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k
«   2019/08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757
Total
74,547,387
관리 메뉴

딘델라의 세상보기

굿닥터, 자폐증 의사에 담긴 힐링메세지 본문

Drama

굿닥터, 자폐증 의사에 담긴 힐링메세지


딘델라 2013.08.14 12:24

의학드라마는 흥행아이템이죠. '굿닥터'는 케이블에서 흥한 연작 '신의 퀴즈' 작가가 공중파에서 선보이는 의학드라마라는 점이 많은 기대를 모았습니다. 첫방송부터 섬세한 주원의 자폐연기가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주원은 자폐증에 걸렸음에도 서번트 증후군으로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박시온을 잘 소화했습니다. 이처럼 '굿닥터'는 자폐증 천재의사라는 설정으로 확실한 차별성을 선보였습니다.

 

 

그런데 자폐증 의사는 비현실적이고 판타지적인 요소가 강하지요.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긴박한 병원에 자폐증을 앓고 있는 의사라니. 아무리 천재라 하더라도 자폐증으로 인한 불안요소들이 튀어나올게 뻔합니다. 그래서 3, 4회에선 박시온의 안쓰러운 병원 적응기가 담겨있었죠. 박시온은 환아의 건담 로봇을 가지고 놀면 안되냐고 부탁하다 아이를 울리고 장난감도 고장냈습니다. 그리고 밥 못먹고 잠을 설치는 아이를 생각해서 쌀로 만든 케익을 사다줬다가 아이 엄마에게 혼만났습니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필요한 영양소도 들어있다 했지만, 군것질에 질색하는 엄마의 입장을 생각못한 박시온은 융통성이 부족했습니다.

 

 

게다가 엄마들 몰래 과자파티를 열려던 아이들과 놀자 했다가, 갑자기 어릴적 트라우마가 튀어나와 아이들이 다치는 사고가 났습니다. 아이는 매번 이상한 행동을 하는 의사 선생님이 무섭다며 울었고, 부모들은 저런 의사에게 아이를 맡길 수 없다고 난리가 났죠. 농구를 하자던 의사들 속에서도 박시온은 멀뚱거리다가 공만 허공에 갈랐습니다. 모든 것이 악의가 없었던 행동이었지만,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박시온은 점점 왕따가 되어갔습니다. 첫회 박시온은 천재적인 상황판단으로 아이를 구해냈지요. 그러나 병원 환경은 당장에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환자와 그 가족과 소통해야하고, 적당히 조직에 융화되어 윗사람의 비위도 맞추는 사회성도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박시온은 컴퓨터 뺨치는 의학지식과 통찰력을 지녔지만, 감정적인 부분이 미진해서 로봇이라고 폄하받았습니다.

 

 

이렇게 자폐증 의사는 자신도 누군가의 이해와 돌봄이 필요했기에 병원의사들은 그를 탐탁치 않아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의 반응은 당연했습니다. 사고뭉치 박시온의 존재가 안타까웠지만, 편견을 극복하고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야 하는 건 박시온이 극복해야할 일이었죠. 차윤서(문채원)는 박시온의 사고를 수습하다가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소용이 없다며, 시온이 의사이길 바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화를 냈습니다. 어쩌면 차윤서는 천부적인 능력이 하필 자폐증 걸린 시온에게 갔다는게 더 화가 났을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시온은 의사가 되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습니다.

 

이처럼 불안요소를 안고 있는 자폐증 의사 설정은 판타지가 아니고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입니다. 그러나 '굿닥터'는 천재지만 부족한 박시온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왜 하필 자폐증에 걸린 천재의사일까? 서번트 증후군에 대한 호기심이 흥미를 끌거란 이유 때문일까? 편견을 이기고 성장하는 박시온을 보면서 비슷한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겠죠.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어떤 희망을 주려고 굳이 자폐증에 걸린 천재를 넣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서번트 증후군은 놀라운 재능을 주지만, 자폐증이란 평생 극복할 장애 속에서 얻은 축복임은 변함이 없습니다.

 

 

미드 '알파스'에도 자폐증에 걸린 초능력 청년이 나옵니다. 장애는 팀원들과 갈등이 되기도 했지요. 그러나 평생을 두고 장애와 싸워야 함에도 탁월한 능력이 오히려 소통창구가 되었습니다. 그는 누군가를 도울 수 있기에 자폐를 극복하고 세상에 나왔습니다. 박시온도 그런 것이죠. 형과 토끼를 살리고 싶었다는 간절한 마음이 재능을 깨운 것입니다. 아이의 몸으로 죽어 어른이 되지 못한 형 대신, 수많은 아이들을 살려서 어른이 되게하자는 마음이 그에겐 간절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장애때문에 그 간절한 마음을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그저 사람고치는 로봇에 지나지 않다며 그의 재능을 폄하했습니다. 하지만 박시온은 편견에 슬프지 않다고 말합니다. 언제나 그랬다고 눈을 굴리는 그 모습이 불쌍해 보이지만, 박시온에게 더 불쌍해 보이는 건 어쩌면 우리들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박시온은 몸만 어른일뿐 정신연령은 아직도 어린아이입니다. 그는 매번 살려야 한다, 살릴 수 있다고 1%의 가능성에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포기한 미숙아를 보면서도 살고 싶어한다며 수술을 하자고 답답한 고집을 부렸습니다. 그러나 20%의 성공률이면 희망은 남았다는 그의 말을 무시하는 건, 가족과 환자를 위한 선택보다는 의사로서 두려움이 앞섰기 때문이었습니다. 실패하면 뒷감당이 무섭고 병원이 송사에 휘말릴까 두렵고, 병원 이익을 위해서라도 위험한 수술은 포기하는게 더 낫다는 손익계산이었습니다.

 

 

아직은 어린이 세계에 머물고 있는 박시온은 어른 세계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의사는 사람을 살리는 직업이란 단편적인 생각으로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철썩 믿고, 끝없이 지식을 흡수하며 능력을 총동원해서 대안을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그의 머리는 그때마다 복잡한 컴퓨터를 돌리듯 빠르게 회전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모두가 놓치는 부분을 정확히 찾아내 놀래켰습니다. 그가 이토록 기계적인 의사역할을 하는 건 당연히 사람을 살리고 싶기때문입니다. 아이를 살리고 그들이 어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영혼없는 기계는 가질 수 없지요.

 

이처럼 박시온은 착하고 순수한 로봇입니다. 맑은 영혼을 가진 순수한 로봇을 사람들이 장애라는 편견으로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죠. 그래서 박시온은 사람들이 더 불쌍할 지 모릅니다. 자신의 능력은 분명 이로움에도 장애때문에 놓치고 있는 사람들이 더 안타까울 것입니다. 이날 김도한(주상욱)은 결핍이 존재하는 천재는 만화에서나 영웅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소통이 가능한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했지요. 그의 말처럼 박시온은 우리들 수준에서 필요한 소통은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장애라는 엄청난 장벽을 가진 그가 천재적인 능력을 일깨워 세상이 필요한 능력을 습득한 자체가 박시온에겐 이미 소통입니다. 다만 그 방식이 달라서 사람들이 간절한 마음을 봐주지 못할 뿐이죠.

 

박시온의 소통은 이미 진행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아이들을 위해서 쓰려고 끝없이 지식을 습득하고 사람들에게 대안을 말해주었습니다. 잠이 들지 못하는 아이에게 양을 세지 말고, 잠을 세라고 다른 방법을 알려줬지요. 이렇게 그는 남들이 생각지 못한 대안을 만들어냈습니다. 박시온은 서툴고 좀 다를뿐, 그의 소명은 오로지 사람을 돕고 싶다 였습니다. 그러나 어린아이처럼 사람 살리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명쾌한 꿈은 어른들이 만든 세상에선 융통성 없는 일이었습니다. 때론 굽히고 비빌줄도 알고 조직사회의 틀 속에서 이익도 챙겨가며 생각할게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원하는 소통능력은 때론 의사의 일과 거리가 먼 부분도 존재했지요. 그래서 '굿닥터'에는 온갖 정치모략이 등장합니다. 박시온을 들여온 자체부터가 재능보다는 이용가치가 먼저였습니다.

 

 

 

이처럼 소통할 줄 안다는 사람들이 환자를 거부하고 살릴 확률을 재면서 병원의 이익을 따졌습니다. 박시온이 저러다 사람죽이겠다는 의사는 환자를 거부하는 행동이야 말로 환자를 사지로 내모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과연 그 소통이 제대로된 소통일까? 순수한 박시온의 눈에선 그들이 더 결핍되어 보일지도 모릅니다. 박시온보다 더 좋은 소통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다수를 위한 소명보다는 다른데 매달리고 있는 의사들이야 말로 더 불쌍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굿닥터'는 박시온의 성장기인 동시에 모든이들의 성장기도 됩니다. 박시온의 부족함은 선명해서 컨트롤할 수 있지만, 속을 숨기며 온갖 손익계산을 따지는 멀쩡해 보이는 그들은 컨트롤하기 힘들지요. 그래서 박시온보다 공동체를 위해 꼭 필요한 공간인 병원을 이익에 따라 휘두르는 사람들이 더 위험했습니다. 이렇게 '굿닥터'는 순수한 박시온을 통해서 우리의 결핍을 바라보게 만들었습니다.

 

어린 영혼에 갇혀있는 서번트 증후군 의사라는 설정은 희망 이상의 힐링메세지를 담고 있습니다. 천재적인 능력이 어린 영혼을 가진 박시온에게 간 이유는 순수한 동기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서겠죠. 그 능력을 제대로 쓰려면 결국 순수한 박시온의 마음에 접속해야 합니다. 그래서 진정한 소통은 그때 이뤄지는 게 아닐까? 박시온은 끝없이 장애와 싸워서 현실세계 우리들에게 왔습니다. 이제는 박시온에게 다가설 차례겠죠. 박시온의 맑은 영혼이 말하는 바를 차윤서와 김도한이 소통할 날이 오겠죠. 순수한 박시온의 재능과 그들이 완벽한 소통을 할때, 두 사람은 진정한 굿닥터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Tag
, , , , , ,
공유하기 링크

 

11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