인해 무너진 가장과 그로 인해 고통받았던 아이들, 서영이 캐릭터가 가지는 현실성이 공감을 불러일으킨 면이 있지요. 누군가는 그런 아버지를 이해했지만, 누군가는 아버지의 무능함을 탓하며 왜 그렇게 밖에 못하는지 원망할 수 밖에 없던 우리네 자화상이 이 드라마에는 투영되어 있습니다.

 

 

아버지를 원망하던 서영이(이보영)는 일찍 아버지의 보호막을 벗어나 홀로 씩씩하게 살아야 했습니다. 아버지 세대의 그늘이 자식세대의 그늘이 되어 웃는 날을 잃어가게 된 서영이, 공부도 하고 돈도 벌고 미래도 준비해야 하고... 그래서 마음이 닫힌 서영이를 보면 너무 짠했습니다. 이런 서영이네 가족을 둘러싼 가족애와 사랑을 그리고 있는 내 딸 서영이는 화려한 맛은 없지만 어딘가 모르게 감정이 이입되면서 몰입하게 합니다.

 

 

물론 이렇게 그늘진 이들의 삶이 알고보면 부자와 운명적인 사랑을 하게 되는 것은 현실성이 매우 떨어지는 것이죠. 그래서 작가는 이 말도 안되는 사랑을 이해해키기 위해서 부잣집 사람들의 캐릭터를 기존의 전형적인 캐릭터에서 조금씩 비틀어 놓았습니다.

 

강우재(이상윤)의 아버지 강기범은 호탕하고 개성강한 카리스마를 지녔습니다. 게다가 우재의 어머니 역시 도도한 사모님이 아니라 소녀같은 감성과 푼수끼도 좀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막내아들은 모델이 꿈인 허당스런 캐릭터입니다. 선머슴 같은 여동생 강미경(박정아)은 평범한 사랑을 꿈꿉니다. 그래서 부자집이 나오지만 딱히 위화감이 들 정도의 화려한 배경이 도배되지 않습니다. 

 

   

이런 비틀기는 주인공 강우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재 역시 왕자병이 있거나 도도해서 범접할 수 없는 캐릭터가 아닙니다. 유학을 가고 아버지의 회사일에 참여하기 싫어하는 전형성 빼곤, 마초적인 외모와 남자다운 수더분한 성격은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죠. 그래서 초반에는 박해진이 연기하는 상우만큼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등장부터 잘생기고 공부잘하는 의대생 상우가 엄친아라는 여성들의 로망을 채워주는 동안, 독설도 잘하는 우재는 백마탄 왕자님이라는 여성들의 로망과는 거리가 먼 스타일었죠. 오히려 투박한 면이 많은 캐릭터였습니다. 이런점때문에 당장에 여성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는 어려웠지만, 5, 6회를 기점으로 강우재 캐릭터의 매력이 확실하게 드러나면서 여심을 사로잡았습니다.

 

 

강우재는 서영이가 자신의 오토바이를 훔친게 아닌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과한 옷차림으로 남자들에게 접근했던 건 방송알바 때문이란 것도 알았습니다. 결국 모든 것을 거짓말이라고 오해하고, 아픈 말로 상처준 자신의 행동이 과했음을 깨닫게 됩니다. 미안해진 우재는 종종거리며 쉼없이 살아가는 이서영이 한번에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무언가 해주고 싶어서 도둑을 잡았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은채, 오토바이 대행을 해달라며 서영을 이리 저리 끌고 다닙니다.

 

그런데 이서영이 온 곳은 다름아닌 고급 한식당이었죠. 내돈 낭비는 하게 하지 말아라...강우재의 한마디에 돈이 아까워서라도 배를 채워야 했습니다. 배를 두둑히 채워서 데리고 간 곳은 다름 아닌 예술영화관입니다. 그곳에서 서영이는 쏟아져 내리는 잠을 주체 못하게 되지요. 우재는 기다렸다는 듯이 극장의 볼륨을 줄여달라고 손짓합니다.

 

그렇게 푹 자고 난 후, 찾은 곳은 난타공연장이었죠. 우재는 뻣뻣하게 요지부동 안하던 서영이 무대위에서 북을 치며 미소를 짓자 기다렸다는 듯이 웃는 서영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 먹고 자고 웃었어요?..그럼 되었네 " 우재는 이서영에게 가장 필요한 보통의 순간을 전하며 미안함을 대신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모욕감주고 막말한 것까지 오해로 시작된 모든것에 대해서 미안하다 사과했습니다.

 

 

 

이처럼 강우재는 자꾸 서영에게 뭔가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챙겨주는 것이었죠.  전기세 아깝다고 불끄고 자라고 한다거나, 앞으로 자기 가족들이랑 함께 밥을 먹으라거나, 투덜거렸지만 모두가 서영이를 자게하고 먹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도둑이 잡혔다는 사실을 서영이가 알게되자, " 왜 미국에 가야하는데 가기 싫고, 집밥 먹이고 싶고, 푹 자게 하고 싶고, 스트레스 풀면서 웃게 하고 싶을까.....  내가 왜 이러는 걸까요. 똑똑한 성재 선생님...." 라며 흔들리는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서영이는 그것은 동정심과 호기심, 남을 도운 자기 자신에 대한 뿌듯한 감정이라며 차갑게 선을 그었죠. 하지만 강우재는 무뚝뚝한 서영이에 지지않고 넉살좋게 들이댔습니다. 일방적인 고백을 하는 우재의 마음에 선을 긋지만, 자꾸만 우재에게 말려들지요. 강우재가 하란대로 아이스크림도 먹으라면 먹고, 모자를 사자면 사고, 밴드 공연도 보고 .... 자꾸 이끌려 다니게 됩니다. 내숭이 아닌가 싶을 만큼 우재한테 말려드는 서영이가 참 웃겼습니다.

 

게다가 우재는 미국에서 날아온 옛 여친 선우(장희진)의 등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선관에서 공부하는 서영이의 밥을 챙겨주었습니다. 결국 쌀쌀맞았던 서영이도 조금씩 강우재에게 관심이 가게 됩니다. 강우재는 미국으로 돌아가라는 아버지의 재촉에 서영이에게 미국에 함께 가자는 말까지 하지요. 무슨 전개가 이렇게 빨라? 잠시 황당했지만, 우재의 고백이 싫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이날 강우재의 기본권을 채워주는 독특한 사랑방식이 여심을 사로잡았습니다. ' 인간의 기본이 먹고 자고 웃고 화내고 그런건데 왜 그것이 보고 싶을까? ' 강우재의 이 한마디는 이서영을 너무나 잘 꿰뚫고 있는 것이었죠. 각종 아르바이트를 섭렵하며 살아야 했고, 공부도 해야 했던 서영이의 인생은 애잔함 그 자체죠. 그래서 이미 생계와 공부를 동시에 해나가며 삶에 지친 서영은 웃음조차 메말라 버렸습니다.

 

돈때문에 남의 집의 눈치밥을 먹는 신세를 감수하며 과외선생님이 되었던 서영이, 매번 종종거리며 좀처럼 쉴 틈없이 살아가는 서영이의 모습이 강우재에겐 가장 안타까웠던 것입니다. 자신을 돌볼 여유가 없으니 밥먹고, 자고 웃는게 그야말로 서영이에겐 가장 큰 사치였던 것입니다. 기본적인 욕구 조차 맘편히 누릴 수 없던 그녀에게 인간적인 삶의 여유를 알려준 강우재의 배려가 그래서 여심을 흔들었습니다.

 

이날 이상윤이 보여준 사랑방식은 딱히 폼잡고 멋진 재벌2만이 할 수 있는 남다른 것이 아니었죠. 그것은 화려한 옷을 선물한 것도 아니었고, 거액의 돈을 써가며 호사스런 사치를 보여준 것도 아니였지만 섬세한 배려가 돋보이는 가장 멋진 사랑법이었죠. 또한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조금씩 서영이의 마음을 열리게 하는 최선의 사랑법이었습니다. 소소하지만 섬세한 배려가 돋보이는 강우재의 사랑방식을 통해 진실한 마음이 더욱 잘 전달되었습니다. 그래서 빠른 전개에도 불구하고 한방에 강우재란 캐릭터를 보여주는 장면들이 여심을 흔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서영이란 캐릭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의 문을 여는 일이죠.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빡빡한 삶으로 지쳐버린 서연이의 마음은 뽀족하게 모난 성격이 되어버렸습니다. 현재 그녀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다시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돌리는 일입니다.

 

무조건 사람에 대한 선만 그어버리는 서영에게 강우재식 들이댐이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누군가가 이끌어 줄때까진 아마 평생을 아버지의 그늘에서 억눌려 있을지 모르니까... 우재가 보여준 따뜻한 관심이 얼음처럼 차갑던 서연이의 마음을 녹이게 되겠죠. 자신을 이해하는 강우재를 통해서 서영이도 아버지에 대한 원망의 마음을 놓고 그를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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