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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2013, 러브라인 없어도 흥하는 이유 두가지 본문

Drama

학교2013, 러브라인 없어도 흥하는 이유 두가지


딘델라 2012. 12. 26. 14:45

'학교2013'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습니다. 8회 방송된 학교는 시청률 조사기관 TNmS에 따르면 전국14.8%/수도권16.5%의 시청률을, 그리고 닐슨에 따르면 전국12.9%/수도권14.3%의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회보다 2%정도 상승하면서 청춘물의 부활을 알렸습니다.

 

요즘 학교의 세태풍자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동시에 해결법을 제시하려는 '학교2013'은 왜 아이들이 괴물이 되었는지를 학교와 사회에 초점을 맞춰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연 이 아이들을 어떻게 길들여야 하는가를 학교는 정인재 선생과 강세찬 선생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지요. 교육관이 서로 다른 선생님이 아이들과 소통하며 현재의 학교문제를 이야기하는 학교2013은 탄탄한 캐릭터와 젊은 연기자들과의 조화로 다양한 세대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2013'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러브라인이 없다는 점입니다. 청춘물에서 러브라인이 빠진채 진행이 된다는 점은 상당히 흥미로운 점입니다. 하지만 드라마의 필수요소 러브라인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드라마의 몰입도는 상당하지요. '학교2013'이 러브라인이 없음에도 인기가 있는 것은 바로 러브라인을 대신한 심도있는 관계가 더 큰 몰입을 주기 때문입니다.

 

 

 

정인재-강세찬 교육관이 다른 선생님의 갈등, 러브라인보다 설렌다

 

 

'학교2013'은 이전 학교시리즈와 다르게 학생보다 교사에 대해서 많은 부분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그래서 초짜 교사 정인재(장나라)와 학원가의 인기강사 출신 강세찬(최다니엘)을 내세워 이들이 공교육기관 학교에서 벌어지는 갈등이 중심에 있습니다. 남녀 선생의 갈등은 서로 미운정이 들어서 러브라인으로 갈 요지가 큰 설정이죠. 하지만 16부작의 절반 8회를 지나왔음에도 정인재와 강세찬은 러브라인으로 흐를 조짐이 없습니다. 이들은 서로 다른 교육관에 대해서 사사건건 대립하며 2반 아이들을 어찌 이끌것인지 자신들의 논리를 펴나갑니다.

 

 

이미 드라마 '동안미녀'를 통해서 장나라와 최다니엘은 연인으로 조우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초반 두 사람의 캐스팅에 러브라인에 대한 기대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학교2013'은 이런 기대를 저버리고 러브라인 대신 서로 다른 교육관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하루라도 조용할 틈이 없는 2학년 2반에서 두 사람은 아이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바쁘기에 애정은 생각할 틈이 없지요.

 

문제아를 포기하고 공부를 하겠다는 아이들만 끌고가도 된다는 강세찬과 아직은 아이들의 손을 놓아서는 안된다며 한마리 방황하는 어린양도 신경써야 한다는 낭만파 선생 정인재의 갈등은 어떤 러브라인보다 몰입을 크게 합니다. 지각문제를 두고서도 시를 외우자, 아니다 학점을 깎자는 등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이들은, 공부를 가르치는 스타일부터 내신위주의 심화교육법과 수능위주의 쪽집게 과외식 수업등 완전히 다른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다른 스타일때문에 8회에선 아이들의 혼란을 막기위해서 교육법을 통합하자는 교장의 제안에 큰 갈등을 가지게 되지요. 하지만 이렇게 다른 교육법은 마냥 갈등만 보여주지 않습니다. 이들은 갈등을 통해서 서로의 장점을 하나씩 받아들이며 점점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하는 교사가 되어갑니다.

 

 

두 사람은 2인 담임제라는 색다른 제도 속에서 아이들의 담임으로 서로 양분되어 아이들을 이끌어 갑니다. 상당히 흥미로운 설정이죠. 한반에 담임이 두 사람이기 때문에 두 사람은 마치 엄마 아빠의 역할을 나눠서 보여줍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공부를 더욱 중시하는 강세찬의 현실적인 소리에도 귀기울이고 좀더 감성을 중요시하는 정인재의 인간적인 관심에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기도 합니다. 특히 강세찬의 경우는 정인재의 이상적인 교육관을 자신의 스타일로 받아들여서 갈등을 좀더 현명하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그가 보여준 것이 상당히 직설적인 소리가 많지만, 방황하는 아이들에게는 상당한 파장을 주지요.

 

그래서 감성교육법의 정인재와 이성적인 교육법의 강세찬의 환상적인 조화는 우리나라 교육계가 한번쯤은 생각해볼만한 교육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공교육의 문제는 해결해야 할 문제는 많지만 그것을 모두 선생님이 짊어져야 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2인 담임 체계를 통해서 색다른 갈등 봉합을 제시한 '학교2013'은 그런점에서 상당히 현실적인 제도를 보여준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렇게 선생님이 오직 아이들만을 바라보며 교육현실을 풀어가기 바쁘니 이런 상황에서 러브라인은 오히려 거추장스런 것이 됩니다. 어쩌면 러브라인을 배제한채 현실 문제에만 초점을 맞춘 제작진의 선택은 탁월했다고 느껴집니다. 지금처럼 인간적인 선생님의 고뇌와 타협이 중심이 되어 끝까지 간다면 굳이 러브라인이 없어도 선생님의 불꽃튀는 경쟁이 더욱 시청자를 설레게 할 것입니다.

 

 

고남순-박흥수, 남자들의 우정 제대로 통했다

 

 

'학교2013'에서 유일하게 드라마적인 스토리라인을 가진 캐릭터가 바로 이종석이 연기하는 고남순입니다. 고남순은 과거 일진짱이었다는 비밀을 가진 친구죠. 승리고등학교로 전학을 와서 과거를 반성하고 조용히 지냈던 고남순은 공부에도 관심없고 학교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반 아이들이 고남순을 회장으로 만드는 바람에 조용히 지내려던 인생이 다시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키크고 허우대 멀쩡해보이는데 짱인 오정호에게 늘 당하기만 하고, 그렇다고 무조건 가만히 있지않고 왕따당하는 친구도 돕는 등 성품이 나쁘지 않은 고남순은 아이들에게 늘 관심의 대상이었죠. 그러다 과거 친했던 박흥수(김우빈)가 전학을 오면서 고남순의 과거도 등통이 나게 됩니다.

 

고남순은 박흥수가 아이들 사이에서 오해를 받자 모든게 자신때문이라고 자신의 숨겨진 과거를 스스로 고백했습니다. 과거 멋모르고 일진에 가담해서 친구 흥수의 꿈을 짓밟아버린 나쁜 친구...그것이 고남순의 과거였습니다. 고남순은 자신때문에 축구선수가 꿈인 흥수의 다리가 망가졌고, 우정도 끝이 난 일에 후회했습니다. 하지만 갈라진 우정은 봉합하기 힘들었죠. 그래서 고남순은 박흥수가 학교를 다니게 하기 위해서 자퇴를 선택했습니다.

 

 

이렇게 고남순과 박흥수의 이야기는 거친 일진문제를 전면에 대두해서 상당히 적나라한 학교문제를 보여주고 있지요. 그 우정에는 일진문화라는 상당히 풀기 힘든 폭력학교의 이면을 담고 있습니다. 배우들이 워낙 훤칠하고 잘생겨서 자칫 폭력을 미화하는게 아니냐는 오해가 있지만, 결국 고남순과 박흥수의 이야기가 보여준 것은 일진문화의 폐악입니다.

 

전통이라며 아이들은 스스럼없이 친구를 때리죠. 아무 죄책감없이 벌어진 이런 고질적인 문화는 결국 친구의 꿈을 빼앗았습니다. 이처럼 극단적인 폭력이 상처만 남긴채 아이들은 여전히 학교를 벗어나 방황하고 있습니다. 이런 끊기 힘든 과거의 잘못은 결국 꼬리표처럼 아이에게 남았습니다. 고남순이 아무리 과거를 반성했다고 하지만 친구의 꿈은 다시 되돌릴 수 없습니다.

 

 

이처럼 고남순과 박흥수를 둘러싼 갈등은 학교문제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일진문화와 관련이 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잘못된 선택으로 영원한 우정을 잃었습니다. 이들의 우정을 회복시키는 것은 결국 일진이란 잘못된 선택을 스스로 털고 완전히 빠져나오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인재는 고남순과 박흥수가 학교만은 반드시 졸업해서 사회에 올바르게 정착하기를 원하지요. 공부에 찌들어 괴물이 된 아이들, 폭력에 찌들어 괴물이 된 아이들, 모두가 이 사회가 풀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오정호라는 극단적인 문제아와 일진을 후회하며 다시 친구가 되길 원하는 고남순과 박흥수의 이야기는 거친면때문에 불편한 소재지만 결국 학교문제에서 풀어야 할 이야기라서 몰입을 줍니다.

 

이들의 우정을 복구하는 과정이 그래서 왠만한 러브라인보다 상당히 흥미가 있습니다. 오글거릴 수 있는 이야기를 이종석과 김우빈이 캐릭터를 잘 살리며 연기하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두 캐릭터에 빠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초반 이종석과 김우빈 캐스팅에 대해서 우려했던 목소리도 극이 진행되면서 도리어 응원으로 바뀐 느낌입니다. 기존 학교시리즈가 젊은 스타탄생의 창구역할을 해왔던 점을 본다면, 이종석과 김우빈이 그 계보를 잇는 배우들 같습니다. 아직은 고남순과 박흥수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들이 학생답게 변하는 과정이 더 보고싶습니다. 다음회에선 고남순과 박흥수의 방황이 좀 마무리되고 학교에 들어와 좀더 심도있는 학생들의 이야기가 전개되길 바래봅니다.

 

이처럼 '학교2013'은 러브라인이 없음에도 러브라인 관계보다 더 흥미를 끄는 관계가 인기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흥미로운 관계와 캐릭터가 차별이 되어 다양한 세대가 다양한 이유로 학교를 시청하고 있습니다. 과거 학교시리즈를 애청했던 시청자로서 앞으로 '학교2013'이 어떤 결말을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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