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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대 16회, 에필로그의 반전, 해피엔딩 암시인 이유 본문

Drama

별에서 온 그대 16회, 에필로그의 반전, 해피엔딩 암시인 이유


딘델라 2014. 2. 13. 07:55

'별에서 온 그대' 16회는 러브라인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는 달달한 회였다. 떠나는 사람의 이기적인 사랑이지만, 언제까지 속앓이만 할 수 없었다. 천송이(전지현)는 갑작스런 키스와 초능력에 당황하기 보다, 그의 마음이 가장 궁금했다. " 날 좋아해? " 완전히 도민준(김수현)이 외계인임을 믿게 된 천송이는 외계인은 아무하고 키스하냐며 그의 진심을 듣고 싶어했다. 그러나 키스 후유증으로 몸이 아파온 도민준은 어떤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초능력 있으면 뭐해 키스만 하면 기절하는데!! 천송이는 그것이 우연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외계인과의 사랑도 당황스러운데 또 다른 비밀이 있는건가? 서로 다른 종족의 사랑에는 스킨십마저 장애가 되나 싶어, 도대체 어디까지 허용되는 것인지 따져묻는 천송이였다. 키스 그 이상은 안되는 건가? 역시나 당당한 그녀는 감추는 것 없이 속시원했다. 모든 가능성을 꼼꼼히 따지는 천송이는 그야말로 외계인과의 사랑을 단단히 각오한 듯 했다.

 

 

그러나 당장의 힘든 스킨십보다 중요한 건 마음이었다. " 천송이한테 한거였어" 그 한마디가 그간의 오해를 한방에 정리해주었다. 400년 소녀의 추억을 대신한게 아니라, 그저 천송이가 좋아서 한 수많은 키스였다. 이제서야 도민준의 진심을 알았으니, 더이상 무엇이 필요할까? 자신을 구해준 그 이유까지 모든게 천송이를 사랑한 마음이었으니 더이상 바랄게 없었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것! 그런 소소한 일상을 그와 함께하고 싶었다.

 

이렇게 도민준과 천송이의 사랑이 제대로 시작되었다. 외계인을 믿는 동생 천윤재까지 도민준에게 빠지며, 천송이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다. 게다가 외계인과의 사랑이 현실로 닥치니, 그간 생각지 않았던 고민들이 밀려왔다. 400년간 젊음을 유지한 도민준 앞에 자신의 노화가 걱정된 것이다. 꼬부랑 할머니도 이쁠거라는 도민준의 말에도 천송이는 여자로서 안심할 수가 없었다. 팩하고 운동하고 거기에 고딩패션까지 따라한 천송이의 빵터지는 노화극복기가 시청자를 웃겼다.

 

가슴 아픈 사랑의 시작, 한달 뒤면 돌아가야 해

 

하지만 이런 달달함도 오래가지 않았다. 천송이에겐 한없이 설레는 사랑의 순간이 도민준에겐 이기적인 아픈 사랑의 시작이었다. 미래를 걱정하던 천송이의 모습들이 그에겐 아프게 다가왔다. 이제는 가족이 되어주겠다며 외롭지 않게 옆에 있어주겠다는 그녀의 말이 콕콕 가슴에 박혔다. 그래서 그녀를 위해 도민준이 보여준 초능력들이 왠지 슬퍼보였다. 뒷담하는 스텝에게 앙갚음을 해준다거나, 초능력으로 고스톱을 돕는 모습들이 어딘지 아련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천송이는 든든한 보디가드가 되어주는 도민준만 있다면 조연으로 추락한 최악의 상황도 천국처럼 달콤했다. 긴 대기 시간도 너무나 즐거울 정도로 도민준과 함께하는 시간들이 행복하기만 했다. 그러나 도민준에겐 그것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순간이었다. " 100일엔 뭐할거야? 1000일엔 뭐하지? " 평범함 사랑을 꿈꾸는 천송이의 말이 그에겐 먹먹하게 들렸다. " 천송이 니가 하고싶은 거, 우린 미리 다 하자! 한달 안에 다 하자 " 왜 그래야 하지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천송이에게 이제는 모든 것을 알려야 했다. " 내가 떠나야 돼....한달 뒤엔 내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 돼 "

 

왜 전지현과 김수현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키는 엔딩이었다. 달달하다가도 또 먹먹하고, 매순간 연기합이 절묘하게 어울렸다. 전지현은 진정 사랑에 빠진 설레는 연인이었고, 김수현은 다가올 이별에 마냥 행복할 수 없는 아픈 연인이었다. 그런 행복과 불행이 교차하는 순간, 전지현과 김수현의 애절한 눈물이 시청자마저 울컥하게 했다. 정녕 이들의 사랑은 아프게 끝나야 하는 것일까?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의 모습이 너무 이뻐서, 이별을 고하는 장면이 가슴 아팠다.

 

에필로그의 반전, 해피엔딩 암시인 이유

 

이처럼 시작은 달달했으나 끝은 너무나 아팠다. 떠날 존재에게 찾아온 사랑이란 참 잔인한 설정이었다. 사랑이란 미래를 바라보며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사랑 앞에는 이별의 순간이란 잔인한 장애물이 남아있었다. 시청자는 더욱 애탈 수 밖에 없었다. 이대로 해피는 물건너 가는게 아닌지, 새드가 진정 이들의 결말일까 불안했다. 그런데 이런 불안함 속에 의미심장한 에필로그가 나왔다. '백일 뒤'의 미래를 보여주는 에필로그가 시청자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백일 뒤 남산타워에는 천송이의 바램대로 도민준과 함께한 열쇠고리가 걸려있었다. 레스토랑에서 천송이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이 뭔가 애처롭게 느껴졌는데, 수없이 지나가는 사람들 속에서 혹시나 누가 올까 간절함이 묻어나는 눈빛이었다. 그녀가 마지막 누군가를 본 것처럼 끝났기에, 과연 에필로그의 의미는 무엇일까 궁금했다.

 

17회를 남겨놓고 이런 반전 에필로그가 나올줄이야. 벌써부터 낚시하는 제작진의 꼼수가 보인다. 그동안 과거를 보충하는 형식과는 달리, 이번 에필로는 미래를 담았다. 그것은 결말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는 뜻이다. 백일 뒤면 이미 도민준이 떠날 시기를 훌쩍 넘겼으니, 전지현의 슬픈 눈빛만 보면 새드 상황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일찍부터 결말 떡밥을 던지니 더욱 해피엔딩이란 확신이 들었다.

에필로그는 앞서 말한대로 떠난 도민준을 기다리는 천송이의 모습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도민준이 떠났다면 천송이가 그가 원한대로 한달간 불타는 사랑을 하고 애처롭게 그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하지만 떠났다가 돌아오는게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금방 돌아갔다 올 것 같으면, 도민준이 400년간 지구에 남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 외계인 친구들이 곧장 찾아와서 데려가며 그만일 것이다. 그래서 도민준이 떠났다면 더욱 오랜시간이 걸려야 두 사람이 재회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러니 백일 뒤란 짧은 미래는 도민준이 지구를 떠난 게 아니라 남아있게 됨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천송이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백일 기념은 남산타워 레스토랑에서 하고 싶다고 했으니, 분명 기다리는 사람은 도민준일 것이다. 그렇다면 도민준이 천송이를 기다리게 할 만큼 늦었다고 볼 수 있다. ' 도민준! ' 이라고 작은 소리만 내도 그는 초능력으로 쓱하고 나타났다. 초능력 외계인에게 천송이를 기다리게 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 그래서 천송이가 기다리는 상황은 도민준이 초능력을 잃고 인간화가 되었음을 복선하는게 아닐까? 지구에 완벽하게 적응한 도민준은 평범한 인간이 되었고, 물리적인 시간을 뛰어넘을 수 없으니 사랑하는 사람도 기다리게 만든 것이다. 너무나 구슬퍼 보이던 전지현의 눈빛은 낚시고, 중요한 것은 상황이 의미하는 것 같다. 노화 이야기가 직접적으로 나온 것도 그렇고, 여로모로 지구에 남게 되는 복선을 떡밥으로 던진게 아닌가 싶다.

 

필자는 예전에 나온 이끼 복선이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끼가 선태 식물로 최초로 육상생활에 적응한 식물군이라 하니, 이끼처럼 도민준도 지구에 적응해가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타액이 들어올때 마다 아픈 것도 면역 반응 같고, 서서히 지구에 적응하면 그도 지구의 시간대로 늙어가지 않을까 싶다. 슈퍼맨이 지구에선 초사이언이지만, 그들의 별에선 평범해지는 것처럼! 모든 건 환경이 만든 상대적인 것이다. 그렇다면 도민준이 슈퍼맨에서 인간이 된다는 반대 상황도 어느 정도 납득이 간다. 그래서 수많은 복선들이 전하는 의미는 결국 해피엔딩을 암시한다고 생각한다. 애절한 새드도 긴 여운이 남겠지만, 그러면 별만 바라보고 살 천송이가 너무 불쌍하다. 아직까지 4회나 남았기에 분명 지구에 살 수 있는 방도를 작가가 던져주지 않을까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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