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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조승우, 여심 사로잡은 조선판 마성의 남자 본문
마의가 시청률 탄력을 받으면서 닐슨 전국 17.8%, 수도권은 20%를 넘으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마의의 인기는 극자체의 힘과 이병훈감독의 따뜻한 연출, 그리고 캐릭터를 살리는 배우들의 연기력에 있습니다. 특히 기존 사극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설정이 인기에 한몫하면서 로코 못지않은 통통 튀는 매력과 시트콤 맞먹는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파격요소와 함께 진지한 의학과 정치에 대한 담론도 적당하게 줄타기를 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볼거리 가득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마의의 매력에 시청자가 빠져들 수 밖에 없습니다.
이병훈감독의 마지막 작품이라 마냥 진지하고 힘이 들어갈거란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더욱 젊어진 감각으로 연출되고 있는 이병훈감독의 마의는 작가의 신들린 센스와 더불어 사극에 커다란 파문을 남기는 정말 멋진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마의의 파격으로 가장 주목받는 것은 숙휘공주 입니다. 마의 백광현을 짝사랑해서 시집가기도 미루는 숙휘공주의 거침없는 행보는 기존의 공주캐릭터를 깨면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런 못말리는 공주때문에 곽상궁과 마군관이 고생하는 모습은 한편의 시트콤같은 웃음을 남겨주고 있지요.
그런데 숙휘공주만큼 파격적인 것은 바로 주인공 백광현 캐릭터에 있습니다. 천한 마의로 조선의 공주도 모자라 한양 최고 가문 강지녕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백광현 캐릭터는 여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휘어잡는 마성의 남자로 나옵니다. 출신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백광현은 신분을 가리지 않고 뭇 여성들을 사로잡은 매력남입니다. 물론 백광현이 강도준의 진짜 자식이지만, 아직까지 그의 신분은 밝혀지지 않았기에 지금은 그냥 천한 마의 출신일 뿐이죠.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은 것은 오로지 인간 백광현 그자체입니다.
늘 반짝이는 생기넘치는 성격과 당당함은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여성들을 끌리게 합니다. 동물을 고치는 일도 인의와 마찬가지로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 열심히 임하는 그의 진지함은 그가 가진 재능만큼이나 진실합니다. 그러니 이런 백광현의 진실함에 안넘어올 여자가 없습니다. 그래서 인의에 도전하는 광현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강지녕과 공주라는 우월적인 지위마저 이용하며 거침없이 지원하는 숙휘공주의 모습은 그들이 천한 마의를 대하는 게 아니라 인간 백광현을 진심으로 돕고 사랑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의생으로 면천시켜 자신의 남자로 만들겠다는 숙휘공주의 도발을 본다면 도대체 백광현이 얼마나 좋기에 저럴까 그 짝사랑의 깊이를 알 수 있죠. 이처럼 백광현은 인간미와 재능으로 신분이란 제약을 뛰어넘어 감히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여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이런 백광현은 밀당 또한 능수능란하고 여자의 마음 또한 들었다 놨다 잘하죠. 그래서 백광현이란 이름때문에 호기심으로 다가간 지녕은 그에게 더욱 빠지게 됩니다. 원숭이를 이용해 지녕에게 꽃을 전달한 장면은 로맨틱한 백광현을 잘 보여줬지요. 동물을 사랑하고 거기에 여자의 마음까지 헤아릴줄 아니 이런 매력에 안넘어 올 여자가 없습니다.
인의가 된 첫날부터 기본기가 부족하다고 의녀들과 수련하라는 멸시를 받는 상황에서도 백광현은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으로 의녀들 속에 파뭍혀서 즐거운 시간을 가집니다. 괜한 걱정한 강지녕은 아무렇지 않게 적응 잘하는 백광현을 보면서 질투를 해 빵터졌지요. 이 질투신은 백광현의 마성의 캐릭터를 코믹스럽게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이처럼 천성조차 긍정적이고 말도 느물스럽게 잘하고 실력도 출중하니 여자들이 백광현 주변에 모이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이미 자신의 신분도 잊고 의녀들을 질투하는 강지녕의 모습은 이 드라마에서 신분이란 것은 초월한지 오래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백광현을 통해서 사람을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 출신이 아니라 사람자체임을 강조하는 것이겠죠.
게다가 15회 조보아가 연기하는 청산과부 서은서까지 등장하면서 백광현을 사랑하는 여자들의 스케일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서은서 역시 막강한 가문의 딸이자 과부 며느리죠. 자결하려한 그녀의 목숨을 백광현이 살리게 된다면 백광현에 반하게 될 게 뻔합니다. 과부라는 설정부터가 이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천한 신분을 인간미와 재능으로 극복하며 주변에 사람을 끌어들이는 백광현을 보고 있자니 진정으로 사람을 끌리게 하는 엄청난 매력을 지닌 조선판 마성의 남자라 표현해도 딱 어울릴 것입니다. 보통 사극에서 뛰어난 가문과 인품과 외모까지 겸비한 완벽한 도련님 캐릭터는 참 많이 봤지만, 이렇게 마의 출신 백광현처럼 출신이란 가리개가 없이도 훈남으로 여자들의 사랑을 차지하는 캐릭터도 흔치 않습니다. 출생의 비밀이 있지만, 어쨌든 모든 이가 그에 관심을 가진 것은 재능과 인품이었다는 것이 의미하는게 중요합니다.
마성의 백광현은 마치 남자판 캔디 캐릭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찌보면 로코의 씩씩한 여자 캐릭터를 남자판으로 이끌어 놓은 듯 합니다. 이전 이병훈 사극으로 치면 주로 여성 캐릭터들이 가졌던 성격을 남자캐릭터에 그대로 옮긴 듯한 느낌이죠. 외로워도 힘들어도 울지 않겠다는 캔디 주변에는 너무나 잘난 남자들이 오로지 캔디를 사랑해서 모여있는 모양새와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이처럼 재능과 인품 모두 뛰어나서 신분을 뛰어넘어 넘치는 사랑을 받는 백광현에 대한 질투심 또한 만만치 않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명환의 아들 이성하야 워낙 잘났으니 백광현을 인정하고 오히려 감싸주지만, 대다수는 출신을 들어 백광현을 공격하지요. 백광현이 이성하를 향해서 " 존재 자체만으로도 짜증나 " 라고 질투했지만, 그것은 백광현도 마찬기지입니다. 그 역시 다른 이들에겐 존재 자체만으로도 짜증나게 합니다. 특히 같은 마의 출신이었던 이명환은 그를 더욱 질투하고 눈엣가시로 여기며 불편해 하지요. " 천한 것은 죄가 아니다 " 당당하게 말하는 백광현은 자신이 넘지 못한 신분의 벽마저 뛰어넘으려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시기 질투를 부르는 조선판 마성의 남자 백광현의 캐릭터를 100%를 완벽하게 살려놓은 것이 바로 조승우입니다. 조승우는 능청연기 진지한 연기 모두 막힘없이 소화하며 백광현의 매력을 입체적으로 만들어 놓았죠. 그의 팔색조같은 연기력이 없었다면 백광현이 이렇게 매력있고 때론 귀여워 보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조승우의 연기는 지나치게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고, 적당하게 조율이 잘된 자연스런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마의를 선택하기 까지 고민이 많았다고 하는데, 조승우가 백광현 역할을 선택한 건 진짜 신의 한수입니다. 유쾌함이 베어있는 연기는 조승우의 매력까지 업시켰습니다.
조승우의 연기력으로 살아난 백광현 캐릭터가 극을 잘 받쳐주고 있으니 마의의 곳곳에 있는 극적요소도 더욱 부각이 잘되고 큰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잘난 재능으로 인해서 백광현의 앞날은 고생길이 훤하겠지만 왠지 뭐든 잘 헤쳐나갈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백광현은 천재 인의로 이름을 날린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천재성을 가진 사람이 인간미마저 매력적으로 그려졌으니 당연히 드라마 속 여인들 뿐아니라 여성시청자의 여심마저 사로잡을 수 밖에요. 마의가 최근 시청률 탄력을 받은 것도 이런 캐릭터들의 매력과 그를 잘 표현한 조승우같은 뛰어난 연기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