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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의 약속, 민망한 파격 베드신&양다리 설정, 순애보 드라마 맞아? 본문
천일의 약속, 민망한 파격 베드신&양다리 설정, 순애보 드라마 맞아?
줄거리
김수현 작가가 오랜만에 정통멜로 '천일의 약속'으로 찾아왔습니다. '천일의 약속'은 기억을 잃어가는 작가 이서연(수애)와 건축가 박지형(김래원)의 지고지순한 순애보를 담고 있습니다. 이서연은 부모없이 남동생과 단둘이 함께 살아서, 어린 시절부터 애어른처럼 일찍 성숙한 생각을 가지게 된 아픔이 있는 여자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아픔을 포장하기 위해 자존심, 명랑함등을 보호색마냥 칠하며 애써 밝게 삽니다. 어느날 어려운 환경에 정신 못차리는 어린 남동생을 꾸짖으며, 책을 다 불살라 버리겠다며 울면서 한탄을 하고 있는데, 그런 모습을 친척 오빠의 친구 박지형에게 보이고 맙니다. 둘은 그렇게 만나 어릴때부터 알고 지내다 커서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됩니다.
하지만 박지형의 집은 서연이 넘보기 부담스러운 배경의 집안입니다. 둘은 함께 미래도 꿈꿨지만 서로 다른 환경과 그에 따른 부담때문인지 둘은 연인 관계만 유지 할 뿐 더이상 관계가 나가지 못합니다. 그러다 박지형은 부모들끼리 연을 맺어 정략결혼 상대를 이미 정해둔 상황을 알게 됩니다. 부모들의 뜻을 쉽게 저버릴수 없던 박지형은, 이서연과 관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약혼자 노향기(정유미)와 결혼을 하게 될 처지가 됩니다.
박지형은 오빠동생 사이로 지내는 향기와 거진 양다리나 다름없는 관계까지 갑니다. 이서연은 그것을 알지만, 늘 쿨하게 그와의 관계를 유지합니다. 그를 붙잡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라도 그와 함께 하고 싶은 것이겠죠. 집안 어른들 사이에서 정략결혼할 사람이 존재함에도 박지형은 서연에 대한 마음을 접을 수가 없습니다. 그들은 위태롭고 아슬한 관계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향기와 결혼 날짜가 정해진 것을 알게 된 후 두 사람은 더욱 복잡한 감정에 휩싸입니다. 위태로운 만남도 이제 종날 때가 온 것일까 이서연은 그동안 자존심으로 버티던 마음이 무너져 버립니다.
괴로운 마음을 알지만 쿨한척 하는 그녀를 보기 괴롭던 박지형은 친구인 장재민(서연의 친척오빠)를 찾아가 둘 사이를 고백합니다. 장재민은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 분노하며, 동생을 가지고 논것이냐며 화를 냅니다. 마음을 정리하지 못하며 노향기와 이서연 사이를 줄다리기 하던 박지형은 파혼할 결심을 서고, 어머니에게 결혼할 수 없다는 말을 합니다. 아들의 갑작스런 결정에 박지형의 어머니는 분노합니다.
보기 민망했던 파격 베드신&노골적인 대사&양다리 설정, 순애보 그린 멜로 드라마맞아?
이날 '천일의 약속'은 첫 시작부터 두 주인공의 파격 베드신장면이 나왔습니다. 두사람은 차안에서 만나, 박지형은 "난 나쁜 놈이다. 그날부터 나는 너를 안고 싶은 욕심이 하루의 반을 차지했다. 어느 순간에는 내가 그 욕심으로 다 인 것 같다"라는 욕망을 드러냅니다. 그러자 이서연은 "나는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 걸까. 내가 먼저 덤벼들면 안 되나 했다. 망신당할까 봐 아닌 척하고 있었는데..."라며 자신도 같은 심정임을 고백했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고는 매우 높은 수위의 파격적인 베드신을 선보입니다.
그리고 둘은 오랜 만남을 이어온 후 연인관계가 된 듯한 시점에서, 또다시 약속 시간에 늦은 서연이 호텔에 늦게 도착합니다. 아무리 연락해도 전화도 안받고 화가 난 박지형은 별걱정을 다 했다며 서연에 화를 냅니다. 서연은 태연한척 호텔 음식을 먹으며, 그의 화를 가라앉힌 후 , 와인을 들고 그에게 다가갑니다. 박지형은 느닷없이 그녀의 윗옷의 끈을 풀고는 옷이 안이 다 보인다고 말합니다. 이서연은 "재미없어 하는 것 같기에 꼬실라고 입었어"라고 대답하며 다시 한 번 강도 높은 베드신을 선보입니다. 그러다가 약혼자에게 전화가 와 서연은 지형을 밀치고, 화장실에 들어가 버립니다. 서연이의 마음을 풀려고 다시 화장실에 들어간 후 둘은 또다시 격정적인 키스를 합니다.
천일의 약속은 처음부터 매우 강도높은 베드신을 보여줬습니다. 가족끼리 시청했다면 매우 민망했을 법한 수위입니다. 그리고 두 주연 배우는 대사속에서도 매우 강도높은 관계암시의 말 [너를 안고 싶은 욕심, 내가 먼저 덤벼들면 안되나, 다 보여 좀 재미없어 하는 것 같아서 야하게 꼬실려고, 딴놈도 보잖아, 그 여자랑 몇번이나 잤다면서 ] 들을 직접 노골적으로 표현합니다. 시청률을 잡기 위해서 인지, 첫장면부터 베드신으로 시작해서 좀 민망한 감이 있었습니다. 베드신 뿐 아니라 둘 사이에 오고가는 대사 역시 매우 노골적인 대사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박지형이 진정 사랑하는 연인 이서연을 두고도, 정략 결혼할 노향기와 이미 잠을 잤다는 등의 대사로 양다리나 다름없는 관계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번에 제대로 순애보 멜로드라마를 썼다고 김수현작가가 말했는데, 지고지순한 순애보를 보여준다고 하기엔 양다리를 걸쳐서, 나중에 정략결혼을 하면 불륜상태로 남을 남자 주인공의 물러터진 행태가 과연 순애보 드라마가 맞는지, 너무나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결국은 양다리나 마찬가지인 건데, 앞으로 상당히 많이 꼬이고 꼬이는 전개가 벌써부터 예상됩니다.
수애, 김래원 김수현식 대사톤이 아직은 어색해
역시나 이 드라마는 김수현의 드라마라는 것을 특유의 대사톤으로 바로 보여줍니다. 마치 두 주인공들은 매번 말싸움을 하듯한 주고 받는 긴 대사들 쏟아냅니다. 수애, 김래원 둘다 연기로는 말이 나올 수 없는 배우임에도, 그들이 김수현식 특유의 대사톤, 쏟아내는 길고 빠른 화법에는 아직 익숙치가 않나봅니다.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듯해서,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단지 대사톤과 특유의 말투 때문에 좀 고생을 했을 법합니다.
수애씨는 특히나 그 특유의 대사톤이 연극톤으로 변해버려서 더 거슬렸습니다. 김수현식 대사톤은 그걸 처음 접하는 배우들한테는 매우 힘든 일일 것입니다. 그 길고 긴 대사에 싸우듯이 내 뱉는 말들, 워낙 수애와 김래원이 빠른 톤의 말을 하는 배우들이 아니고, 자신만의 느리지만 안정된 화법으로 연기력 인정받은 배우고, 그 특색도 컸던 배우라서 더 그래보였던 것 같습니다. 감정연기는 정말 좋았는데 긴 대사를 연발하는 수애씨는 빠르고 긴 대사가 너무나 버거워 보였습니다. 가뜩이나 김래원, 수애는 주인공이라서 방대한 대사가 집중해서 있을텐데, 본인들이 했던 톤들이 아니라서 정말 적응하기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김수현표 드라마에선 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배우들이 극복해야 할 일같습니다. 처음에 그 특유의 톤이 거슬릴 수 있지만 워낙 대본을 맛깔스럽게 쓰는 명작가라, 초반에 호불호가 갈려도 갈수록 빠져들게 하는 게 또 김수현식 드라마입니다. 따발총같이 연발적으로 발사되는 거침없는 직설화법의 대사들, 마치 연극을 보는 듯한 심오하고 긴 대사들, 수애와 김래원씨가 김수현작가 드라마에 첫 출연하기 때문에 그간의 연기톤과 갭이 차이나서 더 어색해 보였습니다.
작가님이 처음부터 너무 많은 감정을 쏟아내며 보여주려 한 것같은데, 멜로 드라마라서 뭔가 여백이 있고 생각할 시간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둘이 싸우듯 긴 대사를 쏟아내서 그런지, 둘이 연발하는 긴 대사를 놓칠까봐 집중해서 들어야 했습니다.
초반을 봐선 아직은 판단이 안서지만, 흡입력이 있는 드라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가을 정통 멜로가 참 어울리는 계절입니다.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는 초반은 모르지만 회를 갈수록 무서운 몰입을 자랑하며 히트를 이어왔습니다. 처음이라 선정적인 장면도 집중되고 배우들의 김수현표 대사톤이 어색해 초반부터 민망한 장면도 연출되었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대사만 빼면 감정연기는 정말 좋습니다. 특히 수애는 애인이 결혼하게 된다는 사실에 혼자 화장실에서 격한 감정을 쏟아내면서 오열하는데, 그 장면만 봐도, 앞으로 수애가 이 역할을 얼마나 잘 소화해서 눈물을 쏙빼는 연기를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하지만 진부한 내용에 올드한 전개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찌보면 또 불륜이야, 또 불치병이네 하며 흔한 소재에 신파다라는 말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김수현씨라서 기대를 안할 수가 없습니다. 과연 김수현작가와 배우들이 초반의 아쉬움을 깨고 앞으로 어떤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갈지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