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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군의 태양, 전작 잊게 만든 홍자매 로코의 완벽 부활 본문
'주군의 태양' 2회는 정말 딴짓 한번 안하고 집중하며 봤습니다. 그만큼 코믹과 멜로, 호러와 감동 요소가 적절하게 배합되어 1회때의 산만하고 루즈함을 전혀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지루하고 뻔하다고 말이 많던 에피도 2회는 몰입이 컸습니다. 여고괴담을 떠올렸던 귀신분수 이야기는 친구들간의 우정을 확인하며 눈물이 찔금나게 했습니다. 분명 귀신은 무서운데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공포보다 감동과 코믹을 적절하게 배합해서 밝게 그려가니 귀신등장도 어느정도 참고 볼 수 있었습니다.
역시 홍자매 작품은 2회부터 본격적인 전개라더니 그 말이 맞더군요. 무엇보다 2회에선 공효진과 소지섭이 붙는 장면이 늘어나면서 주중원과 태공실의 매력이 더욱 빛을 발했습니다. 까칠하지만 뭔가 비밀을 간직한 돈벌레 킹덤대표 주중원(소지섭)과 귀신보는 어리버리 안쓰러운 영매 태공실(공효진)은 시작부터 환상의 궁합을 뽑냈습니다. 이렇게 2회만에 제대로된 재미를 선사한 '주군의 태양'은 전작 '빅'으로 고전했던 홍자매가 이를 갈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시청률 역시 닐슨기준 전국 14.4, 서울 수도권 15.8로 진작에 15%를 돌파했습니다. 2회가 더 재밌다는 입소문이 터지고 재방까지 더해지면, '주군의 태양'이 너목들에 이어 시청률파이를 잡을 것 같습니다.
이날 시작부터 공효진과 소지섭의 귀여운 양갈래 머리가 빵터지게 했죠. 자신의 과거를 알아본 태공실에 대한 궁금증으로 그녀를 찾아온 주중원은 자고 싶다며 품에 안긴 요상한 이 여자때문에 당황했습니다. 주중원은 태공실의 행동을 꽃뱀이라 여기며 자신을 꼬시기 위해서 물귀신처럼 들러붙는다 생각했지요. 머리도 안감고 냄세 풀풀 풍기며 언감생심으로 들이대는 태공실에 기막혀했습니다.
그러나 태공실은 살기위해서 귀신쫓는 그가 필요했습니다. 태공실은 주중원에게 자신이 귀신을 본다는 걸 알려줬지요. 그랬기에 주중원의 첫사랑이 그의 곁을 멤도는 걸 알 수 있었다 전했습니다. 하지만 귀신을 절대 믿지 않는 그는 미친여자의 뻘소리라 여기며, 태공실의 행동을 '신선한 들이댐'이라 비웃었습니다. 이에 태공실은 살기위한 '간절한 매달림'이라며 그의 몸을 더듬으며 귀여운 표정으로 애원했습니다. 이렇게 공블리 공효진의 간절함이 전해지는 귀여운 연기와 까칠하지만 멋진 소지섭의 연기가 절묘하게 합을 이뤘고, 홍자매의 톡톡튀는 대사들이 부활하며 재미를 이끌었습니다.
특히 2회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건 까칠한 주중원의 캐릭터였죠. 돈이 최고라 외치는 주중원의 밑도 끝도 없는 속물근성이 빵터졌고, 미스테리한 첫사랑의 과거가 반전을 이루며 주중원 캐릭터를 더욱 매력적이게 했습니다. 자신의 쇼핑몰 분수에서 심령사진이 찍히자, 주중원은 매출에 지장을 줄까봐 전전긍긍하지요. 옆건물에 들어설 경쟁사를 생각하며 돈돈 거리는 캐릭터가 코믹했습니다. 이렇게 대놓고 돈벌레인 주중원은 자신의 쇼핑몰에 청소부로 취직한 태공실을 보며 무섭도록 자극적이라며 귀신분수 사건과 얽혀서 골머리를 앓습니다. 액막이 주중원을 보며 베시시 웃고 좋아라하는 태공실이 어찌나 귀엽던지. 주중원은 '이곳엔 특별한 당신이 있다'며 매달리는 태공실이 짜증났지만, 귀신이 없다는 그녀의 말을 믿으며 안도했죠. 이렇게 말은 싫다고 꺼지라고 해도, 은근히 태공실의 말이 맞기를 바라는 허당스런 주중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주중원에겐 미스테리한 비밀이 있었죠. 15년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100억 납치사건'! 사람들은 귀신분수의 혼령이 바로 주중원과 함께 납치된 첫사랑이라 믿었습니다. 방송까지 이를 기획취재하며 주중원을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김상중이 '그것이 알고 싶다'를 패러디한 장면으로 주중원의 숨겨진 과거를 설명하는 부분이 빵터졌습니다. 그러나 태공실은 심령사진 속 주인공이 다른 존재임을 알아챘죠. 태공실은 쇼핑몰 귀신 탐문수사로 귀신의 정체를 알아냈습니다. 분수를 찾아온 3명의 여고생들과 그들의 곁을 떠도는 죽은 여고생사이에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습니다. 어리버리 눈치없는 친구를 따돌리다 상처받은 친구가 교통사고가 났고, 이들 여고생들에겐 계속 안좋은 일이 벌어졌지요. 그런데 알고보니 그 심령사진은 문제의 세친구가 죽은 아이의 뒷담화를 하는 장면을 목격한 반 친구가 보낸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태공실이 귀신분수 사건의 실체를 알아내고 친구들의 화해를 이끄는 장면을 보면서 주중원은 그녀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커졌습니다. 물론 겉으론 차가웠지만, 그녀가 원한대로 청소부로 계속 쇼핑몰에 남게 허락했지요. 돈벌레 주중원은 오히려 귀신분수가 흥하고 소원을 빌러오는 사람들이 많자, 그것을 그대로 두며 돈벌이에 열을 올렸습니다. 꼬마에게 동전을 쥐어주며 엄마에게 선물을 사달라며 쇼핑을 재촉하는 장면은 정말 빵터졌습니다.
그러나 까칠하고 돈밝히는 주중원에겐 숨겨둔 반전이 있었죠. 모두가 불쌍하다고 여기는 죽은 첫사랑이 알고보니 납치사건의 범인과 한패였습니다. 100억을 노린 사건에 첫사랑이 얽혀있다는 반전은 왜 주중원이 돈만 알고 난독증까지 앓고 있는지 짐작가게 했습니다. 단순히 첫사랑의 아픔으로 상처를 받은게 아니라, 그녀의 배신에 충격을 받은 것입니다. 그런데도 진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돈잘벌고 잘사는 주중원을 독하다 욕하고, 첫사랑만 불쌍하다 했지요. 그런 반전이 주중원을 안타깝게 만들며, 귀신을 믿지 않지만 자꾸 태공실에 끌리는 이유를 설명해줬습니다.
겉으로 들어난 차가운 이미지와 다르게 아픔을 가진한 주군 캐릭터는 홍자매 로코의 단골 남주유형이지요. 뻔해보이지만 범상치 않은 튀는 개성때문에 여심을 자극하는 이런 남주캐릭터는 소지섭의 근사한 아우라와 함께 신비함을 더했습니다. 그래서 단 2회만에 남주 소지섭의 매력이 돋보였고, 그에게 몸을 비비꼬며 귀여게 들이대는 공블리의 매력까지 더해지면서 로코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크게했지요. 사랑스런 여주와 멋진 남주의 이상적인 만남을 공효진과 소지섭이란 스타성있는 배우들이 환상적으로 그려냈습니다.
그런 기대감을 더욱 업시키는 엔딩장면이 탄생했지요. 주군의 강력한 경쟁상대가 될지도 모르는 서인국의 강우가 태공실에게 관심을 보이며 집에 함께 가자고 달달한 제안을 했습니다. 뭔가 비밀을 간직한 근사한 강우가 태공실을 흔들자,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좋아죽지요. 그런 태공실이 정말 귀여웠습니다. 역시 태공실이 주중원에게 매달리는 건 살기위함이었습니다. 그런 모습이 신경쓰인 주중원은 갑자기 발길을 돌려 태공실에게 들이댔습니다. 먼저 말걸어 놓고 왜 말거냐는 유치한 이 남자의 허술한 매력에 미소가 절로나왔습니다. 주중원은 태공실이 첫사랑의 아픔을 끄집어 내서 미안하다고 말하자, 부를 수 있으면 부르라며 혼자만 간직한 첫사라의 배신감을 " 나.쁜.년 " 이란 강렬한 대사로 전했죠. 이렇게 점점 태공실이 신경쓰이는 까칠한 주군의 매력이 폭발하면서 3회에 대한 기대감을 업시켰습니다.
이처럼 '주군의 태양'은 단 2회만에 빵터지는 매력적인 남주여주를 선보이며 시청자를 사로잡았습니다. 확실히 2회에 더 살아나는 홍자매의 글빨이 이번에도 느껴졌지요. 워낙 전작 '빅'이 큰 실망을 줬기에 홍자매도 한물 갔거니 생각하며 별기대없이 봤는데, 이번에 다시 홍자매가 살아난 느낌을 받았습니다. 캐릭터를 멋지게 살려내는 홍자매만의 통통튀는 대사매력을 다시 만나니 반가웠습니다.
전작의 실패가 떠오르지 않을 만큼 이번에 제대로 홍자매의 부활을 알릴 것 같았습니다. 더욱이 이번에는 로코 여왕 공효진이 막강 지원군이 되어, 첫방부터 사랑스러운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았죠. 게다가 오랜만에 로코에 돌아온 소지섭이 멋지지만 좀 병맛스런 주중원 캐릭터를 잘 소화했습니다. 이렇게 홍자매가 자신들의 장기로 돌아오면서, 스타성 좋은 배우들과 환상의 궁합을 선보였습니다. 귀신 에피만 조금 줄이고 남주여주가 완전히 붙으며 시너지가 폭발하면, 여름철 무더위를 날려주는 근사한 '코믹호러로코'가 탄생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