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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주의보, 삼각관계 공식 깬 쿨한 반전 본문
'못난이 주의보'에서 형제 삼각관계는 많은 이들이 불안해하는 요소였습니다. 한 여자를 사이에둔 삼각관계는 서브남을 등장시켜 극의 긴장감을 줄 수 있지만, 자칫 드라마 전개를 질질 끌 수 있는 양날의 칼 같은 존재였죠. 하물며 형제간의 삼각관계는 가장 골치아픈 선택이었죠. 특히 매번 동생들에게 희생하는 공준수(임주환)를 본다면, 분명 주인공의 양보로 더 답답한 상황이 될 게 뻔했습니다. 그러나 '못난이 주의보'는 불안한 삼각관계를 시작과 동시에 단칼에 쳐내는 그야말로 쿨한 반전을 보여주었습니다.
형제 삼각관계를 깔끔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건, 공준수에게 형을 깊이 사랑하는 동생 공현석(최태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못난이 주의보'에서 가장 많은 반전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공현석 캐릭터 였습니다. 현석이 도희를 좋아하는 순간에는 그저 그런 서브남 정도로 생각되었죠. 하지만 형의 희생으로 검사까지 오른 공현석은 준수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줬습니다.
초반 공현석은 검사까지 되었는데 왜 당시 사건(형이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를 죽였다는)에 대한 의문점을 가지지 않는지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그러나 현석은 가족들이 그날의 일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음을 준수에게 알리며, 마음의 짐이 있다고 털어놓았죠. " 니 인생 이꼴로 만든게 나니까. 그리고 또 도망치게 만들고 있으니까. 우리 다 맞서서 싸우는 수 밖에 없어. 그날의 기억과 " 형이 살인자가 되기까지 그 모든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한 현석! 친구와 싸우지만 않았어도 착한 형은 살인자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혹여 더 많이 때린 것은 난데, 왜 형이 살인자가 되었는지 늘 의문점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자신만 희생하면 다 해결될 줄 알았던 준수는 그날의 일로 상처를 가지고 사는 동생들을 보면서 혼란스러웠습니다. 현석은 도망치려는 준수에게 모든게 형의 탓이 아니라며, 가족의 짐을 혼자만 떠안고 사라지는 일이 능사가 아님을 자각시켰습니다.
뿐만아니라 현석은 도희와 준수가 서로 사랑함을 알게 된 순간에도, 망설임없이 공준수를 붙잡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진주의 임신과 도희와 현석의 관계를 알게된 준수는 또다시 희생을 이유로 도망치려 했죠. 형이 돈을 벌러간다는 핑계로 그렇게 도망칠 구실을 찾는 것을 안 현석은 준수에게 애절한 일침을 날렸습니다. " 안돼. 우리가 니 꿈인거 이젠 정말 지겹고 싫다. 그러니까 제발 니 꿈을 꿔 공준수. " 또다시 희생을 선택하려는 준수에게 도망치고 희생하는 것이 동생들을 위한 일이 아님을 현석은 일깨웠습니다. 그리고 진정한 행복은 형이 행복해야 한다는 것을 눈물로 전한 현석은 그렇게 공준수의 자각을 도왔습니다. 이렇게 공현석은 길을 잃은 준수를 꽉 잡아주고 준수의 꿈을 찾아가도록 이끌어주는 캐릭터였습니다.
또한 현석은 결정적으로 도희에게 완전한 선긋기를 선언했습니다. 공현석은 도희의 옷가게가 저작권 분쟁소송을 당할때 담당 검사로 배정되었죠. 이변이 꾸민 간사한 계략은 이변에 의해서 순조롭게 마무리되는 모양새로 끝났습니다. 그러나 공현석은 끝까지 의구심을 놓지 않았고, 누군가 도희를 모함에 빠트리려 한 것 같다고 알려줬습니다. 그렇게 현석은 도희를 만났습니다. 도희는 현석이 사건이 종결되었음에도 여전히 자신을 도와주는 모습에 감사했죠. 그러자 현석은 기다렸다는 듯이 도희를 향한 마음을 접었음을 알렸습니다.
" 제가 나도희씨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으로 이런 정보를 드렸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닙니다. 하루라도 빨리 제 감정을 접어드리는게 나도희씨를 위한 최선이 되었습니다. 전 어떻게든 나도희씨를 도와야 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나중에 알게 되실거구요. " 이렇게 자신에게 남아있던 감정을 완전히 정리하는 결정적인 선긋기가 도희와의 관계변화를 암시했습니다. 이날 공현석이 '전 어떻게든 나도희씨를 도와야 하는 입장 '이라 쿨하게 남긴 한마디는 삼각관계를 완전히 종식시키는 대사였습니다. 이는 도희를 형의 여자로 인정하는 늬앙스가 가득 들어간 말이자, 훗날 준수도희를 지원사격 한다는 복선이 깔린 듯한 말이었지요. 그렇게 현석은 친구로 남을 수 있냐는 도희의 말에도 '글쎄요' 라며 완벽히 선을 그었습니다.
공현석은 현실적인 사람입니다. 그래서 철수와 진주의 결혼도 깊은 애정이 없다면 신중하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잠시의 삼각관계로 도희를 만나며 그녀가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고 있고, 그 사람이 형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삼각관계는 준수도희의 사랑을 현석이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현석은 괴롭지만 도망치는 형을 잡아서 도희 곁에 보냈습니다. 비록 형에겐 갈길이 멀지만 도희가 선택할 기회를 주고 형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겠죠. 이렇게 깔끔하게 감정정리를 보여준 너무나도 쿨한 공현석 캐릭터가 멋졌습니다. 그만큼 형을 사랑하고 형의 희생을 잘 알기에 이토록 쿨한 반전을 보여줄 수 있던 것이죠.
이렇게 공현석은 전형적인 삼각관계 공식을 깰 수 있게한 반전 캐릭터였습니다. 자신이 먼저 도희를 놓았고 형을 오히려 꽉 잡아주는 믿음직스런 동생이었습니다. 자신을 겁쟁이로 표현한 준수는 살인자의 길을 선택한 이유로 혼자 힘으로 세상을 나오기가 어려운 캐릭터였습니다. 다행히 답답할 수 있던 공준수에게 속시원하게 방향타 역할을 해주며 꿈을 찾으라 일침을 날리는 멋진 동생이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형제 삼각관계는 질질 끌지 않고 쿨하게 정리되며, 준수의 성장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쿨하고 멋진 동생 공현석의 존재로 '못난이 주의보'의 삼각관계는 한방에 정리가 되었습니다. 뻔하고 식상한 삼각관계를 오히려 준수의 성장을 위한 도구로 쓴 작가의 노림수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준수가 현석을 위해 희생했다면, 이제는 현석이 그런 형을 위한 희생으로 형의 인생에 전기를 마련해준 셈이죠. 안타까운 공남매의 관계에서 불필요한 갈등요소를 깔끔하게 정리해주고, 오히려 이야기를 더욱 풍부한 방향으로 가게 한 점이 좋았습니다.
현석은 도희와의 관계를 확실히 정리하면서, 주영의 기습키스로 새로운 커플 탄생을 알렸습니다. '못난이 주의보'의 군더더기 없는 급속 전개를 보고 있자면 매회 뒷통수를 맞는 느낌입니다. 뻔한 내용으로 가는 것 같으면서도 관계정리와 갈등이 빨리 풀리고 있기에,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종잡을 수 없지요. 그래서 제2막인 준수의 꿈찾기가 시작되면서 더욱 긴장감있는 내용전개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시에 합격한 철수네 집이 망해서 진주와 결혼해 당분간 한 집에서 살게 될 조짐이 보였고, 준수가 도희의 집에 들어가 옥탑방에 살게 되면서 나회장(이순재)이 준수를 눈여겨 보았습니다. 또한 정연(윤손하)이 준수를 알아보는 예고로 또한번 엄청난 갈등이 준비되었습니다. 이렇게 제2막이 시작되면서 준수를 둘러싼 관계들이 더 흥미롭게 엮였습니다.
준수의 꿈은 분명 도희고, 그래서 그녀와 함께하는게 진정한 준수의 행복찾기가 될거라 예상합니다. 당분간 도희가 BY손녀임이 알려져 두 사람은 직원과 사장 관계로 돌아왔지만, 도희가 준수를 알아봐줬고 재능도 봤으니 그를 멋지게 자신의 곁에 세우기 위해서 노력할 것입니다. 앞으로 준수가 어떻게 자신의 운명을 개척할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