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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이 돌아왔다 장윤정-도경완 출산기 스페셜, 아쉬운 제작진의 본질흐리기


딘델라 2014. 6. 21. 10:42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도경완 장윤정 부부의 출산기를 공개한다고 합니다. 얼마전 아나운서 도경완과 가수 장윤정 부부가 결혼한지 1년만에 건강한 아들을 출산했지요. 슈퍼맨 제작진은 이런 이들의 출산과 육아를 재밌게 풀어낼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도경완 부부의 출연이 얼마전 하차한 김정태와 야꿍이 후임은 아니라고 합니다. 갑자기 도경완 부부가 나온다고 하니 혹시 하차한 이들의 빈자리를 메꾸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많았지요. 제작진은 이에 대해 파일럿 때부터 기획해왔던 일이라며, 스페셜 형식으로 기존 가족의 이야기와 함께 10여회로 도경완 부부의 출산기를 공개한다고 전했습니다.

 

 

장윤정 부부의 알콩달콩 출산기는 궁금하고 기대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장윤정이 그동안 많은 일을 겪었기에 도경완과 함께 출산을 준비하는 게 남다를 수 있었죠. 그런데 그런 관심과는 별도로 왜 출산기를 슈퍼맨에서 보여줘야 하는지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네티즌의 반응도 기대는 되지만 왜 슈퍼맨에 나와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다수였지요. 제작진은 이를 원래부터 기획했던 스페셜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청자 입장에선 기존에 출연하는 가족이 아닌 다른 연예인의 출산기까지 공개되는 일이 정말 뜬금없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장윤정 도경완 부부의 출연은 슈퍼맨의 심각해진 본질흐리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 같습니다.

 

 

('슈퍼맨'측 "도경완-장윤정 출산육아 과정, 스페셜 방송/기사보러가기)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시작은 ' 가족에서 소외되고, 자녀에게 소홀했던 아빠들의 엄마가 없는 48시간 동안 눈물겨운 육아 도전기' 를 담겠다 였습니다. 그래서 스타 아빠들을 섭외하고 이들의 고군분투 육아전쟁을 성공적으로 담아냈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슈퍼맨에서 아빠의 입지가 줄어들었습니다. 아빠가 육아에 능숙해지자 슈퍼맨 제작진은 한계라고 느꼈는지 엄마들의 존재감을 부각시켰죠. 엄마의 출연이 자연스러워지자 점점 가족예능이 되면서, 'SBS 오마이 베이비'랑 비슷하게 흘러갔습니다.

 

 

게다가 연예인 홍보방송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육아와 상관없는 연예인 게스트의 출연이 잦아졌습니다. 그래서 게스트에게 쏠린 방송분량이 늘어나며 아빠와 아이들 사이의 소통을 강조하던 초반의 소소한 재미는 사라진 느낌이었죠. 육아정보를 나눌 연예인 동료라면 모를까, 그저 화제성만 노리는 뜬끔없는 게스트 섭외는 육아예능의 본질에도 맞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서서히 변질된다는 느낌이 강하던 차에 출산기까지 방영한다는 건 더욱 심한 본질흐리기였지요. 이미 KBS에는 '엄마의 탄생'이란 출산예능이 존재합니다. 타이틀엔 엄마를 강조하고는 있지만 부부의 출산기를 담았기에 아빠의 역할도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똑닮은 출산예능을 슈퍼맨까지 내보낸다는 건 자사예능끼리 비슷한 포맷으로 경쟁하는 웃지못할 상황을 만듭니다. 슈퍼맨 나름대로의 재미야 만들 수 있겠지만, 시청자들이 기대하던 슈퍼맨의 초심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건 확실합니다.

 

그래서 이런 기획들이 초반에는 화제를 뿌릴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슈퍼맨의 변질만 보여주며 오히려 독이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아빠의 좌출우돌 육아예능이란 특별한 컨셉에서, 뽑아낼 수 있는 온갖 컨셉을 총망라하는 특징없는 예능으로 변질해가는 것이죠. 사실 신변잡기 같은 연예인 가족들의 이야기는 아침방송에서도 충분히 다루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들의 장점을 버리고 자꾸만 애매모호한 정체성으로 흘러가는지 아쉽게 느껴집니다.

 

 

제작진이 다른 시도를 하는 건 아빠와의 육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 때문이겠죠. 하지만 그것을 한계라고 느끼는 게 오히려 슈퍼맨 제작진의 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아빠의 역할도 더 커지겠죠. 관찰예능이라면 이런 소소한 변화를 끈질기게 발굴해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이야 인기를 얻은 아이와 가족들이 버티고 있으니 이런 저런 시도들이 먹힐 수 있겠지만, 정체성 상실이 계속된다면 인기 가족의 선전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빠와 아이 사이의 소소한 변화와 재미! 그것이 가장 슈퍼맨다운 초심이란 걸 제작진들이 잊기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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