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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남일녀 정은지 감탄한 LTE급 적응력, 예능돌의 정석 보여줘 본문
이번주 '사남일녀'에선 허당 김민종의 반전이 시작부터 빵터지는 웃음을 전했다. 멤버들 사이에서 늘 구박덩이였던 김민종이 물메기를 잡으러 가서 제대로 점수를 딴 것이다. 뱃멀미를 걱정했던 김민종은 시종일관 씩씩하게 엄마 아빠 곁에서 아들처럼 작업을 도왔다. 그에 반해 큰소리 뻥뻥치던 김구라는 뱃멀미에 완전히 넉다운 되었다.
이처럼 허당스런 면모로 아빠의 잔소리를 들었던 김민종은 칭찬세레를 들으며 최고의 아들내미로 반전되었다. 그도 속이 편치 않았지만 험한 날씨도 마다하지 않고 조업하는 부모님을 위해서 인내했다. 그리고 연신 오바이트를 한 김구라를 걱정하며 일찍 조업이 끝낸 아빠의 말도 인상적이었다. ' TV로 볼때는 화려하고 멋지기만 했는데, 나와서 고생하는 모습을 보니 내 자식보다 안되보이더라! ' 고생하는 일일 아들들을 진심으로 안타까워 하는 아빠의 따뜻한 마음에 이하늬는 감동했다. 서로를 걱정할 만큼 단 하루만에 정이 든 것은 사남일녀가 가식없이 진심으로 엄마아빠의 자식으로 녹아들었다는 뜻이다. 그런 따뜻함이 정말 한 가족같은 단란함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물메기를 팔러 전통시장을 찾은 아들 딸들은 제대로 효도를 했다. 사람들이 많지 않았지만, 이하늬와 정은지, 김재원이 한팀이 되서 제대로 된 팬서비스와 호객행위로 물메기 완판을 만든 것이다. 꽃미소에 인기를 독차지한 김재원은 정감넘치는 입담까지 과시하며 여자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고, 이하늬와 정은지는 구수한 사투리와 털털함으로 남다른 판매능력을 선보이며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무엇보다 이날 '사남일녀'의 따뜻한 마음씨가 시청자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멤버들은 시장 상인들의 장사까지 돕고 나섰다. 시장에 연예인이 뜨니 사람들이 몰리는 건 당연지사! 장사 잘 된 자신들과 비교되어 다른 곳은 사람이 없었다. 두손 두발 걷어붙여 자신들의 일인냥 사진찍고 싸인까지 해가며 판매를 돕는 모습이 감동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인정넘치는 '사남일녀' 속에 늦둥이 막내로 합류한 정은지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갓 21살 밖에 안된 정은지는 마치 몇년 시장에서 일한 사람처럼 맛깔나는 사투리와 넉살 좋은 모습으로 장사수환을 발휘했다. " 여기 알이 꽉 찼다 이모~ " 구수한 사투리에서 터져나오는 포스는 걸그룹이 맞나 싶을 만큼 정감이 넘쳤고! 그렇다 보니 남녀노소할 것 없이 정은지의 싹싹함에 안반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정은지는 싹싹한 언니 오빠들에 안성맞춤인 싹싹한 늦둥이 노릇을 제대로 했다.
정은지는 '사남일녀'의 고정멤버가 아닌 게스트였다. 런닝맨처럼 고정멤버와 게스트의 조합을 기대하며 당당히 설특집에 입성한 것이다. 게스트가 출연하면 너무 게스트 위주로 흘러가서 본연의 재미가 비껴가는 수가 있다. 그래서 민폐가 되는 게스트 출연을 반대하는 시청자가 많다. 처음에 정은지가 게스트로 나올때도 이런 걱정이 앞섰다. 이제 막 고정멤버가 적응되어 가는데 무리수가 아닐까 하는 걱정이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정은지의 놀라운 적응력 덕에 단번에 날라갔다.
정은지는 '사남일녀'에 특화된 게스트 마냥, 곧바로 엄마 아빠를 입에 달며 마치 친딸처럼 편안한 모습을 선보였다. 이런 적응력을 제대로 확인시키는 장면이 바로 '트로트 쥬크박스'에 빙의된 정은지다. 고단한 부모님을 위한 이하늬의 아로마 서비스에 절로 노래가 터진 아빠는 구성진 트롯가락을 뽑았다. 그러자 정은지는 '춘자'라는 노래라며, 서울 촌놈 서장훈을 당황시켰다. 이어서 '고추'라는 노래를 아냐며, 트로트 매니아인 엄마와 함께 구성진 트롯 완창을 이어갔다. 그렇게 연이은 트로트 가락에 제대로 흥이 난 부모님은 아침 댓바람부터 스텝을 밟았다. 그 속에서 함께 몸을 흔드는 막내딸의 재롱에 모든 피로가 날라갔다.
도대체 저런 노래들은 어떻게 아는 것일까? 신통방통한 정은지의 구성진 트로트 무대는 어르신들의 마음을 확 사로잡았다. 전통시장에 가는 차 안에서도 정은지의 신나는 트로트 서비스로 지루할 틈이 없었다. 이처럼 나이든 언니 오빠들 사이에서 꾸밈없는 모습으로 친동생같은 편안함을 보여준 정은지는 마치 고정멤버라 착각이 들 만큼 가식없는 털털함을 선보였다. 수일을 가정집에 묵으며 가족같은 편안함을 이끌어 내야 하는 '사남일녀'에 넉살 좋은 정은지는 예능적인 재미를 보탰다. 함께 먹고 자는 예능에서 낯선 게스트가 추가되는 건 누군가를 챙겨줘야 하는 불편함을 만든다. 그러나 정은지는 언니 오빠들의 챙김을 받기는 커녕, 오랜시간 함께한 듯 금방 적응했다. 그야말로 LTE급 적응력이 감탄이 나올 정도다.
나이 많은 언니 오빠에 기죽기는 커녕, 거침없는 돌직구도 생글 생글 날리는 그 좋은 넉살에 절로 미소가 나왔다. 민낯도 화장하는 모습도 그리고 편한 잠자리까지 거침없이 보여준 정은지는 리얼예능에 최적화된 아이돌이었다. 어떤 가식도 없이 친근하게 예능에 흡수되는 능력이 놀라웠고, 무엇보다 세대를 뛰어넘어서 소통하는 법까지 뛰어났다. 이렇게 위화감 없이 '사남일녀'에 녹아든 정은지는 예능돌의 정석을 보여줬다.
요즘 아이돌들이 연기며 예능이며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어디서든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주는 정은지가 이들의 성공 답안이 아닌가 싶다. '응답하라 1997'에서 정은지가 인정받은 건 바로 자연스런 연기 때문이었다. 사투리를 잘하는 것도 있지만, 연기가 캐릭터와 딱 맞게 자연스럽게 녹아났기 때문이다. '사남일녀'에서도 자연스러움이 독보적인 예능돌의 모습을 만들었다.
어디서든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다. 그래서 정은지가 보컬멤버임에도 연기나 예능에서도 두각을 낼 수 있던 게 아닌가 싶다. 거기에 노래까지 잘하니 정말 전천후 아이돌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하여튼 타고난 예능감을 보여준 정은지에게 고정했음 좋겠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정은지 같은 게스트라면 예능에선 언제든 환영이다. 다음에도 '사남일녀'에 또 놀러왔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