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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세월호 침몰, 눈물나게한 김상중의 클로징 멘트


딘델라 2014. 4. 27. 13:20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이후 '그알'이라 표현)'에선 '희망은 왜 가라앉았나? - 세월호 침몰의 불편한 진실'을 방영했다. 그간 언론에서 다룬 세월호 침몰 사고의 원인도 있었고, 제작진이 직접 조사한 다양한 내용들이 왜 세월호 사고가 일어날 수 밖에 없었는지 다시 한번 집어주었다. 왜 우리에게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는지, 그알 제작진은 총체적 부실이란 말로 이번 사건을 조명했다.

 

 

많은 언론들이 지적한대로 가장 큰 책임은 승객들을 지켜야할 선장과 선원들의 부실한 대처능력에 있었다. 운항을 책임지는 선장은 경력 1년의 항해사와 조타수에게 지휘를 맡긴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운전미숙이 원인만은 아니였다. 그알 제작진은 조류가 세다는 맹골수도를 통과할 때 조타실에 선장이 없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인터뷰를 보여줬다. 사람과 화물이 함께 탑승하는 세월호 같은 경우, 급선회를 하게 되면 무게 중심이 흐트러질 수 있어서 그만큼 선장의 역할이 중요했다. 그러나 세월호 선장은 그런 중요한 순간조차 자리에 없었던 것이다.

 

 

세월호는 시한폭탄?

 

이런 1차적인 책임 뿐아니라, 다각적인 책임소재 역시 분석했다. 제작진은 인터뷰를 통해서 평소 항해사들 사이에서도 세월호는 유난히 불안정해 조심히 몰아야 하는 문제있는 배로 통했다고 밝혔다. 이런 배를 쓴 회사 책임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청해진해운은 2012년 일본의 중고 배를 구입해서 세월호로 개조하며 5층 선미를 증축했다. (250여톤 이상) 게다가 배에 짐을 싫기 위한 철문까지 절단하며 배의 무게를 늘렸다. 이런 이유로 배의 복원력이 좋지 않아서 항상 긴장하고 다녔다던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

 

 

일본의 와타나베 교수는 세월호를 시한폭탄에 비교했다. 침몰 원인은 이미 인천항을 출발할 때부터 있었을지 모른다며 직접한 얼음배 실험을 보여주었다. 그알은 비극은 배가 급선회했던 오전 8시 48분 그 이전부터 이미 시작되고 있던 것일지도 모른다고 표현했다. 와타나베 교수는 " 선원들만 제대로 대처했다면 단 한명의 희생자도 없고, 단 하나의 화물도 잃어버지지 않은 채 모두 다 구조됐을 것입니다. 배의 무게중심이 위험한 상태임을 인식한 선원이 한명이라도 있었다면요 " 이란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결국 시한폭탄 같은 세월호가 지금까지 사고가 없던 건 그야말로 운이 좋았다는 충격적인 결론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세월호에 불을 당긴건 적정화물보다 3배이상 많은 과적화물일거라 추정했다. 무리한 개조로 복원력도 약한 배에 많은 화물마저 실었다면 당연히 매우 위험했다. 결국 회사의 이익과 승객들의 안전을 맞바꾼거나 다름이 없었다.

 

총체적 부실?

 

 

더욱 이해되지 않는 건 선원들의 행동도 마찬가지였다. 배가 침몰하는  6분간 이들은 주변에 연락하지 않고, 다급해진 상황에서야 구조요청을 진도가 아닌 제주관제 센터에 했다. 비상채널만 사용하면 주변의 선박과 해경 등에 연락할 수 있음에도 말이다. 또한 속도가 떨어진 세월호를 진도VTS도 모니터링했어야 했지만, 해경은 다른 배들의 상황을 보느라 세월호의 상황을 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결국 진도 관제센터는 승객이 119에 접수한 신고를 확인하고 세월호 사고를 알았다.

 

이처럼 천금같은 시간은 여러 엇박자로 흘러갔고, 배가 절반이상 기울었어도 배안에선 자리를 지키라는 안내방송만 계속되었다. 그리고 두려움에 떠는 아이들을 뒤로하고 세월호 선원들은 자신들만 아는 비상구로 탈출했다. 첫번째 구조선을 타고 온 47명의 승객 중 선원이 10명이었단 보고는 결국 구조의무를 선원과 선장이 버렸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을 알기에 그알 제작진이 보여준 이탈리아 사고 당시 영상은 의미심장했다. 이탈리아 해양경비대는 홀로 탈출한 선장에게 배로 돌아가라 호통을 쳤다.

 

이런 선장에게 2697년 형을 선언한 것이 절대로 과한게 아니였다. 세월호 선장 역시 적절한 판단조차 없이 그저 변명하기 급급했고, 배가 더 기울기 전에 퇴선 명령을 내려야 했음에도 수많은 목숨을 등졌다. 그리고 선원들 역시 비상매뉴얼에 적힌 역할을 하지 않고 구명정이 탈출구에 있었음에도 누구하나 펼친 이가 없었다. 기막힌 책임회피만 반복하는 이들은 제대로 된 안전 훈련조차 없었다는 걸 보여줬다. 청해진 해운이 안전 교육에 쓴 돈은 고작 1년에 54만원, 1인당 4천원에 해당하는 돈이었다. 접대비로 6천만원, 광고비로 2억이나 쓰면서도 정작 신경써야할 안전에는 매우 소홀했단 것이다.

 

이는 회사측 역시 개조문제 이외에도 회사 운영능력도 부실했음을 말한다. 사무실 조차 전문가 출신이 부족하고 오대양 사건을 일으킨 구원파 종교단체 출신이 상당수란 증언은 사고의 시작이 단순하지 않단 걸 보여줬다. 결국 예스맨으로 통했다던 선장은 승객을 구할 천금같은 시간에 의문투성이 회사에 사건을 보고하느라 지체했단 사실을 검찰이 밝혔다 전했다. 회사도 직원도 모두다 총체적 부실덩어리였다.

 

 

제작진은 또한 불신을 초래한 해경에 대해서도 꼬집으며 사고 당시 교신 녹음에 대해서 고의적 편집이 의심된다 밝혔다. 현직 관제사는 언론에 공개된 교신 녹음 상태가 좋지 않다며, FM주파수와 동일한 VHF는 깨끗하게 들려야 한다고 했다. 이를 분석한 전문가는 묵음 상태가 있단 건 고의적 편집 삭제구간이고, 울림 현상이 앞뒤가 다른 건 여러 파일을 믹싱한게 아닌가 의문을 보냈다. 해경은 교신내용을 뒤늦게 공개해서 의혹을 키웠었다. 그런데 교신 파일까지 정상이 아니라면 더욱 불신만 키울 것이다. 티끌만한 의혹이 있어선 안된다고 그알팀은 전했다. 결국 책임을 등진 선장, 부조리가 가득한 회사 그리고 구조 당시 미흡했던 해경까지 모두가 책임소재를 벗어날 수 없었다.

 

남겨진 가족들 울리는 부실한 대처, 누굴 위한 최선일까?

 

이런 초동대처의 미흡함은 안타깝게도 남은 가족들이 치루고 있다. 초반 더딘 구조작업에 애태운 가족들은 119 소방본부의 잠수사들이 허가 때문에 대기하고 있다는 것에 항의했지만, 해양경찰청 관계자들은 보고탓을 하면서 내 권한이 아니라는 말로 가족들을 분노하게 했다. 이렇게 배가 가라앉은 이후에도 오락가락 지휘체계가 계속되며 가족들은 불신만 쌓아갔다. 민간잠수부들 역시 해경의 필요없다는 말에 대기만 하고 왔다는 말로 갑갑했던 순간을 전했다. 구조 희망을 기대했던 초반조차 이런 답답한 지휘체계로 가족들은 눈물을 흘렸다.

 

모든 가용인원을 최대 동원했다고 정부는 말했지만, 가족들은 언론 발표의 대대적인 숫자와 달리 현장은 너무 형편없다고 하소연했다. " 민간인들이 장비를 다 구비해왔으면 그 사람들이라도 먼저 들어가게 해야지. 승인이고 허락이 뭐가 필요하냐 애들이 죽어가는데 " 어머니의 절규가 안타까웠다. 대통령이 다녀가면 뭔가 달라지겠다 생각했지만, 그후 투입된 가용인력은 언론보도와 큰 차이가 났다. 이런 상황에서 가족들의 불신이 근거없는 의심만은 아니였다고 그알팀은 밝혔다. 무엇이 두려워서 부풀려야 했던 것일까? 그리고 항의를 하면 이를 도리어 탓하고. 가족들의 상황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리고 이런 가족들의 답답한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일을 그알팀은 직접 겪었다. 가족과의 인터뷰를 몰래 녹음하던 사복경찰이 진짜 존재했던 것이다. 자신을 경찰이라고 밝힌 이는 동향을 보려고 했다고 했다. 최근 MBN 홍가혜 사건을 들먹이며 민감한 사항을 조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관할서는 그의 신원이 경찰이 맞다면서 그것이 개인의 돌발행동이라 선을 그었다. 어디서 많이 들었던 변명이었다. 구조가 아닌 다른데 관심을 둔 이런 상황을 제작진은 4년전 천안함 사태와 비교했다. 이때도 윗사람들은 모든 걸 다 동원했다고 했지만, 가족들은 사고가 언제 났는데 이제 도착하나며 울분을 터트렸다. 그알이 보여준 천안함 당시 모습은 마치 지금의 상황을 보는 듯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정부와 언론의 대응은 달라진 게 없던 것이다.

 

최선의 문제였다. 언론에 보도하기 위한 '최선'이 아닌 가족들의 눈으로 확인된 '최선'을 진정 보여줘야 했다. 그러나 정부는 초반부터 탑승인원과 구조자조차 파악이 안되었고 시신까지 바뀌는 일까지 벌어지며 컨트롤타워도 명확히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그러는 동안 소중한 생명들은 눈앞에서 사라져갔다. 전문가는 이런 상황을 가리켜, 총체적 부실이라 표현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을 보는 국민은 국가에 신뢰를 보낼 수가 없었다. 국가의 보호의지가 곧 국민 신뢰임을 강조한 전 해군제독의 말은 그래서 인상깊었다. 사즉생의 마음으로 환골탈태해야 하는 것, 그것이 국민이 바라는 책임있는 정부일 것이다.

 

 

눈물나게한 김상중의 클로징 멘트 

 

 

가족들의 불신을 그저 이성이 힘겨운 안타까운 상황에서 생긴 일시적 현상이라 말해선 안될 것 같았다. 불신을 키운 건 결국 총체적 부실을 보여준 모든 상황들이었다. 매번 대형사고를 반복하면서도 달라지지 않는 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비극을 잊지 말고 바뀌어야만 한다. 모두가 달라지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날 모든 것을 한번에 담은 김상중의 눈물의 클로징 멘트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34조 6항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 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우리 국가는 우리 국민을 위해서 무얼 해주었나요? 이제 슬픔을 넘어 헌법이 국민에게 약속한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그 길만이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정부의 믿음을 회복하는 길이며, 아이들 앞에 또 다시 미안한 어른이 되지 않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을 포함해서 무고한 목숨을 눈 앞에서 잃었다. 모두가 아파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모두는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차디찬 바다 밑에서 어른들의 말을 믿고  어른들이 구해주길 기다렸을 아이들과 그 날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 생존자에게 들려줄 말이 있다. 부끄럽고 무기력한 어른이라 죄송합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

 

모두를 대신해서 사과를 보냈던 김상중의 클로징 멘트가 시청자마저 울컥하게 만들었다. 헌법에 명시한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건 국가이고, 이를 관장하는 건 관료들이다. 그리고 그 관료를 감시하는 건 국민일 것이다. 수많은 어른들이 그래서 더욱 무거운 책임감으로 미안함을 전했다. 더이상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책임을 느낄 모든 사람들이 진정한 사과를 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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