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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어디가, 윤후 돌직구 발언 향한 불쾌한 오지랖 본문
지난주 한껏 친해진 아빠들이 동심으로 돌아가 시원한 계곡에서 노는 모습이 시청자를 유쾌하게 했죠. 치킨먹방의 후폭풍을 낳았던 '아빠어디가'가 이번주는 신나는 게임을 하면서 오븟한 저녁시간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둥글게 둥글게 게임의 여파는 컸습니다. 역시 순수한 아이들이라서 그런지, 아빠가 자신말고 다른 사람을 끌어안을 수 있다는 것이 아이들에겐 큰 충격이었나 봅니다.
여기저기서 아빠가 자신들을 배신했다며 '아빠 나빠'가 터져나왔죠. 이렇게 아이들은 게임의 승패에는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승패에 집착해서 배신이 난무하는 예능은 역시 순수한 아이들에겐 무리였죠. 결국 이때문에 준수도 울먹이고, 지아도 아빠가 탈락했다 울고, 준이는 연이어 가위바위보에서 져서 펑펑 울고 말았습니다. '아빠어디가'는 이런 모습을 가감없이 담으며, 아이들을 달래는 아빠들의 모습도 전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게임을 하고난 후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죠. 다른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싶다고 평범한 소원을 말할때, 후는 '힘들게 살지 않기'라는 심오한 소원을 말해서 놀라게 했습니다. 현재 무엇이 제일 힘드냐는 성동일의 말에 후는 " 지금이 너무 힘들어요. 자꾸 엄마가 보고싶고, 아빠하고 여행하고 싶지 않고 자꾸 엄마가 생각나요. " 솔직한 돌직구 발언으로 아빠를 당황하게 만들었죠.
그리고 아빠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 라는 질문에 " 나한테 맨날 괴롭히지 말기. 맨날 침대에서 간지르고 나가지 말라고 하고 그래요. " 라며 아빠의 과도한 애정표현이 싫다고 해서 윤민수를 당황시켰습니다. 성동일은 아빠가 후를 너무 사랑해서 그러는거라고 이해시켰지만, 후는 아직은 이해되지 않은 눈치였습니다.
워낙 감성이 풍부해서 아빠와의 관계에 있어서 늘 또래보다 깊이있는 말을 해줬던 후는 이번에도 역시 솔직한 돌직구 발언으로 아빠를 당황시켰습니다. 윤민수는 그런 아들이 걱정이 되서 달래주느라 진땀을 뺏죠. 다행히 후는 아빠의 컵라면에 금새 마음이 풀어져서는 아빠 최고를 외쳤습니다. 다들 후와 윤민수가 걱정되었는지 김성주는 윤민수를 거들며 아빠니까 이런것도 해준다며, 엄마들은 늘 안된다고만 한다고 해서 아이들의 공감대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윤후의 돌직구 발언이 나온 후 언론기사에 달린 댓글들은 극과 극으로 갈렸죠. 아빠와 여행하기 싫고 엄마가 보고싶다는 말에 다들 윤후가 지친게 아닌지, 윤후가 방송을 하기 싫은게 아니냐며 하차를 하라며 윤민수에 대한 원성이 터져나왔습니다. 하지만 윤민수를 비난하고 욕하는 댓글들을 보면서, 그런 과도한 해석들이 오히려 독이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확대해석 하는 것이 지나친 오지랖 같았습니다.
아이들이 방송에 지치면 누구보다 옆에 있는 아빠들이 그마음을 더욱 잘 알것입니다. 이미 얼마전 성동일도 미스터고 시사회에서 하차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습니다. "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늘 생각하고 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아빠들이 생각하고 있다..준이에게도 '아빠 어디가'에서 언젠가 하차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얘기했다. " 이렇게 성동일이 아빠들과 하차에 대한 고민을 늘 하고 있다는 말은 그만큼 아빠의 욕심이 아닌 아이들이 먼저라는 소리겠죠. 윤민수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차와 관련되서는 당연히 아이들이 원하는 시점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질텐데, 후의 발언을 가지고 윤민수를 비난하며 욕하는 것은 지나친 오지랖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사실 이날 방송을 보면서 윤민수가 많이 서운할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빠를 이해하기엔 아직 어린 후이기에 아무리 잘 놀아준다해도, 엄마와 늘 함께하는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느껴서 서운함과 미안함이 더 클거라 생각했습니다. 이런 고민은 대부분 아빠들의 고민이라고 볼 수 있죠. 일하느라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아빠들이 여행으로 아이들에게 보상을 해준다해도 엄마와 함께한 시간과 애정을 뛰어넘긴 힘듭니다. 그래서 후는 이번 게임에서도 윤민수가 다른 아이를 안아줬을때 더욱 서운했을 것입니다. '아빠가 나쁘다' '아빠랑 자기 싫다'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것이 게임이라도, 윤후는 진짜 서운해서 많이 삐진 느낌이었죠.
그래서 오히려 이번 윤후의 발언은 그간 윤후가 해온 아빠와의 관계부족에서 오는 오해의 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윤후는 지금까지 쭉 아빠와의 관계부족으로 인한 속마음을 계속 표현해왔습니다.' 아빠 후 싫어하지? ' 아빠는 술이 어린이보다 좋은가보다 ' ' 아빠 일 줄이고 우리집에서 계속 놀거라 했는데 아직 안했어 ' 등, 유독 또래들이 단순하게 넘어가는 말들도 깊이 생각하고 아빠와 연관지어 은연 중에 표현해왔습니다. 그래서 후가 그럴때마다 윤민수가 더욱 미안한 표정을 짓곤 했죠.
이번에도 후는 아빠의 스킨십이 너무 과해서 싫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게 아빠입장에선 후를 좋아해서 하는 애정표현인데, 후는 오히려 아프다 괴롭다고 표현했습니다. 윤민수가 하는 이런 행동은 많은 아빠들이 하는 시행착오 중 하나입니다. 아빠는 애정표현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들 입장에선 싫은 행동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후는 아빠의 장난때문에 엄마가 보고싶다고 전화연결에서 펑펑울었었죠. 이처럼 윤후는 그런 작은 행동에도 상처를 받는 감성이 진한 아이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윤민수가 이런 후를 배려해서 좀더 살살살 애정을 표현하는 것도 필요해 보였습니다.
이렇게 후는 아빠와의 관계에 대해서 더욱 예민한 아이입니다. 그건 출연의도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 김유곤PD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 윤민수 씨의 경우 주로 밤에 작업이나 공연을 하고 낮에는 자니까 아이와의 시간을 많이 못 가졌다고 해요. ....아빠로서의 정체성 없이 지내오다가, 이제야 ‘아빠로서 뭔가를 해봐야 하겠구나’ 하는 상태였죠. " 가수라는 직업상 낮과 밤이 자주 바뀌고 그래서 어릴적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서 아빠랑 관계가 부족한 후에겐 당연히 엄마의 존재감이 월등했습니다. 그래서 후는 '아빠어디가'에 출연하기 전까지 관계가 거의 형성되지 않았다고 전했었습니다. 방송 출연후 후가 드디어 아빠에게 어리광을 부렸고, 놀란 아빠는 엄마에겐 늘 어리광 부렸다는 걸 들었다 합니다. 이날도 후가 시짓기에서 아빠를 반딧불이라고 밤에만 빛나고 낮에는 잠만 잔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 것일 겁니다.
윤민수가 나쁜아빠라서 그런 말들을 들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서툴어서겠죠. 저희 가족만 봐도 바빴던 아빠가 우리랑 놀아준 기억은 별로 없고, 술마시고 늦게 들어오면 괜히 짓궂은 장난을 치곤했습니다. 나중에 손주를 끌어안고 놀아주던 아빠를 보면서 아빠도 저런면에 있다니 놀라며 질투났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대다수 아빠들은 아이와 함께하고 싶어도 현실때문에 서툴때가 많습니다. 후는 더욱더 아빠가 밤낮이 바뀐 생활을 이어갔으니, 더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후는 아빠가 일을 줄였으면 좋겠다고 전했었죠. 일을 하는게 돈을 벌고 그것이 가장의 희생임을 아직은 어려서 이해가 부족했습니다.
나이들면 아빠를 이해하게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때가 되면 어릴적 서운한 앙금도 축쳐진 아빠를 보면 안되보일 때가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라도 방송에서 후와 친해지고 싶은 아빠의 마음을 이해할 때가 올 것입니다. 이처럼 후의 이번 돌직구 발언은 아직도 갈길이 먼 후와 윤민수 부자의 짠한 현실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진솔하게 방송에서 담았다 생각합니다. 우리가 걱정하는 아이들이 지친게 아니냐는 우려는 제작진들과 아빠들이 늘 고민하는 문제라 생각합니다. 중요한건 지금은 누구보다 좋은 아빠들이지만, 아빠들이 참여한 이유가 아이들과 부족한 관계를 회복하는데 있음을 잊으면 안됩니다. 그런 출연목적에 맞게 아이들과 풀어야할게 아직은 많다는 것이고, 방송에서의 여행은 촉매제정도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