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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2013 장나라, 이상주의자가 된 현실 비참하다 본문

Drama

학교2013 장나라, 이상주의자가 된 현실 비참하다


딘델라 2013. 1. 2. 13:28

학교가 드디어 시청률 탄력을 받았습니다. 9회 시청률은 지난주보다 무려 2~3%가량 상승하며 전국 15.2%/ 수도권 16.8% (닐슨기준)을 돌파했습니다. 장나라와 최다니엘은 동안미녀에 이어서 뒷심배우의 위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학교2013'의 매력은 학생의 입장 뿐 아니라 선생님과 학부모 그리고 학교 현실을 담고 있어서 다양한 시청자를 끌어들이며 공감을 얻는데 있습니다.

 

 

학원물임에도 유치하지 않게 이야기를 잘 풀어가는 작가의 능력도 칭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젊은 배우들이 캐릭터를 잘 살리면서 극의 몰입을 더했습니다. 이종석과 김우빈등 청춘스타들이 여심을 사로잡고 있는 것도 한 몫했고, 리얼한 일진 연기를 선보이는 오정호역의 곽정욱의 연기도 대단합니다. 이들의 열연에 졸업한 시청자들도 '학교2013'을 통해서 요즘의 교육 현실과 아이들에 대해서 다양하게 생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9회에선 정인재(장나라)와 강세찬(최다니엘)의 교육법으로 인한 갈등이 더욱 깊어졌습니다. 교장은 학부모들의 압력때문에 2학년부터 수능식 교육을 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강세찬의 수능위주 학습법으로 통일하기를 요구했습니다. 연구수업의 결과를 통해서 아이들의 교육법을 통일하기로 한 날, 아이들은 교실에 들어오지 않았지요. 두 선생님 중 한명을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도 부담이 되는 일이었습니다.

 

내신형 수업이냐 수능형 수업이냐 ... 강세찬은 정인재에게 수능형 수업으로 양보를 원했습니다. 어차피 학력평가를 보면 아이들도 대세가 수능임을 알고 다들 수능에 목메는게 현실이니,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유리하게 맞추는 것이 옳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인재는 '수업은 교사의 권리' 라며 수능과 내신이라 가르며 교권을 침해하는 것이 문제라며 물러서지 않았지요. 이처럼 첨예한 갈등은 쉽사리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학력평가를 앞두고 학부모의 치맛바람이 무섭게 불었습니다. 민기 엄마와 하경이 엄마는 교장과 강세찬을 불러서 강세찬의 수능형 수업으로 진도를 나가라며 교육부까지 들먹이며 압박에 들어갔습니다. 학부모의 교권침해를 리얼하게 보여주며 꼼짝 못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은 참 서글펐습니다. 교장도 이런 학부모의 간섭에 화가났지만, 아이들의 성적이 떨어질까 전전긍긍하며 정인재를 설득하라고 압박했지요. 강한 압력이 여기저기 들어오자 강세찬은 " 학부모가 상전이구만 " 한탄하며 매우 곤란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학력평가의 후폭풍은 모두 정인재 선생에게 화살이 돌아가게 생겼습니다. 강세찬은 아무것도 모르는 정인재를 돕기위해서 야자 시간에 문학 특강까지 하며 애썼지요. 강세찬도 정인재의 수업이 절대 잘못된 것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습니다. 모듬수업을 통해서 참여율을 높이고 자유로운 사고를 키우려는 정인재의 노력은 모든 아이들을 아우르는 학습법입니다. 그러나 정인재식 수업은 당장에 수능 성적이 걱정되는 상위권 아이들에겐 시간낭비로 느껴졌습니다. 상위권애들은 정인재의 수업에 불만을 늘어놓으며 수능수업을 할 실력이 안되는 것 아닌가란 말로 상처를 주었습니다.

 

과연 무엇이 옳은 수업인가? 정인재는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아이들이 수능수업을 원하면 자신도 변할 수 밖에 없다 한탄했지요. 그러나 강세찬의 수업을 참관한 정인재는 그의 수업이 상위권에겐 유리하지만 하위권 아이들이 따라가기 어려운 수업임을 문제 삼았습니다. 최대한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자지않고 참여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정인재는 태반이 누워서 자는 강세찬의 수업도 정답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학력평가를 앞두고 교장은 보충수업에 들어가는 부진한 학생은 시험 참관 대신 수업을 듣게하라 지시했습니다. 그러자 정인재는 공부못하는 아이들을 싹다 무시하는 것이라며, 그들이 받을 상처보다 당장의 학교 평균을 목메는 현실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 제가 바라는 것이 딱하나 있다. 2반 아이들 모두다 무사히 3학년까지 인계하는 것이다. " 정인재는 성적보다 아이들의 선도를 더욱 중요시했지요. 하지만 강세찬은 성적으로 모든 걸 평가하는 현실에서 책임의 화살을 맞을 정인재를 더욱 걱정했습니다.

 

이처럼 9회에서 두 선생의 엇갈리는 교육법에 대해서 심도있는 토론이 그려졌습니다. 대학을 반드시 가야한다며 입시에 목매는 학력위주의 현실을 생각할때 저를 설득한 사람은 현실적인 강세찬 선생이었지만, 그것은 엄연히 고질적인 현실만을 놓고 봤을때 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강세찬 선생의 현실에 타협한 주장이 더 아이들에게 유익하다 생각했습니다. 정인재의 학습법은 당장 수능이 우선인 아이들보다 스스로의 신념만 채우려는 답답한 행태란 평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머리는 수능이 먼저였지만, 가슴은 정인재의 모두를 아우르고 참여를 유도하는 자유로운 수업을 따르게 되더군요.

 

 

학교2013에서 정인재는 지나친 이상주의 선생님으로 나옵니다. 그는 아이들이 '시' 하나라도 가슴으로 느끼고 이해하기를 바라는 현실의 교육행태와는 정반대의 교육법을 보여주고 있지요. 그래서 신념을 따르는 그녀가 현실과 타협하지 못하는 모습은 답답하지요. 그러나 과연 정인재는 이상주의 선생님일까? 수능이 먼저라는 상황에서 그녀의 교육법이 답답하지만, 정인재보다 진짜 답답한 것은 수능이란 테두리안에만 갇혀서 다양한 교사의 권리를 포기하게 만들면서 학교가 학원이 되기를 바라는 현실이 아닐까요? 그래서 정인재를 향해 이상주의자라 부르는 현실이 오히려 더 서글프고 비참했습니다.

 

문제는 공교육이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무너지며 학원이 되어가는 현실입니다. 정인재는 그런 현실 속에서 역설적으로 이상만 따른다고 손가락질 받게 된 것입니다. 모두가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서 꼬집으며 입시위주의 교육을 문제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런 문제를 알고 있음에도 막상 학부모가 되면 주입식이던 뭐던 성적만 오르고 대학만 잘 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하지요. 자유로운 사고보다는 시험을 잘 푸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진정 옳은 일인지... 그녀의 교육관이 포용되지 못하는 우리네 교육 현실이 진정으로 비참했습니다. 진짜 현실로 끌어들여야 할 것을 헛된 꿈이나 꾸는 이상주의자로 치부하며 답답해하는 우리들도 자신도 모르게 이런 입시교육에 젖어버린 것은 아닐까?

 

 

아마도 수많은 정인재 선생님이 존재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드라마처럼 이상주의자로 낙인 찍혀 능력없다고 손가락질 받기 싫어서 신념을 버리고 사라진 것은 아닌지 씁쓸했습니다. 성적만 올리면 그뿐이라면 그냥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는 것이 더 빠를 것입니다. '학교2013' 속 학부모들은 학교가 학원이 되기를 원했습니다. 이는 현재의 공교육 현실을 아주 적나라하게 표현한 것이겠죠.

 

과연 선생님들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고질적인 병폐가 만연하는 현실에선 이상주의자라 손가락질 받고 무능하다고 욕먹느니, 차라리 강세찬처럼 성적 올려주는 기계가 되어 욕먹지 않는게 더 편할지도 모르겠죠. 하지만 학교는 학원이 아닙니다. 공부못하고 수업을 따라오지 않으면 그냥 내팽개치는게 과연 옳은 일일까요? 공부하기 싫다는 아이들을 억지로 학교에 붙어놓는 것도 답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손놓고 방치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래서 학교2013이 늘 있어왔던 입시문제를 선생님과 학부모의 관계에서 심화시키고, 문제아에 초점을 맞춘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드라마에서 그려졌던 학력사회에 대한 풍자보다는 일진문화와 꿈을 포기한채 억지로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 포기하지 않을테니 너희들도 포기하지 말자 ' 라고 말하는 정인재 선생의 이상이 바로 우리 교육이 함께 고민해야할 또다른 화두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인재는 답답하지만 그녀를 통해서 주변은 변하고 있습니다. 현실을 계속 이야기하는 강세찬도 정인재를 설득하고 있지만, 점점 아이들의 문제에 개입하고 있지요. 박흥수와의 관계로 고민하는 고남순을 향해서 " 무겁지 박흥수..그게 가벼워지지는 않는데, 애쓰면 견뎌지기는 하더라 " 는 조언의 한마디를 던진 강세찬은 자신의 삶을 통한 지혜를 아이에게 전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그는 최악의 문제아 오정호를 향해서 돌직구를 던지며 그의 행동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성적만 올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던 강세찬이 이처럼 아이들을 외면하지 못하게 된 것도 다 정인재의 넘치는 열정때문이죠. 외면할래야 외면할 수 없게 만드는 정인재때문에 2반에 깊숙히 개입하며 점점 입바른 소리를 하는 강세찬의 모습은 참 멋있습니다.

 

또한 일진에 환멸을 느낀 이지훈은 선생님의 작은 관심에 점점 철이 들게 되지요. 성적이 올랐다, 주먹은 형사가 될 주먹이라는 말처럼 작은 관심을 시작으로 이지훈은 점점 변해갔습니다. 이지훈은 대놓고 학교와 선생이 포기하지 않으면 아이가 철이 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캐릭터입니다. 이처럼 방황하는 청춘이 제자리에 돌아오고 싶을때 가장 필요한 것은 정인재처럼 그들의 변화를 눈치채고 이끌어주는 선생일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졸업하고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남는 것은 수능문제가 아니였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선생님의 관심의 한마디더군요.

 

'학교2013'은 정인재와 강세찬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성장하는 것을 그렸습니다. 그들은 서로가 가진 문제점과 장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미완성의 교사들일 뿐입니다. 완전하게 다른 교육관으로 인한 갈등은 누가 옳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결국 무엇이 문제인가를 보여주기 위한 갈등입니다. 이처럼 끝없이 고민해야 할 교육에 대한 담론을 '학교2013'은 배우들의 열연을 통해서 재밌고 흥미롭게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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