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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앨리스 문근영, 욕망을 선택한 신데렐라의 딜레마 본문
청담동에 들어가려던 앨리스 한세경은 장띠엘샤 회장을 시계토끼로 공략했습니다. 그러다 회장비서라며 자신을 도와준 김비서(박시후)의 인간적인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끌렸습니다. 김비서의 관심과 애정공세 심지어 키스까지 너무나 가슴이 설레고 좋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자신의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세경은 김비서의 사랑을 거절하고 오로지 장띠엘샤 회장, 시계토끼 그리고 청담동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김비서가 바로 한세경이 원하던 시계토끼 장띠엘샤 회장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안 한세경은 큰 충격에 빠지게 되지요. 이는 그녀가 그렇게 원했던 일생일대의 행운, 로또나 다름없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한세경은 김비서의 정체를 알고 혼란에 빠졌습니다. 캔디를 버리고 서윤주처럼 속물이 되겠다 선언한 그녀는 기뻐하기보다 눈물을 흘렸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부자라면 복이 넝쿨째 들어왔다 좋아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한세경은 그렇지 않았죠. 처음부터 그녀가 순수한 캔디, 신데렐라였다면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이 왕자였다며 그 운명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세경은 이미 현실에 지쳐서 순수한 자신을 버리고 욕망으로 살겠다 결심을 했기 때문에 비즈니스로만 접근했던 자신의 본심이 들킨냥 죄책감을 가지며 스스로가 친 덫에 완전히 걸렸습니다.
차승조가 한세경을 좋아한 것은 바로 순수한 캔디같은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서윤주에게 버림받았던 그는 이후 세상 여자는 된장녀라 생각했고, 순수한 사랑은 존재하기 않는다고 느꼈었죠. 그러다 한세경을 통해서 아직도 순수한 여자가 있구나 감탄하며 자신의 이상향으로 한세경을 바라봤습니다. 하지만 한세경에게 만만치 않은 현실이 존재했죠. 그가 보지 못한 것은 현실 속에서 인간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세경은 6년 사랑을 종지부 찍고 서러운 현실에서 깨달음을 얻고 속물이 되겠다 욕망을 품었습니다. 그녀가 열심히 장띠엘샤에 대해서 알고자 했던 것은 단지 그 욕망을 채워줄 시계토끼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차승조에게 한세경의 모든 행동과 말들은 순수한 열정으로 다가올 뿐이었죠. 이렇게 두 사람이 너무나 다른 생각으로 서로를 바라봤기 때문에 결국 한세경은 사랑을 얻기 위해서는 그 앞에서 캔디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그녀가 그동안 가졌던 정체성을 다 흔들어 버린 후 다시 새롭게 살고자 마음먹은 후 그녀 앞에 또다시 사랑이 나타났습니다. 사랑과 비즈니스 둘다 모두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인데 한세경은 어딘가 불안해 보입니다. 한세경이 불안해 보이고 어딘가 마음이 편치 못한 느낌은 그 상대가 진심으로 사랑을 찾는 차승조라서 입니다. 한세경은 이미 현실에 눈을 뜨고 좀더 욕망을 채우는 것을 원하는 그런 속물녀로 변했는데, 차승조는 순수한 사랑만 바라보는 그런 사람이죠.
차승조는 한세경의 마음 속 모든 것을 알아보고 싶었다는 말을 합니다. 김비서로 연기하며 그녀의 진짜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이죠. 한세경이 연기를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불안한 심정은, 자신의 변한 모습을 감춰야 된다는 것에 대해서 불안한 것은 바로 순수한 사랑을 꿈꾸는 차승조가 변해버린 자신을 받아주지 않을거란 불안함 때문일 것입니다.
검을테면 끝까지 검어라! 서윤주의 조언대로 완벽하게 연기를 해야 사랑도 비즈니스도 성공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거짓말로 시작된 사랑은 불안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세경이 김비서를 좋아한 그 마음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의 그에게 인간적으로 끌린 순수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나 김비서가 장띠엘샤란 것을 아는 순간 한세경은 그를 순수하게 바라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은 그녀가 욕망을 먼저 앞세운 행동을 할때 부터입니다. 차라리 검을테면 끝까지 검었어야 하는데 한세경은 그것을 하기엔 노력형 한세경을 아직 못버린 느낌이죠. 그래서 그녀는 다이어리에 더욱 의지하려 하고, 친구의 말에 의존하며 자신의 마음을 다잡으려 하지요. 과연 그녀는 끝까지 검을 수 있을까요?
이렇게 우리가 아는 기존의 신데렐라 이야기를 완전히 뒤집어서 신데렐라의 또다른 본심을 완전히 까발리며 시작한 청담동 앨리스는 어찌보면 참 불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환상 속 로코가 아닌 판타지를 완전히 깨는 방향이기 때문에 캔디연기를 하겠다는 한세경의 모습에 얄밉다는 소리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고 나중에 이 엄청난 후폭풍에 멘붕이 올 차승조를 생각하면 연민이 들게 되는 것이죠. 차라리 숨길려면 끝까지 숨기는 것이 나을텐데 매번 서럽게 우는 신파 한세경은 차마 그리하지 못할 것입니다. 차승조의 이해를 구하는 전개를 넣은 것이 보이지만, 좀더 여주인공의 감정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넣었다면 좋았을텐데 그렇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그래서 8회를 시청하고 시청자들의 반응이 완전히 엇갈리기도 했지요. 자칫 잘못하다가는 한세경이 엄청 욕을 먹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욕망을 선택한 신데렐라는 사랑도 비즈니스도 다 이루고자 합니다. 하지만 사랑을 얻기 위해서는 그를 속여야 한다는 엄청난 딜레마에 사로잡히게 되었습니다. 변한 자신은 차승조가 원하는 여자가 아니고, 자신은 그가 가장 혐오하는 속물녀가 되어버렸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 앞에서 자신의 본심을 숨겨야만 사랑도 얻을 수 있다는 설정은 한마디로 불행한 설정입니다. 그래서 순수한 캔디를 원하는 차승조의 사랑 앞에서 한세경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모든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한세경이 김비서를 좋아했었다는 그 시작점을 차승조가 잘 받아들여서 한세경의 이 위험한 선택을 이해해줘야 할텐데.....아마 차승조가 두번의 배신에도 한세경을 이해할 수 있다면 그녀가 변한 동기와 먼저 자신을 좋아했던 그 마음은 진심이었다는 것 때문이겠죠. 사랑은 솔직해야 한다고 문비서는 말하지요. 하지만 거짓말도 보태야 하는 상황이라면 참 불행한 사랑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서윤주가 매번 전전긍긍하며 자신의 모든 것이 까발려질까봐 두려워하듯이 한세경이 거짓말로 자신을 속인다면 서윤주와 같은 결말이 될 것입니다.
차승조가 자신을 장띠엘샤라 말하는 엔딩에서 한세경은 " 자연스럽게 놀라야돼....한세경 지금 잘하고 있는 거지.." 라며 자신에게 묻습니다. 진심을 말하는 차승조와 캔디가 아닌채 욕망과 사랑을 동시에 품은 한세경의 거짓 연기는 앞으로 두 사람에게 일어날 위기를 암시하는 듯 하지요. 이는 한세경이 끝까지 검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자신의 본심을 계속 숨기기엔 차승조는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할 만큼 참 진실한 사람이니까요. 한세경이 거짓연기를 한다는 것은 그녀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게 되는 동기가 될 것입니다. 스스로가 선택한 길이 결국은 덫이 되어서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