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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정 김태희 하이힐 논란, 퓨전이면 다 용납되나? 제작진의 황당한 변명 본문

Drama

장옥정 김태희 하이힐 논란, 퓨전이면 다 용납되나? 제작진의 황당한 변명


딘델라 2013. 4. 18. 06:44

김태희의 연기력 논란과 시청률 하락으로 고전하는 '장옥정'이 또다시 김태희 하이힐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습니다. 지난 3회 방송에 나간 초간택 장면에서 달리는 장옥정의 치마 아래로 굽 높은 신발이 보였습니다. 당일에는 이것이 논란이 되지 않았으나, 이후 네티즌에 의해서 장옥정 옥에 티라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날 방송을 보면 옥정이 달리는데 똑똑거리며 힐때문에 나는 소리가 뚜렷하게 들렸습니다.

 

 

이렇게 하이힐이 논란이 되자, SBS에서 이를 해명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그 해명이 오히려 논란을 더 부추길 뿐이었죠. 제작사에 따르면 " 퓨전사극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봐주길 바란다. 장옥정이 극중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패션에 대한 설정을 현대적으로 한 부분이 많다. 역사를 왜곡하는 것으로 보기보다는 드라마 특성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퓨전'이고 '패션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현대적인 설정이 많았다는 제작진의 해명은 상당히 문제가 많아보였습니다. 아무리 퓨전사극이라고 해도 하이힐이란 자체가 조선시대와는 상당히 이질적인 것이죠. 극의 내용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것까지야 문제될 게 없겠지만, 소품 등 비주얼적인 부분을 지나치게 현대적으로 해석해서 쓴다는 자체가 사극에선 상당한 논란거리가 됩니다.

 

무엇보다 퓨전이란 그 시대에 있는 것을 새롭게 보여주는 것이지, 하이힐처럼 그 시대에 없는 것을 등장시키는 것은 아니죠. 만약 퓨전으로 모든 것이 용납된다면 스마트폰이 나와도 상관없고, 미싱이 나와도 상관없는 것이 됩니다. 다른 사극들도 복식 등을 각색한 경우가 있었지만, 그것도 당시에 있음직한 선에서 허용이 된 것입니다. 만약 시대적인 것을 초월해서 다 등장해도 된다면 비키니에 미니스커트까지 등장해도 상관없다는 소리가 됩니다. 그렇다면 그것이 과연 사극일까? 아무리 허구적인 픽션이라고 해도 시대적인 상황을 보면서 소품 등을 쓰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그런 어울리지 않는 파격은 옥에 티라며 매번 비난에 직면했습니다.

 

 

무엇보다 '장옥정'의 경우는 재해석이 들어갔어도 엄연히 역사적인 부분을 재해석한 것이라, 전통사극이라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번 제작진의 설명은 도리어 '장옥정이 퓨전이었냐?' 란 반응을 낳았지요. 그런 만큼 제작진은 대중이 바라보는 퓨전사극과 현재 방송되는 장희빈과 숙종시대의 이야기를 퓨전이라는 맥락으로 잘못 해석하고 있음만 보여줬습니다.

 

이것이 바로 현재 장옥정이 겪고 있는 시청률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옥정'은 시작부터 옥정이 패션디자이너란 설정에 지나치게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1회에선 현재의 패션쇼와 똑닮은 화려한 한복쇼를 보여줬습니다. 아름다운 한복을 감상하는 것은 좋았으나, 문제는 설정자체가 시대랑 동떨어진 부분이죠. 옥정이 기생들에게 포즈를 주문하는 부분이나 한복쇼를 준비하는 과정자체가 패션쇼 백스테이지의 모습과 너무 같았습니다. 아무리 그녀가 패션 디자이너라 해도 과연 그런 현대적인 설정이 조선시대와 어울리는 것인지. 분명 당시에도 옷을 만드는 사람이 있었겠지만, 너무 앞서간 설정은 극몰입을 방해했습니다.

 

그렇다보니 부용정의 소품 중 마네킹도 있다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현대 마네킹과 흡사한 모양새의 나무 마네킹은 어딘가 시대상으로 어울리지 않았죠. 이런 현대적인 해석이 앞서가서 소품까지 현대와 모양과 비슷하니, 내용에 집중해야 할 부분이 디자이너 설정에 뭍혀보였습니다. 게다가 천재 디자이너 장옥정의 행보가 너무 튀었습니다. 어린 옥정은 한복의 소매를 없애고 몸에 딱 붙은 개량한복을 만들어 냈습니다. 아무리 탁월한 솜씨를 가졌다 해도 원피스 한복이라니 너무 이질적이었죠. 그리고 관군복을 납품하는 장면에서도 만드는 과정과 탁월한 재능에 집중하다 보니, 드라마가 '천재 디자이너 장옥정' 만을 그릴려고 하는지 헷갈렸습니다.

 

 

4회 후반 이순과 민유중, 그리고 장현의 정치적인 야심이 얽힌 세자빈 간택 장면은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정치사보다는 개인사에 치중한 디자이너 장옥정의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극의 집중도를 떨어뜨렸습니다. 오히려 짧은 순간 등장했지만, 인경왕후의 짝사랑과 인현왕후의 간택 탈락이 더 재밌었습니다. 적어도 그들의 이야기는 정치적 치정과 연관되어 있었으니까요. 이처럼 중요한 것은 옥정이 정치사에 휘말리는 장면입니다. 그러나 이걸 디자이너랑 엮어서 어설프게 보여주다 보니 정작 주인공이 빛을 발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퓨전사극에 목메서 장옥정이 그려가야할 핵심 내용에서 주인공이 부각되지 않는 폐단을 만든 것입니다.

 

이렇게 장희빈에서 대중이 궁금한 것은 궁중 스토리입니다. 장희빈은 남인과 서인이란 정치관계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까가 제일 흥미로워야 합니다. 아무리 멜로가 부각되도, 시대상 대중이 듣고 싶은 건 역사적 해석이겠죠. 그러나 지금까지의 전개만 본다면, 옥정이 침방나인이 되서도 또 천재 디자이너에 집중할까 걱정됩니다. 언제까지 비주얼적인 내용때문에 전체적인 흐름마저 잡아먹어야 하는지 답답합니다. 그래서 이번 하이힐 논란을 단순한 실수쯤으로 치부할 게 아니라. 장옥정에서 진짜 보여줘야 하는게 무엇인지, 장희빈이 주인공으로서 어떻게 비춰져야 하는지 그것을 더 고민하는 기회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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