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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백 신하균-장나라, 공중파 드라마 위기 속 시청률 선전의 의미 본문

Drama

미스터백 신하균-장나라, 공중파 드라마 위기 속 시청률 선전의 의미


딘델라 2014. 11. 7. 14:08

신하균의 명불허전 연기가 통했을까? 새 수목미니시리즈 '미스터백'이 독보적 시청률 1위에 등극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었다. '미스터백'의 첫방은 닐슨 기준 전국 14.2%, 서울 수도권 16.1%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2회는 전국 시청률은 다소 하락한 13.9%, 서울 수도권은 오히려 상승한 16.5%를 기록했다. 첫방에선 아이언맨이 결방했지만 워낙 성적이 낮아서 특별한 결방효과가 작용했다고 보긴 힘들었다. 2회에서 아이언맨이 방영하고 내그녀가 마지막회를 했지만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오히려 서울수도권은 상승하며 굳건히 1위자리를 지켰다.

 

 

공중파 드라마가 위기인 상황에서 '미스터백'이 오랜만에 안정적인 두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 수도권 15%를 돌파한 수치는 근래들어 보기 힘든 시청률이었다. 월화수목 그야말로 주중미니의 굴욕이 계속되며 시청률 파이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었다. 톱스타 한석규와 비까지 그리고 시청률 불패 주원도 끝없이 추락하는 주중미니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배우들에 대한 기대로 초반 반짝 관심을 받았지만, 역시나 드라마는 작가와 연출의 몫이 중요했다. 아무리 스타들을 기용해도 극의 재미가 반감되면 시청자들은 주저없이 리모콘을 돌렸다. 케이블과 종편 등 볼게 많아진 요즘 시청자들은 공중파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 않았다. 그래서 재미가 없으면 가차없이 떠났고, 스타 때문에 억지로 리모콘을 붙잡는 시청자도 드물었다. 다양한 매체들의 발달로 본방사수의 필요성까지 없어지니 더욱 공중파 시청률은 급격히 하락을 이어갔다. 특히 주중미니가 그런 경향이 컸다. 아무래도 젊은층이 많이 보는 주중미니기에 더욱 이런 경향이 가속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오랜만에 '미스터백'이 시청률 선전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미스터백'은 별다른 홍보도 없었고 언플도 없었다. 그저 연기파 배우 신하균과 늘 꾸준한 연기로 사랑받던 장나라의 조합이 신선하게 비칠 뿐이었다. 또한 할배에서 34살 젊은이로 변신한다는 설정이 눈길을 끌 뿐 작품 자체가 기대작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 '미스터백'이 첫방부터 능청스런 신하균의 할배연기가 주목을 받으며 시청률 독주를 이어갔다. 워낙 경쟁작들이 졸전 중이라 '미스터백'도 큰 기대가 없었는데 뜻밖의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우선 신하균의 연기가 정말 명불허전이었다. 신하균은 대중적인 인기보다는 연기력 때문에 관심받는 전형적인 연기파 배우다. 그래서 원맨쇼에 가까운 기막힌 열연으로 초반 8%로 시작했던 '브레인'을 시청률 20%까지 끌어올리며 히트시켰다. 물론 이민정과 조우했던 '내 연애의 모든 것'은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그래도 대중들이 기대하는 신하균의 연기력 만큼은 언제나 기대치가 높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런 신하균의 놀라운 연기력이 우선 시청자를 먼저 사로잡은 게 아닌가 싶다.

 

신하균의 괴팍한 할배연기는 분장을 뚫고 나올 만큼 뛰어났다. 이미 신하균은 영화 '더게임'에서도 몸은 젊은이, 정신은 할아버지인 연기를 소름돋게 표현했었다. 그래서 '미스터백' 속 돈 많고 괴팍한 할배연기는 신하균의 특출난 연기력을 보여주기 위한 신하균을 위한 캐릭터였던 것이다. 2회에선 34살 젊은이로 변신하며 찾아온 혼란스런 상황을 코믹하게 표현하며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었다. 나체열연과 마임을 하는 듯한 시종일관 코믹한 온몸연기는 빵터졌다. 그런 신하균의 원맨쇼는 내용이 주는 병맛스런 설정들까지 몰입하게 만들었다. 운석을 먹고 젊어진다는 것부터가 말도 안되는 판타지다. 그런 황당 설정을 연기로서 이해시킨 신하균의 연기가 별다른 경쟁작이 없는 수목극 중에서 가장 빛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취준생으로 변신한 동안미녀 장나라는 이번에도 캐릭터에 금방 녹아들며 안정적인 몰입을 이끌었다. 대박은 아니였으나 늘 꾸준히 중박은 터트렸던 장나라였다. 장나라의 장점은 여전히 동안미녀로 상대와 풋풋하고 설레는 케미를 만들어낸다는데 있다. 그래서 최다니엘, 장혁과 두번의 조우를 했음에도 전혀 식상함이 느껴지지 않는 신선한 조합을 이끌었다. 장나라는 이번에도 70대 할배가 첫눈에 반할 만큼 청순한 외모의 은하수 역을 맡았다. 외모는 청순하지만 강단있고 씩씩한 은하수는 괴파한 최고봉(신하균)과 그의 철없는 아들 최대한(이준)과 얽히며 인생이 꼬이게 된다. 장나라의 안정적인 연기가 두 사람과 좋은 합을 이뤄 몰입을 더했다.

 

이렇게 독특한 설정을 배우들의 좋은 연기합으로 코믹하게 그려낸 '미스터백'은 시청률 면에서 가장 먼저 좋은 위치를 점했다. 물론 다음주 너목들 팀이 다시 뭉친 이종석, 박신혜 주연의 '피노키오'가 방송되고도 이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장잠할 수 없다. 게다가 서인국이 출연하는 '왕의 얼굴'도 곧 시작하니까, 더욱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극복해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미스터백'의 초반 시청률 선전은 매우 의미가 크다.

 

수도권 15% 돌파는 곧 시청률 파이를 늘렸다는 증거다. 떠나갔던 시청자들이 '미스터백'이 방영되며 일부분 돌아왔음을 의미한다. 5% 내외를 왔다 갔다 하는 경쟁작들의 시청률은 그닥 의미가 없다. 중요한 건 새로운 시청자들의 유입을 늘리는 일이었다. 지난해 주중미니 시청률 파이는 매우 컸다. 계속해서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작품들이 연이어 히트쳤기 때문이다. 작품들이 꼬리를 물어 히트치니 드라마를 본방사수하는 시청자 파이도 매우 컸다. 하지만 어느 순간 기대감 자체가 없으니 이젠 웬만한 작품이 아니면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볼 생각을 안한다. 입소문이 안좋으면 처음부터 접근조차 하지 않았다. 그래서 전작 파워도 기대하기 힘들어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스터백'이 희미한 불씨를 지폈다고나 할까? 결국 완전히 떠난 듯이 보였던 시청자들은 언제나 재밌는 드라마가 하기만을 고대하고 있던 것이다. 스타마케팅이 아무리 중요해도 여전히 가장 중요한 건 배우의 연기와 작품의 질이었다. 그래서 언플로 기대만 잔뜩하게 하는 건 오히려 독이었다. 작품이 형편이 없는데 기대치만 높여놓고 재미가 전혀 없다면 시청률 하락은 속절없이 이어졌다. 그래서 중요한 건 캐릭터에 맞는 연기를 얼마나 잘 충족시키냐,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이냐가 관건이었다. 케이블 드라마 '미생'과 '나쁜 녀석들'이 성공한 건 공중파 드라마들이 잊고 있던 부분을 충실히 실행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타가 없어도 입소문을 타고 승승장구했던 것이다.

 

이처럼 떠났던 시청자를 다시 불러오기 위해선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살려내는 일이 시급했다. 볼만한 드라마들이 나온다는 기대감이 있어야 전체적인 파이도 커지고 윈윈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미스터백'의 선전은 뜻깊은 출발이었다. 연기력이 입소문이 타건 작품성이 입소문을 타건 지금 공중파 드라마들은 기본에 충실한 재미를 빨리 시청자들에게 어필해야 한다. 바닥까지 추락한 시청률 파이 속에서 서로 갉아먹고 자시고 하는 것조차 의미가 없다. 각자의 재미를 어필해서 떠났던 시청자를 새롭게 유입시켜 주중미니의 처참한 암흑 상황을 어떻게서든 벗어나야 할 것이다.

 

'미스터백'이 산뜻한 출발을 시작했으니 이제 다음 타자들이 새로운 시청층을 움직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과연 반짝 시청률일지 아니면 진짜 떠났던 시청자들이 돌아온 것일지는 다음주가 분수령이 될 것이다. 모든 주중드라마들이 윈윈하며 치열하게 시청률 경쟁을 하던 시기가 오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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