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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째 굴러온 당신 곰팅이 방이숙, 안타까운 짝사랑의 결말 본문
넝쿨째 굴러온 당신 곰팅이 방이숙, 안타까운 짝사랑의 결말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주인공 귀남과 윤희가 겪는 고부갈등과 시월드 만큼 시누이들의 사랑이야기 역시 매우 흥미롭고 재밌는 요소입니다. 시누이들의 러브라인은 약방의 감초처럼 아주 적절하게 배분되어 매번 시청자에게 재밌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중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러브라인은 방이숙(조윤희)과 방말숙(오연서)의 에피소드입니다. 이들의 러브스토리를 젊은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죠.
하지만 이들의 판이하게 다른 성격과 개성만큼 러브라인을 지지하는 배경 역시 완벽하게 차이가 납니다. 5일 방송된 넝쿨에서는 이숙과 말숙의 눈물이 천재용(이희준)과 차세광(강민혁)의 마음을 움직이는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두사람이 흘린 눈물에 시청자들은 극과 극의 반응을 보여줬습니다. 철없는 말숙이 자신이 불쌍하다고 어릴적부터 사랑 못받고 자라서 삐뚫어졌다며 눈물을 흘린 장면보다, 오랜 짝사랑으로 괴로운 방이숙의 눈물이 더 와 닿았습니다.
짧은 머리에 선머슴같은 캐릭터로 변신한 조윤희가 연기하는 방이숙은 참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이숙이는 동생인 말숙이와 다르게 꾸밀줄도 모르고, 남자처럼 입고 다니는 정말 털털한 캐릭터입니다. 그런 이숙은 천재용(이희준)이란 희안한 남자를 만나면서, 인생에 자그마한 파문이 일어나게 됩니다. 사사건건 부딪히는 두사람은 전혀 공통점이 없기때문에 처음에는 서로를 무지 싫어했습니다. 하지만 이숙이 새언니의 추천으로 천재용의 레스토랑에 취직한 이후 천재용이 먼저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방이숙은 마치 커피프린스 1호점의 윤은혜가 연상되는 모습으로 레스토랑에서 귀엽고 사랑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두사람이 그리는 러브라인은 '로맨틱 코미디'가 연상되어서 큰 재미를 선사합니다.
천재용은 초반 여자가 왜저래, 완전 남자지 저게 여자야? 라는 시선으로 이숙을 관찰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호기심에서 시작된 관심은 점점 이숙이란 여자에 대해서 알 수 없는 애정으로 변하게 됩니다. 말로는 매번 이숙을 탓하지만, 남몰래 이숙을 여자로 느끼며 그녀를 돕게 됩니다. 술에 취해 돌아가는 이숙의 택시번호를 핸드폰으로 찍는다던지, 집에 잘 들어갔는지 궁금해서 아닌척 전화를 걸어본다던지, 이숙 혼자 레스토랑을 다 정리하고 피곤해하는 모습에 안타까워서 남자직원을 나무란다던지....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이숙을 걱정하고 챙기게 된 것이죠.
그런데 멀리서만 지켜보던 천재용은 이숙의 짝사랑이 나타나면서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며 이숙에게 강한 애정을 보여주게 됩니다. 연애 한번 제대로 못해 본 이숙은 대학생때부터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천재용은 이숙이 혼자만 애타고 설레여하는 짝사랑을 한심하다 여기지만, 은근슬쩍 질투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짝사랑이 이숙의 친구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며 이숙을 찾아와 난처해하자, 천재용은 이숙을 매니저님이라 부르며 기를 세워줬었습니다.
하지만 방이숙에게 짝사랑의 결혼소식보다 더 큰 절망적인 고백을 듣게 됩니다. 홀로 결혼 청접장을 들고 찾아온 짝사랑은 이숙에게 결혼하는게 힘들다며, 여자친구 험담을 늘어놓았습니다. 이숙은 결혼하는데 왜 그런 소리를 하냐고 하지요. 그러자 그는 너때문에 여자친구를 만났으니 너도 알아야지 하며, " 난 원래 널 좋아했다 " 며 이숙이 첫사랑이였다는 고백을 했습니다. 대학생때 이숙을 좋아했던 그는 그녀에게 고백을 하려했지만, 이숙은 그날 친구를 달고 나왔던 것이죠. 그는 이숙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알고도 모른척 했다고 생각하고, 결국 고백도 못하고 술을 진창 마시고 이숙의 친구와 함께했던 것입니다. 그는 이젠 추억이 되었다며 아무렇지 않은듯 그는 여자친구의 전화를 받고 사라집니다.
옆에서 이 모든 것을 듣고 있던 천재용은 이숙의 눈치없고 답답했던 과거에 속이 상해서 " 곰팅이!!!" 라며 노트에 마구 적었습니다. 천재용은 사랑하는 사람의 진심을 눈치채지 못하고 오랜시간 짝사랑으로 가슴아파한 이숙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결국 이숙은 큰 충격과 슬픔때문에 그 자리에서 굳어버린채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었습니다. 이숙의 눈물흘리는 모습이 창밖의 짝사랑남에게 들키까봐 천재용은 그녀의 몸을 휙 돌려 자신의 품안으로 오게 하죠. 방이숙의 슬픔을 알고 그녀를 감싸주려한 천재용이 정말 멋져 보이더군요. 천재용은 그녀가 우는 모습이 정말 싫었습니다. 그래서 경고라며 애써 눈물을 보이지 말라며 차갑게 말했지만, 이미 속은 방이숙때문에 애가타들어 가고있었습니다.
자신을 좋아한지도 모르고 오랜시간 외사랑을 하던 이숙의 처지가 너무 불쌍했습니다. 그리고 결혼이 얼마남지도 않았는데 싱숭생숭하게 이숙의 마음을 헤집어 놓은 짝사랑이 참 얄미웠습니다. 말 그대로 잔잔한 파도에 돌을 던져버린 상황이죠. 짝사랑에게는 그저 추억이고 과거겠지만, 이숙에게는 현재진행형인 사랑이였기 때문에 이숙은 더욱 슬펐을 것입니다.
말숙은 태교가 잘못되었다 생각될 정도로 철이 없고, 뭐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고 내뱉습니다. 심지어 새언니의 옷이 마음에 든다며 빌려 입고도 돌려줄 생각도 안하며, 시누이 노릇만 하려고 하죠. 이때문에 부모님께 혼나자 다 큰 나이에도 가출을 하면서 부모 속을 태웁니다. 말숙은 자신의 철없는 모습을 환경탓만 하면서, 자신이 가장 불쌍하다고만 생각하지요. 오빠로 인해서 뒤로 밀려버리며 사랑받지 못한 상황은 다들 똑같은데, 나이가 들어서도 그를 탓하며 치기어린 생때만 쓰며 철없이 굽니다. 그래서 그런 태도때문에 그녀의 눈물은 공감이 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철없는 밉상 시누이가 된 말숙의 눈물보다,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상황을 있는 그대로 당연하다고 느끼며 자란 방이숙의 안타까운 짝사랑의 결말이 더 눈물났습니다. 사랑을 덜 받고 자랄 수 밖에 없던 두 자매의 상황은 서로 판이하게 다른 성격을 만들었습니다. 과하게 관심과 사랑만을 구궐하는 철없는 말숙의 경우는 너무 극단적이라서, 아무리 울면서 '내가 왜 이리되었나' 고백해도 여전히 밉상같아 보이기만 했습니다. 오히려 이숙의 경우는 정반대로 사랑을 받는 것도 주는 것도 모두 어려워 오랜 짝사랑만 애태우는 순수함이 애처롭기까지 해서 연민이 갔습니다.
말숙의 경우는 치기어린 응석과 때라도 쓰며 막내딸 티를 내며 관심을 받았지요. 하지만 이숙의 경우는 사랑받고 자라지 않은 것을 당연하다 여기며 모든 것을 스스로 헤쳐나가려 했고 피해주지 않으려 노력하는 성격입니다. 말숙은 오빠를 잃어버린 환경탓을 하며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 반면, 이숙은 환경을 탓하기보다 오히려 부모님을 생각하며 착한 둘째딸로 자랐지요. 어떻게 보면 막 태어나서 아무것도 모르는 말숙이 보다, 좀더 커서 모든 상황을 제대로 알고 일찍 철들어버린 이숙이 더 불쌍했을 지 모릅니다.
그래서 방이숙의 경우는 사랑받는데 더 익숙하지 못한 성격으로 자란 것 같습니다. 자신을 좋아하던 친구의 마음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누군가 나를 먼저 사랑한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죠. 설마 자신을 좋아할까 그런 생각조차 못했으니 친구에게 쉽게 사랑을 빼앗기고 말았겠지요. 그래서 날 사랑했다는 진실을 아는 순간 자신이 너무나 한심하고 비참했을 것입니다.
여우가 될 수 없는 곰같은 이숙이 더이상 불행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행히 천재용이 진짜 백마탄 왕자나 다름없으니 이제 방이숙도 서로가 주고받는 사랑으로 행복하게 될 것입니다. 천재용이 아직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아닌 연민이 강하지만, 이제 더욱 방이숙을 여자로 느끼며 절절한 가슴앓이를 하겠지요. 강해보이지만 알고보면 참 여린 이숙이 어서 천재용과 이어져서 사랑받고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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